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자를 받은 날은 지난 7월 10일, 일요일이었습니다. 3시부터 11시라는 기이한 폭의 배송 예상 시간에 장난 문잔줄... 알았는데,
영롱한 대원 스티커가 붙은 이 녀석이 와버렸습니다. 음... 매우 단촐한 디자인입니다. 인이어는 외부에 우레탄, 케이스는 무광 플라스틱입니다.
이 친구는 사실 구매할 생각은 1도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새벽갬성으로 질러버렸고... 새벽 갬성으로 지른걸 취소 안하고 그대로 잠들어서 쿠팡 로켓배송으로 집에 와버렸습니다. 일욜 새벽에 샀는데 3시쯤 택배를 받아본 제 심정을 아십니까...?
뭣보다도 이전 85t/75t의 스ㅡㅡㅡㅡ 하는 화노를 정말 징하게 당해본 제 기준으로 이 이어폰은 또 들이면 내가 바보지... 싶었습니다만... 이미 와버렸고 환불 보내기에는 상자가 나 돌려보낼거야? 하고 쳐다보기에 일단 뜯습니다.
그리고 그냥 쓸 수는 없으니까, 용도를 분류해야겠죠.
흠... 사실 측정 마이크가 있었는데, 마이크가 작살나버려서 안타깝게도 측정치를 찍어드릴 순 없게 됐지만...
요 친구는 DSP 앰프로 조절한 상태라, 사실 FR은 의미가 없기도 합니다. 조절하고 나온 애들은 전부 하만 타겟에 줄자 대놓고 쓰니까...
사용감 위주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TWS가 많고 이어폰도 쓸데없이 많아서... 이 친구의 스펙표를 찬찬히 살펴봅니다.
블투 5.2를 지원하지만 코덱은 AAC와 SBC 밖에 안나옵니다. 띠용? 그래도 시리랑 구글 어시스턴트까지는 부르면 나와요. 이어폰 꼽고 시리야~ 하면 이어폰으로 대답해줍니다.
ANC 옵션도 생각보다 괜찮은데, 적응형 ANC가 대체 무슨소릴까.. 했는데 처음엔 보스의 묵직한 그리고 압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노캔이었습니다만, 서서히 하루? 이틀 정도 지나니 꽂은건지 아니면 빠진건지 노캔이 켜진건지 아닌지 구분하기 힘든 수준으로 변합니다. 무엇보다도 조용한 집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든데, 정말 자연스러운 노캔이었습니다. 크흠흠...
뭐할튼 이 제품의 특징은,
IP 57 입니다. IPX7부터는 샤워가 가능한 수준인데, 딱 7이니까 샤워 안해볼 수가 없습니다.
고로 플레이리스트 장전하고 샤워를 해봤습니다.
1. 방수
다만... 제가 목욕하는 모습을 올리면 수게에도 못올라갈만큼 흉측한 사진/영상이 되니까요, 증명을 위해 인이어를 물에 적십니다.
물에 열심히 구른 모습.. 샴푸도 닿았기 때문에 향긋합니다. 마이크에도 물기가 촉촉하게 묻었고...
소리도 잘 나오는 중 입니다. 물 들어갔다고 소리가 심하게 변하지도, 또 노캔이 꺼지지도 않습니다. 묵묵하게 노캔이 일을 하다보니 오히려 제가 이어폰을 꼽고 있단걸 까먹을 정도? 소리 끄고 가만히 이어폰만 꼽고 있으면 매우 강력한 귀마개를 꼽고 샴푸가 귀에 들어가는걸 막는 느낌입니다. 어렸을 때 귀에 물 들어가면 면봉으로 물 빼지 않으면 염증 생기곤 했는데, 그 때 있었더라면... 싶네요.
2. 연동 앱 Jabra Sound +
한줄로 요약드리면, 진짜 구립니다. 이거 왜 이렇게 만들었나요?
