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의 인기있는 망원 줌 렌즈가 정말 오래간만에 EF 100-400mm F4.5-5.6L IS II USM로 리뉴얼됐습니다. 최신 광학 설계는 물론 경통 설계와 손 떨림 보정까지 주목할만한 요소가 가득합니다. 여기에선 좀 더 깊숙한 내용에 대해 인터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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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리뉴얼된 풀프레임 대응 초망원 줌 렌즈로서 비행기나 모터 스포츠 촬영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최신 광학 기술을 사용해 줌 전역에서 기존보다 광학 성능이 대폭 업그레이드됐으며 EF 70-200mm F2.8L과 같은 수준의 고화질을 실현했고, 초망원 줌렌즈로선 경이로운 최단 촬영 거리 0.98m를 실현했습니다.

 

여기에 나노미터 크기의 볼을 도포하는 새로운 코팅인 ASC를 처음으로 넣었을 뿐만 아니라 손 떨림 보정 효과도 1.5스탑에서 4스탑으로 향상됐습니다. 토크 조정 가능한 회전식 줌과 개폐형 창이 달린 렌즈 후드, 카메라에 장착한 채로 렌즈를 착탈할 수 있는 신형 삼각대 마운트 등 조작성도 향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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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쇼고. 캐논 주식 회사 이미지 커뮤니케이션 사업 본부 ICP1 사업부.


"디지털 카메라에 최적화된 최신 광학 설계와 매커니즘 설계로 고화질과 소형 경량화를 모두 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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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타 시게노부. 캐논 주식 회사 이미지 커뮤니케이션 사업 본부 ICP1 개발 센터.


"포커스 정확도가 높은 매커니즘 설계와 연계해 화질을 유지하면서 최단 촬영 거리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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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오 유우키. 캐논 주식 회사 이미지 커뮤니케이션 사업 본부 ICP1 개발 센터


"렌즈가 움직일 때 앞 부분이 무거워 처지지 않도록 복잡한 경통 설계를 넣어 흔들림이 거의 없습니다"

 

 

리뉴얼에 16년이 걸린 이유는?

 

― ― 우선 개발 컨셉부터 가르쳐 주세요.

 

야마구치: 이 렌즈의 전 모델인 EF 100-400mm F4.5-5.6L IS USM은 출시 후 16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으며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 제품입니다. 그러나 시대가 필름에서 디지털로 바뀌었고 카메라의 화소 수도 대폭 늘어 광학 성능을 더 높여 달라는 요청이 늘어났습니다.

 

그런 요청에 맞춰 최신 광학 설계와 매커니즘 설계로 고화질과 소형 경량화를 도모한 것이 이 EF 100-400mm F4.5-5.6L IS II USM II입니다.

 

― ― 개인적으로도 기다렸던 리뉴얼입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리뉴얼에 시간이 걸렸나요? 비행기나 기차, 야생 조류의 촬영에 매우 인기가 높은 렌즈였으니 개발의 우선 순위가 더 높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야마구치: 절대로 개발 우선 순위가 낮은 게 아닙니다. 이 렌즈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하이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다양하며 매우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합니다. 그만큼 기존 제품에 비해 압도적으로 성능이 향상됐다고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했기에 시간이 걸렸습니다.

 

― ― 캐논의 망원 줌이라면 EF 70-200mm F2.8L IS II USM가 있으나 이건 초점 거리가 짧아서 다르다 하더라도, EF 200-400mm F4L IS USM 익스텐더 1.4×, E F70-300mm F4-5.6L IS USM 같은 렌즈가 먼저 나왔습니다. 이들 렌즈에 비해 이 II형 모델은 개발 난이도가 높았던 것인가요?

 

스기타: 망원 단의 초점 거리가 길수록, 줌 배율이 높을수록 설계가 어려워집니다. EF 70-200mm F2.8L IS II USM과 EF 200-400mm F4L IS USM익스텐더 1.4×처럼 줌 비율이 작고 이너 줌 방식을 채용할 수 있는 렌즈의 경우, 줌을 조작해도 경통이 늘어나지 않으니 구성 렌즈를 정확하게 넣기에 유리합니다.

 

한편 줌 조작에 따라 경통이 들어오고 나가는 종류의 렌즈는 앞 부분이 무거울수록 경통이 휘어지기에 설계대로 화질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술적인 난이도가 많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EF 70-300mm F4-5.6L IS USM을 개발했을 때는 줌을 조작해도 전체 길이가 늘어나지 않도록 만들어 고화질을 추구했으며, 그 방법을 어느 정도 확립해 이번 II형 렌즈의 개발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다만 망원 단의 초점 거리가 더 늘어났기에 나오는 데엔 시간이 좀 더 걸렸습니다.

