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당연한 소리지만, CD-DA는 16비트에 44.1kHz 1411kbps의 무손실 무압축 형태를 그대로 저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르게 추출된 CD에서 나온 음원이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훌륭한 음질을 자랑합니다.
제가 High Resolution Audio를 그닥 지지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물론 재생창에 뜨는 HRA 표시가 싫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각설하고,
판매를 목적으로 제작된 제대로 된 음악 CD라면, 녹음 상태에 약간이라도 신경을 씁니다.
그래서, 아무리 저질 스튜디오에서 영 좋지 않은 퀄리티로 제작되었거나 아예 개인이 집에서 무료 프로그램으로 작곡한 음악이라도 CD의 형태로 앨범을 발매할 때는 무손실 음원으로 제작합니다.
이건 이렇게 안 하는 게 비정상이죠. 만약 CD가 손실 압축 음원을 담고 있다면, 그건 살 필요가 없는 CD입니다.
근데 문제는 좀 다른 곳에 있습니다.
'판매를 목적으로 제작되지 않은' '음악이 주된 목적이 아닌' 부록 CD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며칠 전 집에서 CD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7년 전의 물건입니다.
초등학교 음악과 전과에 포함된 2장으로 구성된 부록CD인데, 어쩌다 보니 CD2만 남았습니다.
밑에 쓰여진 '오디오에서 소리만 재생된다' 는 언급이 있듯, Red Book 규격의 CD-DA입니다.
뒷판 상태는 상대적으로 준수했고, EAC에서 오류 없이 리핑에 성공했습니다.
뭐 흔해빠진 동요라면 그러려니 하지만, 클래식 음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테스트를 위해서 클래식 음악 트랙을 체크했는데, MP3 192K를 그대로 가져다가 구웠는지 의심이 됩니다.
며칠 전, 수소문 끝에 <프린세스 메이커 스페셜 앨범> 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약 4달 만에 구했네요.
한국 후지쯔에서 프린세스 메이커 4 초회판에 동봉해준 앨범입니다. 레트로 카페의 모 회원님께서 추출해 주셨습니다.
프메4 초회판이 얼마나 생산되었는지, 그리고 당시 구매자 중 2019년 현재 구성 요소 전체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를 생각해본다면, 초레어템 확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메4가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라는 것 자체가 부끄러울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취향에 따라 갈리는 문제이겠죠.
각설하고, 이 CD 역시 CD-DA로 구성되었습니다. 트랙은 6곡으로, 국내에서 제작한 음악이 들어 있습니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와 작곡가에 대한 정보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만.
wav+cue+log 파일을 받았고, 정상적으로 리핑이 완료되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이건 제 직감에 128입니다.
위에 사례와는 살짝 다른 게 뭐냐면, 인터넷에 흔히 굴러다니는 클래식 음악 mp3 파일을 사용 허가만 받고 대충 구운 게 바로 위의 사례라면 얘는 아예 처음부터 직접 제작한 곡을 이렇게 구워버렸다는 겁니다.
적어도 그 음악 6곡을 만들기 위해서 아무리 저질의 녹음 장비를 사용했다고 가정해도, 최소 16bit에 48kHz 무손실입니다. 세상에 손실 압축하는 스튜디오 장비가 어딨답니까?
그렇다면, 마스터링 자체를 그냥 MP3 파일 생성하는 걸로 때웠다는 건데, 이건 좀 심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