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20160201_224825.jpg


IMG_20160201_224535.jpg

 

초록색 : 장점

주황색 : 주의할 점

빨간색 : 명백한 단점

 

  시작은 별게 없었네요. 저는 항상 손목시계를 차던 사람이고, 쓰던 시계가 고장나서 알아보던 도중 Moto 360을 보게 되었습니다. 스마트워치는 갤럭시 기어(네모난 방패같은 그것)만 보다가 Moto 360을 보니 어느새 제 손안에 있더군요. 1년간 사용하면서 느낀점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0. 스마트워치는 왜 쓰는가

  사실, 스마트워치로 사용하는 기능은 많지 않습니다. 사용하다 보면 굳이 쓸 필요를 못느끼기도 하고, 정말 유용하고 느낄만한 기능이 없어서 안쓰는 점도 큽니다. 다만, 알림기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삼성/애플 모두 광고는 잘 합니다만 구매하기 전 본인의 사용 목적을 한번쯤 생각해 보시는게 되파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원형의 멋진 디자인이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못생겼다면 금방 질렸을꺼에요.

1. 디자인

  Moto360이 처음 나올때만 해도 원형 스마트워치가 없었으니 단연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요. 깔끔한 원형 디자인에 바꿀 수 있는 워치페이스. 제게는 기존 시계에 비해 상당히 재미있는 녀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래쪽이 잘린 디스플레이는 지금도 아쉽기 그지 없네요. 물론 초기 스마트워치고, 조도센서를 넣기 위해서였으니 이해는 합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아래에 센서를 박은 삼성에 비하면 고민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 2세대도 그냥 잘려 나온걸 보고 모토롤라는 별 생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모두가요.

 

2. 디스플레이

  1.56인치 (40mm), 320x290 (205 ppi) LCD 디스플레이입니다. 좋다기 보단 나쁜축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일단 PPI가 낮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픽셀이 잘 눈에 띕니다. 그리고 AM OLED가 아닌 LCD이기 때문에 완벽한 블랙색상이 나오진 않더라고요. 밝기는 괜찮은 편이기 때문에 낮에 보는 시안성 면에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습니다. 오래 쓰다보니 픽셀은 크게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디스플레이가 의외로 큰편이라 시계 크기도 같이 커져서 외국에선 방패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3. 시계의 외형

  앞서 말했듯 시계가 꽤 큰편입니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굉장히 안어울리는 사람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께는 일반적인 쿼츠 시계에 비해 두꺼운 편인데, 아무래도 이것저것 들어갔으니까요. 기계식 시계에 비해서는 비슷하거나 약간 얇습니다. 무게는 49g으로, 금속제 시계치곤 많이 가벼운 편입니다. 이외에 깔끔한 디자인의 용두도 마음에 들고, 줄질이 가능한 22mm 사이즈도 마음에 들지만... 뒷판 크랙이라는 고질적 이슈가 있네요.

 

4. 뒷판 크랙

  이후에 나온 금속줄 판에서는 개선되었지만, 처음 나온 가죽줄 버전은 쓰다보면 뒷판에 금이 가는 이슈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스틸커넥터 같은 추가 액세서리를 구매하시는 분들도 꽤 많았고요. 저는 과감하게 뒷판을 갈아버린 축에 속했습니다. 물사포질을 했었는데 당시에 마스킹테이프까지 붙이고 조심스럽게 사포질을 했었네요. 하다보니 시간이 오래걸려서 이걸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써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모토롤라도 그걸 알았는지 2세대에서는 아예 시계 형태를 바꿔버렸지요.

 

5. 줄질

  별다른 커넥터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줄이 붙는 부분이 시계에 살짝 가려집니다. 그래서 두꺼운 금속줄보다는 일반 가죽줄이나, 얇은 체인형태의 금속줄이 잘 어울립니다. 나토밴드도 써봤지만 몸체부분이 금속이다 보니 잘 어울리진 않았습니다. 현재 겨울이지만 얇은 금속줄은 덜 차가운 편이라 그냥 쓰고있네요.

 

6. 워치페이스

  스마트워치는 워치페이스 얘기를 안할수가 없죠. 질릴만 하면 다른페이스로 변경해서 새시계다른시계 를 쓰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재미있기도 하고요. 다만, 초창기에 있던 유명한 워치메이커 페이스는 다 저작권 침해로 공식적인 루트에서는 내려간 상태입니다. 처음엔 Facer를 이용해서 이것저것 잘 사용했지만, 저작권으로 삭제된 이후 Facer는 그저 그런 앱이더라고요. 오히려 외부 워치페이스 지원은 WatchMaker Premium이 훨씬 나았습니다.

  저는 검정색 모델을 쓰고 있는데, 테두리가 검정인데다가 아래에 화면잘림까지 있으니 밝은색 워치페이스는 잘 안어울렸습니다. 물론 디지털이나 이미지형은 괜찮게 썼습니다만, 현재는 사진과 같은 검정 배경의 워치페이스를 이용하고 있네요. 잘림부분이 눈에 안띄어서 좋은것 같습니다.

 

7. 배터리

  스펙상으로는 320mAh의 배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절대적 용량이 작기때문에 충전은 30분~1시간정도면 완충이 가능했습니다. 굳이 고속충전같은게 필요가 없더라고요. 무선충전이 다들 그렇듯 충전 직후에는 뒷면이 약간 따뜻합니다.

