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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다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산 이 핸드폰을 잘 쓰고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이것저것 다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라는 범주에는, MP3부터 PMP까지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밖에 있을 때는 항상 이어폰을 들고 다녔었습니다. 이어폰으로 뭔가를 듣건, 안 듣건 간에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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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기본으로 번들되는 이어폰입니다. 8달동안 이 이어폰을 썼지만 못 쓸 정도는 아니었어요. 뭐 번들이 항상 다 그렇지만(...) 딱 쓸만한 정도의 품질은 나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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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점. 저 핸드폰의 볼륨 조절 버튼은 워낙 극과 극인지라, 음악을 들을때 버튼으로 조절을 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따라서 번들의 볼륨 조절을 '반드시' 사용해야만 하는데, 이 이어폰이 그 부분이 불량이라서 음량이 95%~70% 사이에서 왼쪽 이어폰의 소리가 나가버린다는 것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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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샀습니다. 볼륨 조절, 커넥터 1자형, 이렇게 골라내니 그나마 살만한게 이것밖에 없는것 같더군요. 문제는 여기서 중요한건 이어폰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로, 삼성 20핀을 3.5파이 이어폰 잭으로 바꿔주는 커넥터가 중요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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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구입했던 것은 바로 이것. 옥션 가격 천원. 3개를 샀는데 한개가 불량이라 이어폰 왼쪽 소리가 아예 안 나왔었습니다. 뭐 싼게 비지떡이랴 생각하고 그정도는 그냥 넘어갈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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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싼게 비지떡. 일단 커넥터 모양 때문에 저렇게 한번 접혀줘야 하는데 저 부분에서 삑사리가 잘 나서, 결합이 뒤틀리면 이어폰에서 소리가 안 나고 외장 스피커로 소리가 출력된다던가 하고 -_- 이어폰과의 연결 부위는 결합이 견고하질 않아서 조금만 돌아가도 바로 잡음이 나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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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옥션에서 3800원에 판매되던가 했던 것입니다. 보시다시피 천원짜리보다는 좀 더 비싸 보입니다. 가격이 좀 쎄다보니 이번에는 2개만 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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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잭이 핸드폰 위쪽 방향으로 나 있어서, 선정리는 좀 쉽습니다만, 딱딱한 것이 옆에 툭 튀어나와 있다 보니 은근히 불편합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이것 역시 천원짜리와 똑같은 문제가 있다는 것. 천원짜리보다는 그나마 견고한 편이지만 불만은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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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큰맘먹고 아예 정품으로 갔습니다. 삼성의 DMB/뮤직 컨트롤러, 거금 15000원. ...문제는, 저기 리모콘의 볼륨 조절, 앞으로/뒤로, DMB 버튼, 재생/정지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아니 뭐 DMB야 없으니까 그려려니 하고 앞으로/뒤로도 넘어갈 수 있지만. ...볼륨 조절이 안된다니 이건 좀 너무하다 싶었으나 핸드폰이 특이한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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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구입한 이유는. 앞서 거론한 모든 문제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0핀 연결부위는 아무리 누르고 비틀고 돌려봐도 멀쩡하고, 이어폰 연결부위 역시 아무리 돌리고 비틀고 휘어봐도 소리에는 전혀 지장이 없더군요.


지금까지 쌩 돈을 날린 것을 전부 다 더했다면, 이 삼성 정품 컨트롤러를 하나 더 살수 있다는 계산 -_- 이 나왔습니다. 돈이 아까운건 미뤄 놓고서라도, 확실히 돈값을 하는 삼성 정품 컨트롤러와, 역시 돈값을 하는 저렴하고 품질 나쁜 커넥터들(...)을 보고 있으니 이런 의문이 들더군요.

