대전에 볼 일이 있어서 내려가는 김에, 미리 내려가서 좀 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모옵시 피곤하군요. 역시 집 밖에 나가면 고생이에요.
영등포역 크리스피 도넛의 아이스크림. 맛있다고 합니다.
달지도 않고 우유맛이 풍부하다고 옆에서 그러네요. 제 입에 들어간건 아님.
대전은 자고로 성심당...이었는데 한 5년 전인가? 그때 왔을때랑은 대전역 지점의 위치가 바뀌었군요.
지금은 대기실과 완전히 떨어졌어요. 뭐 이쪽이 대전역에 기차타러 온 분들에게 영향을 덜 주지 않을까.
5년 전에는 성심당:튀김소보로 이런 이미지였는데 지금 보니 생긴 것만 봐도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빵들이 그득하군요.
하지만 빵만 먹을 순 없으니까 조금만 샀습니다. 서울로 올라올 때 다시 들리겠거니 하고요. ...하지만 다시 못갔네요.
바로 먹거나 전자렌지에서 돌려 먹어야 맛이 극대화되는 빵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숙소엔 전자렌지가 없었죠.
빵을 먹는 내내 전자렌지가 참 아쉬웠습니다.
대전역 바로 앞의 시장 구경. 중앙시장-국제시장-뭐 기타등등 해서 이어지는데 정말 크고 또 볼만합니다.
물론 서울에도 큰 시장은 많겠지요. 서울의 재래시장도 좀 돌아봐야 하는데...
간판은 서적인데 분위기는 뭔가 골동품점.
저 TV가 갖고 싶네요.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전제조건 하에 말이죠.
설악산이라는 브랜드의 TV가 나온건가? 싶은데 아무리 찾아도 안나와요. 그렇다고 TV를 맘대로 돌려서 등짝의 설명을 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소량 붕어빵틀. 지금 쓰는 대규모(?) 붕어빵틀이 나오기 전에 저런 작은 걸 썼다고 들었는데, 저게 그 시절 물건으로 보이진 않네요. 손잡이가 나름 신형이라서요.
이런 걸 볼 때마다 동묘앞좀 돌아봐야겠다고 생각이 드는데...
저런 빽빽한 밀도에서도 애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걸 보면 금붕어는 정말 키우기 쉬운 물고기인가 봅니다.
80년대 후반에 열대어 유행하던 시절이 생각나는군요.
밥을 뭘 먹을가 고민하다가 대전에서만 먹을 수 있는 곳으로 가봤습니다. 마침 시장에 있던 가게이기도 하고요.
입구는 던전같은데 안에 들어가면 던전 그 자체입니다.
튀김만두. 특징: 배부르다
이렇게 유명한 가게들의 밑반찬/김치를 보면 가짓수는 별로 안 많은데 맛은 확실해요. 좋은 쪽으로던 나쁜 쪽으로던 말이죠.
만두국. 이게 2호점 말고 본점에서만 끓인다고 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2호점에선 만두만 만들기도 바쁜듯요. 육수를 따로 준비해야 하는 음식이니까요.
당면도 있고 고기도 있고.. 튀김만두랑 같이 먹으니 정말 배부른 음식이네요. 맛은 심심합니다. 이북식이 그런건가 여기가 간이 약한건가.
과자와 음료수를 사러 들어왔는데.
...
저 코너는 가지 않기로.
온갖 동남아 식재료가 다 모여 있습니다. 동남아에서 온 노동자들을 위한게 아닌가 생각 중.
호기심에서라도 먹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은 그게 아니니까 넘어갑시다.
태국(추정) 아지노모도와 베트남(추정) 아지노모도. 그래봤자 다 일본의 그 아지노모도일텐데요.
하기사 신라면도 한국, 중국, 일본 신라면의 맛이 다 다르니까 따로 파는 건 이해합니다.
숙소는 장태산 자연휴양림으로 잡았습니다. 시내버스 한 번 환승해서 갈 수 있으니 저처럼 차 없는 사람에겐 매우 좋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습-'하고 숨을 들이마셨다가 '퐈하아'하게 됩니다. 공기의 수준이 달라요. 실컷 폐 청소하다 왔습니다.
키가 정말 큰 나무들이 가득한데, 아직 잎이 없어서 그런가 좀 황량합니다.
그 덕분에 사람이 많지 않아서 더 쾌적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나중에 잎이 돋으면 다시 가보고 싶긴 합니다.
