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이 12월에 출시하는 X 마운트 렌즈인 XF 56mm F1.2 R APD는 아름다운 빛망울을 실현한다는 아포다이제이션(apodization) 필터(아래에선 APD 필터라 표기)를 갖춘 것이 특징입니다. 이 필터가 어떤 것이며 어떤 효과가 있는지 개발진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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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 56mm F1.2 R APD

 

 

조리개를 개방해도 높은 화질을 내기 위한 X 렌즈

 

― ― 우선 XF 렌즈 전체의 컨셉을 알려주세요.

 

소가: 저희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진출할 때, 궁극의 화질을 실현하기 위해서 X-Trans CMOS라는 새로운 고성능 이미지 센서를 개발했습니다.

 

이 이미지 센서의 특징은 기존의 베이어 배열을 쓴 이미지 센서와 달리 필름의 구조에서 착상한 독자적인 컬러 필터 배열을 채택해, 위색과 모아레를 막아주며 광학 로우패스 필터가 필요 없어 높은 해상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XF 렌즈는 X-Trans CMOS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해 높은 해상력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X 시리즈의 카메라에서는 센서 자체가 AF를 수행하기에 별도의 센서로 AF를 실시하는 방식에 비해 매우 정확한 AF가 가능합니다. 그만큼 이미지 센서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 렌즈에도 매우 높은 잠재력을 요구하며, 이를 맞출 수 있는 높은 묘사 성능을 목표로 합니다.

 

또 다른 철칙은 렌즈의 밝기입니다. 개방 조리개 값이 밝은 렌즈는 표현력이 넓어지기에 조리개를 개방해서도 쓸 만한 렌즈를 목표로 하였습니다.

 

조리개 개방 값이 밝다고 해도 1~2 스탑 정도 조이지 않으면 제대로 된 해상력을 낼 수 없는 렌즈가 있지만, XF 시리즈 렌즈는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도 충분한 해상력을 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작고 가벼운 무게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고성능이어도 작고 가볍게 나오도록 고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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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후지필름 광학 전자 영상 사업부 영업 그룹 매니저인 소가 다카시(상품 기획을 담당), 후지필름 R&D 총괄 본부 광학 전자 영상 상품 개발 센터의 타카시 아오키(APD 필터의 개발을 담당), R&D 총괄 본부 광학 전자 영상 상품 개발 센터의 수석 전문가의 콘도 시게루(APD 필터의 개발을 담당)

 

― ― 밝은 렌즈에서 조리개를 최대 개방해도 쓸 만한 묘사를 고집하는 이유를 좀 더 알려주세요. 

 

소가: 밝은 렌즈의 조리개 최대 개방은 커다란 배경 흐림 효과를 얻고 어두운 곳에서도 촬영 가능하니 촬영 영역이 넓어진다는 점이 큽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35mm 풀프레임 SLR 카메라용 밝은 렌즈는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 여러가지 수차가 발생하기 쉽다보니, 충분한 해상력을 얻기 위해 1, 2스탑 조여 쓰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 경우 빛망울의 크기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 쓸만한 화질을 낼 수 있도록 해서 실질적으로 조리개를 조여 사용하는 35mm 포맷과 같은 수준의 배경 흐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 ― 렌즈의 밝기와 작고 가벼운 설계는 서로 반대되는 관계인데 그건 어떻게 타협했나요?

 

소가: 예를들어 이번에 나온 XF 56mm F1.2 R APD는 35mm 환산으로 85mm 상당의 화각이 되지만 무게는 약 405g밖에 안됩니다. 35mm 풀프레임용으로 85mm F1.2 클래스의 렌즈가 되면 무게는 대략 1kg가 될 것입니다.

 

기존 35mm 풀프레임의 DSLR을 사용하는 고객 입장에선 절반 이하의 무게로 줄어든다고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즉 APS-C 포맷은 크기를 줄인 것이 장점이니 태생적으로 소형 경량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용 렌즈에서 누적한 기술이 장점. 렌즈 설계 소프트웨어도 직접 개발

 

― ― 후지필름이 35mm 풀프레임을 내놓을 생각은 없습니까?

