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OMark(http://www.dxomark.com/)는 카메라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분명 낮설지 않은 사이트일 것입니다. 인터넷 사이트에 벤치마크가 올라오기 시작한 이후, 무슨 물건이던지 점수를 메겨 좋고 나쁨을 가르고 있지요. GPU는 3D마크가 있고 CPU는 슈파 파이나 프리츠 체스가 있으며 스마트폰은 안투투가 있다면, 카메라는 DxOMark가 있습니다. 하지만 DxO의 벤치마크는 자신이 직접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사이트에 올라온 측정 결과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가 간단하고 공정하며 투명하지요. 카메라에선 CPU나 GPU처럼 무슨 오버클럭을 한다던가 치트를 한다던가 할 일이 없습니다. 점수는 모두 하나로 통일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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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OMark에서 측정 결과를 찾아보는 건 상당히 편합니다. 여러 모델을 비교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이 과연 분별력이 있는지 말이 많은 것과 마찬가지로, 이렇게 점수를 숫자로 매겨 등수를 세우는 데 이론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안투투 벤치마크 같은 경우는 그나마 낫죠. 어쨌건 비싼 스마트폰은 더 나은 프로세서를 집어 넣으니 점수가 높게 나오는 편이고 알아보기도 쉬우니까.

 

하지만 DxOMark의 점수를 보면 참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니콘과 소니의 APS-C 카메라가 앞줄에 서 있으며 캐논의 풀프레임을 압도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판형이 화질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요. 고감도 성능이 D4보다 떨어진다고 하는 D800을 보면 고감도 성능이 높은 D4보다도 저광량 화질의 점수가 더 좋게 나오고 있습니다. 더 웃긴 건 D600의 결과가 더 높게 나온 거지만요. 정말 헷갈리는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캐논 1DX 같은 건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엄청 많이 뒤쳐지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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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캐논 이야기는 하지 않고 니콘의 풀프레임 카메라 3대, D600, D800E, D4를 가지고 문제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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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마크가 상세 결과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처럼, DxOMark도 자세한 결과를 확인해 볼 수 있는 Measurements가 있습니다. 다만 3D마크의 원시 데이터가 fps를 단위로 해서 이해하기 매우 쉬운데 비해, DxOMark의 원시 데이터는 일반인들이 보기엔 상당히 어렵습니다. 사이트가 영어라서 이해하기 더 힘든 것도 있지만요.

 

원시 데이터를 보기 전에 먼저 저광량 ISO와 다이나믹 레인지의 점수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여기선 신호대 잡음비(Signal/Noise Ratio, SNR)라는 요소를 알아둬야 하는데요. 신호대 잡음비라는 개념 자체는 매우 이해하기 쉽습니다. 글자에 나온 그대로 신호의 강도와 노이즈의 강도를 비율로 나타낸 것입니다. 센서 기술에선 일반척으로 출력 효율을 나타내는 데 쓰지요. 만약 내부/외부 저항이 같은 상황이라면 전압의 제곱으로 표시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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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대 잡음비의 공식

 

하지만 일반적인 신호를 보면 신호 강도가 노이즈의 강도보다 월등히 강합니다. 표시의 편의를 위해서 10을 대수로 삼아 표기를 하는데 이 때 쓰는 단위는 여러분도 매우 잘 알고 계실 데시벨(dB)이 되겠습니다. 전자 기술에서 e를 쓰거나 Np를 단위로 쓰기도 하지만 이건 그리 흔한 경우가 아니니 관련 업계의 분이 아니라면 잊어버리셔도 되요.

 

