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이 2월에 출시한 라이카 DG 녹티크론(LEICA DG NOCTICRON) 42.5mm F1.2는 AF를 지원하는 마이크로 포서드 렌즈 중에선 가장 밝은 밝기 F1.2를 실현한 것이 특징인 제품입니다. 여기서는 녹티크론의 컨셉이나 화질에 대해 파나소닉의 개발진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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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참가한 사람들. 앞줄 왼쪽부터 파나소닉 AVC 네트워크 이미징 네트워크 사업부 광학 기술 그룹 주임 기사인 미야자키 쿄이치 씨(광학 설계를 담당), 사업부 컨슈머 비즈니스 유닛 상품 기획 그룹 주사인 와타나베 신지 씨(상품 기획을 담당). 뒷줄 왼쪽부터 사업부 광학 기술 그룹 주임 기사인 데라사카 타쿠사 씨(기계 설계를 담당), 사업부 광학 기술 그룹 팀 리더인 박일무 씨(광학계 전반을 담당), 사업부 컨슈머 비즈니스 유닛 머천다이징 그룹 참사인 이노우에 요시유키 씨(LUMIX G시리즈 전반의 시장화를 추진).

 

 

최고의 묘사 성능을 추구

 

― ― 파나소닉은 지금까지 캠코더, 카메라, 카메라 렌즈에 라이카 브랜드를 쓰고 있는데, 파나소닉과 라이카의 제휴는 어떻게 이루어졌습니까?

 

이노우에: 라이카와 협업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처음엔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용 렌즈에서 기술 협력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2001년에 본격적인 디지털 카메라의 브랜드로 LUMIX(루믹스)를 만들어 디지털 카메라 분야에서도 협업하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에 처음에 라이카 브랜드의 렌즈를 탑재한 것은 DMC-F7, DMC-LC5입니다. 이후 라이카와는 14년에 걸쳐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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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DG NOCTICRON 42.5mm F1.2

 

― ― 교환용 렌즈의 경우 포서드 마운트 시절엔 라이카 브랜드가 많았는데, 지금의 마이크로 포서드 렌즈는 줌렌즈가 모두 루믹스, 라이카는 단렌즈인 LEICA DG SUMMILUX 25mm F1.4 ASPH., LEICA DG MACRO-ELMARIT 45mm F2.8 ASPH. MEGA OIS, 그리고 이번 글의 주인공인 LEICA DG NOCTICRON 42.5mm F1.2 ASPH. POWER OIS로만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노우에: 줌렌즈는 루믹스, 단렌즈는 라이카, 이런 규칙이 있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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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포서드 마운트의 라이카 브랜드 렌즈 삼형제. 왼쪽부터 LEICA DG SUMMILUX 25mm F1.4 ASPH. LEICA DG NOCTICRON 42.5mm F1.2 ASPH. POWER OIS, LEICA DG MACRO-ELMARIT 45mm F2.8 ASPH. MEGA OIS

 

박: 저희 회사의 마이크로 포서드용 교환 렌즈는 20개가 나왔는데, 그 종류가 늘어날수록 휴대성이나 편리함에 비중을 둔 렌즈나 최고의 묘사 성능에 집착한 렌즈 같은 식으로 등급 분류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라이카 브랜드로 나온 NOCTICRON 42.5mm F1.2는 최고의 묘사 성능을 추구한 모델이며, 이와 같은 기준으로 줌렌즈를 만들면 렌즈의 무게와 크기가 늘어나기 때문에, 고객들이 부담없이 쓰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 만일 사용자가 크고 무거워도 라이카 브랜드의 줌렌즈를 필요로 한다면 앞으로 나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까?

 

박: 고객들이 필요로 하며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상품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 반대로 말하면 라이카 브랜드를 붙이려면 그만큼 엄격한 광학 성능이 요구된다는 것인가요?

