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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웰 때는 제온 E3-1200 v3 시리즈 프로세서가 똑같은 4코어 8스레드인 코어 i7 시리즈보다 더 쌌고, 결정적으로 일반 데스크탑용 메인보드에 장착해서 사용이 가능하다보니 인기가 제법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스카이레이크 제온도 기대를 하셨는데요. 많은 기대를 안고 나온 스카이레이크 제온은 일단 스펙만 놓고 보면 코어 i7보다는 경쟁력이 있어 보입니다.

 

제온 E3-1230 v5가 클럭 3.4~3.8GHz, TDP 80W, 내장 그래픽 없음, 최저가 34만 5천원

코어 i7-6700이 클럭 3.4~4GHz, TDP 65W, HD 530 내장 그래픽, 최저가 38만 3500원

코어 i7-6700K가 클럭 4~4.2GHz, TDP 91W, HD 530 내장 그래픽, 최저가 43만 3800원

 

당장 코어 i7-6700보다 부스트 클럭이 조금 낮고 내장 그래픽이 없으며 TDP가 다소 높긴 하지만, 클럭 200Mhz 차이는 그렇게 크다 할 수 없고, 내장그래픽이야 안 쓰면 그만입니다. TDP야 저게 곧 전력 사용량을 가리키는 건 아니니까요.

 

제온이라고 해서 성능이 뭐 신묘하게 더 나오거나 희안하게 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딱 아키텍처, 클럭, 캐시, 코어 수에 따라서 성능이 나오는 거니까 굳이 벤치마크를 올리진 않을께요. 사실 벤치를 돌리긴 했었는데 여기에 올릴만한 건 없어서..

 

어쨌건, 이렇게 보면 스카이레이크 4코어 8스레드를 쓰고 싶은데 돈은 최대한 절약하고 싶다. 이렇다면 제온 E3-1230 v5도 그렇게 나빠 보이진 않습니다. 문제는 CPU가 아닌 메인보드지요.

 

스카이레이크에선 E3-1200 v5 시리즈도 제온 전용 칩셋인 C232나 C236을 장착한 메인보드를 써야 하는데, 이 전용 메인보드가 가장 싼게 14만원 쯤 한단 말이죠. 데스크탑에선 B150 메인보드도 10만원이면 사는데 말이에요.

 

B150이 PCI-E 레인 8개, 멀티 그래픽 지원 안함, USB 2.0 x12, USB 3.0 x6, SATA 6Gbps x6, 레이드 지원 안함, 가상화 지원

C232가 PCI-E 레인 8개, 멀티 그래픽 지원 함, USB 2.0 x6, USB 3.0 x6, SATA 6Gbps x6, 레이드 지원 함, 가상화 지원 안함

 

이렇게 됩니다. 몇몇 스펙이 갈리긴 하지만 C232 칩셋은 제온을 지원한다는 걸 빼면 전체적인 급은 B150에 비해서 그렇게 좋은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CPU에서 4만원 절약했다고 해도 메인보드에서 4만원 더 지출. 게다가 제온 메인보드는 그리 많지도 않음.

 

이쯤 되면 제온을 사야 할 이유가 많지 않죠. 나는 남들 안 쓰는 독특한 걸 써보겠다!라던가 제온의 높은 안정성이 지극히 절실하다!가 아니라면요. 사실 안정성을 논한다면 CPU 못지 않게 중요한 메인보드도 가격을 좀 더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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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이렇게 끝나면 재미가 없겠지요. 여기서 한가지 변수가 등장하는데 그것은 ASRock E3V5 Gaming/OC입니다. 저는 디앤디컴 제품을 잠깐 빌렸었는데 어째 출시는 에즈윈에서 먼저 했네요. 사진은 쓸만한 걸 찍은게 없어서 공홈에서 한장..

 

이 메인보드는 최저가 23만원 정도로 어지간한 고급형 Z170 칩셋 메인보드와 맞먹는 가격을 자랑하지만, 이 가격을 무시할만한 특징이 하나 있으니 그건 바로 제온 프로세서를 오버클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 경우엔 버스 스피드를 129.98Mhz로 올려서 4417.69MHz까지는 오버클럭했습니다. 사용한 쿨러는 녹투아 NH-D14. 메모리는 흔해빠진 삼성 제품이었어요. 이렇게 하면 코어 i7-6700K의 클럭보다는 높습니다. 뭐 코어 i7-6700K도 오버하면 그 정도까진 올라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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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것 외에 메인보드 자체엔 썩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렵습니다. 일단 나름 게이밍 제품에 단가가 비쌀것 같은 제온용 칩셋을 썼다고는 해도, 전체적인 지원 기능을 비슷한 가격의 Z170 메인보드와 비교하면 썩 매력적이라고 볼 순 없네요.