도대체 그런 차이는 어디서 나는 것인가. 그래서 직접 뜯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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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시 이것부터입니다. 커터칼로 벌렸더니 매우 간단하다 못해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쉽게 쪼개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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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자마자 든 생각. 과연, 천원짜리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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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런 종류의 커넥터에서 필요한 것은 왼쪽, 오른쪽, GND? 뭐 이정도니까 그리 복잡한 배선이 들어갈 필요는 없겠지요. ...라고 저 횡한 구조를 스스로 납득시키려 노력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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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건 이렇게 황량한 구조이다보니 조금만 비틀고 하면 바로 지직거리는게 이해가 바로 되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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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건 사용하지 않는 핀까지도 다 나와 있더군요. 분명 삼성 20핀의 데이터케이블이나 충전용 젠더에 들어가는 부품을 사다가 이런걸 만들어서 그런 거겠지요 -_- 뭐 그것 역시 정품은 아니겠지만. 정말 정품하고 비정품하고 삽입할때의 느낌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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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3800원짜리입니다. 이녀석 역시 분해는 매우 쉬웠습니다. 저 케이스가 고무 비슷한 말랑말랑한 재질이라서 그냥 커터컬로 쑤시고 제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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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어보자마자 놀란 것은 오오 기판이 있다!. ...생각해보니 3.5파이 포트를 달기 위해서라도 기판은 필요하겠지요. 이것 역시 배선은 왼쪽(L), 오른쪽(R), GND 이렇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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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이쪽도 별로 특이할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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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사용하지 않는 데이터/충전용 핀까지 전부 빼곡하게 나와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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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원래대로라면 이제 이걸 뜯어야 되겠지만. ...오늘 새로 산 15000원짜리. 그것도 써야 하는걸 뜯을 정도로 부르주아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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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걸 뜯어보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쓰기도 싫고, 상태도 안 좋지만, 삼성 정품은 정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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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터칼로 긋고 쑤시고 하면서 왜 이렇게 칼이 안 들어가냐고 궁시렁거렸는데, 알고 보니 고무 재질 안쪽에 플라스틱이 하나 더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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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칼로 아무리 그어봐도 칼날 이빨만 나가지 변화없음. 결국 니퍼를 들고 와서 조각을 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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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조각 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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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 기판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추가로 전선들의 수준이 장난이 아니에요. 뭐 리모콘 때문에 나갈 신호선이 좀 더 필요하긴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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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조각내 뜯으면서, 이것만으로도 잡음이 안 생기는 이유는 알겠다 -_- 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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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좀 깔끔하게 뜯어보고 싶었지만, 도구를 험하게 쓰다보니 전선은 끊어지고 납은 잘려나간것부터 시작하여 떨어져 나간 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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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분리 완료.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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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골이 말이 아니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진 않고. 중요한건 앞에서 뜯었던 것들과의 비교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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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은 이미 너덜너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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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입니다. 이쯤에는 전선은 완전히 포기. 이제 저 커넥터의 금속판도 빼야 되겠는데 그것 역시 만만치 않더군요. 앞에서 뜯었던 것들이 너무 쉽게 휘어졌던데 비해 이건 상당히 딱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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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건 바로 여기. 20핀의 절반 정도밖에 없습니다. 오늘 사온 정품 컨트롤러도 틈 사이로 보니 역시 마찬가지더군요.


들어보고, 뜯어도 봤지만. 삼성 정품과 정품이 아닌 것의 차이는 명확했습니다. 셋 다 메이드 인 차이나였지만 오직 삼성 정품만이 커넥터가 딱 들어맞았고, 나머지는 너무 빡빡하거나 너무 헐렁하거나 했지요 -_-.

비단 이것 뿐만이 아니라, 충전기와 데이터 케이블을 위해 삼성 20핀용 젠더를 사기도 했었지만, 그것 역시 비정품은 너무 빡빡하거나 너무 헐렁했고, 비싼 돈을 주고 사서 끼운 삼성 정품밖에 적당하게 맞는게 없더군요.

다만 그렇다고 해서 삼성 정품 컨트롤러를 15000원씩이나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절대로 아니고, 한 7천원 정도라면 그나마 현실적인 가격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만.

...어쩌겠어요? 비록 15000원이긴 하지만, 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는 다른 선택이 '전혀'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이걸 쓰는 수밖에.

이제 표준 20핀으로 규격이 바뀌고 있으니 거기서는 좀 더 괜찮은 '비정품' 커넥터들이 나오길 기대해 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