 

― ― 기존의 I형 모델은 필름 전성기에 기획 및 설계된 초망원 줌 렌즈지요? 그러나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APS-C 포맷이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APS-C 모델에서 가장 빠른 AF 연사를 자랑하는 EOS 7D Mark II와 조합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되는데요. APS-C에서 광각 단이 160mm가 되면 필드 스포츠 촬영을 생각했을 때 화각이 좀 좁은 것 같아요.

 

그런 것을 생각하면 광각 단 초점 거리를 70mm나 80mm로 넓히는 방법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왜 I형 모델의 스펙을 그대로 이어온 것인가요?

 

야마구치: 기획 검토 단계에서는 말씀하신 대로 광각 단의 초점 거리를 70mm나 80mm까지 늘리는 방안도 있었지만, 광각 단의 초점 거리를 늘리면서 화질을 타협하지 않으려면 렌즈가 크고 무거워져 휴대성과 기동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번 II형 렌즈는 400mm까지 커버하는 초망원 줌 렌즈로서 크기가 커지는 걸 최대한 막고 화질을 끌어올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 ― 요즘은 렌즈 제조사에서 600mm까지 커버하는 초망원 줌 렌즈가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고 있습니다. 최근 EOS 카메라는 개방 F8 조리개에서도 AF가 작동하기에 II형 렌즈에 1.4배 익스텐더를 장착하면 망원 단의 초점 거리를 560mm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택할 수 있는 AF 프레임은 중앙의 1개 뿐이며 AF 속도도 떨어지기에 역시 렌즈 자체의 초점 거리가 긴 편이 유리합니다. 망원 단의 초점 거리를 더 늘린 초 고배율 줌 렌즈를 내놓는 방안은 없습니까?

 

야마구치: 물론 검토는 했지만서도 아까 말씀드린대로 크기와 화질의 균형을 생각해서 나온 결과입니다.

 

 

다른 EF 렌즈와 같은 회전식 줌을 도입

 

― ― 직진식 줌을 쓴 I형 모델이 비해서 II형은 회전식으로 바꿨습니다. 이것은 왜인가요? 

 

야마구치: 기획 단계에서는 직진식과 회전식을 모두 검토했습니다. 직진식의 장점은 광각부터 망원까지 빠르게 화각을 바꿀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화각을 미세 조정하려면 회전식이 유리합니다. 각가 장점이 있지만 사용자들의 의견이나 수요를 조사한 결과 이번에는 회전식을 쓰기로 했습니다.

 

― ― 직진식은 경통의 무게 균형을 잡기 힘들어 화질을 유지하기가 불리하지 않습니까? 

 

나가오: 그건 아닙니다. 직진식 줌에서도 우수한 화질을 유지할 수 있는 매커니즘 설계는 가능합니다. 줌 조작 방식에 따라 화질을 유지하기 유리하거나 불리하다는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순수하게 조작성이란 측면에서 검토한 결과 대부분의 EF 렌즈와 같은 조작 방식인 회전식 줌을 채용했습니다.

 

― ― 개인적으로는 초망원 줌에서 직진식을 좋아하기에 II형 모델에서 회전식으로 바꾼 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조정 링을 풀어 줌 링의 토크를 가장 가볍게 하면 왼손으로 렌즈를 잡고 그대로 후드를 앞뒤로 움직이는 것만으로 직진식 줌 렌즈처럼 쓸 수 있는데, 이러한 사용법은 렌즈에 영향을 주나요?

 

야마구치: 줌링을 돌리는 것보다 기계 구동 부분에 부하가 걸리기에 경통의 보다 메카 기구에 부하가 걸려 경통의 유격이 커지는 등 제품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가급적 권장하지 않습니다. 

 

― ― 기존의 I형 모델 사용자를 생각해서 직진식 줌처럼 쓸 수 있도록 했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초 망원 렌즈는 후드나 렌즈 끝 부분을 왼손으로 받치는 것만으로도 프레이밍이 안정되니까 그대로 후드를 앞뒤로 움직여 줌을 조작할 수 있는 것도 괜찮을텐데요.

 

II형 모델의 카탈로그를 보면 EF 70-200mm F2.8L IS II USM과 같은 수준의 고화질이라고 써 있고, 발표된 MTF 차트를 봐도 I형 모델에 비해 II형은 컨트라스트와 해상력이 많이 향상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높은 화질을 실현한 기술적인 부분을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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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모델의 MTF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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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의 MTF 차트.