 

소가: 현재의 APS-C 포맷 시스템이 아직 개발 중이니 고객님께 더욱 만족을 드리는 시스템을 완성시키는 것이 먼저입니다.

 

앞으로 교환 렌즈 라인업을 늘리고 스트로보 시스템 등 액세서리도 확충할 생각이며 당분간은 APS-C 포맷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 ― 단초점 초망원 렌즈가 없는데 이것의 수요나 출시 계획은 없습니까?

 

소가: XF 렌즈는 현재 로드맵에서 발표된 것을 포함해서 이미 19개의 라인업이 있는데, 새나 야생 동물, 모터 스포츠 등의 용도로 초망원 영역을 커버하는 렌즈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초망원 줌 렌즈는 이미 로드맵에 들어갔고 포토키나 2014에서도 전시된 Super Tele-Photo Zoom Lens가 그것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단초점의 초망원 렌즈를 필요로 하는 고객이 있다고 파악했으니, 앞으로 라인업에서도 단초점 초망원 렌즈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 렌즈 모델명에 들어간 R의 의미를 가르쳐 주세요.

 

소가: 조리개 링이 있는 렌즈에 R이란 글자를 붙이고 있습니다. R은 Ring을 의미합니다.

 

― ― 다른 회사 제품에 비해 XF 렌즈가 우수한 점은 있나요?

 

소가: 저희 회사의 역사를 보면 후지논 브랜드로 오래 전부터 방송용 카메라의 고배율 대구경 줌렌즈를 제조해 왔으며, 최근에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렌즈까지 각 분야에서 최고의 성능을 가진 렌즈를 제품화하고 있습니다.

 

렌즈 설계에 다양한 기술적 노하우를 포함시키는 것이 가능하며 XF 렌즈에도 그 노하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 ― 옛날에는 대형이나 중형 필름 카메라용 렌즈도 출시했는데 그 시절의 노하우도 활용하고 있나요? 

 

소가: 글쎄요. 렌즈 설계에는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저희는 독자적인 렌즈 설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그러한 노하우를 활용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 컴퓨터의 보급 초기에는 렌즈 설계 소프트웨어가 나온 게 없으니 렌즈 설계 기술자가 직접 렌즈 설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같은 상황인가요?

 

소가: 저희가 쓰는 렌즈 설계 소프트웨어도 설계부의 기술자가 개발에 참여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좀 다른 이야기지만 컴퓨터가 도입하기 이전에 렌즈를 설계할 때는 많은 사람이 수작업으로 계산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것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저희는 일본 최초로 방 하나 정도 크기의 컴퓨터인 FUJIC를 만들어 렌즈 계산에 활용했습니다. 현재도 그 컴퓨터는 일본 국립 과학 박물관에 전시돼 있습니다.

 

― ― 직접 컴퓨터까지 만들 정도로 렌즈를 계산하는 게 큰 일이었군요. XF 렌즈는 제조도 일본에서 하나요? 

 

소가: MADE IN JAPAN의 퀄리티를 지키기 위해 제조는 일본에서 하고 있습니다.

 

 

궁극의 포트레이트 렌즈를 만들고 싶었다

 

― ― XF 56mm F1.2 R APD 렌즈가 태어난 계기를 알려 주세요.

 

소가: 원래 X시리즈는 화질을 추구해서 만든 카메라입니다. 특히 포트레이트 촬영시 피부색을 재현하는 것과 계조 특성은 고객에게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렌즈의 기반이 된 XF 56mm F1.2 R은 당초부터 궁극의 포트레이트 렌즈를 만든다는 컨셉으로 개발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부색을 훌륭하게 재현하는 좋은 카메라와 포트레이트에 최적인 렌즈를 조합해 궁극의 포트레이트 시스템이 완성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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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모델인 XF 56mm F1.2 R. 2014년 2월에 출시

 

이것은 우선 인물 사진 위주로 촬영하는 사람들이 X 마운트 시스템의 장점을 느끼고, 나중에는 거꾸로 이 렌즈를 쓰고 싶어 X 마운트 카메라는 구입한다는 흐름으로도 연결시키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XF 56mm F1.2 R의 뛰어난 묘사성을 더욱 높이는 아이디어는 뭐가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 중에 이번에 나온 APD 렌즈의 아이디어가 있었고 제품화에 이르렀습니다.

