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의 PCB 기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출처는 http://www.pcp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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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그래픽카드의 좋고 나쁨을 이야기할 때에는, 제조가 충실하고 전부 솔리드 캐패시터로 도배를 했고 빠른 메모리를 사용하였으며 히트파이프 쿨러를 사용하였는가 운운하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그래픽카드 전체의 성능을 따질 때에는 GPU와 메모리를 빼면, PCB-기판이 제일 중요한 지위를 차지합니다. 만약 그래픽카드의 회로 설계가 좋지 않다면 아무리 좋은 캐패시터와 쿨러를 사용하였다 할지라도 오버클럭을 했을때 정상 작동하지 않습니다.

PCB는 Printed Circuit Board의 약자로서, 인쇄된 회로 기판을 가리킵니다. 그 주요 기능은 전자 품들을 서로 연결하는 것이며, 쉽게 구부러지지 않는 재질로 제작됩니다. 그 표면에는 가느다란 회로 패턴이 구리 재질로 그려져 있는데, 구리판을 부식시키는 방법으로 이런 회로를 그려내게 됩니다.

현재 전자 공업의 공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부품의 직접도가 갈수록 높아지기 때문에 기판의 충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그래픽카드의 경우 기판 층 수가 4층, 6층, 8층, 10층, 심지어 12층, 14층까지 나와 있습니다.

PCB 층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재료를 사용하게 되면 제조 공정이 더욱 복잡해지게 됩니다. 복잡한 제조 공정은 불량율을 높이는 원인이며 이는 곧 원가 상승과 직결됩니다. 일반적인 그래픽카드에서 8층 기판과 6층 기판을 비교해 보면 겨우 2층 차이지만, 그 제조 원가는 50~70% 정도 상승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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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흔히들 '레퍼런스'라던가 '비 레퍼런스' 혹은 '자체 설계' 기판이라는 말을 보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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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 그래픽카드.

레퍼런스는 칩 제조사(NVIDIA라던가 AMD)에서 칩, 기판, 쿨러, 전원부 설계 등을 그대로 제공하는 것으로서, 성능과 그 안정성이 엄격하게 테스트되어 있습니다. 그 성능이 '최강'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최고급'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겠으며, 기판의 층 수나 사용한 재료 등은 고급에 속합니다. 고급형 그래픽카드의 경우 레퍼런스 그래픽카드만 생산을 허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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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레퍼런스도 단점이 있는데, 생긴것이 전부 똑같다는 것과, 쿨러의 성능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서, 온도가 높고 소음이 매우 시끄러운 편입니다(레퍼런스 기판+사제 쿨러는 제외). 또한 비싼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편이며, 물량이 한정된 비싼 재료의 남발(불필요한 곳까지 고급 재료를 사용한다던가)은 레퍼런스의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지게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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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절감을 위한 설계를 사용한 비 레퍼런스 그래픽카드. 기판이 허허벌판.

그렇다면 비 레퍼런스 그래픽카드는, 그래픽카드 제조사에서 직접 기판을 설계하는 제품으로서, 성능을 높이고 클럭을 상승시키며 각종 기능을 덧붙이기 위한 경우와, 회로와 기판 층수와 사용하는 부품 수를 줄여서 제조 원가를 절감하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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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칩 제조사의 기판 설계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시절에는, 캐노퍼스라던가 다이아몬드 등의 회사에서 성능 향상을 위해 자체적으로 기판을 설계하여 고급형 제품을 만들었습니다만, 최근에는 비 레퍼런스 기판이 곧 원가 절감을 위한 제품을 가리키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다음으로, 기판의 층수는 데이터 회로의 밀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메모리 대역폭과 전원부 회로가 늘어나면 그만큼 회로의 밀도가 늘어나게 되며, 높은 대역폭의 GPU는 핀 수가 많아지며 회로가 그만큼 늘어나게 되고, 장착되는 칩이나 전원부 부품이 늘어나면 역시 회로의 밀도가 늘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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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형 64비트 LP 타입 그래픽카드인 라데온 HD 3450과 지포스 8400GS입니다. GDDR2 메모리 4개 정도는 4층 기판으로도 커버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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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형 128비트 그래픽카드인 라데온 HD 3650과 지포스 8600GT입니다. GDDR3 메모리 4개에 필요한 전원부와 회로는 GDDR2와 비교가 안될 정도이기 때문에 이런 중급형 그래픽 카드는 모두 6층 기판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클럭을 낮추고 전원부를 간소화 한다면 128비트 메모리 버스 그래픽카드도 4층 기판으로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비 레퍼런스 저가형 128비트 카드는 전부 4층 기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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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용하는 256비트 메모리 버스 그래픽카드에서는 메모리 칩이 8개로 늘어나면서 데이터 회로가 더욱 복잡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라데온 HD 3870은 8층, 지포스 8800GT는 10층 기판을 사용합니다.