 

광각단과 망원단 모두 신형의 컨트라스트와 해상력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망원단의 컨트라스트와 해상력이 크게 향상됐으며, 극 주변부 외에는 높은 컨트라스트와 해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기타: 형석 렌즈, 슈퍼 UD 렌즈 같은 특수 글래스 뿐만 아니라 I형을 개발했을 때엔 없었던 고굴절 재료를 쓴 것이 화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순전히 설계 성능만 따지자면 렌즈 구성을 늘려서 크기를 유지하면서 화질을 높이는 건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만들기 쉽도록 설계할 수 있느냐는 것이지요. 렌즈의 연마부터 메커니즘, 조립 정밀도, 노후화, 렌즈에 존재하는 오차를 극복하고 성능 열화를 억제하는 설계 기법이 최근 많이 축적됐습니다. 

 

렌즈의 크기를 줄이려면 고굴절 렌즈를 사용해 빛의 굴절률을 높이면 되지만, 일반적으로 고굴절 렌즈는 위치가 어긋났을 때 화질 열화가 크고 제조 오차나 노후화에 약해지기 쉬운 편이기도 합니다.

 

II형 모델은 슈퍼 UD 글래스나 형석 같은 특수 재료와 고굴절 재료를 적절히 사용해 기본적인 광학 성능을 높이고, 거기서 한층 더 나아가 오차가 화질에 영향을 주기 어려운 최적의 균형을 추구한 설계를 도입했습니다. 

 

 

제조 오차나 시간의 흐름에 강한 광학 계통을 사용

 

― ― 기존 I형과 II형의 광학계 차이점에 대해 가르쳐 주세요.

 

스기타: 기본적인 렌즈 구성은 같습니다. 둘 다 6군 줌 렌즈인데 렌즈의 수는 4장 늘어났으며, 효과적인 부분에 렌즈를 추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색 수차 보정에 효과가 있는 2군이나 포커스 렌즈 쪽에 렌즈를 추가해서 렌즈의 기본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게다가 오차에 강하며 새로 추가한 4장의 성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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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모델의 렌즈 구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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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모델의 렌즈 구성도. 형석이나 슈퍼 UD 렌즈같은 특수 재료는 물론, 기존 모델에선 사용하지 않았던 고굴절 재료 등의 최신 소재를 사용해, 기본적인 광학 구조는 유지하면서도 주변부까지 높은 광학 성능을 실현했습니다. 신형 제품에서 도입한 ASC 코팅은 뒤에서 5번째 렌즈 전면에 들어가 있습니다. 

 

―  ― 다소 오차가 있어도 성능의 변동이 적도록 만든다면 최대 성능을 살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스기타: 그렇지 않습니다. 최대 성능을 제조 오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느냐는 광학 설계를 고민했습니다.

 

― ― 최단 촬영 거리가 1.8m에서 0.98m로 대폭 짧아진 것도 대단하네요. 400mm을 커버하는 초망원 줌 렌즈에서 이렇게 최단 촬영 거리를 짧게 만드는 건 설계도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하는데, 왜 이토록 0.98m라는 최단 촬영 거리에 집착한 것인가요?

 

야마구치: 기존 I형 모델 뿐만 아니라 모든 렌즈에서 최단 촬영 거리를 최대한 짧게 해 달라는 수요가 있습니다. 최단 촬영 거리가 짧으면 피사체가 가까이 다가오거나 촬영자 뒤에 여유 공간이 없는 경우에도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또 꽃 같은 물체를 망원 렌즈를 써서 매크로로 촬영할 수도 있습니다.

 

포커스 리미터도 있으니 최단 촬영 거리가 짧아도 불편한 점은 없을 겁니다. 촬영 영역을 늘린다는 차원에서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짧은 최단 촬영 거리를 추구했습니다.

 

― ― EF 70-300mm F4-5.6L IS USM도 최단 촬영 거리가 1.2m로 짧은 편이지만, 최단 촬영 거리 쪽에서는 이너 포커스의 특성상 줌 링에 적힌 초점 거리보다 더 넓은 화각으로 찍힙니다. 이 렌즈도 마찬가지인가요? 

 

스기타: 기본적인 광학 계통은 EF70-300mm F4-5.6L IS USM과 같으니 마찬가지로 근접 촬영시에 화각이 넓어집니다. 다만 최단 촬영 거리가 0.98m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기에, 최대 촬영 배율이 EF 70-300mm F4-5.6L IS USM의 0.21배에 비해 II형은 0.31배로 더 높으니 더욱 크게 찍을 수 있습니다. 