카메라의 CCD/CMOS 역시 그러합니다. 이미지 신호를 출력하는 것이 바로 신호이고, 마찬가지로 신호대 잡음비를 통해 측량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ISO를 높일수록 신호대 잡음비가 떨어진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호대 잡음비의 하한선을 정할 때 사용이 가능한 ISO 값을 잡는데 DxOMark 역시 그러합니다. DxOMark의 정의에선 38dB는 우수, 32dB는 쓸만함으로 평가합니다. 저광량 ISO 값은 32dB를 쓸만한 정도라고 표준으로 잡아 측정한 것인데, 입시 시험의 커트라인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에 비해 다이나믹 레인지를 정의하는 방법은 비교적 많습니다. 카메라에선 가장 밟은 곳에서 환원해 낸 밝기와 가장 어두운 곳에서 환원해 낸 밝기의 두가지 값을 대수로 삼아 표시하는 방식을 주로 쓰는데요. 센서 기술에서 다이나믹 레인지의 범위는 전하의 축적용량/센서 노이즈로 봅니다. 축적 용량은 이해하기 쉽습니다. 해당 센서의 픽셀 1개가 포착해내는 전하입니다. 그 양은 시종일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포착해서 채워 둔 전하를 출력할 때 전압이 바로 그 저장 용량이 되며, 이것이 바로 CMOS 센서의 기록 능력이 됩니다.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 성능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볼 수 있을까요. 다시 SNR-신호대 잡음비의 공식을 봅시다. Signal U=Noise U일 때 SNR=0이 됩니다. 이것은센서가 어떤 쓸만한 데이터도 기록할 수 없다는 말이 되며, 이것이 다이나믹 레인지의 하한선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럼 DxOMark가 어떤 방법으로 다이나믹 레인지를 정하는지 계속해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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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OMark의 원시 데이터

 

DxOMark의 원시 데이터는 5가지 값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각 ISO Sensitivity, SNR 18%, Dynamic Range, Tonal Range, Color Sensitivity입니다. 각각 ISO 감도, 18% 그레이스케일 신호대 잡음비, 동적 명암비, 계조 범위, 컬러 감도가 되겠습니다. 앞서 봤던 점수들이 숫자로 써져 있지요.

 

먼저 ISO Sensitivity를 봅시다. 세로 좌표는 Mesured ISO(표준 ISO 값)이며 가로 좌표는 Manufacturer ISO(설계 ISO)입니다. 이 그래프에선 2가지 데이터를 볼 수 있는데 하나는 ISO 50과 ISO 100의 표준 ISO는 같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이 ISO 50이라는 게 확장 감도라서 SNR을 높이는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다는 말(오히려 빛의 관용도를 낮출 수도 있음)이지요. 두번째 줄인 ISO 100부터 표준 ISO와 설계 ISO 사이에 오차가 생기게 되는데,  센서를 설계할 때 아날로그 부분의 출력 증폭이 떨 떨어지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뭐 이 정도는 넘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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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를 그래프 위에 올리면 구체적인 값이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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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8% 그레이스케일의 신호대 잡음비를 봅시다. 고감도 성능의 중요 지표가 되지요.

 

왜 18% 회색을 쓰냐구요? 아무리 같은 카메라라 해도 촬영 환경의 빛이 다르고 피사체의 색이 다르고 화면의 구성이 다릅니다. 그래서 DxOMark는 사진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표준인 18% 그레이스케일을 가지고 측정을 했습니다. 나름 합리적인 기준이지요.

 

여기선 2가지 옵션을 볼 수 있는데 각각 Screen과 Print가 됩니다. Screen은 화면에서 볼 경우(즉 100% 크기)를 표준으로 해서 SNR을 잡은거고 Print는 300dpi, 8x12인치로 인쇄했을 경우의 신호대 잡음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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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 모드로 바꾸면 구체적인 값에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여기서도 마우스로 구체적인 값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300dpi, 8x12인치는 800만 화소가 됩니다. 하지만 이미지를 축소 계산할 때 나오는 효과를 취합하는 건 어렵습니다. DxOMark는 이미지 축소 후 SNR 테스트 방식에 표준 Print 값을 넣지 않았습니다. 스크린 모드에서 일정 픽셀을 더하고 빼는 방법으로 값을 냈지요. 다만 이렇게 더하고 빼는 보정 값은 일정한 간격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구역마다 다릅니다. 구체적인 값은 비밀인듯요.

 

많은 카메라들이 1200만 화소 정도나 나왔을 시절에 이렇게 정해진 수를 더하고 빼는 방법으로 결과를 내는 건 비교적 합리적인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35mm 포맷 카메라도 3600만 화소를 찍는 시대가 됐으니 이런 오래된 방법으로 화소의 점수를 매기면 화소가 높은 카메라의 결과가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18% SNR 뿐만 아니라 다이나믹 레인지와 계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D4의 CMOS 센서는 다이나믹 레인지가 D800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지만, 정말 그렇다면 D1H에서 썼던 픽셀 합병 기술로 써서 D4를 만들면 될 겁니다. 굳이 르네사스한테 CMOS를 만들라고 할 필요도 없지요.