 

콘도: 우리 설계부는 화질을 철저하게 추구한 렌즈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내다가 APD 필터를 사용한 렌즈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APD 필터의 목적은 배경 흐림 효과를 잘 내는 것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름다운 배경 흐림 효과는 구면 수차를 효과적으로 컨트롤하는것에서 비롯되며 실제로 구면 수차를 조정할 수 있는 렌즈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구면 수차에서 배경 흐림을 깨끗하게 만들면 초점이 완벽하게 맞았을 때 화질이 떨어지며, 앞흐림과 뒷흐림 중 한쪽이 깨끗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반면 APD 필터를 사용하면 초점이 완벽하게 맞았을 때의 화질을 떨어트리지 않아도 앞뒤 흐림을 모두 깨끗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XF 56mm F1.2 R은 조리개 개방 시에도 초점이 완벽하게 맞았을 때 화질이 매우 높게 나오도록 설계했지만 배경 흐림은 예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배경 흐림의 윤곽이 비교적 뚜렷하기에 피사체에 따라 뒷흐림의 이미지가 눈에 두드러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APD 필터를 도입해 초점이 맞았을 때 높은 화질을 유지하면서 흐림 효과를 더욱 높이도록 했습니다.

 

 

APD 필터란 무엇인가?

 

― ― 후지필름 APD 필터의 특징을 가르쳐 주세요.

 

콘도: 저희는 APD 광학 소자를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들어 어떤 타입의 렌즈에서도 작고 성능이 뛰어난 렌즈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렌즈를 빛에 비춰 보시면 아시겠지만 APD 필터는 중앙부가 투명하고 주변으로 갈수록 차츰 농도가 높아지는 그라디에이션이 있습니다. 이를 렌즈의 조리개 날 근처에 배치하면 조리개 날 부분이 부드럽게 녹아드는 아름다운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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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를 들여다보면 그라디에이션을 볼 수 있습니다.

 

즉 한점 한점의 빛망울 주변이 녹아들어 흐려진다면 빛망울이 모여도 매우 부드러운 흐림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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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D 필터를 사용하면 윤곽선이 매우 부드러워짐을 알 수 있습니다.

 

아오키: 이 렌즈에는 실제로 이렇게 생긴 필터가 들어 있습니다. 이 필터는 가운데 부분의 투과율은 높지만 주변으로 갈수록 투과율은 낮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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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D 필터

 

기존의 렌즈라면 점광원이 흐려졌을 때, 초점이 맞지 않은 부분의 배경 흐림은 균일한 원형이 되며 그 변두리 부분은 비교적 또렷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여기에 APD 필터를 넣자면 렌즈 중아을 지나는 빛은 그대로 통과하지만 주변을 통과하는 빛은 APD 필터로 광량이 줄어, 빛망울 주변부로 갈수록 점점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나옵니다. 이런 빛망울이 많이 모여도 테두리 부분이 서로 포개지지 않으니 매우 부드럽고 매끄러운 빛망울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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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D 필터가 없을 경우 점광원의 빛망울은 밝기가 균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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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D 필터를 넣으면 빛망울의 윤곽 부분에 그라디에이션이 들어가면서 빛망울이 아름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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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 56mm F1.2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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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 56mm F1.2 R APD. APD 렌즈로 찍은 사진은 빛망울의 윤곽이 부드럽게 찍혔음을 알 수 있습니다.

 

XF 56mm F1.2 R은 초점이 맞았을 때의 성능이 매우 높기에 상황에 따라선 빛망울이 딱딱하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APD 필터를 넣은 XF 56mm F1.2 R APD은 높게 묘사성을 유지하면서도 매끄러운 배경 흐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소가:예를 들면 이물 포트레이트에서 눈 부분은 매우 선명하게 찍을 수 있지만 APD 필터가 없는 렌즈에 비해 배경 빛망울의 테두리 부분이 부드럽게 나오니 매끄러운 빛망울을 찍을 수 있습니다.

 

― ― 렌즈의 주변부로 갈수록 짙어진다니 재밌군요. 이 그라디에이션을 위해 연구한 점은 무엇인가요? 

