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2 니 SATA Express 소식 덕분에 SATA 4 가 나오는 것을 기대하실 분도 많을거 같네요.

특히 SAS 가 12 Gbps 가 나오고 있으니 언젠가는 SATA 도 이런 기대인거 같습니다.


일단 현재 SATA 4 ( 12 Gbps ) 는 아예 계획조차 없습니다. 왜 그런지 살펴보죠.

( 이 글은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제 해석이므로 정확하게 사실을 반영하지 못 할 수 있습니다. )


HDD 를 보면 7200 RPM 짜리가 최대 지속 전송 속도는 아직도 200 MB/sec 아래입니다.

( 지속 가능한 전송 속도 즉 플래터 자체의 기록 밀도, 회전수, 포맷등에 기인한 한계입니다. 카타로그에 나온 것도 최외곽에서 나오는 가장 성능 좋은 수치이고요. )

 

SATA 3 의 600 MB/sec 면 앞으로 한참 남았고, 하드 디스크의 발전 속도를 보면 앞으로 10 년 이상 걸려야 이 속도에 도달할까 말까일거 같습니다.


그럼 SAS 는 왜 12 Gbps ( 1200 MB/sec ) 까지 도입하는가 ? SSD 를 고려한 측면도 있지만, 고성능 하드 디스크의 경우 15000 RPM 짜리도 많습니다. 플래터의 기록밀도가 7200 RPM 짜리와 동일하다면 최대 지속 전송 속도는 400 MB/sec 에 육박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죠.


또한 고성능 하드 디스크에서는 플래터 면 하나 하나마다 헤드 리드/라이트 회로를 갖춰서 고속화하기도 합니다. 예전 SAS 의 600 MB/sec 정도는 뛰어넘을 잠재성이 충분하다는 얘기이니 12 Gbps 로 넘어가는 것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 추가 ---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서버에서는 물릴 수 있는 HDD 의 양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메인보드나 슬롯에 수십개의 SAS 포트를 갖출 수는 없죠. 그래서 쓰는게 포트 멀티플라이어나 RAID 콘트롤러입니다.


600 MB/sec SAS 포트 (4 개의 레인이 있음) 의 레인 1 개에 1:4 포트 멀티 플라이어/RAID 콘트롤러를 붙여서 150 MB/sec 급 HDD 4 대를 물리는거죠. 1200 MB/sec SAS 포트라면 레인 1 개에 HDD 8 대 물리고 모두 동시에 동작/사용해도 널널하겠고요. 이렇게 포트 갯수를 뻥튀기(?)하는 능력이 대폭 신장되기 때문에 SAS 에서는 HDD 만 쓴다고 해도 전송 속도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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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속 전송 속도가 아닌 순간 전송 속도만 빨라진다 해도 의미가 있습니다. 섹터를 읽어들인후 에러 체크/정정을 하고 나면 한 순간에 512 Byte 또는 4 KB 데이타 뭉치가 생겨나죠. 순간 전송 속도가 빠르다면 이 데이타 뭉치를 신속하게 CPU 에 전달할 수 있습니다.


즉 지속 전송 속도는 변함이 없지만, 레이턴시가 조금이나마 짧아지므로 성능을 조금 더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죠.

그런데 이 차이도 벤치마크 숫자놀음에서나 의미가 있을 뿐, 실감할 수 있는 차이는 아닙니다. 헤드 움직임으로 인해 발생하는 레이턴시에 비하면 새발의 피니까요.


실제 속도 200 MB/sec 가 안 되는데 600 MB/sec 에서 1200 MB/sec 로 인터페이스 속도 ( 순간 전송 속도 ) 만 빠르게 해봐야 벤치마크 숫자놀음에서조차 별 차이없을 뿐입니다.


서버가 아닌 PC 용도로 7200 RPM 을 넘는 HDD 가 나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대폭 증가하는 소비전력, 동작 소음, 코스트 폭증 이걸 감수할 이유가 없을테니까요.


남은 것은 SSD 인데, SSD 를 위해 SATA 4 가 나와야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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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 의 경우 HDD 와 달리 인터페이스의 오버헤드가 매우 큽니다. 헤드 움직임 덕분에 레이턴시가 굉장히 큰 HDD 에서는 인터페이스 부분이 아무리 시간 잡아먹어봐야 무시할 정도이지만, SSD 에서는 인터페이스의 오버헤드가 레이턴시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하죠.


PCIe to SATA controller --- SATA to NAND controller interface -- NAND controller 이런 구조인데 SATA 4 로 간다면 12 Gbps 에 달하는 인터페이스를 거쳐야 합니다. 고속 인터페이스의 소비전력도 무시할 수 없고요.


PCIe 기반으로 가게 되면 NAND contoller 가 PCIe 에 바로 연결되니 고속 인터페이스를 경유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직 PCIe 레인부분만 남죠.

소비 전력을 절감할 수 있을뿐 아니라 인터페이스에서 발생하는 오버헤드를 없앨  수 있으니 레이턴시도 대폭 좋아지게 됩니다.


SSD 가 고성능화하는거 따라잡기 위해 SATA 속도를 늘리고, 그 속도를 뒷받침하기 위해 메인보드 칩셋도 더욱 고성능 SATA 를 갖추고.. 이런 끝없는 자원 낭비를 할 이유가 없는거죠.


SSD 에 들어가는 NAND controller 에는 HDD 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고성능 에러 정정 회로가 들어갑니다.

HDD 는 PCIe 에 바로 붙이기 위한 추가 회로가 부담스럽겠지만, SSD 에서는 그 정도야 뭐.. 이럴 정도란 거죠.


M.2 와 SATA Express 모두 PCIe 기반입니다. 앞으로 적어도 PC 에서는 SATA 3 의 속도를 넘는 SSD 는 무조건 PCIe 기반으로 나온다 보면 되겠죠.


즉 SATA 4 를 내놔야 할 이유가 완전히 사라졌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SATA 4 는 계획조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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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정말로 SATA 4 가 안 나온다고 ? 물론 그렇진 않을겁니다.


하지만 위에 말했듯이 서버용과 PC 용의 HDD 는 RPM 차이가 2 배 이상입니다.


이 말은 SAS 에서 12 Gbps 로도 모자라서 24 Gbps 로 갈 때쯤에야 PC 용 HDD ( 7200 RPM ) 에서도 600 MB/sec 로는 모자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는 얘기가 됩니다.


글쎄요 ? 가능성은 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의문입니다. 10 년내에 발생할 일 같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