 

 

베어링을 활용해 경통이 흔들리는 걸 방지

 

― ― 화질을 유지하면서 최단 촬영 거리를 짧게 만드는 건 광학적이나 매커니즘에서 모두 매우 어려운 과제였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걸 어떻게 해결했는지 기술적인 부분을 알려 주세요.

 

스기타: 말씀하신대로 그 부분을 정말 신경을 썼습니다. 최단 촬영 거리를 줄이려면 포커스 렌즈의 굴절율을 높이는 방법과 포커스 렌즈의 이동량을 늘리는 방법이 있는데 이번엔 그 두가지를 같이 사용했습니다. 

 

아까 설명한대로 굴절률이 높아지면 렌즈가 조금이라도 기울어지면 화질에 영향을 주게 되며 포커스가 멈춘 위치가 조금만 차이나도 바로 초점의 차이로 연결됩니다. 매커니즘 설계와 병용해서 어떻게 하면 그런 그러한 문제를 줄이느냐가 핵심입니다. 

 

또 4군과 6군을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플로팅 포커스를 채용해 근접 촬영시 화질 열화를 막았습니다.

 

나가오: 매커니즘 설계에선 포커스 렌즈가 민감해지고 조금만 움직여도 초점 위치가 크게 변하게 되면, 포커스 렌즈를 지금까지 했던 것 이상으로 정확하게 멈춰야 합니다. 게다가 이동량이 커졌기에 캠 통에 넣는 캠 홈의 경사각을 늘려 캠 통을 일정한 각도 이상으로 회전했을 때의 이동량을 크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캠 홈의 경사각을 늘리면 포커스 렌즈를 정밀하게 멈추기가 어려워지고 캠 통을 돌릴 때 모터의 부하도 커집니다. 그래서 구동 부하가 커지지 않도록 포커스 군에 볼 베어링을 넣어, 그 베어링을 캠 통의 캠 홈에 끼우는 구조를 채용했습니다.

 

다만 그러한 구조에서 베어링과 캠 홈이 흔들리면 포커스 렌즈를 정확하게 멈출 수 없으니 베어링 캠 홈을 눌러주는 매커니즘도 도입했습니다. 포커스 렌즈 군에 베어링을 넣어 적절하게 눌러주면서도 동시에 원활한 움직임을 실현했습니다.

 

이번의 렌즈는 포커스 렌즈 군이 흔들리는 걸 막기 위해 9개의 베어링을 사용해서 초점 렌즈의 이동량과 정확성을 모두 잡았습니다. 

 

― ― 글자로만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일반적인 줌 렌즈는 가느다란 금속 핀을 사용하지만 이 렌즈는 볼 베어링을 아낌없이 사용해서 적은 힘으로도 부드럽게 이동하고,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 눌러 주는 매커니즘을 사용하면 저항이 커지니 또 거기에도 베어링을 넣었다는 이야기군요. 

 

나가오: 대충 보면 그렇습니다.

 

― ― 이렇게 정교한 매커니즘을 쓴 것은 이 렌즈가 처음인가요?

 

나가오: 아니요. 똑같은 구조는 아니지만 다른 L 렌즈에서도 같은 매커니즘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기타: EF 70-300mm F4-5.6L IS USM은 포커스 렌즈 군의 이동량을 늘려 최단 촬영 거리를 짧게 만들면서도 렌즈의 굴절율은 높이지 않을 수 있었는데요. 이번의 II형 모델은 렌즈의 굴절율을 높였으니 이 구조의 흔들림을 억제해야 하는 개체의 차이가 매우 크고, 포커스 정밀도도 안정적으로 잡아야 하다보니까(제품 설계에선 가능해도) 제품화로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 ― 경통이 움직이면서 렌즈 앞부분의 무게로 이미지에 영향을 주진 않습니까? 열화로 인해 경통의 흔들림이 더 커지지 않을까 궁금합니다. 

 

스기타: 보통 이런 종류의 광학계에서는 1군이 광학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1군이 광학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가능한 작게 하였으며, 1군과 2군의 렌즈 형태에 대한 광학 설계 연구를 했습니다.

 

나가오: 매커니즘 설계에선 렌즈가 앞으로 나올 때의 흔들림을 최대한 억제하고 장기간 사용해도 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실제 제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경통을 만져 봐도 흔들림이 거의 없습니다. 

