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수엠부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 덥도 습하다. 그러면 인도가 떠오른다. 고로 인도 음식을 먹는다. 저 뜬금없는 의식의 흐름이었죠.
오늘은 세트 C, 즉 채식주의 메뉴를 시킵니다.
그리고 사장님에게 문의해서 카레를 팔락 파니르로 바꿀 수 있냐 하니 바꿔주네요.
일단 마실 건 무조건 라씨.
요구르트 음료의 일종으로 매운 맛을 가시게 하고 소화를 도와줘요.
주문한 팔락 파니르, 사모사, 밥, 그리고 플래인 난이 왔습니다.
플레인 난은 리필이 되서 결코 양이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 아차르(피클, 할라피뇨, 양파무침)는 반드시 따라오네요.
팔락 파니르는 시금치와 파니르(인도식 코티지 치즈)를 넣은 커리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납니다. 여기는 시금치를 넣었지만 노란색 커리에 저 시금치 갈린 게 섞인게 독특하네요. 파니르는 언듯 보면 두부같고 식감도 그런데 천천히 음미하며 씹어보면 유제품 특유의 지방맛이 올라와 간신히구분이 됩니다. 전반적으로 평가하자면 과연 채식주의 커리의 대표주자입니다. 맛이나 영양 모두 누가 먹어도 만족할 겁니다.
사모사는 감자와 완두콩을 커리에 버무린 속을 감싼 만두입니다. 만두피는 마치 빵이나 남미의 엠파나다처럼 단단하고 두툼합니다. 고기가 안 들어가지만 완두콩과 감자로 씹는 맛을 살렸고 카레가 저 두 재료의 부족한 맛을 매꿉니다. 저 칠리 소스는 굳이 안 쳐도 될 듯 합니다.
수엠부의 난은 저 난을 손으로 찢을 때 진가가 드러납니다. 적당한 찰짐이 느껴집니다. 저걸 커리에 찍어 씹어보면 마치 잘 익은 쇠고기처럼 쫄깃하면서 담백한 밀가루빵 특유의 고소함, 그리고 바삭한 식감이 어우러지는데 파니르를 올려 쌈처럼 싸거나 팔락 파니르 커리를 찍어 먹으면 서로 상승효과를 일으킵니다.
가끔은 아차르(피클, 할라피뇨, 양파무침)도 곁들이면 다시금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죠. 전 저걸 한개 더 리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저트는 무크와스. 저걸 씹으면 진한 향이 뒷맛을 확 잡아주네요.
요약하자면 인도는 대만과 함께 채식주의가 가장 발전하다보니 채식주의 음식들이 누가 먹어도 만족할 만큼 훌륭하네요. 단 제가 시킨 구성은 유제품이 들어가므로 비건은 아니고 락토 오보쯤 됩니다. 그냥 야채 커리 시키고 음료를 콜라나 주스, 홍차를 시키면 비건도 가능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