 

미야자키: 설계에 대한 어려움은 매우 높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이 없었던 고성능 렌즈를 설계하고자 할 때, 라이카와 협업에 따라 다양한 광학 기술에 관한 지식을 준다는 것이 큰 장점이 되고 있습니다.

 

― ― 그럼 루믹스의 라이카 브랜드 렌즈 설계는 라이카가 하는 것입니까?

 

미야자키: 아니오. 설계 및 제조는 파나소닉이 담당하며 라이카의 승인을 얻어 상품화하고 있습니다.

 

― ― 그럼 설계가 완료되면 일단 라이카에 제출하고 승인을 얻는 순서입니까?

 

미야자키: 네. 설계 결과를 제출해서 수정할 점을 지적받으면 이를 고쳐 다시 제출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해 최종 승인을 받습니다.

 

― ― 라이카 브랜드의 렌즈는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박: 루믹스 브랜드의 렌즈와 비교하면 성능 기준과 제조 정밀도의 규격이 분명히 다릅니다. 일반적인 MTF 성능같은 것도 높게 설정되어 있지만, 코마 수차와 왜곡 수차 등 각각의 수차에 대해서도 엄격한 규정이 있습니다. 이를 모두 극복해서 설계 승인을 얻어도 제조 단계에서 엄격한 검사 기준이 설정되어 있지요. 이걸 모두 해결한 제품만 상품화의 승인이 나옵니다.

 

― ― 루믹스 브랜드의 기준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박: 역시 1단계 높은 기준입니다. 루믹스 G 렌즈가 업계에서 높은 기준을 채용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라이카의 기준은 그것을 웃돌지요. 해상력뿐만 아니라 사진의 묘사에 대한 집착도 상당히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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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계통 전반을 담당한 박일무씨.

 

 

녹티룩스가 킹이라면 녹티크론은 퀸

 

― ― 사진의 묘사성란 어떤 부분입니까?

 

미야자키: 예를 들면 배경 흐림 효과입니다. 화면 전체의 묘사를 균일하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 ― 배경 흐림을 고집하는 건 일본 뿐이라 생각했는데 라이카도 그러네요.

 

박: 예를 들어 배경 흐림에는 여러가지 수차가 관련이 있는데, 이 수차를 이렇게 하면 흐림 효과가 부드러워져 좋다 뭐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조언이 들어갑니다. 그것을 따르면 렌즈의 묘사는 한층 더 향상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향상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설계 노하우는 앞으로 G 렌즈의 성능 향상에도 연결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는 것은 라이카의 기술자는 설계 데이터만 봐도 대체로 어떤 묘사가 될 것인지를 알 수 있다는 말인가요?

 

미야자키: 라이카의 기술자는 경험으로 어떤 묘사가 나오는지를 파악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수차의 형태와 스팟 다이어그램의 형태를 비롯해 많은 부분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라이카는 약 100년에 이르는 카메라 개발의 역사가 있으며 렌즈 설계에 대한 평가 도구나 지표가 잘 정비되어 있으므로 매우 정확한 의견을 받을 수 있습니다.

 

― ― 다른 회사는 영상 모의 실험 장치를 도입해서 사용중인데, 파나소닉도 시뮬레이터 같은 것을 사용하나요?

 

미야자키: 네. 독자적인 시뮬레이션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 ― 라이카와 제휴에서 어려움 점은 있습니까?

 

박: 라이카와 저희의 관계는 아까도 말씀드린대로 비디오 카메라용 렌즈에서 시작되는데, 루믹스 브랜드를 시작할 때는 스틸 카메라의 렌즈 설계 기술이나 제조 기술, 화질에 대한 생각 등 모든 부분이 원점에서 시작했습니다. 그 후 라이카의 카메라에 대한 생각과 기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설계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를 두고 엄청 고생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고생하고 있지만 라이카의 이상과 우리 능력의 격차를 하나하나 줄여가는 것이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 이번 렌즈는 라이카 브랜드의 42.5mm F1.2(환산 85mm상당)이라는 스펙을 갖췄는데 이 렌즈의 컨셉을 설명해 주세요.

