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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 어댑터를 써서 서로 다른 마운트를 조합해 사용하는 것은 미러리스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이 사진은 DX 마이크로 니코르 40mm F2.8 렌즈를 소니 넥스-5N에 장착한 사례

 

 

마운트 어댑터의 정보 전달

 

이 시리즈 첫 부분에서 말한대로 렌즈 마운트의 기능은 두 가지, 렌즈와 바디를 고정하고 위치를 결정하는 기능, 정보와 동력을 에너지를 바디와 렌즈 사이에서 주고받는 인터페이스 기능입니다. 마운트 어댑터를 통해 서로 다른 마운트의 렌즈와 바디를 조합해 사용한다면 고정과 위치 결정의 기능에선 별 문제될 게 없습니다.

 

물론 바디 쪽의 플렌지백에 렌즈 쪽의 플렌지백보다 짧고, 그 플렌지백의 차이와 구경 차이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하며, 또 두께가 정확히 맞지 않으면 초점이 엇나가는 등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두께가 맞지 않는 건 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피사체의 상을 보고 초점을 맞출 수 있으니 약간 오차가 나도 해결이 됩니다. 무한대 초점은 맞춰야 하니까 약간 두께가 안 나오게 만들면 됩니다.

 

그러나 정보네 동력 게통을 전달할 때는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DSLR의 자동 조리계와 노출계의 조리개 값 전달이 문제가 됩니다.

 

 

호환성을 가로막는 자동 조리개

 

자동 조리개라는 말은 슬슬 쓰지 않는 말이 되어가고 있지만 1950년 대에 SLR이 막 보급됐을 땐 매우 중요한 기술이었습니다. SLR의 파인더는 렌즈를 통해 피사체의 상을 뷰파인더 스크린에 맺게 하고, 이를 확대해 보는 형식이라 렌즈의 조리개를 조이면 파인더의 상이 어두워저 프레이밍이나 포커싱을 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밝은 곳에서 디지털 카메라의 라이브뷰 화면을 보면 확인하기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 조리개를 개방한 상태로 유지하다가 프레이밍이나 포커싱 조작을 하고, 촬영 직전에 원하는 조리개로 바꿔서 사진을 찍었지만 이 과정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노출 값을 측정할 때 바디에서 신호를 보내고 사진을 찍을 때만 설정해둔 조리개로 바꿔, 평소에는 조리개가 항상 열린 상태를 유지하는 방식을 자동 조리개라 부르는 것입니다.

 

이 자동 조리개는 렌즈 쪽의 조리개 구동 모터에 전기 접점을 더해 신호와 에너지를 보내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막 나왔을때만 해도 렌즈 마운트를 통해 레버와 핀으로 신호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레버나 핀 움직임은 마운트 규격에 따라 서로 다르며 호환성은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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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FD 마운트에 탑재된 자동 조리개 레버. 화살표 방향으로 움직이면 렌즈의 조리개가 조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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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F 마운트의 자동 조리개 레버. 화살표 방향대로 움직입니다. 캐논 FD와 전혀 다릅니다. 플렌지백은 4.5mm 차이나니까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지만, 마운트 어댑터 내부에서 이 레버의 움직임 방향을 바꾸긴 어렵습니다.

 

마운트 어댑터 내부에서 이 레버나 핀의 움직임을 바디 쪽 규격에서 렌즈 쪽 규격으로 바꿔 전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마운트 어댑터의 두께는 플렌지백에 따라 결정되며, SLR의 경우 아무리 두꺼워봤자 3~4mm 정도입니다. 이 정도 공간밖에 없는데 레버와 핀의 움직이는 정도와 방향, 위치를 바꾸긴 어렵습니다.

 

 

조리개 값의 전달과 구동

 

SLR 카메라에 TTL 노출계가 내장되어 자동 노출 시대가 되자 조리개 값의 전달이나 구동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TTL 개발 측광에서 내장 노출계를 사용하려면 렌즈 쪽에 조리개 값을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도 마운트마다 레버의 모앙이나 스트로크, 회전 방향이 달라 호환성이 없습니다.

 

셔터 스피드 우선 노출과 프로그램 AE의 경우에는 바디에서 조리개 값을 조절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합니다. 특히 1980년 이후 나온 렌즈 마운트에선 매뉴얼이나 조리개 우선 자동 노출 모드에서도 바디에서 조리개 값을 설정해야 하며, 렌즈 쪽에는 조리개를 설정하는 조리개 링을 만들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펜탁스 K 마운트나 니콘 F 마운트처럼 구형 렌즈에선 조리개 링이 있었으나 DA 렌즈, G 렌즈처럼 신형 렌즈에선 조리개 링이 없는 렌즈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기능도 서로 다른 렌즈 마운트 사이에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긴 어렵습니다. 특히 기계적인 방식으로는 자동 조리개도 그렇겠지만, 레버나 핀이 움직이는 방향과 크기를 맞추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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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 어댑터는 아니고 익스텐션 튜브(니콘 PK-12)입니다. 이렇게 자동 조리개 레버가 움직이는 방향, 스트로크가 바디와 렌즈에서 서로 일치한다면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링 같은 장치를 마련해 연동이 가능하게 됩니다.

