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갖춰진 인텔의 IoT 전략 부분

 

지금까지 인텔의 IoT 전략은 반도체 업계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인텔의 라인업 중 로운엔드 IoT 디바이스에 넣을만한 MCU(Micro Controller Unit) 제품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텔은 저전력 MCU용 프로세서 코어인 쿼크(Quark)를 발표했지만 MCU용 메모리 솔루션이 완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인텔의 IoT 전략은 중요한 IoT 디바이스용 칩이 빠져 있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동안이라고 말한 이유는 인텔이 1월에 열린 2015 International CES에서 거기에 딱 맞는 부품을 발표했기에 그렇습니다. 인텔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용으로 발표한 초소형 모듈인 퀴리(Curie)가 바로 그것입니다. 퀴리는 단추 크기의 기기에 넣을 수 있는 모듈로서 쿼크 SE 코어의 SoC(System on a Chip)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발표된 퀴리의 스펙을 보면 384KB의 플래시 메모리와 80KB SRAM이 내장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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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 크기의 디바이스에 넣을 수 있는 인텔의 퀴리 모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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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IoT 플랫폼에선 왼쪽 끝의 MCU 솔루션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 메모리는 로우엔드용 임베디드 MCU에선 특이할 것이 없는 스펙입니다. 임베디드용 MCU는 보통 임베디드 메모리를 쓰는 원칩 솔루션이라 그렇습니다. 임베디드용 MCU와 PC용 CPU(반도체적으로 보면 MPU)가 크게 차이나는 부분 중 하나도 바로 이 메모리 솔루션입니다. 컴퓨터용 CPU는 통상적으로 외장 메모리 칩을 사용합니다. 그에비해 일반적인 MCU는 다이에 내장된 임베디드 메모리를 사용합니다. 프로세서 코어와 I/O뿐만 아니라 메모리까지 넣은 완전한 시스템 온 칩입니다.

 

외부 메모리 칩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구조 덕분에 MCU는 소비 전력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작은 공간에 넣기도 쉽습니다. 대신 메모리 용량이 한정될 수밖에 없지요. 현재 MCU는 SRAM을 시스템 메모리로 쓰고 임베디드 플래시를 스토리지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100KB에서 몇 MB의 임베디드 플래시와 몇십~몇백 KB의 SRAM을 탑재합니다. 많은 경우에서 프로그램은 플래시에서 직접 읽고 실행하는 execute in place(XIP) 방식을 쓰며 SRAM에는 프로그램을 로드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MCU의 SRAM과 임베디드 플래시는 PC의 시스템 메모리와 스토리지의 관계와 크게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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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칩 솔루션의 MCU를 쓴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사례. 센서와 통신 외에 모든 것이 MCU에 들어갑니다.

 

인텔 퀴리의 메모리 스펙은 이 모듈이 다른 MCU처럼 임베디드 메모리를 사용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분명하게 그렇다고 단언하지 못하는 건 인텔 내부에서도 퀴리의 스펙이나 제조 기술에 대해선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아 그렇습니다. 그래서 온 다이 내장 메모리라 단언할 수는 없으나 스펙을 보면 거의 틀림 없을 듯 합니다. 

 

 

온다이 임베디드 메모리. MCU의 중요한 포인트

 

퀴리에서 유심히 봐야 할 점은 두가지. 하나는 퀴리가 온다이 임베디드 메모리를 사용하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퀴리가 임베디드 메모리를 쓸 경우 인텔의 제조 공정을 사용해서 플래시를 만들었는지 입니다.

 

이 두가지가 모두 맞을 경우 인텔 전략에서 큰 전환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아니라 해도 퀴리는 인텔이 MCU 타입의 제품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며, 중장기적으로 볼 때 임베디드 메모리를 직접 제공할 가능성도 시사하게 됩니다. 인텔의 모 관계자는 임베디드 메모리 기술에 대해서 전부터 계속해서 연구중이었다고 강조합니다. 