 

와타나베: 우선 예쁜 흐림 효과가 있는 인물 사진을 촬영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고객으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이 렌즈의 특징은 깊이가 있는 인물 촬영에서 입체감이 두드러지는 묘사와 부드러운 흐림 효과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F1.2라는 대구경 렌즈이면서도 빠르고 정확한 컨트라스트 AF가 가능하며, F1.2라는 밝은 렌즈 중 세계 최초로 손떨림 보정을 실현했습니다. 또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한 조리개 링, AF/MF 변환 스위치, 고급스러운 질감을 내는 금속 재질의 몸통 등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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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기획을 담당한 와타나베 신지 씨

 

― ― 녹티크론(NOCTICRON)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습니까?

 

이노우에: 라이카의 렌즈 이름에는 최상위 제품으로 녹티룩스(NOCTILUX)가 있는데, 이것은 사람 눈의 밝기(약 F1.0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를 넘어선다는(기존 모델은 F0.95)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렌즈의 왕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내놓은 녹티크론은 라이카에서도 처음으로 쓰는 제품명인데요. F1.2의 밝기는 녹티크론 다음으로 밝은 것이니 렌즈의 여왕이 되는 것입니다.

 

― ― 라이카에는 즈미크론(SUMMICRON) 같은 이름의 렌즈도 있는데, 녹티룩스외 즈미크론의 중간에 위치했다는 이야기인가요?

 

이노우에: 그 사이에 위치했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눈을 넘어선 녹티룩스 수준은 아니지만 성능은 거의 도달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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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믹스 DMC-GX7에 장착

 

 

흐림 효과를 중시, 개방 조리개 값만을 추구하지 않았다

 

― ― 파나소닉의 교환 렌즈 중에서 가장 비싼데 그 이유는요?

 

박: 우선 F1.2의 대구경인데다 고성능 광학계를 실현하고 240fps의 고속 AF 대응한다는 점과, F1.2라는 대구경 렌즈 중에선 처음으로 광학식 손떨림 보정인 O.I.S.를 대응한다는 점, 동영상 촬영에 최적화된 HD 렌즈라는 점, 비싼 금속 경통을 쓴다는 점 등이 가격에 반영되었습니다.

 

― ― 인물 사진에 최적인 초점 거리인데 35mm 환산해서 85mm에 맞춘 것인가요?

 

와타나베: 이 렌즈는 인물 사진 촬영을 주 용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인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초점이 맞는 위치와 그 근처, 피사체의 식별은 가능하지만 흐릿해지고 있는 영역, 피사체의 식별이 어려울 만큼 크게 흐릿해지고 있는 영역까지 3개 부분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광각 렌즈는 심도가 깊은 이미지가 왜곡이 생기는 경우가 있고, 망원 렌즈는 피사체가 잘 나오지만 배경이 흐려져 입체감을 표현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입체적인 표현에 특화하기 위해 85mm를 쓰는 것이 최적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노우에: 85mm는 인물 사진 촬영용 렌즈로 가장 대중적인 초점 거리이며, 피사체와의 거리감이나 흐림 효과는 초점 거리가 조금만 달라져도 크게 변하게 됩니다. 90mm나 80mm가 아니라 85mm에 딱 맞추고 싶다는 고집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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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믹스 G 시리즈 전반의 시장화 추진을 담당하는 이노우에 요시유키 씨.

 

― ― F1.2라는 조리개 값을 채용한 이유는요?

