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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마운트의 원조는 동독의 프랙티카

 

계속해서 말한대로, 렌즈 마운트의 중요한 기능에는 바디와 렌즈 사이에서 정보나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이 있습니다. 현재 이 기능은 바디와 렌즈 사이에 마련한 전기 접점을 통해 이뤄지는 '전자 마운트'가 당연한 것처럼 취급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에는 자동 조리개의 신호나 렌즈에서 설정한 조리개 값의 전달을 레버나 핀 같은 기계적인 수단으로 전달해 오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 전자적인 정보/에너지의 교환은 언제부터 시작했을까요? 아마 동독 펜타콘 인민 공사의 프랙티카 LLC가 최초일 것입니다. 1969년에 나온 이 카메라는 M42 마운트를 쓰며, 렌즈에서 설정한 조리개 값을 TTL 개발 측광에 전달할 때 전기적인 방법을 이용합니다.

 

당시에는 소형 전자 기기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출 제어에도 트랜지스터나 IC를 쓰진 않았고, 빛을 받아들이는 소자의 출력을 통해 전류계를 흔들리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촬영 렌즈에서 설정한 조리개 값의 정보를 추가하려면, 조리개 값에 의해 전류계 본체나 바늘을 회전시키는 기계적인 방법이나, 가변 저항기의 저항 값을 바꿔 전류계에 흐르는 전류를 제어하는 전기적인 방법을 썼던 것입니다.

 

프랙티카는 후자의 방법을 골랐지만, 조리개 링의 위치 정보를 바디 쪽에 받아 바디에 내장된 가변 저항을 움직이지 않고, 촬영 렌즈에 가변 저항을 내장해 그 단자를 렌즈 마운트의 점접에 넣어 바디에 연결하는 방법을 골랐습니다. 

 

이것은 M42 마운트라서 가능한 것입니다. 앞서 말한대로 M42 마운트는 렌즈를 장착할 때 각도와 방향의 위치가 일정하지 않아, 바요넷 마운트처럼 단순한 방식으로 조리개 값을 전달할 수 없습니다. 개방 측광을 위해서 후지카 등이 고정 장치를 더한 M42 마운트를 도입하고, 펜탁스가 다른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지만, 프랙티카는 전기 접점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전기 접점이라면 전기적 접속까지 확보하기 때문에, 접점은 한 쪽 모양을 띠 모양으로 길게 배열해 두면, 서로 위치가 어긋나도 정보 전달에는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펜타콘 인민 공사는 이 방식의 개방 측광을 마음에 들어해, 이후에 내온 프랙티카 VLC3까지 모든 M42 마운트 기종에 이 방식을 사용했으며, 바요넷 마운트로 바꾼 프랙티카 B200 일렉트로닉(1979년)이나 그 후속 기종에도 전기 접점에 의한 연동 방식을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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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티카 VLC3의 렌즈 마운트는 프랙티카 LLC의 M42 마운트를 계승합니다. 개방 측광을 위한 렌즈 측 설정 조리개 정보를 전기 접점을 통해 전기적으로 전달하지만, M42 마운트의 장착 시 각도와 방향의 편차를 극복하기 위해, 바디 쪽은 화살표가 가리키는 것처럼 길다란 형태의 접점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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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티카 B200 일렉트로닉에서는 M42 마운트에서 바요넷 마운트로 바뀌지만, 설정한 조리개 값을 전달하기 위해 전기 접점을 이용하는 형식은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요넷 마운트라서 접점 모양을 길게 만들 필요는 없고 원형 접점을 달고 있습니다.

 

 

100% 전자식의 원조는 롤라이플렉스 SLX

 

프랙티카에서 전기 접점을 통해 전달하는 정보는 렌즈에서 설정한 조리개 값 뿐이며, 자동 조리개 연동은 M42 마운트에서 그랬던 것처럼 광축 방향의 핀을 밀어서 이뤄집니다. 바요넷 마운트가 된 B200도 K 마운트처럼 레버의 동작으로 기계적으로 전달합니다.

 

이런 기계적인 정보 교환 대신 전기 접점만으로 모든 것을 전달한 것은 의외로 낡은 1974년의 롤라이플렉스 SLX가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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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이플렉스 SLC는 교환 렌즈에 2개의 리니어 모터를 내장, 조리개 날개와 렌즈 셔터 날개를 각각 구동합니다. 이렇게 해서 1974년에 100% 전자 마운트를 실현했습니다.

