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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2748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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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품제입니다.

뭐 그러면 멸망을 불러온 건 납득하지만 왜 번영을 불러왔나 납득이 안 가실텐데요..

신라는 원래 고조선계 유민과 한반도 남부 경주 지방 토착민이 연합해 만든 삼한의 소국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삼한계통 소국들을 잡아먹으며 컸죠.

다들 고만고만한 세력이고 거기서 거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복활동 하면서 서열정리가 필요합니다.

어떤 소국은 처음부터 동맹 내지는 따까리로 활약했을 수도 있고, 어디는 끝까지 대들 수도 있고..

그래서 골품제를 만들어서 정복한 지역의 지배층들을 경주로 불러들이고 진골에서 4두품까지 분류해서 질서를 잡아줍니다.

신라를 잘 따르거나 도와준 동맹국이나 속국의 지배층은 높은 등급의 골품을 주고 백성들을 우대하며, 반항하거나 저항이 심한 국가는 낮은 골품을 주고 나라를 쪼개거나 백성들을 노예로 만드는 식으로 말이죠.

자연스럽게 신라와 접한 국가들은 신라에게 대드느니 자발적으로 항복하고, 처음에 저항했던 국가도 차라리 협상을 잘 해서 골품을 잘 받는 길을 택하게 됩니다.

신라는 그래서 정복지 백성들을 순조롭게 동화시키고 신라인으로 결속시킴으로서 삼국 통일 전쟁까지 복속된 삼한 소국들이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고구려와 백제는 그런 동화 작업이 더뎌서 멸망 때까지도 고구려의 경우는 말갈이나 거란, 백제는 전남의 영산강 일대 마한계 잔여세력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한 정황이 보이고, 그게 삼국통일전쟁 당시 총력전에서 밀리는 원인이 되었죠.

즉 골품제는 훌륭한 당근과 채찍이었고, 인재 영입의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어차피 가망없는 소국에서 지내느니 자발적으로 신라에 들어가 장군이나 대신을 지낸다는 선택지를 주는 건데, 대표적으로 김무력과 김유신이 속한 김해 김씨 가문이 그렇게 영입되었죠.

 

그런데 그 골품제는 딱 고만고만한 소국들을 흡수하는 데는 매우 효과적인데 반대 고구려나 백제 등 자신과 동급이거나 더 컸던 세력을 흡수하는 데는 역효과를 불러왔죠.

백제의 경우 신라에게 끝까지 반항해서 최고급 귀족이라도 5품 이하로 낮은 골품을 줬고, 고구려도 왕족인 안승만 진골에 편입했다가 줘다 뺐었고 나머진 6두품입니다.

거기에 진골 귀족들은 가야 멸망 이후 새롭게 편입되거나 승진한 가문이 없어 고인물이 되어 썩어들어갔죠.

물론 신라도 이 골품제의 문제를 알아서 진흥왕 시기부터 친위대를 당시 신라의 변경 지역인 경상도 서부(상주, 문경, 김천, 구미 같은 낙동강 서부 지역)지역에서 뽑아 밀어주기도 하고, 문무왕이 6두품을 밀어준다거나 원성왕이 독서삼품과를 만든다거나, 당나라에 관료와 학자를 유학보내는 등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이는 골품제의 문제를 잠깐 완화했을 뿐, 근본적으로 폐쇄적이고 고이고 썩은 이너서클을 만든다는 골품제의 문제점을 없앨 수 없었죠.

그걸 해결하려면 모든 귀족과 맞서 싸워 개혁을 밀어붙일 깡이 있는 왕이 필요한데, 그런 역량과 용기를 가진 왕은 한 나라당 한두명 나올 만큼 드물고, 그마저도 국가 초기 제도가 말랑말랑할 때 나오는게 보통이거든요.

즉 골품제는 신라의 성공 비결이자 멸망의 원인이 되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제도입니다.



  • ?
    고자되기 2023.05.31 13:28
    신라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간 나라라는걸 생각하면 대성공인듯하네요
  • profile
    title: 부장님유니      scientia potentia est 2023.05.31 14:08
    신라 역사의 절반이 삼한 소국들 잡아먹는 과정이었고, 골품제의 부작용이 터진 게 8세기 말부터니 나름대로는 또 쓸만한 구석은 있었지요..
  • profile
    슈퍼선데이 2023.05.31 14:47
    신라는 대륙에 있었다가 한반도로 이주는 대성공인셈이죠. 물론 사천과 서역까지도 뻗어가긴 했습니다만
  • profile
    피리카 2023.05.31 13:33
    여전히 골품제를 쓴다고 말하는 지역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그 지역 출신 - 지역 학교 - 지역 대학으로 진골, 성골을 가린다 하더라구요. 아니면 껴 주지도 않고....
  • profile
    title: 부장님유니      scientia potentia est 2023.05.31 14:06
    제가 그래서 서울 왔어요..
  • profile
    슈퍼선데이 2023.05.31 14:47
    고안승도 뭐 기구하진 않았습니다. 호의호식 했죠
  • profile
    title: 부장님유니      scientia potentia est 2023.05.31 17:02
    좋게 봐줘도 기회주의자에 불과하죠…
  • profile
    Induky      자타공인 암드사랑 정회원입니다 (_ _) 2023.05.31 14:51
    현대에도 그런 골품제의 흔적이 남아있는걸 보면 아주 실패한 정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ㅋㅋㅋ
  • profile
    허태재정      본업보다는부업 2023.06.01 15:41
    역시 개혁보다는 혁명이 용이한 현실이고, 개혁하느니 그냥 나라를 새로 세우고 말지 느낌도 드네요.
  • profile
    lightroo 2023.06.01 23:48
    전쟁중 백제나 고구려의 고위층들 배신들이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 이군요. 지도층 위치에 있었으면서도 내 나라라는 개념이 없었나 봅니다.
  • profile
    슈퍼선데이 2023.06.02 11:47
    넓게 봐서는 인사정책이라는 게 결국은 프로모션입니다. 저들 안에 포함되면 다 가지는 것, 없으면 못 누리는 것.
    진골은 들기 어렵지만 비색, 청색계열까지만 나아가도 먹고 살기는 어렵지 않았거든요.
  • profile
    오디니      park sung jnu 2023.06.02 12:40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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