 

아오키: 이번 APD 필터의 개발 과정에서는 중앙에서 주변부에 이르는 농도 변화를 여러가지로 시뮬레이션하고 검증했습니다. 즉 중앙에서 절정을 이룬 뾰족한 형태의 그라데이션과 완만한 포물선 모양의 곡선을 그리는 그라데이션까지 여러가지로 시뮬레이션했습니다. 그 중에서 큰 배경 흐림 효과를 얻으면서도 빛망울의 모양이 아름다운 그라데이션 커브를 선택해 상품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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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D 필터 투과율의 이미지. 필터가 없을 경우엔 투과율이 일정하지만 필터가 있다면 광축의 주변부로 갈수록 투과율이 낮아집니다.

 

콘도: APD 필터를 넣으면 일종의 조리개를 조이는 효과가 나타나 MTF는 약간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초점이 맞은 부분은 매우 선명하게 묘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취향에 따라 다른 것으로 APD 필터를 넣으면 빛망울의 테두리에 그라디에이션이 붙어 부드러운 효과를 내긴 하지만 빛망울의 크기가 약간 작아 보인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평서대로 커다란 빛망울이 더 좋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 확실히 MTF 특성을 보면 APD 필터가 있는 쪽의 렌즈가 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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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XF 56mm F1.2 R의 MTF 차트. 아래는 XF 56mm F1.2 R APD의 MTF 차트

 

― ― 그런데 35mm 환산으로 85mm를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PD 렌즈라면 소니가 135mm F2.8 [T4.5] STF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만.

 

콘도: 기본적으로는 처음부터 저희 라인업에 있던 렌즈에 APD 필터를 넣은 렌즈를 만든다는 목적이 있어서 56mm F1.2를 선택했습니다. 빛망울의 효과만 보면 초점이 길수록 박력있는 빛망울을 얻을 수 있으니 초점거리가 긴 편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번에는 밝으면서도 작고 다루기 쉬우며 포트레이트 렌즈에 최적인 56mm가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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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135mm F2.8(T4.5) STF(35mm 풀프레임 렌즈)

 

소가: 아까도 말씀 드린대로 처음부터 궁극의 포트레이트 렌즈를 만들자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XF 56mm F1.2 R를 개발해서 내놓은 바 있으니 여기에 새로운 기술의 APD 필터를 개발해 탑재한 것입니다. 

 

앞으로 구체적으로 APD 필터를 어떤 렌즈에 탑재하는지 그 계획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우선 이번 XF 56mm F1.2 R APD가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지켜보고 나서 판단해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APD 필터는 호불호가 갈립니다. 예를 들어 빛망울은 부드럽게 나오지만 빛망울의 크기가 약간 작아지는 등, 고객의 취향에 많이 좌우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피드백을 받아 앞으로 계획에 참고하고자 합니다.

 

― ― XF 35mm F1.4 R(53mm 상당)처럼 표준이나 광각 렌즈를 APD로 만드는 건 계획이 있습니까?

 

콘도: 사실은 XF 35mm로도 시제품을 만들어 봤지만 처음부터 배경 흐림 효과가 작았고 빛망울이 작아지는 특성 때문에 APD 필터를 장착했을 때 부드러워지는 효과도 줄어듭니다.

 

효과가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효과가 더 큰 망원 렌즈를 우선하게 됐습니다.

 

― ― 광학계 구성도를 보니 APD가 없는 56mm와 같이 보이는데, APD가 없는 56mm에 APD 필터를 넣은 것이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콘도: 거의 같습니다.

 

― ― APD가 없는 56mm 렌즈의 시장 평가는 어떤가요?

 

소가: 덕분에 우리 의도대로 되서 조리개 개방에서도 매우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 배경 흐림 효과도 매우 예쁘고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또 밝은 인물 사진 렌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미 다른 회사의 포트레이트 렌즈를 갖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 동안 카메라와 렌즈가 무거웠으나 우리 후지필름의 렌즈와 카메라 조합은 가벼워 휴대가 편하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렌즈를 쓰고 싶어 X 마운트 카메라와 함께 구입했다는 분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우리가 의도한 대로 시나리오가 실현돼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 APD가 없는 56mm 렌즈도 배경 흐림이 충분히 예쁘다는 의견이 있는데도 APD를 넣을 필요성이 있었나요? 

