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jpg

 

저는 케이스에 달린 시스템 쿨링팬을 거의 쓰지 않는 편입니다. 시스템에서 돌아가는 팬은 CPU, 파워, 그래픽카드면 된다 뭐 이런 식이지요. 이건 저전력 기술이 발전하면서 발열과 소비전력이 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제가 손을 대는 시스템들이 대부분 보급형인지라 시스템 쿨링팬을 동원해서 쿨링할 정도로 열이 많이 나지 않아 그렇습니다.

 

사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고사양 부품으로 무장한 시스템이야 쿨링에도 신경을 쓰고 그래야겠지만, 보급형이라면 기본적으로 달린 쿨링팬만으로도 동작에 별 무리가 없으니까 케이스를 고를 때 쿨링보다는 다른 걸 더욱 중요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바로 가격이지요. 4만원짜리 하스웰 셀러론을 CPU 소켓에 꽂으면서 5만원짜리 케이스를 쓰긴 좀 많이 아깝잖아요?

 

물론 그렇다고 무작정 가격만 보고 고를 순 없습니다. 보급형 시스템을 위한 케이스들이 가격을 높일만한 기능들을 이것저것 붙이지 않는 거야 원가 절감을 위해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2만원짜리 철판 쪼가리가 아닌 케이스로서 기능하게 하는 필수적인 덕목인 쿨링, 확장, 정리, 디자인 등의 요소는 최소한이라도 꼭 갖추고 있어야 케이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런 덕목들을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갖춘 케이스를 '기본에 충실한 케이스'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이죠. 요새 쓰리알시스템이 새로 내놓는 케이스를 소개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쓰는 표현이니까요. 여기서는 그 중에서도 쓰리알시스템의 보급형 라인을 새로 책임지게 된 R600 제리가 과연 어떤 제품인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jpg

 

제리의 박스입니다. 박스 위쪽엔 색상 표시가 있고 옆에는 취급에 대한 안내가 있네요. 가장 눈에 잘 띄는 박스 정면에는 제리의 로고와 함께 USB 3.0과 메탈릭이란 글귀가 있습니다. 이 두가지가 제리의 주요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3.jpg

 

박스 안쪽의 포장은 여느 케이스와 다를 것 없이 비닐 봉지와 스티로폼을 씁니다.

 

4.jpg

 

R600 제리입니다. 메탈릭 디자인의 전면 패널이 눈에 딱 들어오네요. 재질은 물론 플라스틱입니다. 2만원 초반의 케이스에서 진짜 금속을 쓴 전면 패널을 기대할 순 없겠지요. 그래도 금속 느낌이 나도록 잘 살려낸 디자인 덕분에 보급형 케이스지만 그리 저렴해 보이진 않는다는 게 상당한 매리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5.jpg

 

이 글을 처음 시작할 때 쿨링 이야기를 한 것은 R600 제리의 특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보시다시피 제리의 앞부분은 5.25인치 베이 2개와 최상단에 자리잡은 각종 포트와 버튼을 제외하면 모두 메탈릭 커버로 덮어져 있거든요. 먼지 유입 때문에 전면 흡기팬이나 타공망 등이 꺼려지는 분들에겐 R600 제리의 디자인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전면 흡기팬이 꼭 필요하다면 비슷한 가격대의 R-4 USB 3.0을 고르면 될테구요.

 

6.jpg

 

케이스 제일 윗부분엔 전원 LED와 일체형인 전원 버튼, 리셋 버튼, 하드디스크 LED, USB 3.0, USB 2.0, 헤드폰, 마이크 단자가 있습니다. 모자라거나 부족함이 없는 표준적인 버튼/포트 구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버튼과 포트가 케이스 위에 위치했으니 케이스를 바닥에 내려놓고 쓰시는 분들에게 잘 맞을 듯 합니다.

 

7.jpg

 

버튼 바로 아래의 5.25인치 베이는 덮개가 장착되지 않은 상태로 출고됩니다. 조립할 때 액세서리 중에 포함된 덮개를 끼우면 되지요.

 

8.jpg

 

케이스 윗쪽엔 특별한 건 없습니다.

 

9.jpg

 

이쪽도 마찬가지.

 

10.jpg

 

반대편엔 80mm 쿨링팬을 장착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고 그 아래에 공기 흐름을 도와주는 구멍들이 나 있습니다. 80mm라면 측면 팬 치고 크기가 큰 건 아니지만 R600 제리가 목표로 하는 사용자들을 생각해 보면 부족한 구성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11.jpg

 

단순한 케이스 상단 부분과 대조적으로 바닥 쪽엔 다양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케이스를 안정적으로 지탱하고 진동을 줄여주는 고무 받침대 외에도 공기 흐름을 위한 구멍이 여럿 나 있고, 3.5인치와 2.5인치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는 나사 구멍이 자리잡았네요.

 

12.jpg

 

케이스 뒷면입니다. 케이스 바깥쪽은 물론 안쪽과 뒤쪽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곳까지 전부 검은색으로 도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파워는 케이스 제일 위에 들어가는 상단 파워 방식입니다.

 

13.jpg

 

사이드 패널입니다. 보급형 케이스다보니 철판의 두께를 내세울 정도는 아니지만 테두리 부분은 꼼꼼하게 처리해 조립 중에 손을 다칠 일은 없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쓰리알시스템이 그토록 강조하는 케이스의 기본 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14.jpg

 

철판의 두께는 0.4mm입니다. 두꺼운 건 이니지요. 이 가격대의 보급형 케이스에서 이 이상을 바라는 건 힘들겠지요.

