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jpg

  

저는 로지텍 G700 마우스를 2011년 가을에 구입해 지금까지 계속 쓰고 있습니다. 그 동안 다른 마우스를 같이 쓰기도 했고 중간에 수리도 한번 받았지만 가장 애용하는 마우스가 G700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는데요. 거금을 들여 이걸 구입했고 지금까지 계속 사용중인 이유는 단 하나, 많은 버튼을 쓰기 위해서입니다. 이 말은 유선/무선 겸용을 특징으로 내세운 이 마우스를 무선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처음부터 무선으로 써 볼 시도를 아예 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기본 제공하는 AA 사이즈의 에네루프를 넣어서 잠깐 무선으로 써본 적도 있습니다. 선이 없어 걸리적거리지 않다는 건 좋았지만 고작 27g이 늘었을 뿐인데 그 차이가 상당히 크게 느껴지기에 포기했을 뿐이지요. 허나 이것은 이것은 G700 혼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모든 무선 마우스가 가지고 있는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물론 가벼운 무선 마우스도 있습니다. 전용 배터리나 AAA 사이즈를 넣은 것들이 그렇지요. 하지만 무게를 줄이면 다른 단점이 생깁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스캔 속도나 해상력을 비롯한 센서 성능을 타협하거나, 아예 배터리 사용 시간 자체가 얼마 안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는 고해상도나 게임 등으로 비교적 높은 마우스 센서 성능을 필요로 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 컴퓨터를 쓰는 사람들에겐 상당히 큰 단점이 됩니다.

 

2.jpg

 

그러니 무선 마우스가 많이 발전했다고 해도 용도에 따라서는, 그러니까 여러 대의 모니터를 달았다던가 해상도 자체가 넓어서 마우스를 움직여야 하는 범위가 넓다던가, 그 무엇보다도 빠른 반응 속도가 필요한 게임 조작 등에선 아직까진 유선 마우스를 고집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우스를 움직일 때마다 걸리적거리는 케이블의 불편함을 감내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죠.

 

허나 마우스의 케이블은 단순히 걸리적거리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본격적으로 조작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위 사진은 딱히 연출을 한 게 아니라 사용중이던 마우스를 그대로 뒤집기만 한 것인데요. 마우스 바닥이 달라붙은 먼지와 때는 둘째치고 케이블에도 먼지가 뭉쳐 있습니다. 저건 책상이나 패드가 지저분한 것도 어느 정도 있지만 마우스를 움직일 때마다 케이블이 바닥과 마찰을 일으킨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그렇다고 마우스의 선을 잘라버릴 수야 없지만, 다행이도 케이블에서 비롯된 불편함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아이템은 꽤 전부터 있었습니다. 마우스 케이블을 위로 띄워서 고정해주는 마우스 번지가 그것이지요. 바로 여기에 쓰리알시스템에서 BUNGEE NT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기존의 마우스 번지와 큰 차이를 보이는 디자인이 인상적인 제품인데요. 이런 차별화된 디자인이 어떤 이유에서 나온 것인지를 간단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3.jpg

 

처음 번지가 도착했을 때 박스가 별로 크진 않지만 무게는 참 묵직하길래 처음에는 물건이 잘못 배송된 줄 알았더랬습니다. 열어보니 번지가 검은색 하나 은색 하나가 들었더라구요. 근데 하나씩 들고 봐도 여전히 묵직합니다. 이쯤 되니 도대체 안에 뭐가 들었길래 이리도 무거운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4.jpg

 

구성품은 정말 별거 없습니다. 번지 스텐드, 번지 스틱, 고정 헤더와 무게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여분의 미끄럼 방지 고무 패드 몇 개가 전부입니다. 그런데도 저렇게 비닐 포장이 된 상태 그대로 저울에 올려보니 딱 300g이 나온단 말이지요. 이 정도면 마우스 번지 중에서는 결코 가벼운 무게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5.jpg

 

비닐 포장을 벗기면 이렇습니다. 300g의 무게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저 넓고 두툼한 번지 스탠드가 되겠지요. 번지 스틱과 고정 헤드는 처음부터 나사가 체결이 된 상태로 포장돼 있으며 크기 때문에 무게가 많이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스탠드 위에 올려둔 건 여분의 고무 패드입니다.  

 

6.jpg

 

번지 스탠드를 뒤집어 봤습니다. 바닥에 6개의 미끄럼 방지 고무 패드가 기본적으로 부착되서 나오기에 추가 제공하는 고무 패드를 따로 쓸 일은 없습니다. 분실을 대비해서 덤으로 몇개 더 넣어둔 듯 합니다. 번지 스탠드의 바닥 부분은 고무 스탠드, 3R의 로고, 제품 바코드 정도를 제외하면 윗부분과 재질이 똑같습니다.

 

7.jpg

 

이제 직접 사용을 해 볼까요. 먼저 마우스 번지를 조립해야 하지만 사실 거창하게 조립이라고까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번지 스틱을 번지 스탠드의 나사선에 맞춰 돌려 끼우면 조립의 절반이 끝납니다.

 

8.jpg

 

그럼 나머지 절반은? 우선 고정 헤드를 돌려서 빼구요. 번지 스틱의 틈 사이에 마우스 케이블을 꽂은 후 다시 고정 헤드를 돌려서 끼우면 됩니다.

 

9.jpg

 

G700의 케이블은 두께 3.6mm로 상당히 두꺼운 편입니다. 하지만 BUNGEE NT의 번지 스틱에 꽂아 사용하는데엔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다른 마우스도 사용엔 문제가 없을 듯 합니다.