 

콘도: 이 분야에서 최고의 성능을 추구하고 싶다는 생각에 도전한 것입니다. 후지필름에 이 렌즈가 있어서 후지필름의 시스템을 갖춘다는 흐름을 만들겠다는 게 목표이며, 이것을 계기로 앞으로도 다른 회사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제품을 제공하고 싶네요.

 

소가: 렌즈는 써 봐야 그 느낌을 알 수 있는 점도 있으니 일본 도쿄의 후지필름 스퀘어에선 렌즈의 대여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원하는 렌즈를 후지필름 스퀘어에서 잠깐 써보는 것은 물론, 외부에서 사용하는 것도 하루 동안은 무료, 1박 2일은 세금 포함 1,080엔이면 됩니다.

 

렌즈는 아무리 말로 설명해도 알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기에 우선 빌려서 사용해 보고 렌즈의 특징을 체감하는 걸 추천합니다. 다만 임대하는 렌즈는 출시가 된 제품에 한정되기에 XF 56mm F1.2 R APD의 렌탈 서비스는 12월에 출시된 후에나 가능합니다.

 

― ― APD가 없는 56mm를 개발했을 때 APD 타입도 염두에 두고 설계하셨나요?

 

콘도: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APD 필터를 넣는 걸 정하지 못했으며 설계할 때 이걸 감안한 건 아닙니다.

 

― ― 실제로는 필터를 넣을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어떻게 이루어진 건가요? 

 

콘도: 렌즈를 이용한 자유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크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 얇은 APD 필터를 개발했습니다. 이로 인해 기존의 렌즈와 비교해도 크기 차이가 잘 나지 않는 렌즈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 ― 필터 필름의 광학 소자는 어떤 구조인가요?

 

콘도: 필름이라고는 해도 35mm 사진의 필름과는 전혀 다릅니다. 빛을 흡수하는 나노 입자를 포함한 층에 그라데이션을 넣어 광학적으로 왜곡이 없는 안정된 소자를 만드는 것이 기술적인 핵심 부분입니다.

 

소가: 얼핏 보면 평범한 필터처럼 보이지만 지금까지 쓰지 않았던 기술을 적용해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제품입니다.

 

― ― 주변부 감광을 억제하는 센터 필터(주변 감광 보정 필터)와 같은 것인가요?

 

콘도: 광량을 줄인다는 점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동안 나왔던 감광 보정 필터는 유리면에 증착해 차광층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었지요.

 

반면 APD 필터는 빛을 막기 위해 흡수 소재를 사용해 플레어가 없고 자유로운 특성의 그라데이션을 정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 ― T 값은 1.7인데 이건 어떻게 결정된 것입니까?

 

콘도: 렌즈의 F 값은 단순히 렌즈의 초점 거리를 유효 구경으로 나눈 수치이기에, F1.2라 표기해도 실제로는 렌즈의 투과율 등에 따라 좀 더 어두워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일반적인 T값은 렌즈의 F값에 투과율을 더해(F값을 투과율의 제곱근으로 나눔) 실제 F 값을 나타내는 수치로 일부 렌즈에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APD 렌즈는 일반 렌즈와 구조가 다르기에 APD 필터가 작동하면 표기 F 값에서 얼마나 광량이 떨어지는지를 나타낸 수치로 실제 F 값을 따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F값과 함께 렌즈에 적힌 주황색 숫자는 T 값이 아니라 APD 필터가 적용된 후 나온 실제 값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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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 링. 실제 조리개 값(주황색)은 F5.6에서 설정 조리개 값(흰색)과 같아집니다.

 

즉 XF 56mm F1.2 R APD의 개방 조리개 F 값을 F1.2로 설정했을 때 실제 F 값은 1.7가 됩니다. F1.2로 설정해도 실제로는 F1.7 가량의 밝기가 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조리개 스탑으로 따지면 약 1스탑 정도 어두운 것입니다.

 

그러나 F 값과 실제 F 값의 차이가 클수록 APD 필터의 효과가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 F5.6에서 F 값과 실제 F 값이 같아지는데, 그럼 F5.6에선 광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없어지고 APD가 없는 56mm 렌즈와 같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인가요? 