 

15.jpg

 

케이스 내부입니다. 앞쪽에는 5.25인치와 3.5인치 베이가 일체형으로 붙어 있고 파워가 케이스 위쪽에 들어가 있습니다. 전형적인 보급형 케이스의 디자인으로 특별할 건 없지만 그렇다고 크게 흠잡을 것도 없는 구조이지 싶네요. 

 

16.jpg

 

사실 R600 제리를 이용해서 조립할 때 케이스 전면 커버를 탈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앞에 쿨링팬도 없고 드라이브 베이도 뒤쪽으로 부품을 넣으면 되거든요. 그래서인지 고정도 나사를 6개씩이나 써서 단단히 고정해 놨더라구요. 그래도 뭐가 있는지 보는 김에 열어 봤으니 참고하시길.

 

17.jpg

 

이쪽엔 5.25인치 베이 3개, 3.5인치 베이 4개가 있습니다. 가장 위쪽의 5.25인치 베이는 버튼과 포트가 자리잡고 있어 그 공간에 뭔가를 장착하기 어렵습니다. 3.5인치 디스크에 가이드를 따로 장착하면 쓸 수야 있겠지만 아래쪽에도 자리가 많이 있으니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18.jpg

 

케이스 뒷면엔 80mm 쿨링팬이 기본 장착돼 있습니다. 나사 구멍을 보면 80mm보다 한단계 더 큰 크기의 쿨링팬도 장착할 수 있을 듯 하네요. 물론 80mm 쿨링팬만으로도 보급형 시스템에서 쿨링을 돕는 역할은 충분히 수행할 수 있습니다.

 

19.jpg

 

확장 슬롯입니다. 모두 7개가 있어 풀 사이즈 ATX 메인보드를 장착할 수 있으며, 도난 방지용 가이드의 나사를 풀어내야 슬롯에 카드를 장착하거나 뺄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나사 하나의 차이지만 PC방 같은 곳에서 유용히 쓰일 기능으로 보입니다.

 

20.jpg

 

액세서리입니다. 지퍼백에 설명서, 스피커, 나사, 5.25인치 ODD용 패널이 담겨져 있습니다. 나사는 메인보드 지지용을 제외하면 전부 검은색입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케이스 색상과 나사의 깔맞춤을 빼놓지 않은 꼼꼼함이 돋보입니다.

 

21.jpg

 

실제로 조립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기 위해서 가조립을 해 봤습니다. 1000W의 대형 ATX 파워와 풀사이즈 ATX 메인보드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나오네요. CPU 쿨러도 높이 149mm까지는 문제 없이 장착할 수 있습니다.

 

22.jpg

 

케이스 뒷편에 선정리 공간이나 선정리 홀이 나 있는 건 아니지만 활용 방법에 따라서 효율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1000W 파워의 두꺼운 24핀 케이블을 이쪽으로 넘기는 건 포기했지만 그래도 다른 케이블은 전부 이쪽에 몰아넣는 게 가능합니다.

 

23.jpg

 

조립할 때는 3.5인치 하드디스크가 메인보드 쪽으로 어느 정도 나오기 때문에 반드시 메인보드를 먼저 장착하고 하드디스크를 장착해야 합니다. 또 그래픽카드와 간섭이 어느 정도 생길 수 있으니 위치 선정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24.jpg

 

다만 위 사진에 나온 SSD대로 케이스 바닥에 하드디스크나 SSD를 장착하면 그래픽카드와 간섭이 생길 일은 없겠지요. 그래픽카드는 250mm까지 장착할 수 있어 사진 속의 지포스 GTX 580이 들어가기엔 살짝 부족하네요. 그래도 플래그쉽이 아닌 중고급형 정도의 그래픽카드라면 모델에 따라서 충분히 넣을 수 있을 듯 합니다.

 

25.jpg

 

쓰리알시스템 R600 제리는 거창한 쿨링 시스템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 실속 있고 저렴한 케이스를 찾는 분들을 위한 제품입니다. 80mm 후면 쿨링팬과 곳곳의 통풍구로 기본적인 쿨링 조건을 갖췄으며 추가로 80mm 쿨링팬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또 확장성도 보급형 ATX 시스템을 쓰기에 충분합니다. 풀 사이즈 ATX 메인보드와 대형 파워를 장착 가능하며 하드디스크 베이 역시 다수 마련돼 있습니다.

 

2만원 초반대의 가격은 부담 없이 보급형 ATX 시스템을 맞추기에 알맞으며, 전면 메탈릭 디자인은 저가형 케이스에서 보기 드문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사용자들에게 가격 이상의 만족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쓰리알시스템 R600 제리의 출시와 함께 저렴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춘, 기본에 충실한 케이스를 찾는 분들에게 또 하나의 선택지가 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입니다.


비싼 물건은 아니고 개봉해서 조립하고 사진 찍느라 사용감도 남았지만, 이 글에 리플을 다신 분들 중 한분께 리뷰 작성에 사용한 쓰리알시스템 R600 제리를 드립니다. [쓰리알시스템 R600 제리 주세요]라고 리플을 달아 주시면 제가 리플을 읽어보고 뽑도록 하겠습니다. 기간은 7월 20일까지 받겠습니다. 수령 후 5일 안에 케이스 받았다고 간단하게 사진 찍어서 인증샷만 올려 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