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각종 뉴스로 달아오르던 SSD 시장은 이제 달아오르다 못해 타오르는 모양새입니다. 그동안 비용 상승을 이유로 도입에 미온적인 스탠스를 취하던 공공기관들도 이미 2~3년 전부터 SSD를 하나 둘 장착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 채용으로 업무용 PC에 더 이상 대용량 스토리지가 필요하지 않게 되자 업무효율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용량의 SSD를 업무용 PC에 장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점포에서 주로 운용하는 POS용 PC, 특정한 이미지나 영상을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디지털 사이니지도 플래시 메모리의 단가가 낮아지자 즉응성과 전력소모를 이유로 역시 액세스 속도가 빠른 소용량의 SSD를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지요.
이렇듯 SSD 시장에는 다양한 니즈가 존재하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반 소비자용 SSD만큼이나 이런 상업용/사무용 기기에 사용되는 SSD의 수요도 만만치 않게 늘고 있는데, 일반 소비자용 SSD는 대용량, 고성능을 중시하는 반면 상업용/사무용 SSD는 소용량 및 낮은 단가가 핵심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은 찾아보기가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피노컴의 First SSD는 SSD를 처음으로 도입하는 사용자들을 타겟으로 하는 제품으로, 특히 리뷰 제품인 60GB의 경우 낮은 용량, 낮은 단가, 그럼에도 우수한 속도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CircuitBoard는 First SSD 60GB가 상업용 PC, 사무용 PC에 사용하기에 적합한지 지금부터 확인해 보고자 합니다.
피노컴 First SSD 60GB는 적은 용량임에도 그럭저럭 일상적인 용도로 쓸 만한 성능을 지닌 SSD입니다. 고용량, 고가의 제품들과 직접 비교를 하는 것은 무리지만,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60GB SSD들 중 상당수가 쓰기 성능에서 100MB/s 이하로, 7200rpm 하드디스크보다도 못한 수준의 나사빠진 것들만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피노컴 First SSD 60GB가 비록 부족한 점이 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더 나은 대안은 없다고 보아도 좋습니다.
또, First SSD 60GB를 살 만한 계층은 성능에 신경쓰는 게이머나 일반 소비자들보다는 POS기나 사무용 PC를 도입하고 운영하는 사업주인 만큼, 성능 뿐만 아니라 제품의 단가도 구매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되는데요. 리뷰 작성일의 다나와 최저가 기준으로 37000원대의 가격이 매겨져 있으며, 이보다 저렴한 유일한 타사 제품은 쓰기 성능이 200MB/s 이하인 만큼, 동급 제품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아도 좋습니다.
만약 일반 소비자가 이 제품을 구매하려 한다면, 필히 운영체제와 자주 쓰는 프로그램 1~2가지만 설치하고, 다른 프로그램은 모두 하드디스크에 설치하는 것이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하지만 업무용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이상, 보통 PC는 다목적으로 쓰이고,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들이 설치되는 만큼, 일반 소비자는 60GB보다는 가급적 240GB 이상의 SSD를 사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요약하자면,
- 용량을 생각하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성능. 봐줄 만한 쓰기 성능
- 장기간 부하가 가해질수록, 데이터가 쌓일수록 성능 하락폭이 큼
- B2C보다는 B2B 시장에서 더 경쟁력이 있을 것, 나라장터와 B2B 마켓플레이스 쪽으로 판로를 뚫는 것도?
이 제품을 살 것 같은 사람들
- POS용으로 사용할 값싼 SSD가 필요한 업주
-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가 적용된 사기업 및 공기업 및 공공기관
- 디지털 사이니지에 통합시켜 사용할 저발열/저용량/적당한 성능을 갖춘 SSD가 필요한 업주
SSD는 종이로 된 박스에 봉인이 된 채 담겨 있습니다. ‘First SSD in my life’ 라는 문구에서도 보이듯, 처음으로 SSD를 도입하는 사용자층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뒷면에는 인증사항과 순차 읽기/쓰기 성능이 나타나 있습니다. 제조사에서 주장하는 60GB 제품의 순차 액세스 성능은 읽기 최대 500MB/s, 쓰기 최대 450MB/s.
패키지를 개봉하면 플라스틱 완충포장에 SSD가 담겨 있습니다. 별도의 설명서나 스페이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품 디자인은 여느 SSD가 그렇듯 매우 간결하게 되어 있으며, SATA3 인터페이스에 TRIM, S.M.A.R.T 등 기본적인 기능들을 지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뒷면에는 제품의 일련번호, A/S센터 전화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인증마크 하단에 작은 글씨로 Designed in Korea, Made in Taiwan이 적혀 있습는데요. 개발은 자체적으로 진행한 뒤 생산만 대만에 위탁한 것으로 보입니다.
CircuitBoard는 Write Amplification Factor 및 SSD Latency를 제외한 모든 순차/랜덤 액세스 성능 테스트에 대해 Clean/Dirty 상황에서 성능 테스트를 실시하였습니다. Clean 테스트의 경우 최상의 조건에서 테스트하는 것이며, SSD 내의 모든 NAND를 제로 필(0 Fill, 0으로 채우는 것)한 뒤 테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한편 Dirty 테스트는 위와 같이 NAND의 62% 가량을 데이터로 채운 뒤 진행하였으며, 이러한 Dirty 테스트는 NAND 관리를 위해 쓰이지 않는 공간 중 임의로 할당하는 프로비저닝(Provisioning)을 최소한으로만 할당하고, 이런 한계 상황에서 SSD 컨트롤러의 NAND 관리 능력을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게 합니다.