 

이것은 1군을 유지 및 구동하는 매커니즘에 12개의 캠 우퍼를 사용하고 각각 캠 홈에 넣어 경통을 제대로 지탱한 덕분입니다.

 

통상적으로 경통을 3개의 캠으로 지탱하는 렌즈가 많지만, 이 렌즈는 캠의 수를 늘려 더 많은 부품이 경통을 지지하게 만들어, 한 곳에 쏠리는 부담을 줄이고 내구성을 높였습니다.

 

이렇게 렌즈를 지탱하는 부품을 늘리면 줌링의 움직임이 커지게 되지만 그걸 막았습니다. 이렇게 다수의 캠을 넣은 구조는 EF 70-300mm F4-5.6L IS USM에서도 사용한 바 있으나, 초점 거리가 더 길고 렌즈 앞부분이 더 무거워진 만큼 이번 II형 렌즈는 캠을 늘려 신뢰성을 높였습니다.

 

― ― 일반적인 70-300mm 줌에 비하면 EF 70-300mm F4-5.6L IS USM은 가격이 확실히 비싸지만, 세로 방향으로 촬영해도 화면의 위 아래에서 화질 열화가 거의 없다는 게 매력입니다. 이번의 II형 렌즈는 그것이 더욱 발전 및 강화된 것이로군요. 

 

스기타: 1군과 2군의 렌즈 모양을 최적화해서 경통이 나올 때의 화질 열화를 막는 방법은 저희가 특허를 낸 것이기도 합니다. 

 

 

사진 촬영을 우선한 초음파 모터를 탑재

 

― ― 미러리스용 렌즈에선 포커스 렌즈 군을 최대한 가볍고 이동량도 작게 만들어서 빠른 라이브 뷰 AF를 실현한다고 들었는데요. 이 렌즈는 위상차 AF에서 빠르게 동작하기 위해 뭔가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나가오: 한정된 모터의 힘으로 무거운 포커스 렌즈 군을 움직이려면 기어 감속비를 크게(저속 기어) 할 필요가 있으며, 모터의 회전수에 비해 포커스 렌즈의 움직임이 느려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 렌즈는 아까 말씀 드린대로 베어링을 사용해 구동 부하를 줄였으며 포커스 렌즈를 움직이는 힘이 적게 듭니다. 모터 감속비를 줄일 수록 포커스 렌즈를 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포커스 렌즈가 빨리 움직인다 해도 목표로 한 위치에 정확하게 멈추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는데, 이것도 베어링과 유격 방지 매커니즘을 도입해 빨리 움직이면서도 목표하는 곳에서 정확하게 멈춥니다. 

 

또 다른 USM(초음파 모터) 탑재 렌즈에서도 같은 것이지만, USM은 어느 정도의 구동 부하가 있어도 단번에 가속해서 목표로 하는 위치에선 순간적으로 감속해서 멈추는 동작에 적합하며, 이것도 고속 위상차 AF의 실현에 공헌한 것이기도 합니다.

 

― ― 동영상 촬영에 맞춘 설계인가요?

 

나가오: 하이브리드 CMOS AF를 쓰는 EOS에서 동영상 서보 AF의 장점은 STM을 장착한 렌즈 만큼은 아니어도, 아까 말씀드린대로 포커스 렌즈의 유격 방지 매커니즘에 의해 작은 거리의 초점 동작에도 유리하다고 생각됩니다.

 

또 조리개에 쓰인 액추에이터는 STM을 쓴 렌즈와 같은 것이기에 동영상 촬영에서 요구하는 매끄러운 조리개 날개 구동이 가능하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 ― 광학 설계 차원에서 동영상 촬영을 배려한 것은 있습니까?

 

스기타: 특별한 건 없습니다. 동영상 전용 렌즈의 경우 포커스 이동에 따른 상 배율의 변화에 크게 신경쓰지만, EF 렌즈는 정지 화면 촬영 위주인지라 정지 화면의 촬영에서 성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줌 타입이나 포커스 타입을 골랐습니다.

 

― ― 손 떨림 보정 매커니즘(IS)의 동작 소음이 조용해진 것 같습니다.

 

나가오: 이 렌즈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에 나오는 렌즈는 보정 광학계를 유지하는 방법이 이전의 렌즈와 많이 다릅니다. 지금까지는 보정 광학계를 가이드 축으로 슬라이딩해서 가이드하는 구조였기에 기계가 움직이는 소리가 발생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렌즈는 보정 광학계가 볼이 움직이는 식으로 가이드하기에 동작 소음이 줄었습니다. 또 손떨림 보정을 제어하는 마이크로 컴퓨터의 성능도 점차 향상돼 추적 알고리즘의 동작이 빨라졌으며 보정 렌즈군을 도욱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게 됐습니다.

