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일을 하느라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 당분간 주간 뉴스를 쉰다고 말한 것이 벌써 햇수로 4년 전 일이네요. 그동안 주간 뉴스를 다시 해야지 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선뜻 시작하진 못했었는데요. 2016년을 시작하면서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해야지 않을까 생각해 봤는데, 요새 트렌드는 무엇인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곰곰히 따져본 결과, 나온 답은 주간 뉴스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손이 많이 가고 스크롤해야 하는 길이가 길어지는데다, 다른 컨텐츠와 연계가 안되는 이미지 방식은 포기했습니다. 대신 간단한 설명에 뉴스 본문 링크를 조합하고 대표 이미지 몇 장만 넣었지요. 간단한 설명 한줄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관심이 가는 내용은 링크를 눌러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인데요. 구체적인 방법은 반응을 보고 바꿀 수 있지만, 전처럼 한장의 긴 이미지로 만들 일은 없을 듯 합니다.

 

 

 

CES가 2주 전에 끝났지만 지난주까진 CES에 맞춘 발표와 신제품의 소식이 꾸준히 나왔었습니다. 또 2015년을 마무리하고 2016년을 시작하는 시기라서 그런지 주요 회사나 업계의 실적 발표나 전망 또한 줄을 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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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2015년 4분기 실적

 

컴퓨터 쪽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됐던 것은 스카이레이크의 시스템 다운 버그입니다. (컴퓨터를 쿨링하는데 가장 적절한 기름을 찾은 실험을 기대하신 분은 안 계시겠지요?) 스카이레이크에서 GIMPS 프라임 95 멀티스레드 테스트를 실행하면 AVX 명령의 에러가 발생해 시스템이 다운되는 것이지요. 다만 인텔이 메인보드 바이오스 업데이트로 해결될 것이라 밝혔고, 메인보드 제조사 중에선 MSI가 가장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한 바이오스를 내놓는 등 큰 파장 없이 진정되는 분위기이긴 하나, 인텔의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의 매출이 부진한 걸 보면 스카이레이크가 여러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제품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이제는 한세대 전 아키텍처가 된 브로드웰 기반으로 5.1GHz짜리 CPU가 나온다거나, 인텔 내장 그래픽이 보급형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넘어섰다는 소식과는 상당히 대조적이지요.

 

그래도 인텔은 인텔. 아직까진 주도권이 인텔에게 있다는 건 여전히 쏟아지는 스카이레이크용 메인보드와, 반도체 제조사 순위 에서 인텔이 24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실적 가지고 순위를 뒤엎기가 힘들어졌으며, 인수 합병 등의 굵직한 사건이 터져야만 순위가 바뀌게 되네요. 반도체 생산량으로만 평가하면 삼성이나 SK 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계열 회사들이나, TSMC나 글로벌 파운드리같은 대리 생산 회사들의 순위가 인텔보다 높지만, 이는 프로세서가 그만큼 고부가가치 상품이란 반증이기도 합니다. 매출이 아니라 기술력만으로 따진다면 23년 연속 미국 특허 1위를 기록한 IBM 같은 곳도 있지만요. 주요 회사들의 순위를 봤으니 하나만 더 보고 갈까요. 제조사별 PC 판매량 순위도 나왔습니다. 애플을 제외하고 1위 레노버와 2위 HP, 3위 델의 판매량이 모두 줄어들었네요.

