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일에 AMD는 라이젠 5의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https://gigglehd.com/gg/933597 다만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이 자리에선 라이젠 5 외에도 라데온 RX 500 시리즈의 발표가 있었거든요.
라데온 RX 500 시리즈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알려진대로 기본적으로는 라데온 RX 400 시리즈를 바탕으로 삼은 제품이거든요. 허나 AMD는 새로운 라인업을 추가하고 스펙 변경 등으로 성능 향상을 꾀해, 한동안 구형 그래픽카드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중인 사람들에게 지금이야말로 업그레이드할 시즌이라고 어필하고 있습니다.
PC 게이머들에게 있어서 작년은 환상적인 1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더더욱 멋진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왜냐면 갈수록 더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로우레벨 API를 사용해 차세대 블럭버스터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삼은 게임도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PC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VR도 더 많은 게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VR HMD 개발사들이 6백만개의 제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있네요. 또 AMD 프리싱크를 사용하는 모니터의 판매량이 2배 늘어나고, 올해 1년 동안 그 종류가 150대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소셜 게이밍이 등장하면서 자기 자신의 플레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늘어났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다른 사람의 게임 플레이를 본 시간이 9000만 시간을 넘어섰다고 하네요.
이처럼 PC 게이밍 시장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나, 전세계 5억명의 PC 게이머 중에서 작년에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한 사람은 10%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절대 다수가 여전히 구형 GPU를 사용중이란 소리죠.
그럼 왜 지금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까요? 왕년의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인 라데온 R9 380을 사용해 2K 해상도로 게임을 즐긴다고 가정해 봅시다.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하기 위해선 60fps는 나와줘야 한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나, 라데온 R9 380으로는 그 정도의 성능을 내지 못합니다.
또 구형 GPU는 VR을 원활히 즐기기에도 무리가 있습니다. VR의 경우 위화감을 줄이고 부드러운 화면 경험을 위해 일반적인 게임보다 더 높은 90Hz의 표시가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구형 그래픽카드로선 그만큼의 성능을 내기 어렵습니다.
성능이 다가 아닙니다. 최신 기능의 지원 여부도 중요합니다. 160종의 라데온 프리싱크 모니터, HDR, 디스플레이포트와 HDMI의 최신 버전, 실시간 4K 스트리밍 등의 규격은 구형 GPU가 커버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반이 모두 갖춰진 지금이 바로 업그레이드의 적기라는 게 AMD의 주장입니다.
라데온 RX 500 시리즈 GPU는 3세대 14nm FinFET 공정을 기반으로 하고, 최고의 클럭을 낼 수 있도록 튜닝이 더해졌으며, 멀티 모니터의 효율적인 사용과 함께 다양한 파트너의 풍부한 디자인 지원이 더해질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새로 발표된 라데온 RX 500 시리즈입니다. 라데온 RX 580, RX 570, RX 560, RX 550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폴라리스의 진화'가 되겠네요. 다이렉트 X 12와 벌칸을 비롯한 최신 API의 지원, 라데온 프리싱크와 라데온 칠을 비롯한 여러 소프트웨어 지원이 그래픽카드를 뒷받침합니다.
먼저 라데온 RX 580입니다. 기본 클럭 1257Mhz, 부스트 클럭 1340Mhz에 36개의 컴퓨트 유닛과 8GB 256비트 GDR5 메모리를 갖췄습니다.
라데온 RX 580은 1080p와 1440p 해상도에서 최신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음을 강조한 그래픽카드입니다. 본격적인 4K를 가늠한 제품은 앞으로 나올 베가를 기대해 봐야겠네요.
VR도 구형 GPU는 충분한 연산 능력이 없었으나 이제야 문제 없이 지원한다고 합니다.
RX 580이 1440p까지 가늠하고 있다면 RX 570은 1080p 게이밍에 특화된 그래픽카드입니다. 기본 클럭은 1168Mhz, 부스트 클럭은 1244Mhz로 늘었으며, 32개의 컴퓨트 유닛, 4GB 256비트 GDDR5 메모리를 장착했습니다.
게임마다 다르긴 하지만 1080p 해상도에서 최신 게임을 즐기기엔 충분한 성능을 뽑아주네요.
RX 570이 최고의 1080p 게임용이라면 RX 560은 효율적인 1080p 게이밍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클럭 1175Mhz, 부스트 클럭 1275Mhz, 16개의 컴퓨트 유닛, 48GB 128비트 GDDR5 메모리를 씁니다.