 

박: 그냥 밝은 조리개를 추구한다면 F1.0이나 녹티룩스의 F0.95를 쓰면 됩니다. 더 밝은 렌즈를 내달라는 요청도 있고 우리도 거기에 도전해 보겠다는 의욕이 있지만, 소형 경량- 즉 기동성도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의 큰 특징이니 너무 크고 무거운 렌즈라면 그 균형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또 카메라의 판형이 클수록 밝은 렌즈를 만들기 더 어렵다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로 포서드의 기동성을 살릴 수 있는 무게와 크기의 범위를 지키면서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좋은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는 조리개는 얼마냐는 논란을 거듭한 결과 F1.2로 정했습니다. F1.0 렌즈도 설계할 수 있지만 그걸 마이크로 포서드로 내놓기에 알맞냐는 건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렌즈는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다 넣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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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구경은 67mm

 

― ―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에서 더 밝은 렌즈를 만드는 것이 어렵나요?

 

미야자키: 더 밝은 렌즈를 설계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마이크로 포서드는 소형 경량 기동성을 중시하는 시스템이기에 지금까지 F1.0이나 F1.2 같은 렌즈가 적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렌즈는 지금까지의 기준으로 본다면 크기가 크지만 그보다 렌즈의 밝기나 흐림 효과, 해상력 성능을 끝까지 내는데 고집한 신개념 렌즈입니다.

 

― ― 이미지 센서에 들어간 마이크로 렌즈의 F 값 때문에 렌즈의 F 값을 더 밝게 해도 충분한 흐림 효과를 내지 못하는 건 아닌가요?

 

미야자키: 그건 아닙니다.

 

이노우에: 다른 회사의 렌즈 중에 F0.95짜리가 있는데 거기서 충분한 흐림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 F0.7도 괜찮을까요?

 

미야자키: 센서는 괜찮지만 그 정도로 밝은 렌즈라면 플렌지백 마운트 구경의 제한이 있어 만들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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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

 

― ― 풀프레임을 비롯해 보다 판형이 큰 카메라에서도 F1.2에서 나오는 빛망울 크기가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미야자키: 그런 수요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며 실제로 이번 렌즈의 개발에서도 F1.0을 검토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품 기획 단계에서 실현할 수 있는 크기와 무게, 응답성, 기능 등의 균형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상품성이 가장 큰 조리개 값이 F1.2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이번에 우리가 집착한 것은 초점이 맞은 부분의 앞뒤로 흐림이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고 예쁘게 나오느냐는 것이지 결코 극단적으로 뛰어난 조리개 값만을 추구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제품에 지지 않을 것이란 높은 자신감을 갖고 있는 흐림 효과와 입체감을 꼭 체험해 보셨음 합니다.

 

― ― 이번 렌즈는 말씀하신대로 흐림 효과의 평가가 매우 좋은데 흐림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쓰셨나요?

 

미야자키: 망원 렌즈나 중망원 렌즈에서 별로 많이 쓰이지 않는 비구면 렌즈를 2장 썼습니다. 이걸 쓴 이유 중 하나는 흐림 효과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었고 다른 하나는 해상력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흐림 효과를 깨끗하게 하려면 일반적으로 구면 수차를 조금 남기고 해상력을 약간 낮추는 식으로 설계하는 경우가 많지만 비구면 렌즈를 사용해 구면 수차를 보정하고 흐림 효과를 괜찮게 내도록 하면서 화면 주변부까지 높은 해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 ― 빛망울의 분포는 어떤가요?

 

미야자키: 구면 수차를 보정해 빛망울의 분포는 거의 한결같은 편이나 초점이 맞은 곳의 뒷쪽 흐림은 주변부로 갈수록 분포가 줄어듭니다. 이를 보정하면 앞 흐림의 빛망울이 두드러지거나 중앙 부분의 해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 부분의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 이상적인 렌즈이 가까운 빛망울이며 초점이 맞은 곳의 앞과 뒤 모두 예쁜 효과를 낸다는 것이지요?

 

미야자키: 그렇습니다. 뒷흐림 뿐만 아니라 앞흐림도 배려해 수차의 균형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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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 설계를 담당한 미야자키 쿄이치 씨.

