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좀 찍기로 했어요. 근데 거기서 펜탁스 645Z를 유료로 대여해 주길래 같이 질러 봤네요. 그 사진이야 사진 게시판이 조금만 올리겠고 여기에선 장비에 대한 이야기만.

 

 

1. 렌탈 스튜디오

 

일단 렌탈 스튜디오 자체는 처음 써봤지만 스튜디오야 많이 가봤고 조명도 뭐 자주 써봐서 적응이야 뭐.. 다만 사진만 보고 자연광이구나 싶었는데 실제로 가서 보니 지하더라구요. 사실 이건 당연한 게, 자연광 스튜디오라면 그걸 대문짝하게 광고했을 터라.

 

그리고 스튜디오 룸의 컨셉이 컨셉이다보니 조금 지저분한 곳도 있었지만, 사장님이 워낙 친절하시고 편의도 많이 봐주시고 그래가지고 다음번에도 비슷한 컨셉의 촬영을 할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이곳을 갈것 같네요. 주소는 http://studiomilan.co.kr/

 

 

2. 펜탁스 645Z

 

샹님이 말버릇처럼 하시는 말씀이 로또되면 저한테 이거 사주겠다는 거거든요. 그리고 그 소리 들을 때마다 나 이렇게 크고 무거운 거 들고 다닐 자신 없으니까 그냥 돈으로 달라고 -_ㅡ) 이랬는데 어쨌건 써봤어요.

 

직접 잡아보니 놀랄 정도로 가볍더라구요. 실제 무게 자체야 중형답게 꽤 나가는 편이겠지만, 무게 배분을 잘했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립의 형태가 잡기 편해서 그럴까요. 손에 들었을 때 느낌이 D700+50.8D보다 무겁다는 느낌이 별로 없어요.

 

비슷한 일이야 다른 종류의 카메라에서도 일어나곤 하지요. 올림푸스 E-P5가 캐논 100D보다 가볍지만 직접 잡아보면 E-P5는 무게가 한쪽에 쏠려 있어서 묵직한데 100D는 분산돼 있어 그런가 가볍다고 생각되니.

 

인터페이스야 뭐 펜탁스 인터페이스가 뻔하니까 패스. 버튼 수가 이것저것 늘었으니 조작성은 오히려 좋겠고. 큼지막한 상단 정보창은 그 옛날 후지필름 S5프로나 니콘 크롭바디 플래그쉽 기종을 떠올리게 하더라구요. D700은 정보창 크기는 별로 안 큰편이라.

 

그립이 잡기 좋다는 건 앞에서도 말했고, 고무도 매우 푹신푹신해요. 니콘의 생고무 그립하고는 또 다른 느낌이데요. 지금껏 잡아본 카메라 중에선 가장 편했어요. 형태가 독특해서 세로로 두기에도 편하고. 사실 갖고 다니기 좋은 크기는 아니지만.

 

미러 쇼크도 거의 없어요. 판형이 크다->미러가 크다->미러 쇼크가 크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엄청나게 부드럽네요. 이게 과연 중형 맞나 데세랄 아니라 미러리스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장 인상적인 건 뷰파인더. 느낌이 확 달라요. 일단 크기가 크고 판형이 달라서 그런가. 그리고 찍어서 사진을 보면 이것도 그냥 느낌이 달라요. 저만 이러는 것도 아니고 사진 모델도 '뭔지 모르겠지만 그냥 있어보인다'고 그러더라구요.

 

이래서 판형이 깡패다 중형이 끝판왕이구나 싶지만.. APS-C에서나 쓰던 AF 모듈을 그대로 갖다 붙인지라 코딱지만한 측거점. 그리고 JPEG 파일의 용량 자체는 별로 안나가는데(15MB 정도) 이건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느린 프리뷰 속도는 어쩔 수 없는듯요.

 

하지만 이제는 샹님이 645Z 사주신다고 하면 전처럼 마냥 크고 무거워서 싫다고 거절하진 않을듯요. 덕분에 앞으로 사고 싶은 카메라가 펜탁스 풀프레임에서 펜탁스 중형 바디가 될것 같은 불길할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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