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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청역 옆에 교다이야라는 우동집이 있습니다. 서울에선 최고 수준의 우동집으로 취급받는 곳인데요. 오늘 렌즈 사러 이쪽 동네까지 나온 김에 좀 기다려서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면을 반죽하고 칼로 자르는 모습을 밖에서 볼 수 있도록 유리창이 나 있습니다. 그만큼 면에는 자신이 있다는 소리겠지요. 뭐 나중에 말하겠지만 면에 자신을 가질만한 이유는 충분합니다.

 

밥먹기 전부터 마음에 안 드는 것 하나. 3시에 점심 영업이 끝나고 5시에 저녁 영업을 시작하길래 5시 딱 맞춰서 갔거든요. 그런데 가게 앞에서 한시간을 기다렸습니다. 뭐 대기가 많아서 기다리는 것 까진 그런갑다 해요.

 

그런데 홀에 자리가 생기면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순서대로 들여보내는 게 아니라. 홀에 사람이 다 빠질 때가지 기다렸다가 들여보내는 식이더라구요. 안에 있는 자리가 한 6개 정도 되니까 한번에 다 빠져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뭐 그렇다고 해서 안에 들어가자마자 요리가 딱 나오는 것도 아니고. 들어가서는 또 주문한 게 나올 때까지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어요. 그럼 도대체 왜일까요. 그릇이 딱 6개 테이블분밖에 없어서 설거지하느라 그런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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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있을 때 주문은 미리 받습니다만, 위에서 말한대로 대기 방식이 괴상한지라 딱히 주문을 미리 받는 장점은 없습니다.

 

허나 가격대는 나쁘지 않아요. 우동에 유부초밥 2개를 더한 게 8천원이고. 튀김을 추가하는 것도 4천원이면 나쁘지 않잖아요? 면 양도 자유라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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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을 기다린 끝에 나온 우동. 가께우동에 정식으로 튀김을 추가했습니다.

 

국물: 뭐. 그냥. 평범해요. 먹을만 하네요.

면: 부드럽고. 쫄깃하고. 괜찮네요.

유부초밥: 주연이 아닌 조연이 뭐 이정도면 됐지요. 주 요리를 해치지 않는 양념 수준으로 괜찮네요.

튀김: 너무 기름지지 않고 바삭하게 잘 튀겨졌네요.

 

문제는 이거에요. 이 가격대에 이 정도면 가성비는 좋지만. 과연 이것이 1시간을 기다려서 먹어야 할 맛인가?

 

분명 맛은 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맛이랄까요. 그런데 제 입맛이 까탈스럽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딱 이 수준까진 아니어도 여기서 한 2% 정도 부족한 맛(?) 정도는 서울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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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하카다 분코가 한참 때 줄을 섰던 시절이 여기와 비교되지 싶은데. 그래도 그때 하카다 분코는 하카다 분코만의 독특함은 있었거든요.

 

다른 우동집과 비교하자면. 마루가메 같은 곳은 음식도 빨리 나오고 개인적으로는 오니기리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한국에서 그렇게 나오는 곳은 아직 찾지 못해서. 겐로꾸 우동은 니꾸 우동이 엄청 자극적이고. 카네마야 제면소도 맛이 뭐 나름 특징적이라 싶은데.

 

근데 여기는 맛은 있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다들 무난하게  맛있는거고 기다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저는 두번 다시 올 일은 없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