 

 

불편하긴 하지만... 

 

이처럼 마운트 어댑터를 써서 서로 다른 마운트의 렌즈와 바디를 조합할 경우, 자동 조리개나 조리개 값 연동은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서 DSLR에서 마운트 어댑터를 쓴다면-

 

1. 자동 조리개가 작동하지 않아, 수동으로 렌즈를 개방하고 촬영 직전에 원하는 조리개 값으로 설정한다.

2. TTL 노출계를 사용할 수 없으니 노출을 수동으로 설정하거나 TTL 추출 측광 기능을 이용한다.

 

이래야 하니까 뷰파인더를 보거나 조작하기가 매우 불편하게 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렇게 불편해도 어댑터를 써가면서까지 원하는 바디와 렌즈를 조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매니아 중에는 마운트 어댑터를 써서 서로 다른 마운트를 조합해 쓰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목적은 다양한 희귀 렌즈를 써보거나, 바디를 구하기 힘든 구형 렌즈를 사용하기 위한 것인데, 플렌지백이 짧은 마운트의 카메라 바디를 주로 씁니다.

 

38mm로 플렌지백이 매우 짧은 SLR 카메라는 일반 대중들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런 매니아 사이에선 꽤 인기가 높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을 크게 바꾼 것이 미러리스 카메라의 등장입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혜택

 

2008년에 처음으로 등장한 미러리스 카메라는 그동안 SLR의 독무대였던 렌즈 교환의 매력을 보다 작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라는 컨셉으로 나타났으나, 마운트 어댑터를 써서 다양한 렌즈를 장착해 쓸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있습니다.

 

우선 플렌지백이 짧습니다. 펜탁스 K-10, 소니 알파 마운트처럼 예외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거울이 없는 카메라는 SLR과 다른 새 렌즈 마운트 규격을 씁니다. 그리고 그 플렌지백은 SLR 마운트에 비해 훨씬 짧습니다. 그러다보니 마운트 어댑터를 통해 장착하는 렌즈 쪽 마운트의 선택지가 크게 커질 뿐만 아니라, 20~30mm로 늘어난 플렌지백의 차이를 이용해 어느 정도의 기계 장치를 넣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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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리스 카메라인 소니 E, SLR인 니콘 F 마운트의 플렌지백 비교. 여기선 28.5mm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 기계 장치 중 하나가 조리개 연동 기구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최근 나오는 렌즈는 조리개 설정을 바디에서 하다보니 렌즈에 조리개 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시스템에선 바디에서 아무 신호가 오지 않으면 무조건 최소 개방으로만 찍힙니다. 이런 렌즈를 마운트 어댑터를 써서 다른 마운트의 바디에 장착하면 실용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렌즈를 쓰기 위해 렌즈 쪽 조리개를 설정하는 기기를 마운트 어댑터에 넣는 경우가 나타났습니다. 조리개의 정확한 값을 모르니까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무조건 최소 개방 조리개로만 찍었던 것보다는 실용성이 높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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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G 렌즈는 바디에서 조리개를 제어해야 하는 렌즈며 조리개 링이 없습니다. 평소엔 이 사진처럼 조리개 값이 최소치를 유지해 렌즈를 쓰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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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 어댑터의 조리개 설정 링을 쓰면 어느 정도 자유롭게 조리개 값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조리개 값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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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F 마운트 렌즈를 소니 E 마운트 바디에 장착하는 마운트 어댑터. 조리개 링이 없는 G 렌즈를 위한 것으로 조리개 설정 링(A)가 어댑터에 있으며, 이를 회전하면 B가 움직여 렌즈 쪽 레버가 조리개 값을 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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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이미지 B의 확대

 

미러리스 카메라의 또 다른 장점은 라이브뷰 혹은 EVF입니다. 스크린의 백라이트를 조절하면 렌즈 조리개를 조여도 화면이 어둡게 되지 않습니다. 즉 자동 조리개를 쓸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노출 제어도 TTL 추츨 측광에 의한 조리개 우선 자동 노출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불편을 무릅쓰고 서로 다른 마운트 렌즈를 사용하다가, 그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미러리스 카메라의 등장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http://dc.watch.impress.co.jp/docs/review/lensmount/20130615_6037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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