본의 아니게 등산. 높이가 아주 높진 않지만 평소에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는 사람이 갑자기 움직여서 몹시 피곤하네요.
공기가 좋아서 그런가 저기 있을 땐 피곤한줄 몰랐는데, 서울에 오니까 피곤이 누적됐습니다.
저녁은 나름 유명하다는 치킨. 이걸 딸랑딸랑 들고 버스를 탔으니 대단한 민폐였군요.
문제는 저게 다 식은데다 전자렌지까지 없어서... 그래도 이틀날 저녁까진 먹었습니다.
(전자렌지가 없다는 것만 빼고) 휴양림의 시설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는데, 싱크대가 뭔가 이상합니다.
저건 아무리 봐도 치수를 적어 둔 숫자인데요.
친황경 어쩌구. 이건 아무리 봐도 포장재를 떼지 않았거나, 아니면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부분 아닌가 싶습니다만..
혹시 떼지나 싶어서 긁어봤는데 비닐은 절대로 아니네요.
싱크대 안쪽은 또 저런 게 없습니다.
도대체 저 글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았네요.
산골이라서 방마다 이런 게 있습니다. 저는 LGU+인데 그것까지 얘가 알아서 하는 걸까요.
TV도 공중파+JTBC+YTN이 끝.
자연휴양림의 매점. '시가 있는 구멍가게'
하지만 제 눈에는 아무리 봐도 다스 베이더 경이 있는 구멍가게 입니다만...
심지어 하나 더 있습니다. 저거 되게 비싼 피규어 아닌가요? 워낙 대중적이라서 싼건가...
등산 스틱스틱과 막걸리만 놓고 보면 되게 흔한 대한민국의 산 풍경입니다만.
저수지 위의 정자. 지도에서 저수지를 봤을 땐 낚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럴만한 곳은 아니군요.
그래도 오래간만에 물을 보니 기분이 괜찮습니다.
작년에는 봄에 꽃 사진 한 장을 못 찍었지만 올해는 뭐라도 찍었습니다.
벚꽃철이 오면 그때는 뭘 좀 더 찍을 수 있으려나.
히익.
점심밥입니다. 늙어서 그런가 오래간만에 먹어서 그런가 고기가 아닌 채소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몹시 대중적인 맛의 제육인데 그게 맵게 느껴집니다. 이젠 매운 것도 먹기 힘든건가.
점심 커피. 마누라는 이걸 마시고 밤에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합니다. 약효 하나는 끝내주는듯.
옆자리 아줌마/아저씨들이 쿠키를 시켜놓고 한조각만 먹고 가는데 참 아까웠...
밤에 별 사진을 찍는다고 전망대까지 올라갔습니다. 힘든 건 둘째치고 한밤중에 불빛이 하나도 없는 곳을 올라간다는 건 참 무서운 일이군요.
한 10년 전에는 무서움 뭐 그런것도 없이 싸돌아 다녔는데...
그리고.. 이번 대전행의 진짜 목적인 현충원입니다. 한참 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묘를 여기로 이장하기로 했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이장을 위해서 왔는데 이 경우는 덤덤합니다.
더러는 장례 후 바로 여기로 오신 분도 있던데 거기는 분위기가 참 그랬어요. 충원 소속/파견 군인들이 아니라, 장례의 조문객으로 소대 단위 병력이 온 곳도 있더군요.
4대 종교(?)가 매번 순번이 바꿔가며 의식을 집전하는데, 평소 접점이 전혀 없던 종교 의식을 경험하는 건 참 새로운 경험이더군요.
대전 현충원장이 직접 참여하는 걸 보면 확실히 중요한 행사임엔 분명한듯. 바로 전날에 더 큰 행사도 있긴 했었습니다만.
날이 맑았다가 소나기가 왔다가 눈/우박이 내렸다가 난리도 아니었는데, 희안하게 사람들이 실내에 있을때만 쏟아졌습니다.
이것도 돌아가신 분들이 고생하지 말라고 막아주시는건가 생각이 들 정도.
새로 조성하는 묘역에 한번에 이장하다보니 외할아버지 묘가 있는 쪽은 좀 정돈이 덜 됐고.. 아직 묘비도 제대로 세우지 않았어요.
완성되면 이 사진처럼 되겠지요.
저 싱크대 찬장은 필름을 안뗀게 아닌가 싶네요. 뒤집어 만들었다고 해도 완성될 때까지 전부 뒤집어 붙였을리는 없을테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