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의 '가짜 인텔 펜티엄 D 805 정품 박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_-a 그럴싸한걸 찾다가, 실로 공평하게도 '지난주에는 인텔을 깠으니 이번에는 AMD를 까보자'라는 생각이 들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AMD 애슬론 64 가짜 ES 대량 출현의 진실'되겠습니다.

참고로, 지금 저한테 이 가짜 ES가 없는 관계로 -_-a (... 몇달 전에는 있었는데 -_ㅜ) 모든 사진들은 중국 사이트에서 퍼온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주로 퍼온 사이트들은 hkepc.com, it.com.cn, taobao.com, oc,com.tw, pconline.com.cn정도 되겠습니다.

ES, 즉 엔지니어링 샘플이 무엇인지 여러분들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정식 발매 이전에 CPU 제조사에서 테스터들에게 보내는 샘플로서, 몇몇 하드웨어 사이트에서는 이를 고정적으로 입수하여 관련 정보나 벤치마크를 미리 올리기도 하고, 일부 부르조아 매니아들은 이를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구입하여 남들보다 더 빨리 신제품을 사용하는 즐거움을 누리기도 하지요.

바로 이 ES, 그 중에서 AMD 애슬론 프로세서의, 더군다나 '가짜' ES가 중국 시장에 대량으로 출현하였다라는 것이 바로 이 글의 주요 내용 되겠습니다. 사실, 이는 상당한 뒷북이기도 합니다 -_-a 왜냐하면 이 '가짜 애슬론 ES의 대량 출현'은 작년 말부터 있었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에는 크게 알려지지도 않은것 같고, 더군다나 아직까지도 계속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_-a 지금 소개해도 그렇게 늦은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S면 ES고 아니면 아닌거지 '가짜' ES는 또 뭐냐고 물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가짜 ES라고 하는 이유는, ES가 아닌데 ES라고 해서 '팔기' 때문에 -_-a 가짜 ES가 된 것입니다. ES가 아닌데 어떻게 ES라고 해서 팔수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이렇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ES라고 나오니까'



CPU-Z에서 본 애슬론 64 3000 엔지니어링 샘플입니다. (ES)가 보이십니까?



여기서도 역시 ES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포스팅 화면입니다. 다양한 메인보드에서 엔지니어링 샘플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꽂으면 ES라고 나오는데 어떻게 감히 ES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한가지 더 있습니다. ES의 제일 특징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름이 다르다 디버그가 덜됐다 등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배수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게 제일 두드러지는 특징이라고 생각됩니다.

배수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다시 말해서 배수락이 걸려있지 않은 CPU는 배수를 조절해서 클럭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ES는 이 배수락이 걸려있지 않지요. 문제는, '가짜' ES들도 배수락이 雌ㅅ퓸?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_-a

따라서, 꽂으면 ES라고 뜨고 배수락도 걸려져 있지 않으니 ES라고 하면 곧이 곧대로 믿는 수밖에 없지 말입니다...? 그럼 우린 잠자코 속아야만 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_-a 저번에 가짜 인텔 박스에서 본것처럼, 중국애들이 아무리 가짜를 잘 만들어도 그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일단, 제대로 된 ES 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의심할 여지가 없이 ES지 말입니다...? ES라고 써졌으니까요 -_-a 제가 뭐 ES 테스터도 아니고 실제로 본것도 딱 한번밖에 없긴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ES는 저렇게 'ES'내지는 '엔지니어링 샘플'내지는 '컨피덴셜' 이런 식으로 써놓는게 보통입니다. (안 그런 경우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 말입니다 -_-a)

그렇다면 '가짜'들은? 일반 CPU랑 똑같이 생겼습니다. 따라서 외관만 보면 ES가 아닌 것처럼 생겼지요. 하지만 우리는 외관만 보고 이것이 가짜임을 알 수 있습니다 -_-/

그럼 먼저, 진짜 AMD CPU 사진들입니다.