 

10.jpg

 

그럼 번지의 효과는? 이걸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지금 번지를 갖고 있지 않으신 분들도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요. 한손으론 마우스를 계속해서 움직이고, 다른 한 손으로는 마우스의 케이블을 살짝 들어보세요. 선이 끌려다니면서 바닥과 마찰을 일으키느냐와 그렇지 않느냐. 그것 뿐입니다. 

 

11.jpg

 

그 체감의 차이는 사람마다 느껴지는 정도가 다를테니 모든 사람에게 번지가 꼭 필요하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다만 마우스 케이블을 들었을 때 마우스 움직임의 저항이 덜하다고 확실하게 느껴 지시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은 마우스 번지가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아이템이겠지요.

 

12.jpg

 

사실 마우스 번지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마우스 번지의 효과가 아닙니다. 케이블을 들어서 저항을 줄여준다는 마우스 번지의 기능은 그 어떤 제품도 모두 잘 수행하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다른 부분, 마우스 번지가 마우스의 격렬한 움직임을 제대로 지탱할 수 있느냐에 대해 한번쯤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13.jpg

 

쓰리알시스템의 BUNGEE NT가 도착하기 전에 기존의 마우스 번지들은 과연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가를 인터넷에서 두루 찾아봤더랬습니다. 마우스 번지를 사용중인 분들은 케이블을 위로 들어준다는 점에는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었지만, 마우스 번지의 지탱에 대해선 불만을 토로하는 분들이 꽤 있으시더라구요.

 

14.jpg

 

기존의 마우스 번지를 보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벼운 스탠드는 사각형이나 삼각형의 형태를 갖추었고, 여기에 길다란 번지 스틱이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이 경우 스탠드 자체의 무게가 가볍고 바닥과 접촉하는 면적이 넓지 않아 마우스를 갑자기 당겼을 때 마우스 번지가 같이 들리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15.jpg

 

하지만 쓰리알시스템 BUNGEE NT는 동그랗고 넓은 스탠드가 바닥과 닿아 있고, 스탠드 바닥엔 6개의 고무 패드가 분산되어 부착돼 있으며, 300g의 묵직한 무게로 지탱을 하는지라, 마우스를 당긴다고 해서 마우스 번지가 쉽게 넘어가거나 끌려가는 일이 적습니다. 철저하게 안정적인 지탱을 위해 태어난 디자인과 구조라 할 수 있겠지요.

 

16.jpg

 

안정성을 추구하다보니 희생된 부분도 있긴 합니다. 스탠드가 넓다는 건 그만큼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는 말이기도 하고, 번지 스틱의 높이가 118mm로 꽤 높은지라 모니터 아래에 넣어서 쓰기도 어렵습니다. 즉 책상 위에 BUNGEE NT를 올려둘 공간을 상당 수준 확보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건 사용 환경에 따라서 불편한 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습니다.

 

17.jpg

 

그것 외에 BUNGEE NT의 출시 소식에 달린 리플 중에는 '비싸다'라는 의견이 상당 수 있었습니다. 마우스 번지 중에서야 제법 큰 편이지만 어떻게 보면 지름 120mm짜리 원판에 2만 3천원을 지출하는 셈이니 비싸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요. 하지만 다른 마우스 번지의 가격을 찾아보니 만원 정도의 가격대로 나온 제품 두어개를 제외하면 다들 2만원 중반부터 시작하더라구요.

 

18.jpg

 

즉 BUNGEE NT가 마우스 번지 치고 비싼 물건은 절대로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플라스틱 케이스 대신 아노다이징 처리가 된 알루미늄을 재료로 썼다는 점은 옆으로 치워 두더라도, 절대적인 가격만 놓고 비교해도 오히려 비싼 편은 아니겠지요. 마우스 번지라는 아이템 자체가 기능이나 역할에 비해 비싸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거야 어쩔 수 없지만요.  

 

19.jpg

 

쓰리알시스템 BUNGEE NT는 다른 마우스 번지에서 찾기 힘든 아노다이징 처리한 알루미늄을 재료로 사용했고, 안정적으로 마우스를 지탱하기 위해 묵직한 무게, 원형 디자인, 넓은 스탠드, 고무 받침대 등의 요소를 결합했습니다. 대신 크기는 커졌지만요. 제품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사람마다 취향이 갈리겠지만, 미니 ITX 알루미늄 케이스나 외장 하드 케이스를 책상 위에 놓고 쓰는 경우라면 제법 잘 어울릴 것 같네요.

 

20.jpg

 

한가지 아쉬운 건 플라스틱 재질의 케이스가 대부분인 마우스 번지 시장에서 과감하게 아노다이징 처리한 알루미늄 소재를 채용했다는 점이야말로 쓰리알시스템 BUNGEE NT의 가장 큰 특징이자 차별화 요소가 아닐까 생각해 보는데, 그 고급스러운 느낌은 몇 장의 사진과 몇 마디 말로 알 수 있는 건 아니겠지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많은 분들이 한번 체험해 보시라는 의미에서,

 

비싼 물건은 아니고 개봉해서 사진 찍느라 사용감도 남았지만, 이 글에 리플을 다신 분들 중 두분께 리뷰 작성에 사용한 쓰리알시스템 BUNGEE NT를 드립니다. [쓰리알시스템 BUNGEE NT 주세요]라고 리플을 달아 주시면 제가 리플을 읽어보고 뽑도록 하겠습니다. 리플에 원하는 색상을 같이 써 주시면 가급적 맞춰 보도록 하겠습니다. 접수 기간은 6월 19일까지 받습니다. 수령 후 5일 안에 제품을 받았다고 간단하게 사진 찍어서 인증샷만 올려 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