 

콘도: 그렇게 됩니다.

 

― ― F 값과 실제 F 값의 차이가 클수록 APD 필터 효과가 큰데, 그것도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 가장 큰 효과가 있었군요.

 

콘도: 그렇습니다. F 값과 실제 F값은 조리개를 조일수록 수치가 가까워지는데, 실제 촬영에서 APD 필터에 의한 부드러운 빛망울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는 건 조리개 최대개방부터 F2 사이까지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소가: X 마운트 카메라의 셔터스피드는 1/4000초까지라 ISO 200에서도 맑은 날이면 노출이 오버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XF 56mm F1.2 R APD에는 3스탑 정도 광량 저하가 가능한 ND 필터를 같이 넣었습니다.

 

― ― F2.8 정도까지는 효과를 볼 수 있었음 좋겠는데요.

 

콘도: 그렇게 하면 필터 그라데이션의 최고 값을 좀 날카롭게 할 필요가 있으며, 최대 개방 조리개의 빛망울 크기가 작아지기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 APD 필터를 넣는 위치는 어떻게 정합니까?

 

콘도: 이것은 광학적으로 빛이 모이는 위치에 넣지 않으면 효과가 나오지 않기에 조리개 가까이 넣는 게 가장 좋습니다. 예를 들어 APD 필터를 렌즈 앞에 넣으면 주변부 광량이 떨어질 뿐 흐림 효과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해요. 그래서 APD 필터는 빛이 모이고 주변 광량에 영향을 주지 않는 위치, 즉 조리개 위치 부근이 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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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 구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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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표 부분에 APD 필터가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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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시도

 

APD 필터를 앞에 넣는 건 사실 천체 망원경에서 사용하는 기술로서 빛의 회절을 줄이기 위해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오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는 별이 2개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라면 APD 필터를 앞에 넣어 별을 분리시켜 보는 효과가 있습니다.

 

― ― 촬영 거리에 따라 빛망울이 흐려지는 효과는 달라집니까?

 

콘도: 무한대에 가까운 원거리 풍경일수록 빛망울 자체가 작아지니 빛망울 흐림 효과 역시 그만큼 작아집니다. 근거리 촬영을 하면서 배경이 멀리 있을 경우엔 빛망울이 커지기에, 최단 촬영 거리 쪽이 피사체가 있을 경우  APD 필터 효과가 가장 커집니다.

 

― ― 조명이 흐려지는 건 어떤 느낌을 주나요?

 

콘도: APD 필터가 없는 렌즈의 경우엔 앞에서 본대로 거의 균일한 밝기의 원형이 나오지만, APD 필터가 있는 렌즈에선 빛망울의 크기가 약간 작아지고 빛망울의 윤곽이 점점 희미해지는 이미지가 나옵니다.

 

평소에 익숙했던 균일한 윤곽이 확실하게 나오는 정상적인 흐림 효과가 더 자연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조명이 흐려지는 방법은 취향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APD 렌즈에서 AF를 쓰지 못했던 이유

 

― ― 이 렌즈는 APD 렌즈에선 세계 최초로 AF가 가능합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요? 

 

콘도: 다른 회사의 APD 렌즈는 AF DSLR용 교환 렌즈이긴 하지만 MF 전용이라 AF는 쓰지 못합니다. 이는 APD 렌즈에서 위상차 AF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X 마운트의 카메라는 센서 위상차 AF와 콘트라스트 AF 모두가 작동하기에 APD 렌즈를 써도 컨트라스트 AF로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초점을 맞추는 속도야 상황에 따라선 위상차 AF보다 다소 느릴 수 있지만 정확한 AF가 가능합니다.

 

― ― 왜 위상차 AF를 사용할 수 없는건가요?

 

아오키: 위상차 AF는 렌즈에 맺히는 상을 분해해 위상의 차이를 검출해서 초점을 맞추는 방식인데요. 렌즈 내부에서 AF에 사용되는 빛이 통과하는 영역에 APD 필터가 있어 위상차 검출을 위한 이미지에 그늘이 들어가 올바른 거리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콘도: SLR의 위상차 AF나 센서 위상차 AF도 이미지를 2개로 분할하는 원리는 같습니다. 렌즈에 들어오는 빛을 2개로 나눠 한쪽을 통과한 빛의 이미지와 다른 쪽을 통과한 이미지의 중심 위치 간격을 감지해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그런데 APD 필터를 넣으면 위상차 검출용 이미지에 그늘이 들어가게 돼 중심 위치가 안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알고리즘으로 초점을 맞추면 중심 위치가 어긋나니 초점을 맞출 수 없습니다.