잘 보셨습니까? 위 CPU들은 모두 정품 AMD CPU 들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문제의 가짜 ES입니다. 사진 화질이 그리 좋지 못하니 눈에 힘 팍 주시기 바랍니다.























뭔가 감이 오는게 있으신지? 있다면 말하지 마시고 없다면 그냥 기다리시면 됩니다. 이제부터 설명에 들어가니까요 -_-/

위 사진들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오직 CPU의 히트스프레더-속칭 뚜껑- 뿐입니다. 주지하시다시피 CPU 뚜껑에는 CPU의 정보들이 레이저로 인쇄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CPU를 만들때 이러한 인쇄가 이루어지는 시점은 언제일까요?

모든 CPU는 코어를 만들어서 패키징을 하고 나면 테스트를 거칩니다. 이 테스트에서의 결과와 시장에서의 수요에 따라서 그 CPU를 분류하게 됩니다. 너는 잘났으니까 비싼 제품, 요즘 XX 모델이 부족하니까 너는 XX,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바로 여기서 이 가짜 ES가 등장하게 됩니다 -_-a 테스트에서 떨어진 불량품들은 뚜껑도 채 쓰지 못하고 버려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를 빼돌려서 뚜껑을 씌워 판매한다면...? 바로 그것이 지금 우리의 주제인 가짜 ES인 것입니다.



사실 우린 원래 뚜껑 같은건 없었어요 -0-





그런데 어거지로 씌우더라구요 -_-a

즉, CPU 자체는 -비록 불량품이긴 하지만- AMD에서 만든 것이 맞습니다. 전에 가짜 펜티엄 정품 박스를 소개할때도 말했지만, 가짜 CPU를 만든다는건 엄청난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중국의 업자들은 -_-a 뚜껑과 적당한 인쇄를 통해서 이를 '제대로 된' AMD CPU인 것처럼 속인 것이라 이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히트스프레더의 자세한 관찰을 통하여, 이 CPU가 과연 제대로 된 물건인지 아니면 가짜 ES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비교 들어갑니다.

먼저 진짜입니다.











다음, 가짜입니다. 제 관찰에 의하면 -_-a 가짜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1. 글씨체가 진짜보다 가느다란 것.













2. 글씨체가 진짜보다 굵은 것.













아리까리 하십니까? 부분 사진입니다. 이러면 한눈에 알아 보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각 사진들의 크기가 똑같진 않습니다만, A나 D, 0 안의 빈 공간 크기와 비율 같은걸 비교해 보신다면 그 차이를 쉽게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에 올린 모든 진짜/가짜 사진들을 다시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그 차이점이 눈에 들어오실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놓고 봐야만 가짜와 진짜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이고 -_-a 실제로는 그 차이를 구별하기 힘들지요.

여기서는 설명할 수 없겠지만, 히트스프레더의 재질이 약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촉감이 다르기도 하고 -_-a 또 흔히 기스라고 부르는 잘잘한 상처들이 많이 나 있기도 합니다.

그 외에, 이런 가짜 ES들은 메인보드와의 궁합이 좀 까다롭다고도 합니다. 최근들어서는 많이 사라진 편이지만,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추천 메인보드' 명단하고 같이 돌아다녔습니다. 그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수스 K8N/K8N-E 바이오스 버전 1004 이상
애즈락 K8A8X-M K8Upgrade-VM800 바이오스 버전 1.7 이상
체인텍 VNF3-250 바이오스 버전 2004/7/29 이상
DFI 랜파티 UT nF3-250Gb 크랙 바이오스
Epox 8KDA3+ 바이오스 버전 9/13/04 이상
MSI K8N Neo Platinum 1.52BETA 바이오스
솔텍 SL-K8AN2E-GR
기가바이트 k8ns
아수스 K8V Deluxe
MSI K8T Neo-FIS2R

그럼 좀 더 거시적인 부분에서 고찰해 보도록 합시다. 이러한 가짜 ES들은 아직까지 AM2 소켓으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754 소켓이고 일부는 939 소켓이 섞여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요즘같은 시기라면 크게 볼 일도 없겠지요?

