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와사비망고를 벗어나서 삼성 QLED Q7 2018년형 55인치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HDR 기능에도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역시나 다름이 아닐까 4K도 시기상조라는 말을 듣는 와중에 HDR은 더더욱 시기상조이며, 기술과시용 기능인가 싶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특히 PC에서는 슈퍼 울트라 하이퍼 익스트림한 시기상조의 기능입니다.
PC에서 이러한 문제가 생긴 이유는 지원하는 역시 가장 큰 문제 두가지. SW 미비, 그것을 지원한다는 '자칭 HDR' 모니터들의 스펙미달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엉터리 HDR으로 인해 HDR이 이렇구나 하는 이상한 의견과 이러한 설정으로 HDR 화면을 볼 수 있다는, 이상한 토론들을 보고 있자니 속이 터질 노릇입니다.
우선 TV얘기는 나중에 한번 시간되면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제가 글로 쓰는 것 보단, https://www.rtings.com/tv/reviews/samsung/q7fn-q7f-q7-2018 여기에서 리뷰를 보시는게 더 좋을 것입니다. 저도 그걸 보고 샀으니까요.
1. SW 문제
우선 유튜브로 테스트해볼려 했더니 파이어폭스 따위는 유튜브에서 5.1채널 사운드를 미지원하는 것 처럼 대수롭지 않고, 역시나, 당연하다는 듯이 HDR을 미지원합니다.
코덱도, 컬러도 모두 잘못 잡혀서 나옵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hdr을 보려면 하드웨어 기준도 까다롭습니다. vp9 profile2 하드웨어 디코딩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포스 10 시리즈에서는 GTX 1050 라인만 가능하다던가 그렇더군요.
서버 PC에 1050이 달려 있어서, 테스트 해봤는데 역시나 파이어폭스는 HDR을 미지원하고 있습니다. 엣지로 실행시키면 이렇게 정상적으로 나옵니다.
다행인진 모르겠지만, Q7이 스마트 TV다 보니 이 문제는 유튜브 TV앱으로 깔삼하게 슛 해드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 엣지에서 실행 시킨 화면이 실제로 HDR 화면에서는 어떻게 나올까요?
이런 식으로 나옵니다. 이게 '정상적인 HDR' 화면입니다.
윈도우 화면이나 다른 부분은 다 어둡게 나오고, 영상만 엄청 밝게 보여지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영상은 HEVC 10비트라, GTX 1080에서도 정상적으로 HDR 출력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팟플 같은 경우는 엉터리로 화면이 나오는 것이지요. 한술 더 떠서 얘는 색공간도 엉터리로 나옵니다. 저기 디코딩 되는건 bt2020으로 나오는데, 실제 화면을 보면 bt709의 색감으로 나오질 않나.
이걸 또 전체화면 배타적(execlusive) 모드를 켜야지 정상적으로 나온다고 하던데,
애초에 hdr으로 안나옵니다. 제대로 된 환경에서 테스트 해본 사람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색공간도 bt709.
이것도 정상적인 HDR 화면이면 영상 쪽만 딥 다크하면서도 엄청나게 밝게 표시가 되어야 합니다.
그나마 윈도우 기본 앱인 영상 & TV 앱에서 HDR을 정상적으로 지원하네요. 색공간, 영상 밝기 모두 정상적으로 표시가 됩니다.
+ 추가
팟플레이어에 madvr 렌더러를 조합하니 HDR으로 정상 출력이 됩니다. 기본 렌더러로는 당연히 안되고 별도의 설정이 필요하네요.
2. '자칭 HDR' 모니터들의 기준 미달 스펙, 그것으로 논하고 있는 HDR 화면..
HDR을 활성화 하면, 대충 이 정도 밝기의 윈도우 화면이 나옵니다. 솔직하게 저 상태는 상당히 어두운 화면입니다. 근데 이게 '백라이트 최대 밝기 설정' 상태 입니다.
그런데 저 어두운 화면을 띄운 백라이트는? Q7 최대 밝기를 보시면 적어도 700cd/m2급은 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모니터들이 300~400 cd/m2 수준인걸 감안하면, HDR을 활성화 했을때 지독하게 어둡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HDR을 좀 지원한다 싶은 TV들은 OLED로 가서 밝기는 어느정도로 수용한 채 극한의 명암비를 적극 활용한다던가, 아니면 최대한 밝은 백라이트를 사용한 뒤 덧붙여서 로컬 디밍을 적극 사용합니다. 전자는 LG 올레드, 후자는 삼성 QLED입니다. (물론 Q7은 엣지형이라 로컬 디밍은 한계가 있긴 합니다만.)
