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 X2 A.I.O입니다.
대체 A.I.O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대체 왜 A.I.O. 가 아니라 A.I.O인거죠?
출시일은 2007년, H.O.T가 유행하던 시기. 아마 여기서 따왔을 듯 합니다. 하지만, A.I.O가 특정 단어의 약자 (Abbreviation) 이라면 문법적으로는 옳지 않은 것이 되죠. 클리앙에서도 이거 언급이 몇 번 나온 것으로 기억하는데.
하지만 제 알빠 아니구여, 이 제품을 심층탐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정말 별거 없구여, 전형적인 PMP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전면의 좌측 면에는 방향키와 OK / Back / 빌립 런쳐 터치 버튼이 존재합니다. 방향키는 OS상에서 그냥 방향키로 인식되는 듯 하고, OK는 엔터 Back은 ESC 키로 인식되는 듯 합니다.
밑에 있는 물건은 적외선 리모컨 수신부. 액정은 터치스크린이 맞습니다.
UMPC / MID와 PMP를 주력으로 생산하다가 당시 잘나갔었던 PMP 제조사와 비슷한 길을 걸었던, (주) 유경테크놀러지스 입니다.
하드디스크는 1.8"로 60GB가 들어가 있고, Windows CE Core 5.0이 탑재되어 있다고 합니다.
후면부입니다. 요즘 보급형 폰에는 없는 스테레오 스피커, 그리고 RESET 스위치.
라인 인 / 아웃 포트, 옆에는 5V의 입력을 받는 DC 입력잭.
귀차니즘으로 안해봐서 잘 모르겠으나, Line Out이 비디오 출력 / SPDIF 디지털 출력을 겸하는 형태인 듯 합니다. Line In은 뭐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본체에 외부입력 기능은 전혀 없습니다.
이어폰 잭과 리모컨 단자. GPS가 내장되어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볼륨 버튼과 터치키 활성화 / 비활성화 키.
위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키는 터치 버튼 바로 위에 있습니다. 따라서 오른손으로 잡았을 때 손에 착 달라붙으며, 한 손으로 제품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하드웨어 디자인에는 5점 만점 드리겠습니다.
제품의 완성도는 상당히 뛰어나며, 유격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또한, USB 및 기타 입출력 포트도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으며 커버를 열고 닫기 수월합니다.
전원 / 잠금 스위치입니다.
부팅은 약 5초 정도 걸립니다.
메인 메뉴. Flash 기반의 빌립 런쳐입니다.
아예 대놓고 차량용을 노린 것 같습니다. 아이나비가 1순위로 있는 것도 그렇고...
설정 기능에 FM 트랜스미터 기능이 있습니다. 출력은 그닥 세지 않은 듯 하며, 라디오 본체로부터 1미터만 떨어져도 수신률이 급감하합니다.
밑의 FMT출력 설정 옵션은 트랜스미터 출력 조절이며, 0-15까지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0이 된다고 해서 아예 꺼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16단계 조절인 것 같습니다.
라디오 수신이 잘 됩니다.
아이나비 SE.
아이나비 3D 이전의 물건으로, 완전한 2D 지도입니다. GPS 내장형으로 추정되므로, 뚜벅이 모드로도 활용이 가능한 것이 장점인 듯 합니다.
이전 주인의 사용패턴을 유추할 수 있는 사진.
'지민이프로' 라는 폴더 내부에, 적당히 인코딩된 뽀로로 등 어린이용 영상물들이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파일의 수정 시간은 2010년~2012년 사이더랍니다. 또한, 아이나비 폴더는 2008년 8월이 수정 시간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2008년 쯤 구매하여 네비게이션 용도로 잘 활용하고, 이후 2012년까지 애들 영상 재생기로 잘 활용하다가 자녀가 성장하거나 or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유투브로 옮기면서 그대로 버려졌고, 이게 그대로 중고장터에 올라왔을 듯 하네요.
2010-12년에 뽀로로를 시청한다면 '지민' 은 04 - 08년생 사이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아이나비 검색 기록에서 추정할 수 있는 결과로는, 네비게이션은 2011년 이후로 사용하지 않은 듯 하여 보입니다.
이렇게 썰렁홈즈 빙의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건 오직 '휴대폰 / 컴퓨터가 아닌 비휘발성 메모리 휴대기기' 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색이더라고요. 휴대폰은 대부분 초기화해서 판매하고, 컴퓨터는 HDD를 떼고 판매합니다. 또한, 올드 PDA류는 배터리 날라가면 데이터도 날라가버리니 말이죠.
깔깔
이게 마음에 드는 이유가, Windows CE를 거의 순정에 가깝게 넣어줬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모아왔던 다른 PMP류 (특히 아이스테이션) 들은 제조사 커스텀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시작 버튼에 아이스테이션 로고를 박아두는 건 기본이요, 아예 시작메뉴에 접근할 수 없게 막아놓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걸 또 EEPROM 영역에 박아둬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펌웨어 재설치도 힘들어요. 이럼 대체 뭘 어쩌라는 겁니까?
게다가 일반적으로 커스텀 과정에서 싹다 쳐내는 실행과 CMD도 빼놓지 않았네요. 물론 Windows CE에서의 CMD 명령어는 굉장히 제한적이며 잘못했다가 무한 루프가 걸리는 경우가 많아 실제 사용률은 그닥 높지 않아요.
예... 노래방 기능도 있습니다.
곰플레이어는 Windows CE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니 무시하시고요.
마지막으로 카드놀이로 마칩니다.
Windows CE에 기본으로 내장된 게임 중 대표적인 게 Solitaire인데, 이건 정말로 빠지는 경우가 없어요. 재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