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생겼을 때 엄청나게 극찬을 받던 가게인데, 자리가 넉넉한 것도 아니고 영업시간과 휴무일까지 들쑥날쑥하다보니 도저히 맞춰 갈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용산에 자주 나가는 것도 아니고요.

 

며칠 전에 겨우 짬이 나서 가봤습니다. 

 

 

토리소바/카에다마/소보로 고항 이렇게 시켰습니다.

 

 

시골에서 닭백숙 시키면 나오는 그 닭 누린내가 그대로 코를 때립니다. 깔끔하거나 가볍다는 평도 있던데 전혀 아니에요. 모르죠. 그 사람들이 갔을 땐 깔끔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묵직하게 바뀐 것인지. 

 

닭 냄새와 맛이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냄새 많이 나고 진한 라면 좋아합니다. 그런데 굳이 이걸 라멘으로 먹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 그냥 닭 백숙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카에다마는 면 사리인데 그냥 사리는 아니고 매운 양념이 있습니다. 똑같은 면을 추가해봤자 식상할테니 두번째 면은 매콤하게 먹으라는 의미인듯 한데, 이건 아주 괜찮은 전략이라 생각됩니다. 

 

라멘 자체의 양이 많지 않으니 사리 추가가 필수라고 하던데, 그렇게 적은 건 아니고.. 뭐 그냥 추가해서 먹을 만 합니다. 

 

 

면이 싫으면 밥을 먹으라는 의미에서 넣은 것 같은 소보로고항입니다. 하지만 다시마를 우려낸 소스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대목에서 알 수 있듯이, 닭육수 라멘보다는 마제소바 쪽에 더 잘 어울렸을 것 같네요. 여기까지 먹으니 배는 엄청 부릅니다. 

 

한참 전성기 때 안 가봐서 맛이 변했는지 그대로인지는 모르겠는데요. 여기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요새는 여기보다 훨씬 더 자극적이고 특색있는 가게들도 많다보니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써놓고 보니 요새는 서울에서 라멘 먹기는 참 편해졌어요. 한때는 가볼만한 곳이 하카다분코 하나밖에 없던 시절도 있었는걸요. 라멘은 이래저래 늘었는데 일본식 싸구려 덮밥의 그 쌈마이함을 그대로 살리는 가게는 아니 안 생기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