12층 기판을 사용하는 256비트 그래픽카드도 있습니다. 라데온 X1950XTX라던가 지포스 7900GTX같은 왕년의 플래그쉽 모델들이지요. 이런 제품들은 제조 원가를 애시당초 따지지 않았기 때문에, 호화스런 전원부와 고클럭에서의 안정된 작동을 위해 12층 기판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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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지포스 8800울트라, 라데온 HD 2900XT, 라데온 X1950XTX입니다. 앞서 설명한 이유로 하여 256비트 이상에서는 더 많은 기판 층수를 필요로 합니다. 384비트짜리 지포스 8800GTX/울트라는 12층 기판을, 512비트짜리 라데온 HD 2900XT는 처음으로 14층 기판을 사용하였습니다. 라데온 HD 2900XT의 전력 소모량과 메모리 버스는 지포스 8800 울트라보다도 더 크지만 기판 길이는 더 짧아졌는데, 그건 전원부 부품 방식, NVIO 칩 외에도 기판의 층수와도 관련이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기판의 층수가 적은 제품들을 보면 회로 패턴이 매우 빽빽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층수가 늘어나면 개발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그만큼 넓어지게 되고, 신호의 노이즈를 최대한도로 낮출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필요한 기판 층수는 제품에 따라서 달라지게 되니 이것을 줄여서 제조 원가를 절감하느냐, 아니면 유지하거나 더 늘려서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추구하느냐는 그래픽카드 제조사에서 고민하게 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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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포스 8600GT는 원래 6층 기판이고, 일부 저가형에서는 4층 기판 제품도 있지만, 간혹 8층 기판을 사용한 8600GT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위에 나온 LP 타입입니다. 128비트 메모리 버스를 유지하면서 기판의 크기를 절반으로 잘라버렸으니,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회로 층 수를 늘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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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레퍼런스 9600GT입니다. P456 레퍼런스 기판은 P393을 기반으로 만든 것으로서, 지포스 8800GT의 10층 기판 구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원부가 간소해진 9600GT에서 10층 기판을 사용하게 되자 기판에 빈 자리가 많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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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로 해서 기판을 8층으로 줄인 것이 이 제품입니다. 기판 층수를 줄여도 그래픽카드 안정성이나 오버클럭 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제조사에서 판단한 것이며, 거기에 전원부 부품을 더해서 가격대 성능비를 추구한 제품입니다.

그럼 이 8층 기판을 사용한 지포스 9600GT의 기판 구성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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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위의 Top입니다. 메모리로 가는 CMD 회로, PCI-E 신호 회로가 있고, 모든 부품들이 납땜되어 있는 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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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인 GND1입니다. 접지, 그라운드 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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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Int1입니다. 메모리 데이터 회로, DQS, SLI, 신호 입/출력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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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는 Vcc1입니다. GPU에 전원을 공급하는 것이 주요 목적인 NVVDD, 12V, 3V 등이 있으며, 약간의 GPIO 회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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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는 Vcc2입니다. 메모리에 전원을 공급하는 FBVDD와 12V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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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는 Int2입니다. 메모리의 데이터 회로, CLK, DQS, SLI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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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는 Gnd 입니다. 2번째 층과 같은 그라운드-접지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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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그래픽카드 뒷면입니다. PCI-E 회로, 메모리의 CMD 회로, 부품이 삽입되고 납땜되는 부분 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판의 층수 구별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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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층 기판의 경우 메모리 데이터 회로가 전부 안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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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층 회로의 경우 메모리 데이터 회로가 바깥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가공/설계가 잘 된 기판의 경우 기판 단면이 매우 매끄럽고, 기판 옆면을 보면 기판츼 층이 나뉘어져 있는 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슬롯 부분 제외), 또한 기판이 쉽게 구부러지지 않고 아주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으며, 전원부의 각종 부품이 가지런하게 정렬되어 있는 것도 좋은 제품입니다.

비싼 기판의 경우 전원부가 입/출력 포트에서 먼 곳(그래픽카드의 뒷쪽)에 몰려 배치되어 간섭을 줄이는 편입니다. 또한 고급형은 GPU나 메모리 주변에 작은 저항들이 붙어 있는데, 이런 저항들은 없어도 상관은 없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안정성과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저항들이 얼마나 부착되어 있는지 보는 것도 일종의 방법일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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