 

2안 리플렉스 카메라로 유명한 롤라이는 여러가지 독창적인 카메라를 많이 냈습니다. 컴팩트 카메라의 원조라고 말할 수 있는 롤라이 35가 잘 알려져 있으며, 일안 리플렉스에서도 6x6 판형의 롤라이 플렉스 SL66이나 중형 일안 리플렉스와 같은 형태의 35mm 판형 일안 리플렉스인 롤라이 플렉스 SL2000 등이 있지만, 이 SLX도 이런 제품들 못지 않게 독특한 존재입니다.

 

6x6 판형의 SL66은 핫셀블러드와 같은 시기에 나온 비슷한 생김새의 카메라였지만, 이 SLX는 후지타 66과 같은 형태의 디자인이며,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전동 모터에 의한 필름 감기를 썼습니다. 그리고 이 카메라의 대단한 점은 필름 감기 뿐만이 아니라, 카메라에서 움직이는 부분은 모두 전동으로 대체했다는 것입니다.

 

교환 렌즈에 2개의 리니어 모터를 넣어 각각 셔터 날개와 조리개 날개를 구동합니다. 구동은 바디 쪽에서 신호와 전력을 보내며, 렌즈 마운트의 접점을 통해 렌즈 쪽에 전달합니다. 렌즈 마운트에 기계적인 전달 도구는 전혀 없습니다. 렌즈 셔터 방식의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라 촬영할 때 셔터나 조리개를 열고 닫는 등 복잡한 움직임이 필요하지만 이것도 전자 제어로 이뤄집니다.

 

이 SLX의 시스템은 그 후 롤라이플렉스 6000 시리즈에 계승, 최신인 6008AF는 자동 초점도 가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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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이플렉스 SLX의 교환 렌즈에는 2개의 리니어 모터가 있어 각각 조리개 날개와 렌즈 셔터의 날개를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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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이플렉스 6000 시리즈의 후기작인 6008AF에도 롤라이플렉스 SLC에서 썼던 리니어 모터 제어와 100% 전자 마운트는 계속됐으며 자동 초점 기능도 추가했습니다.

 

 

자동 초점을 계기로 전자 마운트가 도입

 

이처럼 전자 마운트라고 불러야 할 전기 접점 부착 렌즈 마운트는 꽤 옛날부터 나왔지만, 본격적인 보급의 계기가 된 것은 일안 리플렉스에 자동 초점 기능을 넣으면서입니다. 바디에 모터를 넣건 렌즈에 모터를 넣건 AF 센서는 바디 안에 있으니까 렌즈의 초점이 어딜 맞춰있는지 그 정보를 전달해야 하니까요. 또 렌즈의 초점 거리나 줌의 위치 같은 정보도 있으면 좋습니다. 따라서 일안 리플렉스의 자동 초점에는 전기 접점 부착 렌즈 마운트가 필수인 셈입니다.

 

실제로 자동 초점 일안 리플렉스가 보급되기 전에 나왔던 펜탁스 ME-F, 니콘 F3AF 등에는 기존의 K 마운트나 니콘 F 마운트에 접점을 추가해 이런 정보를 전달하고 있었지만, 본격적인 도입은 새로운 규격의 렌즈 마운트를 채용한 미놀타 α-7000(1985년)부터로 봐도 좋을 것입니다. 앞서 말한대로 자동 초점은 일안 리플렉스 렌즈 마운트를 바꾸는 절호의 기회이며, 미놀타는 이 기회에 전기 접점을 도입한 전자 마운트를 쓰게 됩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전자 회로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정보 교환도 디지털로 하게 됩니다.

 

다만 미놀타의 경우는 바디 내 모터를 썼기 때문에 자동 초점용 모터의 회전을 전달하는 커플링이 기계적인 도구를 쓰며, 조리개 제어도 기계적인 레버의 움직임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더욱 발전시켜 기계적인 신호 교환을 완전히 중지, 완전한 전자 마운트로 한 것이 1987년의 캐논 EOS 650/620과 함께 등장한 캐논 EF 마운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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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놀타 알파 마운트는 디지털 전자 마운트를 도입했지만, 전기 접점(노란색 화살표)외에 자동 초점이나 조리개 제어 등에 기계적 전달이 남아 있습니다(녹색 화살표). 이것은 지금 소니 알파 마운트에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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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EF 마운트는 기계적인 전달 수단이 전혀 없는 100% 전자 마운트를 실현했습니다. 롤라이플렉스의 SLX보다 더 진보한 것입니다.