 

불행히도 DxOMark의 표준 점수는 모두 Print 값을 토대로 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화소 수가 높은 카메라가 다른 카메라를 압도하는 현상이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다행이도 Screen 모드에선 원시 데이터가 존재합니다. 여기서 함께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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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모드에서의 결과 값입니다.

 

화소 수에 따른 가중치가 없고, 오직 화면을 100% 크기로 봤다고 했을 경우, 상당수의 카메라들이 큰 폭으로 점수가 떨어지게 됩니다.D600은  32dB를 사용 가능한 하한선으로 잡았을 때 ISO 800 정도나 쓸만하다고 나오며, D800은 ISO 400에서야 32dB에서 쓸만한 정도라고 표시되네요. 어쩔 수 없어요. 이건 그냥 데이터일 뿐이니까.

 

원작자가 느끼기엔 36dB의 화질 표현(우수한 화질의 표준)이 화질을 추구하는 풍경 사진가들에게 참고가 될 만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32dB면 되지요. 20dB는 빨간색 선으로 표시하는데 은하수를 찍는다던가 아주 깜깜한 곳에서 고감도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참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재밌는 건 20dB 빨간색이 각 카메라의 자동 ISO 최고 범위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 D600은 최고 6400으로 D800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다음은 사람들이 논쟁하기 참 좋아했던 주제, 다이나믹 레인지입니다.

 

원시 데이터는 이 부분이 2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다이나믹 레인지와 계조 범위가 그것이지요. 다이나믹 레인지는 앞서 말한 센서의 다이나믹 레인지, 즉 축적하는 전하 용량/노이즈를 가리킵니다. 계조 범위는 더욱 가치가 있어보이는 값으로 센서의 그레이스케일 관용도, 즉 빛이 풍부할 때 얼마나 디테일하고 세밀하게 빛 정도를 나눠 표시하는지를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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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레인지의 원시 데이터. D4는 여전히 뒤떨어졌지만 차이는 줄었습니다. ISO 200만 넘어도 큰 폭으로 반등하네요.

 

센서의 반응을 기준으로 성능을 삼는 다이나믹 레인지에서 D800E의 고밀도 화소는 더 이상 만능이 아닙니다. ISO 100, ISO 200에서 D4를 넘어서지만(소니의 이 CMOS 디지털 회로 성능은 선진적인 수준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400 이후에는 D4만 목합니다. D4의 우세는 가장 마지막 부분까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이것은 니콘이 르네사스를 골라 이 CMOS를 만들게 한 원인처럼 보입니다. 높은 ISO에서 더 나은 다이나믹 레인지와 계층을 보여주는 것이 스포츠용 카메라에선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니까요.

 

그럼 이번에는 계조를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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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800E는 스크린 모드에서 그냥 주루룩 떨어지고 있네요. 고화소 보정이 들어가지 않으니 바닥에서 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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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프린트 모드에서는 상당히 괜찮은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14+EVs에서 좀 어긋난 걸 제외하면, 도저히 도달할 수 없을 정도의 점수가 나왔습니다.

 

마지막은 컬러 감도입니다. 여기선 고화소 보정이 들어가지 않는 이상 D4보다 높은 결과가 나올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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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감도 결과

 

여기까지 보셨다면 DxOMark의 결과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다들 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처음에 여러분들이 봤던 D800E의 DxOMark 점수는 2000+ 정도의 ISO, 24비트를 넘는 극한의 컬러 뎁스, 14+EVS의 다이나믹 레인지를 갖춘 괴물이었지만, 실제로 DxOMark는 썩 합리적이지 못한 픽셀 합성 공식이 결과에 중요한 작용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높은 화소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사용하는 사람 개개인이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화소 수는 갈수록 높아질테니 계산 공식을 손볼 필요가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DxOMark 점수는-

1. 프린트 모드는 화소 수가 성능을 결정, 스크린 모드는 화소 수와 상관이 없음

2. 우수함-녹색, 쓸만함-노란색, 비상용-빨간색의 3개 값을 잘 보고 분석할 것

3. 계조는 다이나믹 레인지보다 실제 상황에 더 도움이 됨

4. 귀찮으면 총점만 보세요

 

라고 설명하고 있네요.

 

소스: http://www.nphoto.net/news/2014-04/23/b906c304b0b3c3a2.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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