이어폰을 꺼내두지 않으면 이어폰 업데이트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가 없습니다. 띠용...? 하고 컴터에 없나 하고 찾아보는데 다들 어플로 받아서 업뎃하더군요. 하필 아이폰 앱에서 5번째 다운로드 실패하고 스트레스 받아 어플로 업뎃하는건 포기했습니다.
요 친군데...
안꽂으면 앱이 아무것도 안해요... 걍 물건 구매하기, 앱 자체 업데이트, 평가 이런거만 있고 이어폰을 꺼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나의 Jabra 찾기라는 옵션은 꽤 괜찮을 수는 있는데,
안타깝게도 애플의 그것과는 다르게 막 어마어마한 버저를 울린다던가 하진 않습니다. 또, 이어폰에서 GPS를 업데이트하는게 아닌, 이 이어폰을 다시 켤 때 어플리케이션이 설치된 곳에서 GPS를 업데이트 하기 때문에, 제가 어디서 잃어버린게 아닌 도난에는 큰 효과는 없네요.
사실 세팅을 이미 해놔서 세팅은 안나오는데, 세팅하실 때는 가장 낮은 볼륨 기준으로 세팅하시는거 추천합니다. 내부에 청력측정 같은거 있는데, 이거 하시려면 조용한 방에서 최저로 둘 때 가장 잘 맞습니다. 또, 귀갱을 안당합니다. 측정용 핑크노이즈를 그대로 쏘기 때문에... 최대 볼륨 기준으로는 매우 고통스럽게 될겁니다.
또, 노캔 강도, 어플 켜질거 등등 이런거저런거 유틸 옵션을 세팅할 수 있고, 그건 나중에 편집 가능합니다. 매우 의외로, 노캔을 직접 꺼야 꺼집니다. 평소엔 노캔이 끄기 좀 어렵더라구요... EQ 세팅도 가능하고, 수동 EQ 편집도 있고...
일반적인 ANC 제품들이 주는 옵션은 거의 다 제공되어 편안하게 세팅하시면 됩니다. 자브라만의 완전 특별한건 없지만요.
3. 배터리
정말 오래가긴 오래 갑니다. SBC/AAC 두개만 지원해서 그런지, ANC 켜진 상태로 7시간 정도 갑니다. 통화 상태는 좀 다르긴 하겠으나, 이거 꼽고 그렇게 오래 통화하실 분들은 다른 통화용 제품을 구입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7 active 는 운동 목적으로 나온 제품이라, 통화 품질이 완전 좋진 않습니다. 위에서 따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 이어폰을 끼고 열심히 뛰어다니시면서 통화하시면, 본인의 힘들어하는 소리만 상대방한테 전달될겁니다. 너무 격렬하게 뛰어다니면 거의 안들린다네요...
4. 총평
운동...할 때 쓸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충격이 많이 가해지는 유산소에서는 본인 환경에 따라 잘 빠질 수도 있어, 밴드형 혹은 고리가 달린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 제품은 제가 끼고 뛸 때는 잘 안빠졌지만 조금씩 빠져나가는 느낌은 확실히 있습니다. 자전거 이런데서는 위험할 수 있단 이야기겠죠.
이 제품이 가장 유용했던 영역은 결국, 샤워할 때 였습니다. 씻을 때 물 안들어가고 고장 안나고, 저한테 전기 안쏘는 최고의 제품이죠. 자고 일어나서 씻고 학교갈 준비, 출근할 준비하기 정말 좋은 인이어로 여겨지네요.
급하게 사질려서 생각없이 주저리주저리 쓰긴 썼지만... 간단한 노캔용 인이어가 필요하면 할인할 때 = 6.5 추천합니다. 정가는.... 지연땜에 비추하겠습니다.
근데 샤워할 때는 귓구멍까지 씻어야 하니 이런 걸 빼고 씻어야 할 것 같네요.
할인해서 얼마에 사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