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데 최근에 봤던 영화 후기나 올리려 합니다.


스포 있으니 아직 관람하지 않으신 분은 읽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인투 더 스톰]과 [메이즈 러너]를 보았습니다. 둘 다 재미있게 관람했네요


일단 [인투 더 스톰]은 재난영화죠


스케일로만 따졌을 때는 지구의 절반을 얼리는 투모로우나 그냥 지구가 물에 잠기는 2012에게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지만 


하늘에서 내려와 주변의 모든 것들을 휩쓸어버리는 슈퍼 토네이도는 그 순간 만큼은 다른 영화들에 꿇리지 않는 영상을 제공합니다.


줄거리는 그럭저럭 입니다. '재난'이라는 키워드에 빠지지 않는 가족애를 중시한 영화라고 할 수 있죠. 왕도물이에요


한가지 의외인 것은 이 영화의 또다른 주인공인 다큐멘터리 감독인 '피트'입니다.


작중내내 싱경질적이고 괴팍한 면모를 보이죠 태풍덕후...


보통 재난 연화에서는 재난 자체가 악역의 역할을 대변하는 듯한 구도를 취하게 됩니다. 덕분에 악역이 있어도 별로 비중이 크지 않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어지간한 조력자 위치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주연이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재난 영화인 만큼 인명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는데 태풍에 사람들이 마구 휩쓸리면...(나중에 하늘에서 사람들이 비처럼 쏟아질거 아닙니까...) 영상미가 떨어지니까 일부러 중간에 취재팀에서 희생자를 내고 피트의 행동변화로 관객들에게 인상을 남기려고 한 모양입니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피트'의 목적은 '태풍의 눈'안을 촬영하는 거였는데


후반에 희생자가 나오고 주인공 일행과 헤어지게 되는데 이때 태풍을 쫒느냐 아니면 주인공 일행을 도우러 가느냐 선택지가 발생합니다.


물론 앞서 사람이 죽었으니 도우러 가죠 그리고 멋지게 휩쓸려서 결국엔 태풍의 눈을 촬영하는데 성공합니다. 성층권에서요...


좋아할 수는 없는 인물이지만 그 장면에서는 순간적으로 찡하더군요. 명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간은 그래비티가 떠오르기도 했구요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중후반부의 파이어 토네이도...와 쿼드 퓨전 토네이도....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다음은 메이즈 러너입니다.


제목은 미로를 달리는 사람들인가요? 모든 것을 표현하지는 않지만 괜찮은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보고 느낀점이 몇가지 있는데 


첫번째는 기억상실증은 무척 편리하다... 


후반에 진상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세계관이 무척 좁아요 그런데 등장인물들이 죄다 기억상실증이라서 문제가 안됩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무척 궁금하긴 한데 다들 이름 뺴고는 기억이 안난다고 하니 좀...그렇습니다. 답답하달까요?


두번째는 인물들이 굉장히 상징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이 영화의 인물들에게 감정이입하기란 정말 힘듭니다. 


만약 제가 기억이 모두 소거되서 미로에 떨어져봤다면 모를까.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한한 호기심과 미로에서 나가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듯이 움직입니다. 중간에 괴물도 나오는데 살아돌아온 인간이 없다고 하면 조금은 쫄법도한데 이 주인공은 그런거 없고 일단 닥돌해서 구르고봅니다. 원작은 안봐서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영상화되면서 변화한게 아닐까 의심이 되네요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군요


인물들이 상징적이라는 의미는 중요 인물들마다 상징하는 바가 느껴진다는 의미입니다. 인물들마다 사상을 하나씩 가지고 있죠 


특히 주인공인 토마스와 갤리의 갈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토마스는 미로에 갖혔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빠져나갈 궁리만 합니다. 반면에 갤리는 미로안에서의 생활도 문제가 없는데 어째서 굳이 그리버(괴물)가 득실대는 미로로 가냐고 따지죠 


이외에도 리더였던 알비의 사상인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고(출구가 없다는걸 알지만서도) 안정과 규율을 토대로 생존하자 (갤리와 비슷합니다.)

3년간 돌아다녀 미로의 미니어처를 만들정도로 미로에 대해 빠삭하지만 그래도 매일 미로로 달려가는 서번트 증후군 민호가 있습니다.


이들이 미로를 빠져나가는 것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지만 지도를 갖고 있는데 왜 빠져나가질 못하니

등장인물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간접 메시지라서 줄거리는 그닥 중요하지 않습니다. 미로를 빠져나가는건 기정사실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영화를 다 보고나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거대한 문제를 대함에 있어서 나는 누구와 같이 행동하나'를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결론은 [일단 도전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하며, 돌아가는 것을 염두하지 않는 것]


영화니까 저런 멋진 구도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흉내정도는 내봐야겠습니다.


꽤 감명깊게 봤구요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Ps.진짜 세계관이 종료 5분전에 나오는걸로 보아 시리즈물이 될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