 

 

고화질을 지원하는 메카니즘을 연구

 

― ― 11군 14장이라는 렌즈 구성은 이정도 초점 거리의 단초점 렌즈 치고는 꽤 많은 편입니다.

 

미야자키: 솔직히 말해 사치스러운 구성입니다. 최근 렌즈는 85mm F1.4 급에서도 9장 구성을 씁니다. 리어 포커스를 써서 11장 구성을 쓰는 렌즈도 있으니 구성 렌즈 수가 늘어나는 경향이긴 하지만 그래도 14장은 많은 편입니다. 여기에는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아까 말한대로 해상력과 배경 흐림 효과를 모두 잡기 위해. 두번째는 동영상에 알맞는 조용한 이너 포커스를 실현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렌즈에선 포커스 유닛의 경량화를 위해 1장의 포커스 렌즈로 초점을 맞추도록 했는데 그래서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설계가 필요합니다. 세번째는 손떨림 보정 기구를 실현하기 위해 일반적인 렌즈보다 구성이 1~2장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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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 구성도

 

― ― 첫번째 초 고굴절 렌즈는 어떤 역할을 합니까?

 

미야자키: 이 렌즈는 피사체의 빛을 받아들이는 첫번째 렌즈로 가장 집광력이 높은 렌즈라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구면 수차를 최대한 낮게 억제하기 위해 고굴절 렌즈를 사용했습니다. 처음에 발생하는 구면 수차를 낮게 억제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화면 주변부의 수차를 절감하는 것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런 기술은 LEICA DG SUMMILUX 25mm F1.4 렌즈에서도 사용합니다.

 

― ― 이 렌즈의 분산 성능은요?

 

미야자키: 고굴절 렌즈 중에서는 비교적 낮은 분산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 ― ED 렌즈의 기능도 알려 주세요.

 

미야자키: 이것은 일반적인 상황과 마찬가지로 배율 색수차를 억제하는 목적과 ED 렌즈의 저굴절을 이용해 렌즈의 형상을 얇고 오목한 형태로 만들어 시야 만곡과 화면 주변부의 서지털 코마 플레어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 MTF 그래프를 보면 매우 뛰어난 값이 나왔는데 조리개를 개방했을 때의 값인가요?

 

미야자키: 네. 조리개를 개방했을 때의 MTF 특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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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F 곡선 그래프

 

― ― 그말은 평범한 렌즈에선 아무리 노력해도 이 정도 값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겠군요. 포트레이트 촬영을 할 때의 거리에서 묘사 경향은 어떻게 됩니까?

 

미야자키: 무한대에서 1m 정도의 범위까지 묘사 경향이 변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았습니다.

 

― ― 그 말은 조리개 개방 시 무한대에서 점상 재현성도 뛰어나다는 것인가요.

 

미야자키: 네. 그것도 이 렌즈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 ― 조리개를 개방했을 때 이 정도의 MTF인데다 점상 묘사도 양호하다면 밤하늘을 찍을 때도 좋겠네요.

 

미야자키: 그렇겠네요. 그런 용도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 ― 높은 성능 때문에 렌즈 구성 수가 많아졌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중에서 어떤 렌즈가 초점을 맞추는 역할을 하나요?

 

미야자키: 앞에서 9번째이며 첫번째 그룹의 비구면 렌즈 바로 뒤에 있는 오목렌즈입니다.

 

― ― 손떨림 보정은 몇장의 렌즈를 쓰나요?

 

미야자키: 앞에서부터 부터 11번째에 있는 2군의 비구면 렌즈가 손떨림 보정용 렌즈입니다.

 

― ― 포커스 기구가 240fps의 고속 AF를 지원하게 됐는데, 기존의 AF 프레임 레이트는 얼마였나요?

 

데라사카: 프레임 레이트는 바디의 진화에 따라 늘어나고 있습니다. 역대 시리즈를 돌아보면 DMC-GH1가 60fps, DMC-GH2가 120fps, DMC-GH3가 240fps입니다. 여기에 맞춰 AF가 빨라졌습니다.