CrystalDiskMark 테스트 결과 코멘트
일반적으로 순차 쓰기 성능을 알아볼 때 많이 인용되는 지표인 Sequential Q32T1 테스트의 경우, 읽기 성능과 쓰기 성능 모두 제조사 주장 수준에 크게 미달하는, 각각 350MB/s, 300MB/s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또 Random 4K 액세스 테스트의 경우 Q8T8, Q1T1 그리고 SATA 기반 SSD를 위한 AHCI 표준이자 체감 성능을 말할 때 많이 인용되는 Queue Depth 32(4K, Q32T1) 테스트에서는 읽기 성능이 순차 액세스에 비해 성능이 상당히 많이 하락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쓰기 성능의 경우, 비록 제조사 주장 수치에는 못 미치긴 합니다만, 다른 60GB SSD 제품들이 대부분 100MB/s 미만의 성능을 가지는 것을 생각했을 때, 피노컴 First SSD의 쓰기 성능은 제조사 수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동급 제품들보다는 낫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편,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대규모의 데이터를 전송할 경우, SSD의 성능이 눈에 띄게 하락한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쓰기 테스트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게 드러났는데요. 32GB 더티 테스트에서 1GB 더티 테스트에 비해 30퍼센트 가까이 하락하는 등, 성능 하락이 특히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60GB를 꽉 채워 쓰게 되면 액세스 속도가 어느 정도 하락하는 것을 감수하여야 하며, 일반적으로 OS와 MS Office, 한컴오피스를 모두 설치했을 경우 30GB 정도가 사용되기 때문에, 사무용 컴퓨터에서는 32GB Dirty 테스트가 실질적인 체감 성능이 될 수 있습니다. 보통은 200MB/s와 300MB/s의 차이를 체감하지 못하지만요.
Anvil’s Storage Utilities 테스트 결과 코멘트
주요 랜덤 액세스 테스트에서, 피노컴 First SSD 60GB는 읽기 최대 62K IOPS, 쓰기 최대 68K IOPS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만 테스트하게 된 샘플은 단 1개이므로, 샘플이나 운용환경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 더티 테스트의 경우, 랜덤 쓰기 성능은 클린 상태에 비해 대체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4K QD16 테스트에서는 클린 환경보다 소폭이지만 조금 더 좋은 성능을 내주기도 했습니다.
AS SSD Benchmark 결과 코멘트
AS SSD 테스트에서는 전반적으로 다른 테스트에 비해 속도가 소폭 감소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적은 용량 때문에 더티 테스트에서 유독 약한 모습이 많이 관찰됩니다.
Blackmagicdesign Disk Speed Test 결과 코멘트
블랙매직디자인의 디스크 스피드 테스트는 순차 읽기/쓰기 테스트에 최적화된 툴로서, 앞서 시행한 다른 테스트 도구와는 다르게 영상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며, 편집용 영상 포맷에 저장장치가 얼마나 최적화되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자주 사용됩니다. CircuitBoard는 Dirty 상태의 A400 240GB에서 테스트 도구가 허락하는 최대치인 5GB 스트레스 테스트를 10회 연속으로 실시하였습니다.
테스트 결과, 피노컴 First SSD 60GB로는 Apple ProRes 422 HQ(최대 220MB/s) 포맷에서 4K 60fps 영상까지 촬영/편집이 가능하고, Uncompressed cDNG 포맷에서는 실질적으로 4K 30fps 영상의 실시간 촬영/편집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물론 피노컴 First 60GB의 용량은 영상편집이란 것을 시도하는 것조차 버거운 용량인 만큼 이 SSD로 영상편집을 시도하는 것은 만용에 가깝지만, 적어도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이런 고용량 포맷의 영상을 재생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Write Amplification Factor 테스트 결과 코멘트
Write Amplification Factor는 호스트 컴퓨터에서 기록하도록 명령한 데이터의 양과 실제로 NAND에 기록된 데이터의 양의 비율을 뜻하는 측정지표입니다. 주로 컨트롤러의 NAND 관리 효율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많이 인용되며, 그 외에도 NAND 액세스 효율 관련 지표이기 때문에 SSD 수명을 예측할 때에도 기초자료로서 이용되기도 합니다. WAF값은 1에 가까울수록 NAND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높을수록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순차 액세스보다는 랜덤 액세스 환경에서 WAF값이 높습니다.
CircuitBoard는 Micron의 WAF에 대한 정의와 계산 방법을 이용하여 3회 측정한 평균값을 활용, 샘플 SSD에 대한 WAF값을 도출하였습니다.
측정 결과, 피노컴 First SSD 60GB는 Tier 4급 제조사 SSD 중에서는 중간 수준에 속하는 NAND 관리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제조사들이 랜덤 액세스 상황에서 WAF값이 2배 가까이 나쁘게 나오는 데에 반해, 피노컴 제품의 경우 그 격차가 비교적 덜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Diskspd Latency 테스트 결과 코멘트
- 50%-ile : 중위값
- 99%-ile : 하위 1%의 지연시간
Microsoft Technet에서 배포하는 Diskspd는 디스크의 지연 시간을 측정하는 데에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측정 결과 평균 지연 시간은 128K 기준 17ms로 업계 최상위권 제품 대비 2배 가량의 차이를 보이며, 상위 99%(즉, 뒤에서 1%)의 지연시간은 평균 지연시간 대비 상당히 들쭉날쭉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고도의 정밀성과 신뢰성이 요구되지 않는 작업에 적합합니다.
Temperature 테스트 결과 코멘트
온도는 아이들시 33도, 90초간 풀로드시 38도의 매우 낮은 온도를 보여주었으며, 풀로드시 써멀 쓰로틀링으로 인한 성능저하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