 

위에서 스카이레이크 메인보드가 쏟아진다고 말만 해놓고 정작 소개를 못했네요. 미니 ITX보다 더 작은 미니 STX 폼펙터 메인보드M.2 슬롯이 램 슬롯보다 많은 점수 놀이용 메인보드, 새하얀 위장 무늬를 넣은 세이버투스 메인보드, 음악에 따라 LED 발광 패턴이 달라지는 메인보드 등이 있으나, 가장 뜨거운 반응이 나온 건 뭐니뭐니해도 MSI의 황금 메인보드입니다. 솔직히 사진으로 보면 별론데 실물이 어떨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겠네요. 스카이레이크는 아니지만 인텔 관련 메인보드 중에는 제온 D-1500 시리즈를 장착한 미니 ITX 메인보드가 있네요. 이 메인보드의 특징은 GBIC 광 모듈을 메인보드에 바로 장착해 10Gb 네트워크를 쓸 수 있다는 것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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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옵테론 A1100 

 

AMD는 A10-7890K 데스크탑 APU를 발표하면서 M.2와 USB 3.1 포트를 지닌 메인보드도 같이 내놓을 것이라 밝혔고, AMD 최초로 64비트 ARM SoC를 쓴 Cortex-A57 8코어 옵테론 A1100을 정식 발표했으나, 그보다는 GPU 쪽에 받는 관심이 더 큰듯 합니다. 차기작인 폴라리스는 HBM2와 GDDR5 메모리를 모두 지원하며 높은 효율을 지닌 제품으로 컴퓨텍스 쯤에 공개될 것입니다. HBM2는 8GB 용량에 1TB/s급 대역폭을 낸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기도 했지요. 보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기존의 APU 중시 노선에서 벗어나 GPU 그 자체를 확장시키기 위해 새로운 인터커넥트를 도입한다는 전략도 나왔지요. 그때까지 못 기다리겠다고요? 라데온 R9 나노의 가격이 인하됐고 퓨리 X엔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를 준다고 하니 그걸로 달래 보시는건 어떨까요.

 

CES 기간 동안 제법 굵직한걸 발표해서 그런가 NVIDIA는 한템포 쉬어가는 듯 합니다. 오히려 안 좋은 소문도 있네요. NVIDIA 파스칼의 생산에 지장이 있을 거라는데, NVIDIA 잘못은 아닙니다. 파스칼은 16nm FinFET 공정을 쓰는데, 같은 공정으로 제조되는 애플이나 화웨이의 칩을 우선하다보니 순위가 밀린다는 거지요. TSMC가 2015년에 꽤 괜찮은 매출을 올렸고, 10nm 공정을 가장 먼저 시작할 거라는 포부를 밝혔지만, 한번에 만들어 내는 물량이 한계가 있는 건 극복할 수 없나 봅니다. AMD야 삼성-글로벌 파운드리의 14nm FinFET 공정으로 새로운 칩을 만들 거라 밝혔는데 NVIDIA는 아직까진 TSMC 뿐이죠. 참고로 삼성은 2세대 14nm FinFET 공정의 양산을 시작해 꽤 안정적인 수입을 거둘 거란 이야기도 있습니다.

 

스토리지 쪽으로 넘어가 볼까요? 시게이트는 NAS용 8TB 하드디스크와 자사 최초로 헬륨 충전 방식을 사용한 10TB 하드디스크를 발표했습니다. SSD 쪽에선 머스킨이 500달러의 4TB SSD를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과 13TB 용량을 지닌 2.5인치 SSD의 발표 소식이 있습니다. 13TB짜리야 아직 일반인이 쓸만한 물건은 아니겠지만, 요새 TLC 낸드 플래시를 사용한 대용량 SSD가 꾸준히 나와주는 분위기입니다. 만약 용량 말고 성능이 더 필요하다면 CPU의 클럭을 높여 보세요. CPU 클럭이 오를수록 SSD의 4K 랜덤 액세스 성능이 향상된다는 벤치마크가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을 원한다면 이런 NAS를 써 보거나 M.2 SSD 2장을 2.5인치 베이에 꽂는 방법도 있습니다. 갖고 다니길 원하세요? 그럼 480GB짜리 휴대용 SSD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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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홍미 3 스마트폰

 