그리고 거의 대부분이 애슬론 64 3000이고, 일부 3200이나 그 이상 모델 들이 소수 섞여 있으며, 드물게는 샘프론 3000도 있습니다. 또 L2 캐시 512KB 짜리가 대다수이고 1MB 짜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위에 사진에서도 보실 수 있겠지만 하나만 빼고 전부 754 소켓 3000이지요. 따라서 특정 모델만 피한다면 이런 가짜 ES에 걸릴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왜 이런 가짜 ES가 돌아다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싸니까 -_-
아래는, 중국의 경매 사이트에서, AMD CPU를 대상으로, 'ES'라고 검색한 물품들을, 즉시 구매만 골라 내어, 최저가 정렬한 목록의, 지극히 일부분만, 캡처한 것입니다 -_-a



참고로 오늘-2006년 9월 16일-자 중국원화 매매 기준율은 120원이니, 위 제품들의 가격을 한화로 알고 싶으시다면 곱하기 120을 하시면 됩니다. 최저 35800원, 최고 38400원이군요 -_-a

물론, 이보다 더 비싸게 파는 제품들이 더 많습니다. 최고 700위안까지도 있더군요 -_-a 올해 5월까지만 하더라도 7,800위안에 팔렸었지만 지금은 가격이 많이 떨어진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대량'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되겠군요. 과연 이런 CPU가 몇개나 팔렸기에 '대량'이라고 하는가? 몇 백개 가지고는 대량이란 소리 하기도 쪽팔립니다 -_- 인터뷰에 의하면 10개 이상 주문해야 조금씩 깎아준다는군요 -_-a 뿐만 아니라 중국 곳곳에서 게임방의 업그레이드용으로 -_-a 한번에 몇십개씩 나가는건 기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몇 백, 몇 천일 리가 없겠지요? 모 사이트의 추측에 의하면 -이런건 정확하게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겠지요- 지금까지 약 10만개 -_-a 의 가짜 ES가 팔렸거나, 혹은 판매상에서 보유중이라고 합니다.

이쯤 되면 과연 가짜 ES라는 말이 실감나실 것입니다. AMD는 땅파서 장사합니까? 샘플을 십만개씩 뿌리고 나머지 사람들한테 팔게? 하지만 폐기처분된 불량품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요.

중국 수조우에 있는 AMD 공장의 생산량은 매주 25만개 정도이며, 이는 AMD 전체 생산량의 20% 수준입니다. 불량률을 2%로 계산한다면 AMD 전체를 놓고 볼 때 폐기되는 CPU가 매주 2만개 정도가 된다는 소리입니다. 이정도라면 몇 번 빼돌리고 나서 그럭저럭 작동하는거 고르면 십만개 채우는건 가능하겠지요 -_-a

마지막으로, 이런 ES는 과연 실제 사용에 문제가 없는지 궁금해하실 분도 계실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소수의 보고-발열이 심하다, 다운이 잦다, 블루스크린 출현, 포스팅이 안된다 등등-을 제외하면 큰 문제는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뭐 그러니까 갖다 팔겠지요 -_-a

하지만 AMD가 괜히 불량품으로 구분한건 아니겠지요? 지금 瑛揚?큰 문제가 없는것 처럼 보여도 나중에 그 어떤 일이 생길지는 모를 일입니다.

이런 가짜 ES는 이제는 이미 구형 제품이 되버려서 한국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량으로 빼돌려서 히트스프레더를 씌우고 인쇄를 거쳐 유통하는 조직적인 방식은 전 세계를 놓고 봐도 중국에서나 가능할 일이겠지요 -_-a

하지만, 폐기되야 할 불량품이 유출되어 이런 식으로 판매된다는 것은 분명 AMD의 공장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바라건데 앞으로는 단속을 철저히 해서 AM2 소켓에서는 이런 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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