 

IoT나 웨어러블 반도체 칩에서 임베디드 메모리가 중요한 이유는 소비 전력과 제조 비용, 제품 크기에서 유리하기에 그렇습니다. 특히 전력 절약이란 점에서 장점이 큽니다. 외부 메모리에 연결하는 것보다 임베디드 메모리를 쓰는 것이 전력 소비량이 훨씬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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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IoT용 MCU의 사례

 

2014년에 요코하마에서 개최된 반도체 칩 컨퍼런스 Cool Chips에서 인텔은 쿼크 기반의 SoC인 Quark SoC X1000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거기서 Michael McCool(Principal Engineer, Developer Products Division, Technology Pathfinding and Innovation, Intel)은 임베디드 칩에서 CPU 코어는 전력 사용량이 가장 낮은 부분으로 이루어졌으며 DRAM 인터페이스가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Quark SoC X1000은 그래서 512KB의 임베디드 SRAM을 내장해 외장 DRAM을 쓰지 않고도 SRAM을 작업 메모리로 쓸 수 있는 스펙이었습니다. 퀴리는 이를 더욱 진행해 보다 작은 용량의 작업 메모리 SRAM을 탑재한 스펙이라 봅니다. 참고로 인텔은 에디슨에서실버몬트 CPU 코어를 탑재한 SoC를 사용했으며 이는 MCU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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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 플래시 메모리를 MCU에 통합하는 건 제조 비용에서 유리합니다. 칩 1개의 단가가 극단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은 IoT에서 비용 절감은 중요합니다. 

 

패키지 크기 역시 싱글 칩의 작은 다이이며 패키지를 줄여 실장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ARM은 그러한 사례로 작년에 열린 ARM Techcon 컨퍼런스에서 프리스케일의 MCU인 KL03을 선보였습니다. 이 칩은 골프공의 패여 있는 부분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패키지(2x1.6mm)됐으며 48MHz로 동작하는 Cortex-M0+, 32KB 플래시, 8KB 롬, 2KB 램을 갖추고 대기 상태에선 1uA(마이크로 암페어)의 전류밖에 소비하지 않는 초소형 원칩 Io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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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작은 원칩 IoT인 KL03

 

 

IoT용으로는 프로세스 기술 자체의 변화가 필요함

 

Quark X1000에는 외장 DRAM을 사용하지 않는 옵션도 준비했으나 작년까지만 해도 스토리지를 외부에 두는 식이었습니다. 인텔의 제조 공정에선 임베디드 플래시 솔루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텔이 쿼크를 발표해도 플래시까지 임베디드로 할 수 있는 MCU 제품을 갖추진 못했습니다.

 

만약 인텔이 임베디드 플래시를 만든다면 그것은 앞으로 IoT(The Internet of Things) 시장에 본격적인 반도체 제품을 투입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그것을 위해 반도체 공정 기술에도 크게 손을 댔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임베디드 플래시 기술이 있는 다른 파운드리에 퀴리의 제조를 위탁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 경우에ㅗ 중장기적으로는 직접 만들 수 있게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래 임베디드용 프로세스 기술은 PC나 모바일 CPU나 SoC의 프로세스 기술과는 필요한 요소가 다릅니다. CPU과 SoC는 로직 프로세스만 제공하면 되지만 MCU는 임베디드 플래시가 거의 필수이며 애플리케이션에 따라서는 아날로그 회로를 통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형 파운드리에서도 이러한 프로세스 기술 옵션은 보통의 로직 과정보다 몇세대 늦게 제공됩니다. 그래서 임베디드, IoT 전용 프로세스 기술 세대는 로직 프로세스 세대보다 꽤 늦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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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TSMC가 작년의 ARM Techcon에서 설명한 프로세스의 확장 기능과 제공하는 프로세스 세대의 차트입니다. MCU용 임베디드 플래시는 이 단계에서 65/55nm 공정까지 제공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상황에선 많은 MCU 제품이 180/150nm이나 90/80nm 공정의 세대로 만들어지며 65/55nm의 MCU는 아직 막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첨단 로직 프로세스와 IoT 전용 프로세스에는 차이가 있으며 제품에 사용되는 프로세스 기술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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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따른 프로세스 기술의 적용

 

그러나 IoT의 인기에 따라서 파운드리도 IoT용 프로세스 확장의 제공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IoT/임베디드용 프로세스 기술은 로직 부분의 미세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텔의 경우 만약 IoT 전용 프로세스 기술을 개발한다면 어떤 로드맵으로 이끌어 나갈지가 포인트입니다. 파운드리는 성숙된 구형 프로세스를 남겨 제조를 계속하고 있으며 그러한 오래된 공정에서 확장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텔의 제조 시스템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제조 물량을 새로운 공정으로 옮기는 식이었습니다. IoT 전용 프로세스를 도입하면 어떤 전략을 취하는지가 중요합니다. 

