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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PS3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몇 달 있으면 PS4가 나오니까 이젠 구형 기종이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제품인데, 이제와서 중고 시장에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으니 참 신기했는데요. 알고 보니 그게 다 GTA 5라는 게임 하나 때문이더라구요.. GTA 5는 PC 버전으로 나오지 않았고 언제 나올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아, 아직까지는 GTA 5를 하기 위해선 콘솔을 사는 방법밖에 없어서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럼 콘솔 게임기와 GTA 5 타이틀만 사면 게임을 할 수 있느냐. 그건 아니죠. TV에 연결하던 모니터에 연결하건 화면을 표시하고 소리를 들려줄 기기는 있어야 하니까요. TV나 모니터야 흔한 물건이니까 별 문제가 안될 것처럼 보이지만 이게 또 은근히 문제가 됩니다. GTA 5라는 게임의 특성 상(...), 거실 한가운데에 놓인 TV에서 대놓고 하기가 좀 그렇잖아요? 편하게 하려면 모니터가 한 대 있어야 되겠지요.

 

사실 콘솔 게임기와 연결해서 쓸 만한 모니터. 라는 조건은 그렇게 까다로운 건 아닙니다. 스크린 자체의 스펙이야 풀 HD 해상도를 표시할 수 있으면서 응답속도와 시야각이 넓음 좋겠고. 기능을 따져보면 HDMI 입력 포트가 있으면서 HDCP를 지원하는 건 필수고, 거기에 내장 스피커가 있음 훨씬 편해지겠지요. 요즘 모니터가 많이 발전하다보니 이 정도 스펙이 딱히 화려한 축에 드는 건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정말 게임만을 위해서 모니터를 구입하시는 분들은, 제가 그동안 그렇게 찬양해 마지않았던(...) 가로 해상도 2560짜리 모니터가 아니라, 적당한 수준의 스펙을 지닌 풀 HD 해상도의 모니터를 구입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더란 말입니다. 2560 해상도를 써봤자 더 높은 성능의 그래픽카드를 필요로 하니까 오히려 게임에 불리하고, 그런 모니터들은 아무래도 가격이 더 비쌀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아치바에선 이런 모니터를 내놓았습니다.  27인치의 큰 화면에 1920x1080의 풀 HD 해상도, MVA 패널을 써서 광시야각에 빠른 응답속도를 지녔고, LED 백라이트라 전력 사용량이 낮고 발열이 적으며, HDCP에 HDMI 포트가 있어 게임기 연결도 거뜬히 해내는 제품이면서, 이런 스펙들을 전부 갖췄으면서도 21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게이머들을 유혹하는 모니터 말입니다.

 