 

― ― 그 경우 조리개 값에 따라 중심의 위치를 보정하는 기구를 넣으면 되지 않을까요?

 

콘도: 다른 방법을 써서 보정하면 AF가 가능할수도 있겠지만 카메라 바디와 렌즈가 다수 출시된 상황에서 모든 시스템에 작동하는 새로운 구조를 개발하고 펌웝으로 지원하게 하는 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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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를 장착

 

― ― 액정 같은 재료를 사용해 그라데이션의 크기나 농도 분포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으면 어떨까 싶네요. 

 

콘도: 예를 들어 조리개 값에 따라 그라데이션이 최적화 하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현 시점의 액정 디바이스 중에는 광학계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재료가 없습니다. 액정은 최대 투과율도 10% 정도라서 실제로 쓰기엔 어렵습니다.

 

 

APD 렌즈를 다루기


― ― 기존의 XF 56mm F1.2 R 사용자가 APD 필터를 내장하도록 개조를 요청하면 들어줄 수 있나요?

 

콘도: 현재 계획은 없습니다. 언뜻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쉽게 개조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 ― 개발에서 어려웠던 점을 알려 주세요. 

 

콘도: 필터의 농도를 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시뮬레이션도 쉽지 않았지요. 이번에는 시뮬레이션의 구축 방법에서 여러 검토를 했습니다.

 

― ― 어떤 장면이나 피사체에서 쓰는 것이 효과적인가요? 조언해주실 게 있다면 알려 주세요. 

 

콘도: 되도록 피사체는 가까이 있을 수록 효과를 보기 쉽습니다. 또 빛망울의 배경은 되도록 밝고 다양한 색채가 나며 명암 차이가 크게 날 수록 효과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까운 곳에 있는 꽃잎에 초점을 맞추면 배경이 비교적 흐트러지기 쉽지만, APD 렌즈에선 배경이 지저분해지지 않고 부드러운 묘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오키: 이런 종류의 렌즈는 촬영 기술을 고집하는 사람이 사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배경 흐림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사진을 찍는 사람도 그저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도 배경을 깨끗하게 흐릴 수 있는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습니다.

 

즉 카메라를 잘 쓰지 못하는 사람들도 이 렌즈를 쓰기만 하면 예쁘게 배경이 흐려진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습니다. 쉽고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있습니다.

 

콘도: 제 경우에도 아무 생각 없이 찍은 사진이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평범하게 찍은 사진이 전문 사진가가 찍은 사진처럼 보인다고 느꼈습니다.

 

아오키: 그리고 음식을 찍을때도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초점이 맞은 부분은 선명하지만 그 앞이나 뒤 부분의 흐려짐이 매우 예쁘기에 자연스러운 느낌의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습니다.

 

콘도: 평소에는 앞흐림을 염두에 두고 사진을 찍는 구도가 적다고 하지만, 음식 사진에선 앞흐림을 염두에 두는 경우도 있으니 깨끗한 흐림으로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작고 가벼운 X 렌즈를 검토

 

― ― 현재 로드맵에 있는 렌즈에 대해서 알려주실 게 있나요?말씀 드릴 일 있으면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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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맵에 나와있는 2014년 출시 예정 렌즈. 왼쪽부터 XF 16mm F1.4 R, XF 90mm F2 R, XF 16-55mm F2.8 R WR, Super Tele-Photo Zoom Lens(모두 실물 모형)

 

소가: 먼저 XF 16mm F1.4 R은 35mm 환산으로 24mm의 광각 렌즈로서 XF 렌즈의 컨셉이기도 한 밝은 단초점 렌즈 제품군을 더욱 확충하는 제품입니다.

 

F1.4 이상의 밝은 단초점 렌즈는 이미 23mm, 35mm, 56mm가 있어 이들 셋을 하이스피드 트리오라 부르는데, 앞으로는 16mm를 라인업에 더해 하이스피드 쿼텟으로 어필하고 싶습니다.