 

― ― 이번이 최초의 240fps 대응 렌즈입니까?

 

이노우에: 아닙니다. 2012년에 출시된 LUMIX G X VARIO 12-35mm F2.8 ASPH. POWER OIS 이후에 나온 렌즈는 모두 240fps를 대응합니다.

 

― ― 그리고 이미지 센서는 AF시 모든 화소를 쓰나요?

 

이노우에: AF 방식에 따라 바꾸게 됩니다. 예를 들어 속도 우선 모드일 경우는 사용하는 화소를 줄이며, AF 정확도를 우선할 경우엔 모든 화소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 ― 프레임 레이트는 변하지 않습니까?

 

이노우에: 일반적으로는 읽기 방식에 관계 없이 프레임 레이트는 240fps지만, 예를 들어 DMC-GX7에서 도입한- 4EV의 저휘도 자동 초점이 가능한 로우 라이트 AF 기능을 사용할 때는 밝기에 따라 프레임 레이트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 ― 포커스 기구의 구조를 알기 어려우니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파나소닉의 웹 사이트를 보면 모터 샤프트 일체형 중계 장치 캠을 사용, 직접 렌즈를 구동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데라사카: 이너 포커스의 구동 동력으로 스테핑 모터를 사용하는데, 그 샤프트의 끝부분이 나사 모양을이 여기와 맞물리는 부품과 포커스 렌즈가 일체화되어 모터를 회전하면 나사가 돌아가 포커스 렌즈가 움직이게 됩니다. 이 렌즈는 포커스 렌즈를 한장으로 줄여 경량화했지만 대구경 렌즈라서 다른 렌즈보다 크기가 큽니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기어를 넣어 속도를 줄이고 토크를 높이지만 기어를 넣을 공간 문제라던가 여러 단점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AF를 실현하기 위해 스크루 프로펠러를 채용한 간단한 구성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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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커니즘 설계를 담당한 데라사카 타쿠사 씨.

 

― ― 포커스 기구의 인코더가 어떤 역할을 하나요? 웹 사이트에선 인코더를 넣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통해 모터의 회전각을 제어함으로서 콘트라스트 AF 정확성 향상과 240fps 구동의 고속 AF를 실현했다고 써져 있습니다.

 

데라사카: 인코더는 모터의 회전을 검출하기 위한 센서의 일종입니다. 스테핑 모터의 회전을 인코더가 직접 검출해 이를 AF 제어에 피드백해 보다 고정밀 AF를 실현합니다. 원래대로라면 스테핑 모터 자체가 검출 능력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대구경 렌즈에서 미묘한 초점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전용 회전 검출 센서를 넣어 보다 정밀한 AF 제어를 실현했습니다.

 

― ― 보정 효과를 비롯해 손떨림 보정 기구의 개선점을 알려주세요.

 

데라사카: 손떨림 보정 효과는 자체 기준에 의한 계측에서 4~5스탑이 나옵니다. 이 렌즈는 포커스 렌즈와 손떨림 보정용 렌즈가 기존 렌즈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무겁기에 이를 움직이는 자석과 코일 등의 부품도 크게 만들 필요가 있는데, 이를 평면으로 배치하면 경통이 더욱 커지게 됩니다. 할 필요가 있으며, 이들을 정상적 평면적으로 배치하면 경통이 더욱 커지고 버립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손떨림 보정 기구의 구동부와 센서부를 완전히 분리해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필요한 원동력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전체 크기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구형 기종도 조리개 링을 지원

 

― ― 조리개 링을 넣은 이유를 알려 주세요.

 

박: 이건 직관적으로 카메라를 조작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로  넣은 것입니다.

 

― ― 기존의 마이크로 포서드용 교환 렌즈엔 조리개 링이 없었는데, 그럼 지금 출시된 카메라 바디에서도 조리개 링을 쓸 수 있습니까?

