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J Technical DAY 2019에서 IIJ-II의 주임 연구원인 Zachary Bisch가 Untangling the world-wide mesh of undersea cables(전세계를 두른 해저 케이블을 풀어내기)라는 제목으로 한 강연 내용을 요약했습니다.
현재 400개의 해저 케이블이 설치됐고, 더 늘어나고 있으며, 새 케이블은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합니다. 케이블의 총 길이는 100만km, 주요 대륙 사이는 수십 개의 케이블로 연결됩니다. 대륙간 트래픽 99%가 해저 케이블을 통해 전송되며, 최근에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컨텐츠 사업자가 주도해서 설치하고 있습니다.
한편 해저 케이블의 손상이나 고장으로 특정 지역이 인터넷에서 고립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게 현재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약점이며, 지금의 해저 케이블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왜 지금 해저 케이블이 중요할까요? 클라우드 서비스가 늘어나며 해저 케이블의 수요도 늘었습니다. 또 현재 설치된 많은 케이블은 1990년대의 닷컴 열풍 때 매설된 것입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수명이 끝나지요. 뿐만 아니라 태풍이나 지진 등의 자연 재해가 닥치면 이를 복구하는데 몇 달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최근 30년 간 해저 케이블의 성장 그래프입니다. 2000년 즈음에 길이와 대역폭이 대폭 늘었습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급성장에 따른 것입니다.
용량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연재해 뿐만 아니라 배의 닻이 바닥을 긁고 지나가면서 해저 케이블을 손상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싱가포르와 방글라데시 사이의 해저 케이블이 손상되면 RTT(발신부터 응답까지의 시간)이 50ms에서 150ms로 세 배 늘어납니다.
지금은 해저 케이블의 연결 특징을 파악해, 네트워크 측정 결과를 물리적인 인프라와 매칭하고, 이걸로 인터넷 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두 개의 해저 케이블을 비교해 봅시다. 아이슬란드는 섬나라로 4개의 해저 케이블로 다른 나라와 연결합니다. 따라서 아이슬란드를 하나의 노드로 봐도 됩니다. 하지만 파나마와 콜롬비아 사이의 매우 좁은 지역은 육지와 그리 멀지 않습니다.
그린란드도 좀 까다로운 곳입니다. 도시와 도시 사이에 길이 없고 해저 케이블로만 연결된 곳이 있거든요. 이런 곳에서는 하나의 국가를 하나의 노드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해저 케이블을 조사하는 목적 중 하나가 중복성입니다. 네트워크 경로는 조사하는 traceroute는 물리적 경로를 전부 파악하지 못합니다. traceroute에서 다른 경로라 표시해도, 실제로는 같은 해저 케이블로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traceroute 값에 어떤 해저 케이블을 쓰는지를 표시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크게 4단계를 밟아 나갑니다. 우선 traceroute에서 나오는 라우터의 물리적 위치를 확정합니다. 100% 정확하진 않아도 대략적인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해저 케이블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구간을 제외합니다. 해당 구간의 RTT 정보를 사용하거나, 네트워크 사용자가 공유하는 정보를 통해 파악합니다. 어떤 회사가 어떤 해저 케이블 컨소시엄에 참가했는지를 파악하면 정보가 나오겠지요.
세번째는 두 곳 사이의 거리, 바다가 아닌 육지의 길을 측정합니다. 지상 케이블은 도로와 철도를 따라 매설되는 경우가 많기에 구글 맵이나 오픈 스트리트 맵을 통해 거리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네번재는 회선의 활동 데이터와 traceroute의 데이터를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계측기를 나눠주고 전세계 인터넷 연결을 측정하는 RIPE Atlas 프로젝트에서 갑자기 RTT가 짧아진 부분이 곧 해저 케이블을 사용한 위치라고 파악합니다. 쿠바의 ALBA-1 케이블이 2013년에 개통되면서 RTT가 짧아졌습니다. 그 전까지는 위성 회선을 사용했지요.
호주와 싱가포르 사이의 SEA-ME-WE-3은 2018년 8월에 손상이 발견돼 우회 작동했는데, 이는 IP 레이어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케이블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분석해 냅니다. 노드와 케이블을 교체해 그래프 구조를 분석, 특전 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아냅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SEA-MW-WE3이라는 해저 케이블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 케이블은 오류가 많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17군데에서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해저 케이블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파장 등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Seawolf라는 API 서비스를 통해 네트워크 운영자가 정보를 공유해 나가도록 만들겠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