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꼬여서 미치겠는 댄옹입니다. 요즘 게시글도 뜸하고 해서 존재감이 점점 사라져만 가는데 저 아주 잘 살아있습니다.


요즘들어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다른 이유는 아니지만 예전보다 피로감이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집에 와서는 침대에 등만 대면 곯아떨어질 정도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자려고 하면 3~40분, 길게는 두 시간 이상은 꼭 뒤척거립니다. 더운 날씨 때문이라서 그렇기도 하겠습니다만 옆방에서 아버지께서 늦게까지 컴퓨터를 붙들고 있는 일이 많아지다보니 'Dany야' 하고 부르면 즉각 뛰어나가야 하는 '근접경호조' 역할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에서든 사무실에서든 한 번 근접경호조는 영원한 근접경호조인가 봅니다.

때문에 불안 증세가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부른 걸 들은 것 같은데 안 불렀다고 하는 경우도 있구요. 의식 못 하는데 불만 섞인 말투가 나오고, 표정이 어둡다는 얘기들이 많아집니다. 정말 잘 조절했는데 또다시 우울증에 빠지는 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또 다시 정신과에 가야 한다면 전 분명히 '정신병자' 로 낙인찍힐지 몰라요.


다음으로 DDR 플레이와 발 얘깁니다.

평일 퇴근이 늦어지는 이유도 있겠습니다만 건초염으로 걷기조차 어려운 통증을 한 번 경험했던 만큼 주말에만 '바짝' 플레이하자는 방침으로 토/일요일에만 열심히 플레이했습니다만 기어이 이 놈의 왼발은 또 다시 말썽을 부리고야 말았습니다. 걸을 때마다 당기고 쑤시는 게 보통이 아니었기에 기계 넣은 것 care 해 주러 간 길에 지난번에 봤던 곳에 다시 진찰을 봤습니다. 건초염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답니다. 관절내주사 맞고, 엉덩이주사 맞고, 물리치료도 받고..1주일치 처방약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처방약 중에 못 보던 게 있네요. '노스판 패치 5ug/h'. 이게 무엇인고 하니 서방정 기술의 창시자이자 옥시콘틴 같은 경구용 서방형 마약성진통제로 임상계에서 승승장구 중인 먼디파마의 신제품이더랍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펜타닐 같은 '마약(중추신경의 마약수용체 전반에 다 작용하는 약물)' 은 아니지만 마약수용체 일부에만 작용하는 부분작동약인 부프레노르핀의 7일 지속성 패치라는군요. 다스려야 할 통증이 이제 급성이 아닌 만성으로 진행중인 것을 감지하셨나봅니다. 

관리가 필요한 만성통증에 마약성진통제 내지는 그 유사체를 사용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만성화된 통증은 그 부위만이 아닌 중추신경 차원에서 억제하지 않으면 흔한 소염진통제인 NSAID(Non-Steroid Anti Inflammatory Drug,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용량을 아무리 늘려도 부작용만 심해질 뿐 반응이 미미한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장기간동안 미량으로 투여량 조절이 잘 되고 오남용 우려가 적은 패치 등의 제형으로 마약이 아닌 마약수용체 일부에만 작용하는 부분작동제를 장기간 조절이 필요한 통증에 사용하는 예가 늘고 있고 삶의 질 향상이라는 의미에서 꽤 조은 치료성적이 있다고 합니다. 국민건강보험에서도 장기간 계속되는 통증 조절의 목적으로 최소용량의 경피작용형 마약수용체 부분작동제의 보험급여를 허용하고 있다고 하니 그리 심각한 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이랗게 계속되는 염증 증후가 단순히 아킬레스건 주변조직만이 아니라 건 자체의 염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심한 통증이 더 계속된다면 MRI나 초음파 같은 보다 정밀한 진단이 필요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예고 없이 어느 한 순간 탁 끊어져버리는 일도 꽤 있다고 하구요.

전문적으로 스포츠손상을 보는 병원으로 가서 제대로 진단을 받아볼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MRI나 초음파 같은 진단은 꽤나 비싼 데다가 운동능력평가 같은 건 보험도 안 된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수영아니 필라테스같은 다른 운동을 해 보라는 얘기도 합니다만 그런 운동들은 게임장 가는 것보다 돈이 더 많이 듭니다. 가까운 곳에도 없어요. 게다가 집에선 운동부족으로 아픈 건 운동 해서 풀어야 한답니다. 그래서 산에 가재요. 산에 가면 다 낫는답니다.


내일이면 8월입니다. 여느 때처럼 마지막 주에 휴가를 잡았어요. 예전처럼 1주일 꽉 채워서 휴가가 못 나올 가능성이 높아서 일단은 다음 주 초에 확정이 될 일이겠습니다만 토,일 끼고 4박5일 큐슈행은 예정대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주 후반을 집에서 쉬느냐 아니면 출근을 하느냐는 뚜껑이 열려 봐야만 알 것 같아요. 


몸도 마음도 힘듭니다. 진 빠지는 여름철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주변의 기대가 더더욱 힘 빠지게 하는 요즘입니다.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