  배터리는 최소 하루는 갑니다. 잘 쓰면 이틀도 가지만 무조건 하루쓰면 충전을 하는 편입니다. 무선충전을 지원해서 간단하게 충전이 가능하기도 하고, 반대로 밖에선 충전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간에 꺼지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일매일 충전하는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1년간 썼지만 처음보다 배터리 용량이 줄은 느낌은 없네요. 다행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설정은 이렇습니다.

- 블루투스 페어링 상시 켜짐 + Wifi 꺼짐

- 모든 알림 받음 + 진동 설정

- 디스플레이 밝기 4단계 (5단계가 최대, 조도센서 off)

- 손목 동작 켜짐

- 디스플레이 항상 켜짐 off

 

  어차피 스마트폰을 계속 들고다니기 때문에 블루투스를 켜두고, 와이파이를 껐습니다. 와이파이의 경우 제가 접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으면 상관없지만, 공공장소같은곳엔 사용가능한 네트워크가 적기때문에 켜도 알림을 받기가 쉽진 않더라고요. 배터리 소모도 꽤 있는 편이라 그냥 꺼두고 사용합니다. 물론, 급할때는 유용할 수도 있기때문에 없는것보단 낫다고 생각합니다. (블루투스는 스마트폰과 연결되야 알림을 받을 수 있고, 와이파이는 구글 계정을 이용해 단독으로 알림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워치의 큰 장점이 알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연히 진동은 설정되어 있고요. 밝기단계의 경우 1단계부터 차례대로 올려가며 하루동안 쓰기 적당한 단계를 찾아보니 4단계였습니다. 애초에 하루라고 생각하면 굳이 조도센서를 쓸 필요가 없네요.

  손목동작은 센서를 이용해서 해당하는 움직임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화면을 켜주는데 처음엔 워치의 각도(?)를 몰라서 어려웠습니다. 장기간 사용하니 이젠 잘 되네요. 몸 동작이 시계에 알맞게 적응되었습니다. 워치페이스가 많이 무거울 경우 디스플레이가 켜질때 잠깐동안 딜레이가 생기기도 했었습니다. 그 미묘한 차이가 굉장히 거슬리더라고요. 올렸는데 바로 안보이는 미묘함... 아마 AP 성능이 낮아서 태생적인 한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차피 손목동작이 있기때문에 항상 켜짐은 쓸 필요가 없었습니다.

 

8. AP 성능

  참... 그냥 넘어갈수가 없는 항목입니다. 2014년에 OMAP을 쓸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저 OMAP은 제가 처음 썼던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마하(1세대 스마트폰)에 들어간것과 동일 AP더라고요. 참...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만 애초에 구공정에 드라이버 지원도 없는 OMAP이라 좋은 성능은 기대하기 힘든게 사실입니다. 앱 목록은 항상 버벅거립니다. 알림 카드까지 버벅거렸으면 진작 팔았을겁니다. 배터리 소모율은 그래도 싱글코어라 그런지 위에 언급한대로 하루는 잘 버텨줍니다.

 

9. 사용

  그래서 저 위에 있는 모든 단점을 감내할 수 있다면, 사용하는 일만 남아있겠죠. 사실 구매하기 전엔 스마트워치에 대한 환상이 있었습니다. '시계로 이것저것을 할 수 있다니, 이것 참 멋지고 간단하지 않은가?' 같은것이죠. 요즘 나오는 기어 S2 광고를 보면 기어 S2에서 웬만한건 스탠드얼론(스마트워치 기기 단독)으로 쓸 수 있다는 뉘앙스를 주더라고요.

  제 결론을 말하자면 아닙니다. 쓸 수 있어도 안쓰게 될겁니다. 시계가 열심히 다양한 기능을 지원해도, 결국 일정수준 이상의 작업은 스마트폰이 압도적으로 편리하기 때문에 결국 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을 꺼내들게 됩니다. 굳이 작은 화면에서 아둥바둥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전화알림, 문자 혹은 카톡, SNS, Email, Google Now 등의 알림을 받는 리시버로는 굉장히 훌륭합니다. 특히 저같이 스마트폰을 무음으로 해놓는 사람에겐 이만한 제품이 없습니다. 스마트워치덕분에 놓치는 알림이 아예 없어져서 덕을 많이 봤습니다. 물론 Moto360은 전화기능이 없기때문에 전화는 폰으로 받습니다. 문자나 카톡의 경우 키보드로 답장은 못하지만 음성으로 간단한 답장은 가능해서 잘 쓰고 있습니다. Google Now는 이메일을 긁어서 알림을 주거나 일정을 입력해줘서 좋습니다.

  이외에는 음악을 들을 시 간단한 컨트롤러 기능, 가끔 심박측정 정도의 기능만 사용하네요. 사실 수면리듬 체크도 하고 싶었지만 화면이 있는 스마트워치는 크기상 불편하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꺼져있는 시계를 볼 수 있어서 그냥 풀고 잡니다.

 

  플레이스토어에 Android Wear(스마트워치용 OS)관련 앱이 점점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 Android Wear 자체가 무겁기 때문에 많은 앱을 사용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것 같습니다. 아마 OS가 Tizen처럼 좀더 가벼워져야 할것 같고요. 아직까진 스마트워치에 큰 기대를 하셨다가는 더 큰 실망을 하시게 될겁니다. 다만 질리지 않는 시계 + 알림 리시버 용도라면 알차게 사용하실 수 있을겁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