바로 아치바 심미안 EM2701AD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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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입니다. 아치바는 LED 백라이트를 쓰는 27인치 LCD 모니터의 라인업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박스에 나온 것만 EM270 시리즈 3개, QH270 시리즈 5개네요. 여기에 디자인을 리뉴얼한 QH2700 시리즈가 있고. 오늘 볼 EM2701ADP는 EM270 시리즈 중에서는 제일 상위 모델에 해당됩니다. 모델명 표기와는 별대로, 박스 위쪽에는 178도 광시야각임을 알려주는 녹색 스티커가 붙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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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를 열어봅시다. 박스의 네 모서리를 스티로폼이 꽉 채우고 있어 모니터가 움직이지 않고 든든하게 고정됩니다. 모니터는 약간의 쿠션 역할을 하는 비닐에 한번 더 싸여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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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를 들어내면 그 아래에 스탠드, 케이블, 어댑터, 설명서 등이 들어 있습니다. 스티로폼은 구역이 따로 나뉘어져 있어 이런 구성품들이 박스 안에서 돌아다닐 일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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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속품에서 비닐 포장만 벗겼습니다. 면적이 큰 스탠드는 비닐 포장이 한번 더 되어 있구요. 스탠드 아래쪽에 고정 나사를 담아 둔 작은 비닐 봉지가 붙어 있습니다. 어댑터와 전원 플러그는 설명할 게 없고, 모니터 신호 입력용으로는 HDMI 케이블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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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모니터를 열어 볼까요. 스티로폼째로 꺼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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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부터 달아 봅시다. 십자 드라이버를 준비해서 두개의 나사를 스탠드 아래쪽의 철판에 고정해 주면 됩니다. 모니터의 무게를 받는 쪽은 저 철판이고, 플라스틱 스탠드는 무게를 분산시키고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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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를 꺼냈습니다. 아직 보호용 비닐도 벗기지 않았지만 여기서 뭔가 이상한 점을 하나 느꼈습니다. 이 모니터의 디자인이야 제가 평소에 쓰던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와 똑같은 것이나, 한가지 확연히 다른 점이 눈에 확 들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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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바로 모니터의 패널이 넌글레어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글레어 패널이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화면에 반사가 전혀 없더라구요. 글레어와 넌 글레어-혹은 안티 글레어는 저마다 장단점이 있으니 어느게 더 좋다 나쁘다 말을 할 순 없지만, 모니터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 중에는 화면 반사가 적은 넌글레어에 높은 점수를 주는 사람들이 분명 적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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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제공하는 스탠드는 모니터를 쓸 때 아주 유용한 틸트 기능을 제공합니다. 제일 앞으로 했을 때는 이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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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최대한 젖히면 이렇게 됩니다. 사용자의 위치와 사용 습관에 따라서 화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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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은 이렇습니다. 가운데에 녹색 광시야각 스티커가 딱 붙어 있고, 그 아래에는 입력 단자, 아래쪽 양 옆에는 스피커. 왼쪽에는 조작 버튼이 붙어 있습니다. 여느 아치바 모니터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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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위에서부터 전원, 소스, 메뉴, 방향 버튼이 있습니다. 버튼이 뒤쪽에 있으니 누르기는 힘들지만, 전원 버튼은 형태가 다르니 쉽게 구분이 되고, 일단 설정을 해 두면 소스 버튼 외에는 따로 누를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깔끔한 디자인을 위해 버튼을 뒤에 둔 것이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봅니다.

 