스마트폰에선 샤오미 이야기를 가장 먼저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샤오미는 2016년의 첫 제품으로 홍미 3 스마트폰을 발표했는데요. 가격에 비해 뛰어난 카메라4100mAh 배터리를 장착해 많은 관심을 받는 제품입니다. 또 이게 끝이 아닙니다. 스냅드래곤 650을 넣어 사용 가능한 통신사가 늘어난 홍미 노트 3도 발표했지요. 고급형 기종이라 할 수 있는 샤오미 미5도 서서히 그 윤곽이 드러나는 중입니다. 비록 작년 스마트폰 판매량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으나, 안드로이드 기반 커스텀 인터페이스인 MIUI의 사용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며, 20000mAh 보조 배터리에 이어 일반 충전지까지 계획하는 등, 당분간 샤오미의 행보는 멈추지 않을 듯 합니다.

 

샤오미의 경쟁 상대인 다른 중국 회사들은 어땠을까요?  2015년 스마트폰 통계를 보면 샤오미보다는 레노버와 화웨이의 규모가 더 큽니다. 레노버는 홍미 3와 똑같은 가격에 풀 HD 스크린과 스냅드래곤 616을 장착한 레몬 3 스마트폰을 출시했으며, 화웨이는 MWC에 맞춰 고급형 스마트폰인 P9를, 보급형 스마트폰으론 메탈 바디에 8코어 프로세서를 쓴 제품을 준비 중입니다. 또 샤오미가 노트북을 준비중이란 소문이 있었는데 화웨이도 메이트북이란 노트북을 4월에 출시해 맞불을 놓을 것이라고 하네요. 자체 개발 프로세서인 기린 930을 쓴 10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도 지난주에 출시됐습니다. 다른 회사의 경우 스냅드래곤 820을 쓴 누비아 Z11ViVo Xplay 5S흑백 카메라와 컬러 카메라를 모두 탑재한 스마트폰삼성 ISOCELL 센서를 쓴 중국제 스마트폰 Oppo F1 등이 관심을 모았습니다.

 

다음은 삼성과 애플 차례입니다. 갤럭시 S7이 방수 기능에 엣지와 플러스까지 3가지 라인업을 갖추는 건 여러 차례 나온 소문이고, 여기에 맞춰 안투투 벤치마크의 테스트 결과까지 공개됐습니다. 보급형으로는 신형 갤럭시 J1이 10만원 중반대에 나오네요. 갤럭시 A 시리즈를 위한 새로운 테마도 발표됐습니다. 애플은 애플 워치 2세대와 아이폰 7의 소문이 나왔지만, 이런 소문이야 늘 나오는 것이니 아직까진 두고 봐야겠지요. 다만 OLED 패널의 아이폰 적용 여부와 두개의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 특허가 과연 도입될 것인지는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이폰의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으니 애플 입장에선 뭔가 참신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겠지요. (아이폰에 6000A 전기를 흘려보는 참신함을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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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MWC 2016 티저 이미지

 

LG도 있습니다. 2월 21일의 MWC 2016에 맞춰서 G5를 발표할 것이라고 하네요. 스냅드래곤 820 외에도 USB 타입 C 포트를 썼다는 게 특징입니다. 주요 제조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신제품을 발표하는 MWC 2016니 이것 외에 다른 제품도 기대할 수 있겠지요. 루미아 브랜드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한 노키아가 안드로이드폰을 그때 내놓을지도 모르겠습니다. MWC 말고 다른 이벤트라면 구글 I/O가 5월 18일에 열린다는 소식이 있네요. 안드로이드 N과 함께 새로운 넥서스 스마트폰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구형인 넥서스 5X는 이미 가격 인하에 들어갔지요. 이것 외에 조회수가 높았던 제품 소식이라면 고급 승용차 벤틀리 에디션으로 만든 Vertu의 스마트폰, 중국 Chuwi의 Vi8 Plus 태블릿이 있습니다. 해상도는 1280x800으로 낮지만 아톰 x5-Z8300 프로세서에 USB 타입 C 포트를 쓰고 가격도 10만원 미만으로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는 제품입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도 볼까요. 2015년의 안투투 벤치마크 성능 순위를 보면 갈수록 스마트폰의 성능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그런 흐름에 맞춰 새로 나온 중급형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650은 왕년의 하이엔드였던 스냅드래곤 808을 넘어서는 성능을 갖추고 나왔습니다. 미디어텍 역시 이런 분위기에 따라 저가형보다는 하이엔드 제품군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미디어텍 Helio X20는 Cortex-A72 코어를 쓴 다른 프로세서보다 더 높은 성능을 지녔다는 이야기도 나왔지요. 중국 메이주에선 이 프로세서를 장착한 MX6 스마트폰을 최초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중급형에선 Helio P10 프로세서를 출시해 올 한해 100개 이상의 스마트폰이 나올 예정이구요.