 

이노우에: DMC-G1 이후 모든 루믹스의 마이크로 포서드 기종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래부터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에는 렌즈와 바디 사이에서 조리개 정보를 교환하는 구조가 포함되어 있거든요. 예를 들어 마운터 어댑터를 통해 포서드용 교환 렌즈를 장착해도 조리개 링을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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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의 마이크로 포서드 렌즈 중 처음으로 조리개 링을 도입

 

― ― 앞으로는 새 렌즈에 조리개 링이 들어가나요?

 

박: 이번 렌즈에 대한  고객의 의견을 참고해 앞으로 렌즈에 조리개 링을 넣을지 판단할 것입니다.

 

― ― 9장 날개의 원형 조리개를 썼는데 일반적인 원형 조리개보다 진짜 원에 가깝다는 느낌입니다.

 

미야자키: 개방에서 몇 스탑 조인 부분까지는 진짜 원에 가까운 조리개 모양을 유지합니다. 루믹스의 G 렌즈는 일반적으로 7장 날개의 조리개를 쓰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9장 날개의 원형 조리개를 사용합니다. 기존의 7장 조리개에서도 충분히 예쁜 원형 모양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최고의 흐림 효과를 낸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원형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를 보다 늘리기 위해 조리개 날개의 수를 늘렸습니다.

 

― ― 실제로 조리개를 조여 보면 F2.0까지는 거의 원형을 유지하다가 F2.8부터 약간 다각형으로 보이네요.

 

미야자키: 그렇습니다. F2.0과 F2.8 사이까지는 원형을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 ― AF/MF 전환 스위치가 달린 것도 특징입니다. 이 AF/MF 전환 스위치는 기존의 카메라에서도 쓸 수 있나요?

 

이노우에: AF/MF 전환 스위치도 이번에 처음으로 넣은 기능이며 이 역시 직관적인 조작을 즐긴다는 컨셉에 의한 것입니다. 이 스위치는 기존 모델에서도 쓸 수 있으며 카메라 기종에 따라 조작했을 때의 표시는 다르지만 모든 바디에서 쓸 수 있습니다. 바디에서 AF 모드를 AF로 바꾸면 AF/MF를 렌즈에서 바꿀 수 있으며, 바디가 MF라면 렌즈에서 AF로 해도 MF로만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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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통에 AF/MF 전환 스위치를 도입

 

― ― 이번에 채용한 나노 서피스 코팅은 어떤 기술입니까?

 

박: 일반적인 렌즈 코팅은 렌즈를 증착용 솥에 넣고 렌즈 표면에 재료를 진공 증착시키는 방법이지만, 나노 서피스 코팅의 경우 저굴절 미세 입자 상태의 재료를 렌즈 표면에 도포하는 제조 방법을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멀티 코팅 렌즈 표면의 반사율은 약 0.3% 정도인데 나노 서피스 코팅은 가시광선의 모든 영역에서 반사율을 0.1%까지 억제할 수 있어 고스트나 플레어의 억제에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합니다.

 

― ― 파나소닉 나노 서피스 코팅만의 특징이 있습니까?

 

박: 가장 큰 특징은 신뢰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디지털 카메라의 독자적인 환경 기준이 있는데 그것을 충분히 통과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 ― 렌즈의 모든 표면에 나노 서피스 코팅이 돼 있습니까?

 

박: 아니오. 고스트나 플레어의 억제에 가장 효과가 있는 렌즈 표면의 1~2곳에 사용합니다. 몇개에 쓸 것인지는 렌즈의 특징에 따라 달라집니다.

 

― ― 나노 서피스 코팅은 제조 단가가 비싸나요?