 

설계 이론만 보면 롤라이플렉스의 SLX와 같은 것이지만, 롤라이의 리니어 모터가 크기가 커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중형 이상의 카메라가 아니면 실현할 수 없었는데 비해, 캐논은 초음파 모터를 개발해 35mm 판형 일안 리플렉스에서 실용화 했습니다. 그리고 롤라이의 아날로그에 비해 캐논의 디지털이라는 점이 새롭고, 100% 전자 마운트의 진정한 의미로서 실용화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프랙티카의 조리개 값 전달이나 롤라이플렉스 SLX의 조리개/셔터 제어는 모두 아날로그 신호를 전달하거나 아날로그로 제어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미놀타 알파 마운트나 캐논 EF 마운트에서는 디지털화했지만, 이것은 렌즈 마운트에서 큰 혁신이 됐습니다. 시계나 계산기, 텔리비전 방송에 핸드폰 등, 다른 분야에서도 디지털화가 큰 매리트를 가져왔지만, 렌즈 마운트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예를 들면 조리개 값을 전자 회로에 도입할 경우, 아날로그 제어의 경우 가변 저항을 이용합니다. 즉 조리개 링이나 연도 레버의 위치 정보를 전기 저항값으로 바꿔 회로에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가변 저항에 문제가 있습니다. 보통은 절연 기판에 카본 등의 저항체를 발라, 그 위에 브러시라는 판 스프링 형태의 접점을 접촉, 저항체 위를 문대는 형태로 저항 값을 바꾸는데 이 브러시와 저항체 사이에 접촉 불량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낡은 노출계 연동 카메라에서 조리개를 바꾸면 그때마다 미터의 바늘이 움찔거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바로 접촉 불량입니다.

 

디지털의 경우 가병 저항 대신 인코더라는 장치를 사용합니다. 가변 저항의 저항체 대신 원호 형태로 줄지은 접점군을 브러시에 접촉시켜, 움직임에 따라 브러시가 몇 번 온/오프를 반복했는지를 셉니다. 혹은 흑백 줄무늬가 움직이는 것을 광원과 포토센서의 편성으로 카운트해, 이동량을 디지털 신호로 바꿉니다. 이렇게 하면 저항체와 브러시의 접촉 불량 때문에 골치를 썩일 필요는 없습니다.

 

또 디지털에 의한 정보 교환의 제일 큰 장점은 시리얼 통신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기계적인 방법에서는 전달하는 정보가 늘어날 때마다 핀이나 레버를 추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TTL 측광 시대에서 개방 조리개 정보 핀이 더해지고, 자동 노출이 되면서 조리개 제어용 레버가 추가됐습니다. 그 때마다 제조사나 사용자 모두 어느 바디에서 어떤 렌즈를 쓸 수 있는지 없는지, 쓸 수 있어도 제한이 있는지 없는지 등 호환성 문제에 골치를 썩여 왔습니다. 이것은 어떤 아날로그 전자 마운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보가 추가될 때마다 접점을 추가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각종의 정보를 동시에 병렬로 보내기 때문에 이런 것이지만, 디지털의 경우 이것을 잘게 나눠 차례대로 보내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전기 접점을 2개의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서 정보의 종류를 보내고 다른 쪽에서 실제 정보를 보내는 것입니다. 바디에서 설정 조리개 정보를 알고 싶으면 그 신호를 렌즈에 보내, 렌즈에서 데이터 쪽의 접점을 통해 보내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렌즈 쪽에 마이크로 컴퓨터 CPU를 내장하지 않고, 롬에 기록한 데이터를 바디 쪽에서 주소를 지정해 읽어들이는 형태였지만, 그 후에는 렌즈에도 CPU를 넣어 CPU끼리 통신을 주고 받게 되었습니다. 미리 정해둔 순서에 따라 정보를 전달하는데, 예를 들면 바디 쪽의 CPU에서 이런 정보를 갖고 싶다고 명령을 렌즈 쪽 CPU에 보내고, 렌즈 쪽 CPU는 지정된 데이터를 바디 쪽 CPU에 돌려주는 식으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게 됩니다. 여러 정보를 시간차를 두고 같은 경로로 주고 받기 때문에 시리얼 통신이라 불리며, 그만큼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카메라 제어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입니다.

 

이 시리얼 통신의 장점은 매우 유연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교환하는 정보의 종류나 용량이 바뀌어도 렌즈의 CPU를 구동하는 프로그램을 바꾸면 됩니다. 즉 펌웨어 버전업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접점이나 핀, 레버를 추가할 필요가 없습니다(현실에선 접점을 추가하는 경우가 있지만). 호환성이나 구형 제품의 지원에 골치를 쓸 필요 없이 기능 추가나 변경을 할 수 있어 제조사나 사용자 입장에서도 모두 좋은 선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의 대부분이 이런 전자 마운트를 쓰고 있습니다. 

 

출처: http://dc.watch.impress.co.jp/docs/review/lensmount/20130116_5815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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