스피커는 소리가 아주 뛰어나진 않지만, 왠만한 저가형 스피커 정도의 수준은 됩니다. 스피커에 3만 원 이상을 들일 거라면 모를까, 아니라면 이 정도도 충분하지 싶네요. 스피커가 모니터에 달려 있으니 HDMI로 영상과 음성 신호를 같이 받을 때, 따로 스피커를 준비하지 않아도 소리를 바로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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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단자입니다. 전원, 디스플레이포트, HDMI, d-sub, 사운드 입력 단자입니다. 대부분의 모니터에서 볼 수 있는 DVI 포트가 빠져 있는데요. 이건 요새 그래픽카드에 HDMI나 디스플레이포트가 대부분 달려 있어 그걸로 대체가 가능하니까 크게 아쉽진 않습니다만, 사운드 출력 단자가 있었음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HDMI에서 받은 음성 신호를 좋은 스피커를 써서 듣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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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바 심미안 EM2701ADP을 게임용 모니터로 쓴다면, 디스플레이포트는 PC와 연결하고 HDMI 포트는 게임기에 연결하는 식으로 쓰면 되겠지요. 소리는 HDMI 포트에서 받아서 스피커로 바로 출력하고. HDMI 포트는 HDCP를 지원해 게임기를 비롯해서 컨텐츠 보호 기술이 걸린 기기와 연결해도 영상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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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의 버튼을 하나씩 눌러봅시다. 먼저 볼륨 조절. 음소거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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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버튼을 누르면 HDMI, 디스플레이포트, d-sub를 번갈아 가면서 입력 신호를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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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조정에선 밝기나 컨트라스트 등을 바꿀 수 있습니다. 기본 밝기가 5로 설정되어 있는데 저 상태에서도 충분히 밝더라구요. 물론 100까지 올리면 더 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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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온도 조절도 가능합니다. 4200K, 7500K, 9300K 중에서 고르거나 사용자가 직접 설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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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조정입니다. 화면 위치나 리프레시율 등을 조절하는 부분이라, d-sub 단자를 연결해 아날로그 입력을 써야만 활성화됩니다. 디지털 단자를 써서 신호를 받을 땐 굳이 이런 것들을 조절할 필요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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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이나 음소거는 여기서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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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에는 이런 게 있네요. 보급형 모니터지만 설정 항목만 놓고 보면 고급형 못지 않게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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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을 본 김에 전력 사용량까지 보고 갈까요.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밝기를 최대로 올리고 찍은 게 28.42W. 밝기를 낮춰도 저 정도입니다. 전력 사용량이 낮고 발열이 적은 LED 백라이트는 이제 모니터를 고를 때 빠트려선 안 될 필수 기능이지 싶습니다. 특히 27인치 같은 대형 모니터에서 CCFL과 LED의 발열 차이는 상당히 체감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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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바 심미안 EM2701ADP는 MVA 광시야각 패널을 씁니다. 응답속도가 BTW 기준으로 7ms가 나온다며 TN 아니냐고 의심하는 분들이 있던데 이리저리 들여다봐도 MVA 맞습니다. 7ms면 충분히 빠른 속도지만, 요새는 LCD 모니터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어지간한 제품이면 응답속도가 느려 잔상이 남는다는 말은 별로 나오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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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시야각이라는 말에 걸맞게 가로 178도 세로 178도의 시야각이 나옵니다. 이것 역시 TN에서는 불가능한 수치이지요. EM2701A가 TN이라서 EM2701ADP도 TN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던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EM2701ADP는 MVA입니다. 보는 김에 같이 보자면 밝기는 250cd/m2, 명암비는 5000:1, 동적명암비는 1000000:1까지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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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바 심미안 EM2701ADP의 해상도는 1920x1080입니다. 한 화면에 가로 해상도 1024의 창 두개를 겹치지 않게 표시할 순 없지만, 필요한 내용을 한 번에 파악하는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요새 제가 시골에 내려와서 쓰는 모니터도 풀 HD까지만 지원하는 건데 이걸로 뉴스 올리고 번역하고 다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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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 크기를 적절하게 조절하면 여러 작업을 함께 펼쳐도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요새 2560 해상도 모니터가 워낙 많이 나왔고, 풀 HD 급이 많이 보급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거지, 1920x1080도 결코 작은 크기는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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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인치라는 화면의 크기 역시 절대로 작은 크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모니터를 책상 위에 놓고 쓴다고 봤을 때 제법 큰 축에 들겠지요. 이보다 화면이 더 크다면 한 눈에 모니터 화면 전체를 보기가 제법 힘들어집니다. 화면 크기가 크면 클수록 시각적인 체험이 커지겠지만, TV가 아닌 모니터라면 이 정도까지가 큰 부담없이 쓸 수 있는 크기이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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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메인으로 쓰는 모니터는 2560의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이지만,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뒷받쳐주지 못해 2560 해상도로 게임을 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최소한 1920 이하로 해상도를 낮추고 옵션 타협을 해야 게임을 즐길 수 있었지요. 그렇다면 굳이 2560의 고해상도가 크게 필요하지 않고 게임이 주 용도라면, 아예 1920 해상도의 모니터를 쓰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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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바 심미안 EM2701ADP는 27인치의 큰 화면, 풀 HD 급의 해상도, 빠른 응답 속도와 넓은 시야각을 갖춘 MVA 패널, HDCP와 HDMI를 비롯한 다양한 입력 포트와 내장 스피커까지. 책상 위에 놓고 게임하는 데 딱 필요한 요소를 전부 갖춘 모니터입니다. 무엇보다 21만 원 대에 살 수 있는 부담없는 가격이 더욱 매력적이지요.

 

2013년 10월 15일 기준으로 27인치에 풀 HD 급 해상도와 LED 백라이트를 갖춘 모니터는 10만 원 후반~20만 원 초반에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HDMI와 HDCP를 지원하고 MVA 같은 광시야각 패널을 더하면 아치바 심미안 EM2701ADP이 제일 저렴한 모니터가 됩니다. 가성비 높은 실속형 게임용 모니터를 찾고 있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