유사 HDR 모니터들이 스펙면에서 가장 후달리는 2가지는 역시 깡밝기랑, 명암비 정도입니다.
https://www.rtings.com/monitor/reviews/lg/32ud99-w
마침 rtings 리뷰에 이 모델이 있어서 확인해 봤습니다. 제가 산 Q7 55인치보다 60만원은 더 비싸네요.
근데 명암비는 1600:1 정도고, 화면 밝기도 350cd/m2 수준밖에 안됩니다. 애초에 명암비는 패널부터가 IPS라서.. (근데 IPS 기준으로 1600:1이면 또 준수한 편이라는게 함정.) 이런걸로 HDR 화면을 정확하게 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버려야죠. 이 정도면 윈도우 화면은 지독하게 어둡겠습니다..
혹시나 해서 네이버 검색으로 나오는 블로그 글들을 보니 웃음밖에 안 나오네요.
또한 HDR을 사용할 때 HDMI 2.0이 강제적으로 필수적인데, 이거부터가 대역폭 부족이라 YUV 444 4K 60Hz HDR 자체가 불가능하여 YUV 422로 영상이 나가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나마 영상쪽에서는 YUV 420을 사용하기에 큰 문제는 없지만 게임은 답 없지요.
3. 순진한 사용자들의 오해
그런 상태인데, 유사 HDR 모니터를 사서 유사 HDR을 체험하니, 화면만 어두워지고 별로네 부터 해서.. HDR도 아닌 화면을 보고 HDR 화면 엄청 좋아요! 등등..
가장 많이 사는 오해가 '전체화면에서만 HDR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입니다. 위에 짤 보셨죠?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그 컨텐츠가 HDR이면, 정상적으로 HDR 화면이 나와야 합니다.
우선 Q7 같은 경우는 HDR 소스가 아니여도 bt2020 색공간에 맞춰서 적절히 보정하여서 컨텐츠를 띄우는 기능(HDR+ 기능)이 있습니다. 참고로 이 기능을 쓰려면 PC모드가 아니여야 합니다.
대부분의 모니터들이 현실적으로 스펙에 미달하면서, 어짜피 사용자들이야 제대로 된 HDR 화면을 본 적도 없고, 그냥 HDR스럽게 출력만 하면 십중팔구는 모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HDR 컨텐츠들은 4K 컨텐츠가 없는 것 보다 더더욱 부족합니다.
HDR+ 기능을 사용하면 분명 HDR이 아니지만 엄청나게 밝으면서 딥 다크한, 그리고 진한 색때문에 순간적으로 HDR인줄 착각 하게 됩니다. 진짜 화질이 좋긴 하거든요.
현실은 그런거 없고 SDR입니다. UHD 옆에 HDR 로고가 떠야 하는데, 없습니다. 단순히 보정빨, 패널빨이였던 것이지요.
4. 총평
4K도 경험해 봤으니 HDR은 어떨까? 에서 시작된 호기심이였는데, 역시 4K를 처음 쓸때처럼 SW나 컨텐츠가 새삼스럽지 않게 실망시켜주네요. 탭s4 아몰레드로 보는 듯한 진한 색감과 명암비는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HDR 컨텐츠 자체가 너무 부족한게 큰 문제입니다. 이럴수록 HDR+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이 좋을 듯 하네요. 근데 이것도 게임에서 쓰기엔 딜레이가 큰 편이라, 영상을 볼 때나 사용 가능할 것 같습니다.
좌: bt2020 우:bt709
HDR+를 통한 보정도 물론 그 컨텐츠 나름입니다. 역시 옛날 애니들은 그냥 bt709가 낫군요. 다르게 얘기한다면 아몰레드로 볼때의 그 형광스러움을 큰 TV로 느낄 수 있습니다.
3줄 요약
1. HDR 좋긴 한데 컨텐츠가 너무 부족함.
2. HDR이 제대로 되는 TV나 모니터는 더 없음. 비싸기도 하고.
3. HDR 제대로 써본 사람이 없으니 인터넷상의 글들은 다 걸러서 들으세요.
- 그나저나 이 글은 다 써놓고 봐도 생활 가젯 테크 게시판이 맞는지 인터넷 소프트웨어 게시판이 맞는지 정말 햇갈리네요. 이상하다면 적합한 게시판에 옮겨주시는게 나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