 

 

MCU와 MPU의 메모리 양의 차이에 따라 OS가 다르다

 

메모리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다르기에 MCU 타입의 제품과 CPU 기반의 SoC는 메모리의 용량에 차이가 있습니다. 임베디드 메모리의 MCU에서는 통상적으로 몇십 KB의 작업 메모리와 몇 MB까지의 스토리지를 다르지만 외장 메모리를 쓰는 SoC는 몇백 MB의 작업 메모리 DRAM과 몇 GB의 낸드 플래시 스토리지를 씁니다. 두 조합에서 메모리에 큰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디지털 카메라용 MCU를 보면 작업 메모리는 온 칩이지만 스토리지는 외장 낸드 플래시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DRAM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으면서 임베디드 SRAM을 사용할 수 있는 Quark SoC X1000 같은 방식의 제품도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나눌 순 없으나 일반적으로는 위와 같은 식으로 구분됩니다.

 

메모리의 차이 때문에 MCU와 CPU(MPU)는 실행되는 OS나 소프트웨어 스택이 다릅니다. 외부 메모리 SoC에선 안드로이드나 iOS처럼 메모리 사용량이 높은 복잡한 OS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내장 메모리 MCU에선 메모리의 사용량이 적은 임베디드/리얼타임 OS만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MCU와 CPU(MPU)의 큰 차이입니다.

 

ARM의 솔루션에선 Cortex-M 패밀리가 MCU 타입, Cortex-A 패밀리가 CPU 타입입니다. 그래서 Cortex-M 패밀리에선 대용량 메모리와 기능이 풍부한 OS를 쓰는 데 필수적인 메모리 관리 유닛이 없습니다. Cortex-M은 아예 임베디드 메모리와 임베디드/리얼타임 OS를 목표로 설계돼 있습니다. ARM의 솔루션에서는 분명하게 OS와 기능의 범위에 따라 Cortex-M과 Cortex-A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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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에서 운영체제의 구분. 임베디드/리얼타임 OS는 Cortex-M, 리눅스나 안드로이드는 Cortex-A로 구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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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에선 OS에 따라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범위가 다릅니다.

 

인텔은 이번 퀴리에서 임베디드/리얼타임 OS의 MCU를 위한 제품을 제공할 생각이 있음을 밝혔습니다.

 

 

앞으로는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로 IoT가 극적으로 바뀔 것 

 

MCU의 임베디드 메모리에 존재하는 이러한 제약은 IoT의 소프트웨어 스택과 프로그래밍 모델의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메모리 업계에선 이러한 한계도 앞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직에 넣기 쉬운 새로운 종류의 비휘발성 메모리를 임베디드 플래시 대신 MCU에 포함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그런 시도와 제품화가 그동안 여러번 벌어졌으며 그런 움직임이 본격적화될 수 있습니다.

 

작년 8월에 열린 플래시 메모리의 컨퍼런스 Flash Memory Summit 2014에서는 IoT 디바이스를 위한 비휘발성 메모리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세션이 열렸습니다. RRAM(또는 ReRAM, Resistive RAM: 저항 변화 메모리)이나 "STT-RAM(또는 STT-MRAM, Spin-Transfer Torque RAM: 스핀 주입 메모리) 등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를 IoT용 반도체 칩으로 통합하는 가능성이 거론되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메모리 기술은 메모리 용량을 크게 늘릴 뿐만 아니라 성능도 높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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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 Memory Summit 2014에서 Crossbar가 공개한 슬라이드. IoT를 위한 PRAM의 장점

 

새로운 비휘발성 메모리가 IoT에 쓰기에 알맞다는 견해가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텔의 Michael McCool(Principal Engineer, Developer Products Division, Technology Pathfinding and Innovation, Intel)은 Cool Chips에서 쿼크 기반 제품을 가리켜 "새로운 메모리 기술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는 액티브 상태에서 대기 모드로 가면서 메모리에 저장된 내용을 따로 보관할 필요 없이 간단하고 빠르게 모드 전환이 가능합니다. 대기 모드인 경우가 대부분인 IoT 디바이스는 비휘발성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이 전력 절약에 효과적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STT-RAM과 RRAM 같은 새로운 비휘발성 메모리는 작업 메모리로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전력을 많이 쓰는 대용량 SRAM도 불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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