 

랜이나 오디오야 고급형 게이밍 메인보드와 비교할 정도는 된다 해도, PCI-E 슬롯은 x16에 x4뿐이니 x8 두개가 되는 Z170 보드보다 떨어지며 SLI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M.2도 없지요. 백패널 포트가 허전한 건 어차피 제온은 내장 그래픽이 없으니까 뭐 그렇다 쳐도.

 

디버그 LED는 포스팅 화면 구석에 표시되니까 빠져도 된다 치지만, 바이오스 리셋 버튼이 따로 나와있지 않아 게이밍 컨셉을 못 따라갔고. SATA 포트는 거대한 방열판 사이에 양쪽으로 갈라져 있어 선정리할때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바이오스 인터페이스가 아쉽습니다. 이지 모드는 무조건 쉬운 사용을 추구해서 그런가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너무 없습니다. 다른 회사 보드는 이지 모드에서도 간단한 오버클럭까진 되던데 이건 무조건 어드밴스드로 가야 해요. 그리고 어드밴스드 모드로 바꾸면 그래픽 UI라고 보기엔 너무 텍스트 위주로 구성되서 찾기도 힘들구요.

 

제 경우에만 그랬을진 모르겠는데 오버클럭을 계속 하다보니 시스템이 좀 불안해져서 그런가. 부팅/재부팅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간혹 CPU 설정 복구 모드가 뜨기도 하고. 물론 부팅 실패 시 자동으로 CPU 설정을 복구해주는 기능은 매우 요긴하며 게이밍 보드에 꼭 필요하지만, 다른 설정은 다 안 바꾸면서 왜 드라이브 부팅 순서는 자꾸 날리나요. 이거 때문에 설정하기가 쫌 성가시더라구요.

 

제가 쓴건 초기 바이오스라서 지금은 수정됐을 수도 있겠지요. 다만 애즈락이 대단히 실험적인 제품을 많이 내놓으면서 연구소라고 칭송을 받는데, 바이오스 설계는 하드웨어 설계 수준을 아직 못 따라가는 듯 해서 아쉽습니다. 이걸 써 보고 나니 여태껏 써본 MSI 메인보드가 바이오스는 정말 잘 만드는 거였구나 하고 새삼스럽게 재발견했달까나..

 

애즈락 Fatal1ty E3V5 Performance Gaming/OC 메인보드의 전체적인 수준은 딱 애즈락 Fatal1ty H170 PERFORMANCE 정도 수준이라 봅니다. 실제로 두 메인보드는 기판이나 레이아웃이 완전히 같거든요. H170 보드는 SATA-E에 M.2도 지원하니까 나름대로 내세울 장점도 있습니다. 제온을 지원하지 않아서 그렇지.. 가격은 최저가 14만원이니 10만원 가까이 차이나네요.

 

그럼 이쯤에서 정리하면.

 

1.

아몰랑 난 무조건 제온쓸꺼야 제온이면 된다구 -> 제온 E3-1250 v5(35만원)에 13만원짜리 메인보드= 총 48만원

제온 아니라 스카이레이크에 4코어 8스레드면 됨 -> 코어 i7-6700(39만원)에 B150(10만원) 메인보드 = 총 49만원

 

가격 차이가 별로 안 나네요. 사실 B150이 아니라 H110을 쓰면 가격을 더 낮출 수도 있습니다. 내장 그래픽도 있고..

 

2.

M.2도 필요없고 기능도 쓸데없지만 오버클럭은 꼭 할건데? -> 제온 E3-1250 v5(35만원)에 애즈락 E3V5(23만원)= 총 58만원

남들 쓰는 기능 다 필요하고 적당히 오버하고 살거임 -> 코어 i7-6700K(44만원)에 대충 Z170 메인보드(23만원) = 총 67만원

 

제온+애즈락 보드의 조합이 꽤 저렴하지만 Z170보다는 메인보드 기능이 떨어진다는 건 놓쳐선 안되겠지요. 그리고 오버 자체는 제온+애즈락보다 코어 i7+Z170이 더 높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쨌건 K 시리즈잖아요. 다만 그나마 저렴하게 오버 해서 갖고 놀겠다면 사람에 따라선 괜찮은 조합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