 

박: 그렇습니다. 평범한 코팅은 한번에 다수의 렌즈 알에 코팅을 증착시킬 수 있지만, 나노 서피스 코팅은 렌즈에 한개씩 재료를 도포하기에 제조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적으로는 필요에 따라 나노 서피스 코팅을 몇개든지 할 수 있지만 그럼 렌즈가 비싸지니까 가장 효과가 있는 곳에만 씁니다.

 

― ― 금속 경통을 쓴 이유는요?

 

와타나베: 녹티크론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촉감과 존재, 표면의 질감을 맞추기 위해 금속 재질을 썼습니다.

 

― ― 알루미늄을 깎아서 만들었나요?

 

데라사카: 바깥에서 보이는 경통 부분은  모두 알루미늄을 깎아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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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도 알루미늄을 깎아서 만든 것

 

― ― 설계나 조정에서 어려웠던 점을 알려 주세요.

 

미야자키: 설계의 경우 대구경 렌즈에서 생기기 쉬운 축상 색수차를 막기 위해 고생했습니다. 축상 색수차는 렌즈의 수를 늘려도 억제가 안되기에 라이카의 지도를 받아 긴 시간을 들여 하나씩 해결했습니다. 덕분에 조리개 개방 시에도 화면 주변부까지 높은 MTF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또 제조 단계에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하려다보니 제조 방법이 어려웠다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렌즈를 조립할 때 렌즈 안을 맞추기 위해 위치를 검출하면서 조립하는 조립 기술을 개발해 정확한 조립이 가능하도록 고안했습니다.

 

― ― 렌즈의 검사 체제에 대해서 가르쳐 주세요.

 

박: 파나소닉은 시장에 출시하는 렌즈를 전수 검수하지만, 일반적인 해상력 검사 외에도 묘사의 균일성을 특히 중시한 검사를 합니다. 이외에도 고스트나 플레이어의 검사, 외관 검사, 조작감의 검사도 합니다. 외관에서 상처나 이물질이 없는지를 미크론 단위까지 관리하며, 조작감은 조리개가 걸리는 느낌과 AF 동작 시의 작동음도 기준에 맞춰 범위 안에 들어가는지를 검사합니다. 이런 검사 데이터와 샘플은 정기적으로 라이카에 제출해 확인을 받습니다.

 

― ― 이 렌즈는 어디서 만들고 있습니까?

 

이노우에: 후쿠시마 공장이니 일본산이지요.

 

 

인터뷰를 마치고

 

35mm 풀프레임 기준 85mm는 포트레이트 촬영에 가장 적합한 초점 거리로 오래 전부터 인기가 높았으며 명기라 불리는 렌즈도 많습니다. 포트레이트 촬영에서는 날카로운 묘사보다 부드러운 묘사를 선호하기에 예전에는 조리개 개방 시 구면 수차를 남겨 부드럽고 흐림 효과가 깨끗한 묘사를 보이다가 조리개를 조이면 여러 수차가 줄어들어 선명해지는 렌즈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NOCTICRON 42.5mm F1.2의 조리개 개방 시 MTF를 보면 조리개 개방에서 매우 우수한 묘사를 실현합니다. 흐림 효과도 평가가 우수해 포트레이트 렌즈와 대구경 렌즈 트렌드를 가장 앞에 선 렌즈라 말해도 맞을 것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14장에 달하는 렌즈 구성이 높은 묘사 성능과 동영상 대응 이너 포커스, 대구경 렌즈 최초의 손떨림 보정 기구 같은 기능적인 면에서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 밝혀졌고, 대구경 렌즈에서 문제가 되기 쉬운 축상 색수차도 배려한 설계가 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라이카의 까다로운 기준과 여기에 맞춘 엔지니어의 고생도 알 수 있었지만, 파나소닉 혼자서 만들기 힘든 수준 높은 제품을 협업에 통해 만들 수 있다는 좋은 예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렌즈는 라이카가 만들진 않았지만 라이카다운 렌즈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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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http://dc.watch.impress.co.jp/docs/news/interview/20140224_6339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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