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 기판, 특히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의 전자 제품 쓰레기에서 귀금속을 회수해 재활용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지구에서 상대적으로 희소한 자원들을 전자제품에서만 사용하진 않습니다. 탐스하드웨어의 프랑스 지부에서는 DIY 정신을 발휘하여 구형 CPU에서 금과 은을 뽑아냈습니다. 이 과정은 그리 깊은 화학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은의 추출은 중학교, 금은 고등학교 수준만 알면 됩니다.

 

제일 중요한건 재료를 모으는 것이지요. 구닥다리 고물과 열쇠고리들을 끄집어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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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80486SX-25, 클럭을 알 수 없는 80486DX, 펜티엄 P54C, 펜티엄 MMX P55C, 소켓 370의 멘도시노/코파마인 코어의 셀러론, AMD 5K86-P75(사실은 486), K6-200, 사이릭스 MII(6x86MX, P55C에 대항하기 위한 클라매쓰 펜티엄 II 정도) 등입니다. 이 이름들을 보면서 추억 돋네 하시는 분들은 나이좀 드셨겠지요.

 

실험에 앞서 충분한 보호 장구를 갖춰야 합니다. 보호 안경, 실험복, 장갑, 환풍기 등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인내심까지도.

 

먼저 CPU의 다리를 질산 용액에 녹여야 합니다. CPU 다리는 구리가 주요 성분이며 소량의 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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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의 다리가 질산 용액과 서서히 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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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개 더 넣어봅시다. 색이 파랗게 변했지요? 구리 2가 이온이 파란색이거든요. 반응 과정 중에 생기는 무색 기체는 일산화질소이고 갈색 기체는 이산화질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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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액이 진할수록 반응도 빨라지지만 훨씬 더 위험해집니다. 질산 용액이 밖으로 유출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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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태로 1~2주 정도 두면 용액 아래쪽이 진한 파란색이 되버립니다. 은과 구리가 이미 녹아버린 것이지요. 하지만 금은 CPU 다이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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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산 용액에서 CPU를 꺼냅시다. 다리는 대부분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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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액을 걸러냅니다. 용액은 질산은과 구리이온, 은이온의 혼합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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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과 과정 중에 산화나트륨-식용소금도 됩니다-을 넣어 은이온을 가라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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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연판과 염산 용액을 준비합니다. 염화은을 은으로 환원시키는데 사용합니다. 환원 반응 중에 대량의 열이 발생하니까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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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연판과 염산을 용액에 넣으면 두 물질이 반응하면서 수소를 만드는데 이게 염화은을 환원시킵니다. 동시에 염화은은 은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검은색 은결정이 상당수 나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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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걸러냅니다. 여기서 우리가 필요한건 걸러내고 난 앙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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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알갱이들의 크기는 매우 작습니다. 그래서 검은색 은가루는 정련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산소-부탄 토치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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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련된 은덩어리입니다. 이렇게 만들어난 은은 그 순도가 높지 않으며, 백금, 로듐, 팔라듐 등의 더 비싼 불순물이 함유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순도를 더 높일려면 더 나은 설비와 반응 조건과 공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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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번에는 금이지요. 3% 과산화수소수와 염산을 이용하여 이 엉망이 되버린 혼합물을 분리해 냅시다. 혼합물의 색이 이모양인건 소량의 염소, 차아염소산, 과염소산 등이 섞여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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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꺼냈던 CPU를 다시 넣습니다. CPU 다이와 다른 부분의 금이 모두 녹아내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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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꺼내서 걸러냅니다. 여기서 필요한것 역시 앙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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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과정은 반드시 통풍이 되는 곳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35%의 짙은 염산과 5%의 표백제(염소산나트륨이 포함된것) 용액을 혼합하여 염소 가스를 만들어 냅니다. 염산과 표백제를 같이 사용하여 청소한 화장실에서 염소 중독 사고가 일어나는건 그리 희귀한 일도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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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여과하는 과정에서 고농도 염소 이온과 금 3가가 합쳐져 상대적으로 안정된 금염산배합물(AuCl3/AuCl4-)을 만들게 됩니다. 염소는 산화되야 안정적인 금이 나오며, 왕수(진한 질산과 염산의 1:3 혼합물)도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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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걸러냅니다. 이번 용액에는 금과 연산의 화합물 (HAuCl4)만 남아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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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을 따로 환원시키기 위해서 나트륨 Metabisulphite가 필요합니다. 환원 성능 때문에 공업 표백제로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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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쪽에 검은색 금덩어리가 가라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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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러내서 굳힙니다. 금 알갱이는 검은색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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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1064도면 녹으니까 토치라면 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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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순도와 크기라면 몇달러 정도 될겁니다. 만약 더 순도가 높고 매우 간단하면서 정말 위험한 방법을 원한다면 산화나트륨/칼륨을 동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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