 

XF 90mm F2 R은 35mm 환산으로 135mm 망원 렌즈에 해당됩니다. 이것도 일반적인 풀프레임용 135mm F2 렌즈에 비하면 상당히 작고 가볍기에 X 마운트의 장점을 실감할 수 있는 렌즈일 것입니다.

 

XF 16-55mm F2.8 R WR은 먼저 발표한 F2.8 망원 줌렌즈인 XF 50-140mm F2.8 R OIS WR와 조합해 사용하면 좋은 F2.8 고정 표준 줌렌즈입니다. F4 고정 초광각 줌렌즈인 XF 10-24mm F4 R OIS를 더하면 35mm 환산으로 초광각 15mm부터 망원 210mm까지 대부분의 초점 영역을 고성능 줌렌즈로 커버할 수 있습니다.

 

또 Super Tele-Photo Zoom Lens는 포토키나 2014에서 실물 모형을 전시한 것으로 그 스펙은 40-400mm F4-5.6니 35mm 환산으로 600mm의 초망원을 커버하는 렌즈입니다. 다만 이 렌즈는 아직 스펙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이 중에는 F2.8 고정 망원 줌렌즈인 XF 50-140mm F2.8 R OIS WR의 프로토타입이 이미 후지필름 스퀘어에 전시됐으며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대여는 아직 안됩니다.

 

― ― 앞으로 어떤 렌즈를 내놓고 싶으신가요?

 

소가: X 마운트의 렌즈는 처음부터 밝기나 해상력에 집착한 렌즈가 많기도 하고, 화질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미러리스 카메라의 교환 렌즈 치고는 다소 크고 무겁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소형 경량 X 마운트의 바디에 맞는 더욱 작고 얇고 가벼운 단초점 렌즈를 내놓고 싶다 생각합니다.

 

또 하늘을 한번에 담을 수 있는 어안 렌즈 등의 수요도 있으니 이런 수요를 비롯해서 포토키나 등의 전시회에서 받은 의견의 피드백 등을 토대로 앞으로 상품화에 반영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후. 전통적인 제조 업체에서 볼 수 있는 기술자의 영혼을 느끼다

 

포트레이트 렌즈의 빛망울 효과는 렌즈 설계자에게 참 힘든 문제일 것입니다. 빛망울 흐림 효과를 깨끗하게 내려면 구면 수차를 보정하는 것이 정석이겠지만, 그렇게 할 경우 앞서 설명한대로 뒷흐림이 깨끗하게 나오며 초점이 맞은 부분의 화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 옛날 필름 카메라 시절의 렌즈라면 그것도 나름대로 렌즈의 느낌이라 할 수 있었을 것이고, 포트레이트 촬영에서도 소프트 포커스가 자주 쓰이던 시절이니 그런 묘사를 선호하던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는 포트레이트 사진에서도 선명하고 현실적인 묘사를 선호하게 되면서 새로 출시된 표준~중망원 렌즈 대부분이 선명한 묘사를 내게 됐습니다. 

이번 XF 56mm F1.2 R APD의 베이스가 된 XF 56mm F1.2 R도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 선명한 묘사를 실현했다고 하니,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의 취향에 맞춘 포트레이트 렌즈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멈추지 않고 더욱 나아간 것이 전통적인 렌즈 제조 업체로서 후지필름에게 남아 있는 기술자의 영혼입니다. 선명한 묘사와 예쁜 빛망울을 모두 이루고 싶다는 서로 모순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APD 필터까지 만든 것입니다.

인터뷰 도중에 기술자가 직접 찍은 아들의 포트레이트 사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초점이 맞은 부분은 매우 선명했지만 배경이 아름답게 흐려져 오히려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빛망울과 달리 부드러운 빛망울과 선명한 이미지가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신선한 감각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 가치를 추구하는 사용자가 많이 나오면 후지필름이 기대하는 렌즈 때문에 카메라를 사는 흐름이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일본 한정이긴 하지만 도쿄 롯폰기의 후지필름 스퀘어에서 렌즈 렌탈 서비스를 하니 관심 있는 분은 직접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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