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넷님 글과는 조금 다른 논조일지도 모르겠지만, 인터넷에 흔히 돌아다니는 말이 MS가 일부러 불법복제를 방조했기에 개인유저는 윈도우를 그냥 써도 된다는 말이 있더군요. 좀 보면 웃긴게, 이미 1976년 빌게이츠는 "An Open Letter to Hobbyists" 라는 편지를 통해 불법복제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밝혔지요. 여기 어디에도 불법복제를 옹호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시 이 편지는 업계 전체에 관행(?)에 대한 도전이었지요.

그리고 만약 MS가 불법복제를 방조했다면 현재 모든 소프트웨어사는 자사의 프로그램에 대해 불법복제를 방조한것과 다름없습니다. 오피스나 그래픽툴같은 업무용 소프트웨어부터 게임같은 철저한 개인용 소프트웨어까지 말이죠. 예전부터 지금까지 다른 어떤 회사도 MS 소프트웨어 수준의 저작권 보호 의지를 보여온 회사는 없었으니깐요. 그냥 단순히, EA에서 만든 게임이 웹하드에서 돌아다닐때 EA에서 별 행동을 안보인다고 해서 걔네들이 불법복제를 방조하면서 자사 게임의 무료 사용을 조장하는 행위는 아니라는겁니다.

저는 나무넷님 의견에 대체로 동조하는 편입니다.

어떤 책에서 본 내용인것 같은데.... 그때 마소에 관해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 마소가 처음에 자신이 원하진 않았지만
불법복제로 MS-DOS가 시장 점유율을 많이 차지 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내용이 있더군요.

아마 마소도 불법 복제 자체를 원하지는 않았지만 과거의 경험을 비추어 볼때 물건하나 더 팔자고 점유율을 내리는건
더 위험한 짓이라는걸 충분히 알고 있으리라 봅니다. 그때의 점유율이 없었다면 지금의 마소도 없겠지요.

어도비나 오토 데스크 제품의 경우도 비싸게 파는 이유가 어짜피 일반인은 쉽게 사갈 물건도 아니고 이걸 모두 규제를
해버리게 된다면 쓰는사람이 상당부분 줄어들기에 말로는 규제를 외치면서도 사실은 어느정도 묵인하고, 대신에
실 구매층에서 확실하게 판매를 해서 ( 고가로 )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불법복제를 정당화 한다고는 볼수 없습니다. 남이 공들여서 만든것을 그냥 가져간다는건 확실히
합당한 일이 아니지요. 제 친구도 프로그래머가 있는데 피똥싸며 개발했더만 판매 직전 불법복제되어서 사장되고
6개월치 월급떼이고 회사를 나가더군요. ( 지금은 딴동네에서 잘살고 있습니다. )

거창하게 프로그램 까지 가진 않더라도 자기가 공들여 시간을 투자해 글을 작성해서 기글 스페셜 게시판에 글을
올렸는데 그걸 누군가 가져다가 자기가 쓴 글인냥 마음대로 사적으로 이용해 버린다면 참 허망하겠지요.

이런 부분에서는 유저들도 반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게임을 보게되면 돈주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다들 재미없는 게임에 돈들이는게 아깝다고 하지만 사실 게임 재미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려면 데모버전도 충분하지
않습니까? 즐길대로 다 즐겨 놓고서는 재미없다고 돈아깝다고 하는것도 웃기지요.

그렇게 돈아까운 물건이면 그냥 복사해다 즐기지 말아야 하는게 옳은일이 아닐까요?

사실 핑게가 좋아서 그렇지 정품 구입을 하지 않는건 공짜로 구할수 있는데 돈들이기 아까워서가 아닐까요?
그돈이면 옷도 살수 있고 모아서 하드웨어를 바꾸거나 술한잔 할수 있는 돈이니 말입니다.
불법 복제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구차한 변명으로 뻔뻔해 지지는 말자는 거죠.

물론 저도 불법복제 소프트를 쓰고 있는 입장이라 그리 떳떳하진 않지만 복제쓴다고 당당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당당한 인간들이 문제가 있는 것이죠. ( 정품쓴다고 바보 취급하는 인간들은 좀 맞아야 한다고 봅니다. )

기업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실 수요층을 만들지 못하고 변질된 판매를 하는것도 문제고 유저도 자신의 편의만을
위해서 위법을 저지르니 어느 한쪽만을 탓할수는 없지만 둘다 공생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타협안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이거..링크를 해둬야 할 정도로 멋진(?) 글 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