 

모바일 쪽 뉴스의 마지막으론 마이크로소프트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8을 비롯한 구형 버전의 업데이트 중단에 이어, 윈도우 10의 다음 업데이트인 레드스톤을 준비중인데요. 여기에서 ARM 명령어 셋트 64비트를 지원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럼 윈도우 RT가 부활할지도 모를 일이지요. 서피스 폰이 ARM 계열의 스냅드래곤 820을 쓴다는 소문도 있구요. 보급형으론 루미아 750이 3C 인증까지 받았으니 곧 나올 듯 합니다. 하지만 저가형에선 스냅드래곤 외에 다른 프로세서를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락칩이 윈도우 10 모바일을 실행하는 태블릿을 전시했거든요. 여기에 iOS 앱을 윈도우 10으로 끌어들이는 시도가 성공하고, 다음 버전의 윈도우 10에서 화면 축소/확대 기능이 자유로워진다면 스마트폰부터 데스크탑까지 다양한 디바이스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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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 X70

 

카메라와 가전, VR 등의 소식으로 이번주 주간뉴스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니콘이 CES에 맞춰 D5D500을 발표했었는데, 지난주에는 후지필름이 신제품을 쏟아냈네요. 28mm 광각 렌즈와 APS-C 센서를 장착한 컴팩트 카메라인 X70, 새로 개발한 센서와 AF 모듈을 넣은 X-Pro 2 미러리스,

무게를 줄이고 처리 속도를 늘린 X-E2s, 손떨림 보정을 넣은 망원 렌즈인 XF 100-400mm, 플래그쉽 플래시인 EF-X500이 있습니다. 이것 외에 올림푸스가 PEN-F라는 클래식 디자인의 카메라를 곧 출시할 듯 하며, 펜탁스는 자사 풀프레임 카메라의 떡밥을 여전히 조금씩 뿌리고 있습니다. 액션 카메라 시장의 절대 강자처럼 보였던 고프로는 최근 매출이 줄어들면서 VR과 드론의 개발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하네요.

 

샤프는 세계 최초의 8K TV를 발표했습니다. 네이티브 8K는 아니지만요. 중국 LeTV는 초박형 45인치 4K TV를 발표했습니다. 모바일에 이어 가전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네요. GE를 중국 하이얼이 인수했다는 발표도 지난주에 있었지요. 고해상도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면 세계 최초로 4K 블루레이 타이틀이 출시됐으며, 디스플레이링크는 USB 포트를 통해 4K/60Hz 디스플레이를 두대 연결 가능한 컨트롤러를 공개했습니다.

 

VR에선 과거 지메일 서비스를 주관했던 구글 부사장이 VR 연구 개발을 직접 맡아 구글이 VR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내비쳤습니다. 요새 스마트폰에서 영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HTC도 VR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요. VR HMD인 vive를 4월에 출시할 것이라고 합니다. 벌써 제품 패키지가 공개된 오큘러스 리프트 CV1보다는 출시 타이밍이 좀 늦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