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탄산수를 사랑해요.

 

원래는 중2중2할때 풋 닥터 페퍼 따위... 하면서 가끔 카페에서 페리에를 마시던 된장질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사이다나 콜라가 너무 달아서 -_-

 

근데 도길도길한 독일이라면 탄산수가 콜라와 같은 가격에 팔리겠지만, 한국에선 이상하게 들어간 것도 더 없는 탄산수가 비싸서...

 

 

...까지 어디서 보신 것 같다면. 맞아요. http://gigglehd.com/zbxe/11299649 여기서 썼던 것을 복사해서 붙였습니다.

 

그냥 속 편하게 탄산수를 마시려면 트레비나 초정리 광천수를 마시는 게 최고인데, 날마다 깡통이나 페트병이 나오는 건 좀 아닌 것 같고 부담도 되고.

 

하루이틀 마시고 치울 게 아니라 매일매일 마실 거라면 좀 더 저렴한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는데. 자작을 했던 분이 그보다는 그냥 탄산수 만들어주는 기계가 낫다고 하시는지라 그쪽으로 기웃거리다가.

 

기글의 착한 '아빠'가 던저준 링크를 보니 이런 게 있더라구요.

 

십만원짜리 기계와 24+5개 카트리지를 더해서 7만원에. http://market.ddanzi.com/index.php?mid=gakaMain&act=dispShopProductDetail&product_srl=1376269

 

탄산차저를 48개씩 한개당 오백원꼴에 판매. http://market.ddanzi.com/?mid=gakaMain&act=dispShopProductDetail&product_srl=1400242

 

그러니까 기계는 두고두고 쓴다 치고. 대충 1리터에 오백원이라면 이게 속이 편하겠구나 싶어서 질렀습니다.

 

결재를 했는데 배송했다는 말도 없고 이거 뭐 산게 맞나 싶더니 배송은 후다닥 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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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와 24개들이 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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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저 1박스는 키트에 같이 들어있는 거고, 나머지는 제가 따로 구입한 것입니다. 24개들이 박스 2개를 묶어 파는걸 2묶음 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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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를 열어보면 통이 두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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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수를 제조-보관하는 통과 뚜껑입니다. 통은 크기가 2종류.

 

저 물병은 엄청나게 딱딱한 플라스틱이고 뚜껑 역시 그렇습니다. 탄산이 새어나가지 말라고 그렇게 만든 것 같은데 떨구면 바로 깨질 것 같네요.

 

페트병이 적당히 유연성을 줘서 떨궈도 멀쩡하니까 그쪽이 더 나을텐데..라고 생각해 보지만. 유연성을 넣으면 장기간 사용할 경우 변형이 생기니 역시 무리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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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탄산수를 제조하는 주입기와 5개들이 차저가 또 있네요.

 

사실 저 주입 시스템이 저 공식 판매가 10만원의 핵심입니다 -_-) 제가 산 곳에선 24개 차저를 주니까 스타터 키트가 5만원 좀 넘는 셈인데.

 

그 중에서 제조 원가는 20% 정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일단 저 주입기 자체는 제법 나쁘지 않게 만든 것 같지만 그래도 5만원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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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만들어 보지요. 1리터짜리 작은 병에 차가운 물을 채웠습니다. 물이 차가울수록 좋다고 하네요.

 

저는 일부러 강한 탄산수를 마셔볼려고 처음부터 작은병만 썼습니다. 지금도 큰병은 그냥 봉인.

 

앞에서 병이 딱히 마음에 안든다고 그랬는데 병의 주둥이 크기가 묘한지라, 저걸 대체할만한 병은 찾기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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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입기를 꽉 닫아 줍니다.

 

이짓을 반복하다가 언젠가는 병이 깨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그럼 뭐 큰병에 부어서 만들어야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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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5개짜리 차저를 뜯어 봅시다. 작고 예쁜 봄베가 나오네요.

 

알루미늄 캔이 아무리 재활용이 잘된다지만 매번 그걸 버리는 것도 좀 자원 낭비인것 같아서 직접 만드는 쪽으로 갔는데.

 

저 봄베가 두께가 제법 나온다는 걸 생각하면, 이거나 저거나 버리는 알루미늄의 양은 똑같을 것 같네요.

 

그리고 차저 제조 원가의 80%는 봄베가격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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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 뚜껑에는 작은 구멍과 긴 구멍이 있는데 긴 구멍을 통해 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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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렇게 들어가지요. 작은 구멍은 나중에 저 녀석을 꺼낼 때 손가락을 집어넣는 용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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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뚜껑을 끝까지 끼우면 뭔가 간지나는 소리와 함께 탄산이 물에 주입됩니다.

 

이거 볼때마다 신기해요.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공돌이의 공돌한 마인드를 충족시키거나, 중2병을 증폭시키는 용도로도 매우 좋습니다. 뭔가 변신장면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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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입은 금방 됩니다. 그럼 윗 뚜껑을 열고 왼쪽의 동그란 손잡이를 밀어서 원위치시킨 다음. 작은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서 빼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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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베 가운데에 구멍이 나 있지요?

 

키트를 조립해서 돌리면 저게 아래로 내려가면서 구멍이 나고, 거기로 이산화탄소가 주입되는 식이라고 보면 될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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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탄산수입니다.

 

뚜껑을 열면 뭔가 팍- 하면서 탄산이 퍼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여린듯 은은하게 비강 점막을 자극하는 방구 냄새가 납니다.

 

진짜에요. 제 코에는 방구냄새같더라구요. 물론 시간이 좀 지나면 사라집니다.

 

맛은... 트레비나 페리에와 비교하면 이건 좀 묵직하네요. 일단 레몬이나 라임 향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물+탄산인데다, 이게 탄산이 좀 더 들어간다는 것도 있을듯요.

 

다만 트레비 한모금 저거 한모금 마시고 있으면 솔직히 어느 쪽이 더 좋다 이런건 모르겠어요.

 

그저 이게 초기 투자 비용이 좀 들어가서 그렇지 나중에 차저만 사서 야금야금 쓴다면 그나마 싼 편이라는 거.

 

저처럼 생수는 무제한으로 공짜로 마실 수 있는 환경이라면 더더욱 이쪽이 부담이 덜하지요.

 

한국처럼 탄산수 가격이 영 애매한 곳에서나 쓰이는 틈새 시장용 아이템이 되겠지만요.

 

여름에는 레몬에이드를 저기에 타먹는다던가 커피도 저기에 타먹는다던가 뭔가 다양한 용도를 생각해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