 

그것도 동작 소음의 절감에 연결됩니다. 새로운 렌즈일수록 동영상 촬영까지 배려한 튜닝을 사용합니다.

 

스기타: 보정 렌즈를 움직였을 때 민감도를 제어하기 위해 광학 설계 차원에서 최대한 접근하도록 배려했습니다. 

 

 

IS 모드 3의 용도는? 

 

― ― 이 렌즈가 처음은 아니지만 IS 모드 3이 새로 추가됐지요? 셔터 릴리즈를 하는 순간 손 떨림 보정을 하는 것인데 이는 어느 경우에 적합한 모드인가요? 

 

나가오:농구나 축구 등 피사체가 좌우로 자주 움직이는 환경에서는 프레이밍을 꽤 크게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손 떨림 보정 효과를 켠 상태에서 렌즈를 좌우로 흔들면 렌즈의 격렬한 움직임을 보정 렌즈 군이 따라가지 못하고, 뷰파인더에서 이미지가 늦게 움직이거나 렌즈를 멈췄을 때 뷰파인더 영상이 바로 멈추지 않고 여전히 움직이는 일이 생기곤 합니다.

 

그 경우엔 IS 모드 3을 사용하면 셔터를 누를 때만 손 떨림 보정이 동작하기에, 반셔터를 누른 상태에선 보정 렌즈가 중앙 위치를 유지하고 있어 렌즈를 아무리 흔들어도 응답이 느리지 않고 위화감 없이 프레이밍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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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가 릴리즈할 때만 작동하는 IS 모드 3

 

― ― 반셔터를 누르고 있을 때 보정 렌즈가 중앙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 IS 모드 1이나 2보다 손 떨림 보정 기능도 좋아진다는 말인가요?

 

나가오: 촬영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손 떨림 보정이 프레이밍에 주는 위화감을 없앤다는 게 목적입니다.

 

― ― 그렇군요. 손 떨림 보정 효과나 화질을 중시해서 모드 3을 고를 이유는 없겠네요. 오히려 모드 1이나 2에서 반셔터를 누를 때 손떨림 보정 효과를 내는 게 이미지가 안정적일테니 AF 센서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해서요.

 

나가오: 참고로 모드 3은 패닝도 지원하며, 반셔터를 누를 때엔 손떨림 보정을 하지 않지만 셔터를 눌렀을 때는 자동적으로 손 떨림인지 패닝인지를 판별해 알맞는 제어를 실시합니다.

 

― ― 그럼 대각선 방향의 패넝도 지원합니까? 저녁에 비행기가 이륙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라던가, 대각선 방향으로 카메라를 움직여 찍기도 하는데요. 

 

나가오: 지원하지 않습니다. 수평, 수직 방향의 패닝만 지원합니다. 다만 IS 모드 2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카메라를 움직여 사진을 찍어도 손 떨림 보정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대신 손 떨림 보정을 꺼 놓은 것보다 화질이 떨어지는 건 막았습니다. 

 

― ― 대각선 방향의 손 떨림 보정은 어렵지요?

 

나가오: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겠죠. 앞으로의 과제로 삼고 싶습니다

 

― ― 렌즈를 비스듬히 기울여서 수평으로 패닝하는 경우는 어떤가요?

 

나가오: 이것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렌즈가 지표면에 대비해서 수평이나 수직으로 패닝하는 경우만 지원합니다. 

 

― ― 삼각대로 찍을 때는 손 떨림 보정을 꺼 놔야 합니까? 

 

나가오: 꺼 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손 떨림 보정을 켜도 괜찮습니다. 삼각대의 종류나 사용하는 카메라에 따라 다르지만 켜 두는 것이 약간의 진동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 ― 야경처럼 장노출 사진을 찍을 때도 손 떨림 보정을 꺼 둘 필요가 없습니까?

 

나가오: 삼각대를 사용해서 장노출 사진을 찍을 때는 켜나 끄나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장노출에서 흔들리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배터리 소모가 커지는 단점은 있네요.

 

― ― 그렇군요. 다만 구형 렌즈는 삼각대 촬영에서 손 떨림 보정 기능이 역효과를 내기도 하다보니, 어떤 렌즈가 삼각대 촬영에서도 손 떨림 보정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카탈로그에 표기하면 좋을 듯 합니다.

