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층에 살던 사람이 이사 나갔습니다. 열쇠를 받았는데 보조키 1개밖에 없네요. 그 집에 들락날락하는 사람이 2명이니 최소한 보조키도 2개는 있어야 할텐데 그것도 아니고, 손잡이 쪽 열쇠는 구경도 못 했습니다.
열쇠를 복사하려고 찾아보니 대충 5천원 씩 받는다고 하네요. 비상용까지 포함해서 3개는 있어야 할텐데 그럼 15,000원.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새거가 10,000원. 그럴바엔 어중간하게 복사하느니 새로 사서 바꾸고 만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오늘의 공략 대상.
페인트칠한 자국이 세월의 흔적을 드러냅니다.
별로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저걸 나사로 풀면 되겠지? 하고 풀었습니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네요.
좀 더 검색을 해 보니 안쪽 손잡이의 구멍에 못을 끼워서 돌려야 한다고 합니다.
오래되어 녹슬고 뒤틀린 문+그 위에 페인트칠=열기 겁나 힘듬
저 못이 휘어서 구부러지고, 돌리다가 엉덩방아를 찍고 나서야 겨우 열렸습니다.
손잡이를 떼어낸 자리.
반대편도 떼어냈습니다.
양쪽 손잡이를 빼고 나서야 자물통이 빠집니다. 이쪽 나사는 가장 마지막에 풀었어야 했네요.
새로 산 손잡이와 자물쇠를 넣어 줍니다.
이쯤에서 실수를 깨닫습니다. 손잡이가 바깥쪽이 아니라 안쪽을 향해야 문을 열 수 있다는 것을...
빼서 다시 조립하면 끝.
이제 보조키 차례입니다. 보이는 나사를 다 풀어줍니다.
그럼 고정용 철판이 나오는데 이것도 제거.
그럼 자물통까지 싹 빠집니다.
새로 끼울 열쇠통.
분명 열쇠 장착 간격은 표준으로 정해져 있는데, 문이 뒤틀려 있어서 그런지 처음 구멍을 잘못 뚫어서 그런지 지지리도 안 맞네요. 고정쇠 부분은 기존 부품을 섞어 쓰고 나사를 열에다 박고 등등의 삽질 끝에 공사가 끝났습니다.
문에다가 홀쏘로 구멍을 뚫는다면야 사람 부르라는 말이 튀어 나오겠지만, 기존에 뚫려있는 구멍에 장착하는 건 별 일도 아닙니다. 손잡이 옆 구멍에 못을 끼워서 빼는 게 가장 어렵고 나머지는 별거 없네요.
이런 집에 살다보니 직접 해야 하는 이상한 일들이 늘어나는데... 사람이나 부동산이 짜증나게 하는 것도 아니고 열쇠 교체 정도야 취미생활이라 생각하고 넘어갈 수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