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늘(정확힌 어제) 경기시간이 6시로 바뀐지 모르고 있어서 양현종 등판일이여도 수원은 못가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경기일정을 보니까 6시로 표기되어있어서 잘하면 갈수있겠다 싶어서 바로 티켓 끊고 수원으로 달렸습니다.


위즈파크에는 밀리는 고속도로를 뚫고 어찌어찌 6시 10분경에 도착했는데, 위즈파크 주차장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안내요원들이 제지를 하더라고요. 자리가 하나도 없다면서.. 마침 그날 같은 주차장을 쓰는 수원 축구장에서 축구경기까지 같은시간에 겹쳐있어서 차가 만차였나봅니다.

지하주차장도 하나도 없고 좀 주차장에 대한 보강 필요성이 있다 싶었습니다 (챔피언스필드같은경우에는 거의 챔필 혼자서만 주차수요를 만드는데다가 지하주차장이 엄청나게 넓은데도 주말경기는 주차장이 거의 꽉 찬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야구장에 차를 갖고오시는 분들이 많다는거죠)


어쨋든 근처 노상에 주차를 권하길래 돌아봤는데 이미 꽉꽉 차있어서. 위즈파크 옆에 있는 홈플러스에다가 대놨습니다. 홈플러스도 자리가 그 높은 주차타워 통틀어서 7개인가밖에 안남아있어서 아주 간신히 차를 대고 바로 위즈파크로 뛰어갔지요 (그래도 홈플에 차를 댄 값은 치뤄야 하니 안그래도 필요했던 물티슈 여러개랑 비타민 워터를 경기끝나고 샀습니다)


사실 경기보다도 양현종을 보러 수원까지 간건데.. 표를 발권하고 콘코스에서 관중석으로 입장한 순간 믿을수 없는 광경을 봤습니다. 아직 2회밖에 안됐는데 양현종이 홈런과 장타를 연속으로 두들겨맞고 강판당한것.


정말 이게 진짜 일어나는일인지도 모르겠고. 그대로 울고싶은 심정이였습니다만. 그래도 멀디먼 수원까지 왔으니 경기는 끝까지 봤습니다.

2점홈런으로 3:6으로 쫒아갈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크게 나쁘다는 생각은 안했습니다만(양현종이 무너진거 빼고..) 6회를 넘어서 계속 실책과 어이없는 삼진이 연이어서 나오니 도대체 기아 선수들이 제대로 경기를 하려는 의지 자체가 없어보이더군요. 그냥 대충 하고 빨리 집에가고싶다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그래서 이범호가 느릿느릿한 타구를 잡으러 가는둥 하다가 그냥 놓쳐버렸을때 굉장히 화가 났습니다. 평범한 땅볼로 만들수 있는 타구를 안타로 만들어버렸으니까요)


당연히 기아 팬분들은 욕을 엄청나게 하고.. 10:3을 넘긴 대량실점으로 역전의 실마리조차 사라져버린 7~8회에는 어이없는 실책을 더이상 보기 싫으셨는지 거의 대부분이 나가버리셨습니다 (이날은 위즈파크 3번쨰 만원관중경기였다고 합니다)


저는 그래도 기름값이 아까워서 끝까지 보고 나오긴 했지만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정말 만원도 넘는 돈을 내고 그 시간을 투자해서 야구를 보러 오는 사람들한테 프로선수로써 도리가 아닌 경기를 펼쳤다는점에서 많이 화가 났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에선 관중들이 다 퇴장하실때까지 KT 응원가를 쩌렁쩌렁 울리게 틀어놓는데. 그 음악을 들으면서 양현종 유니폼을 입고 터덜터덜 홈플러스까지 걸어가니 옆에서는 KT팬인듯한 여성분들 몇분이 춤을 덩실덩실 추면서 가시더군요. 뭐라고 할수도 없고 엄청 착잡했습니다.


심지어 화가 나니까 배도 안고파서.. 그날 먹은거라곤 점심에 라면 한그릇밖에 없는데도 저녁은 안먹고 그냥 맥주 두잔만 연거푸 마시고 집으로 왔습니다.


KT가 버리는 경기에서 양현종이 붕괴한것도 그렇고, 막판에 선수들이 경기를 그냥 던져버린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저에게, 기아팬에게 있어서 슬픈 날이 아닐수 없겠습니다.

(게다가 오늘 경기중에 기아 응원석에서 한 여성분이 파울타구에 맞아 광대뼈쪽에 피를 흘리면서 실려나가신일도 있어서 분위기는 더욱 다운됐죠)


안그래도 차를 타고 오면서 지나가며 보인 위즈파크 위에 붉은색 만월이 걸려있는데. 눈물이 찔끔 나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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