 

삼각대 고정 장치가 링 형태가 아니라 그 부분만 착탈할 수 있는 구조인데, 이렇게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가오: II형 모델의 삼각대 고정 장치에서 가장 중시한 건 리볼빙 성능의 향상입니다. 링 타입의 삼각대 고정 장치는 구조적으로 렌즈를 돌리는 데 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II형 모델에선 삼각대 고정 장치의 링이 렌즈에 항상 장착되도록 만들어, 렌즈가 항상 부드럽게 회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삼각대를 쓰지 않고 손에 든 상태로 찍는 경우에 조금이라도 무게를 줄이기 위해 삼각대 고정 장치를 떼어낼 수 있는 구조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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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칫 구조의 삼각대 고정 장치. 카메라에 렌즈를 장착한 상태에서 지지대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나사가 풀리지 않도록 래칫 구조를 도입.

 

― ― 삼각대와 닿는 부분의 면적이 작으니 헤드와 접지 면적이 적어 조금 불안하기도 합니다만 그 점은 어떤가요?

 

나가오: 손에 들고 있을 때의 부담을 줄이거나 카메라 가방의 수납성을 높이기 위해 실제 사용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 범위에서 소형 경량화를 추진했습니다. 실제로 삼각대에 렌즈를 장착하고 촬영하는 테스트도 많이 했는데요. 거기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 ― 삼각대 고정 장치의 착탈 나사가 점점 느슨해질 일은 없나요? 

 

나가오: 이 구조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사가 풀어져 렌즈가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사가 거꾸로 회전하는거 막는 구조를 채용했습니다. 나사를 조일 때 똑딱거리는 소리가 나는데요. 그게 바로 래칫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굴절률을 줄이는 새로운 코팅

 

― ― II형 모델에는 ASC라는 새로운 코팅이 썼는데 이건 어떤 코팅인가요?

 

스기타: 공기의 굴절률이 변하면서 반사가 생기기에 가급적 굴절률이 낮은 재료를 사용하고 싶지만, 일반적인 증착 코팅에서 쓸 수 있는 응고제는 굴절률이 한정돼 있어 멀티 코팅을 해도 어느 정도의 반사를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굴절율을 낮추는 막을 공기와의 경계면에 넣는 게 바로 ASC(Air Sphere Coating)이라 부르는 기술입니다.

 

Air Sphere는 공기로 이루어진 공을 가리키며 ASC는 수십 나노 미크론 크기의 공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초 저 굴절층을 일반적인 증착 박막층 위에 형성하는 것입니다. 공기 공은 빛의 파장보다 작아 빛의 굴절율이 낮기에 공기와의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반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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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어나 고스트를 줄이는 ASC. 나노미터 크기의 공기 공을 넣어 매우 낮은 굴절률을 지닌 층을 증착 코팅의 가장 윗면에 도포해, 공기와 유리의 굴절률 차이를 절감하고 반사를 막습니다.

 

― ― 코팅에 공기로 이루어진 공을 넣으면 소프트 필터처럼 빛이 난반사를 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빛의 파장보다 공기로 이루어진 공이 작다는 게 핵심인가요? SWC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스기타: SWC(Subwavelength Structure Coating)는 렌즈 표면에 빛의 파장보다 작은 나노 크기의 쐐기 모양 구조물을 무수히 늘어놓아 공기와 렌즈 사이의 굴절율을 연속적으로 변화시켜 반사를 억제하는 기술입니다.

 

빛의 입장에서 보면 굴절율이 서서히 높아지기에 공기와의 경계면에서 반사되지 않고 렌즈 안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ASC는 일반적인 증착 코팅의 최상층에 공기의 공을 포함한 굴절층을 넣은 것이지만, SWC는 증착 코팅은 쓰지 않고 SWC만 씁니다.

 

또 ASC는 렌즈 표면에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들어오는 빛에서도 SWC와 같은 수준의 반사 방지 효과가 있습니다. SWC는 이와 함께 사선에서 들어오는 빛에도 강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 SWC가 반사 방지 효과가 높군요. 하지만 SWC가 더 비싸겠지요?

 

스기타: 그렇습니다. 그래서 적재 적소에 코팅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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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 모양의 구조가 특징인 SWC. 렌즈 표면에 나노미터 크기의 쐐기 모양 구조물을 넣어 굴절률을 서서히 줄여주고 반사를 막는 것이 SWC입니다.  EF 100-400mm F4.5-5.6L IS II USM에는 쓰이지 않았습니다.

 

― ― ASC가 쓰인 부분은 렌즈의 한쪽 표면 뿐입니다. 왜 양면에 ASC를 넣지 않은 것인가요? 

 

스기타: 광학 설계 단계에서 되도록 촬상면에 반사가 들어가지 않도록 고려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걸 철저히 따르면 상을 맺는 성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촬상면에 대한 반사를 필하면서 상을 맺는 부분은 반사를 허용하게 설계하는데요. 그래서 반사가 남는 부분에는 뒤어난 코팅을 하고 반사를 줄이고 있습니다. 

 

― ― ASC나 SWC를 더 많이 쓰면 고스트나 플레어는 적어지겠지만 당연히 제조 단가도 늘어나니까, 가장 효과가 높은 곳에 맞춰 코팅을 한 것이지요?

 

다만 빛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대물 렌즈에 ASC나 SWC 같은 좋은 코팅을 쓰는 게 효과가 있을 것 같은지라, 의외로 뒤쪽에 위치한 작은 렌즈에 ASC를 쓰는 게 놀랍긴 합니다. 

 

스기타: 그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웃음). 대물 렌즈는 반사가 잘 보이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중요한 건 촬상면에 들어가기 전에 반사를 얼마나 잡느냐는 것입니다. 

 

― ― 후드에 PL 필터를 돌리기 위한 구멍이 생겼는데요. 망원보다 PL 필터를 더 자주 사용하는 기존의 표준 줌이나 광각 줌 렌즈에 이런 후드를 옵션으로 별도 판매하거나 표준화할 계획은 없습니까? 

 

야마구치: 공식 결정되지 않은 점에 대해선 확실하게 말하기 어려우나, 앞으로 나올 제품이나 기존 제품에 대해선 고객의 주요 용도에 따라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 ― 적어도 잠금 장치가 있는 새로운 타입의 후드를 표준 장착하는 주요 렌즈의 경우, 필터 조작용 구멍이 있는 후드로 바꿔 기존 이용자들도 편하게 조작할 수 있으면 합니다. 

 

 

형석 렌즈는 색을 잘 살려주는가?

 

― ―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 것이 형석을 사용한 렌즈는 색을 잘 살려준다는 소문이 있는데요. 그게 사실인가요?

 

스기타: 색이라... 색수차 보정 효과가 높고 단파장 플레어를 막아주긴 하지만 그게 색과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 ― 특정 파장의 투과율만 높다던가 하지도 않지요?

 

스기타:  없습니다.

 

― ― 그럼 형석을 쓸 정도로 성능을 고집한 렌즈라면 콘트라스트가 높고 플레어가 적기에 색을 제대로 재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인터뷰를 마치며: 렌즈가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치밀하게 설계한 경통에 놀라다

 

줌을 조작할 때 길이가 변하는 줌 렌즈는 화질과 성능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렌즈 앞 부분의 무게로 경통이 휘면 렌즈 광학 계통의 일부가 휘어 상하 방향의 해상력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로 방향의 촬영에서는 위 아래로 길어지기에 가로 방향보다 화질 열화가 눈에 더 잘 띕니다.
 
다수의 줌 렌즈는 3개의 캠으로 경통을 지탱하기에 사진 촬영 방향에 따라 경통이 휘어지는 방식이 다르며, 세로 방향으로 찍을 때도 렌즈를 잡는 방법에 따라 화질 열화의 수준도 다릅니다.
 
이런 현상은 초망원 줌 렌즈 외에도 고배율 줌이나 표준 줌, 초광각 줌 렌즈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데, 경통이 앞으로 많이 튀어나오게 되는 초망원 줌과 고배율 줌 렌즈는 경통이 휘어지기가 쉽고 세로 방향으로 촬영할 때 화면의 위 아래 해상력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풀프레임 DSLR이 보급됐을 때부터 경통이 움직이는 줌 렌즈의 편차 교정을 샘플과 함께 의뢰하면 자사 기준 범위라는 답을 많이 듣곤 했습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해 보니 경통의 유격을 완전히 없애면 줌링이 무거워져 조작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매커니즘의 마찰이 커져 노후화의 영향을 받기에 어느 정도 경통에 공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경통이 움직이는 줌 렌즈는 세로 방향으로 찍을 때 화질이 다소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여겼으나, 이번 인터뷰에서 EF 70-300mm F4.5-5.6L IS USM과 EF 100-400mm F4.5-5.6L IS II USM은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매커니즘과 광학적인 연구를 더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경통이 약간 휘어도 화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광학 설계 접근 방식은 놀라운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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