라데온 RX 570이 풀 HD용으로 쓰기에 좀 아까운 감이 있었다면 라데온 RX 560은 딱 풀 HD 게임에 맞춘 그래픽카드가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그래픽카드가 기존 RX 400 시리즈의 위치를 승계한 것이라면, 완전히 새로운 제품군도 있습니다. 라데온 RX 550이 그것입니다. 부스트 클럭 1183Mhz, 8개의 컴퓨트 유닛, 2GB 128비트 GDDR5 메모리가 달려있습니다.
내장 그래픽으론 게임 성능에선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그래픽카드입니다. 내장 그래픽과 나란히 놓고 보면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성능 차이가 나네요. 또 포토샵이나 프리미어에서의 가속 기능도 제공합니다.
아직까지 내장 그래픽으로 4K 해상도를 출력하기란 살짝 까다로운 감이 있습니다. 아무리 CPU에서 지원해도 메인보드 포트가 구형 규격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럴때는 비교적 저렴한 RX 550이 활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하드웨어가 좋아도 소프트웨어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겠지요. AMD는 최근들어 소프트웨어의 개선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으며, 이번에 나온 라데온 RX 500 시리즈도 성능과 가격대는 제각각이나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에선 차별이 없습니다.
우선 라데온 리라이브입니다. AMD의 새로운 인코딩 스트리밍 솔루션으로 성능 저하 없이 동영상을 녹화하면서 스트리밍을 할 수 있습니다. 작년 12월에 나온 이후로 최신 코덱과 4K 동영상 지원 등으로 천만건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습니다.
4스레드 CPU를 사용해서 게임 영상을 스트리밍한 것과 라데온 리라이브의 성능을 비교한 것입니다. 한 눈에 봐도 화면의 부드러움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다음은 라데온 칠입니다. 작년에 나온 그래픽카드 보조 소프트웨어로 전력, 발열, 온도, 배터리 수명을 조절하는 솔루션입니다.
라데온 칠이 프레임 속도를 조절하는 가장 큰 기준은 마우스의 움직입니다. 마우스를 많이 움직이면서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긴다면 그래픽카드의 모든 위력을 발휘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력 사용량을 낮추고 발열을 줄여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도와줍니다.
라데온 칠 자체는 작년에 나온 기술이나 계속해서 꾸준하게 개선과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라데온 RX 500 시리즈의 발표와 함께 리그 오브 레전드와 도타 2를 지원 목록에 추가했습니다. 이스포츠에서 인기가 높은 게임을 추가함으로서 라데온 칠의 입지가 더욱 높아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리해 볼까요. 라데온 RX 500 시리즈의 라인업입니다. 300 시리즈나 내장 그래픽과 비교해서 상당한 성능 향상이 있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 경쟁상대인 지포스 GTX 10 시리즈와 비교하면? 일단 AMD는 라데온 RX 500 시리즈가 작년에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았던 게이머를 목표한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GTX 10 시리즈와의 비교는 없다네요. 그리고 새로운 라인업의 추가와 스펙 변경을 통해, 같은 가격대에서 성능이 더 유리한 제품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라데온 RX 570은 지포스 1050 Ti보다 우수하다고 확연히 강조했습니다.
그럼 라데온 RX 400 시리즈와 비교하면? 클럭이 높아진 것 외에도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합니다. 혁명적인 개선보다는 점진적인 진화를 이루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라데온 RX 500은 폴라리스가 진화한 그래픽카드가 되는 것입니다. 컴퓨팅 유닛은 기존의 RX 400 시리즈와 비슷하나 제어와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됐다는 게 AMD의 입장입니다.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제조 공정의 개선입니다. RX 400 시리즈는 출시 초기에 물량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나, 3세대 14nm FinFET 공정에서 수급 문제는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발표회 당시에도 상당한 물량이 국내에 출시 예정이란 이야기를 들었네요. 한가지 더. FinFET 공정은 Fab에서 지속적으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전압과 클럭의 커브 개선으로 효율을 더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합니다.
앞으로도 AMD는 새로운 그래픽카드의 출시와 함께, 대작 게임의 발표와 동시에 최적화 드라이버를 공개하고, 라데온 리라이브나 라데온 칠 같은 AMD 그래픽카드만의 부가 기능을 제공해 게이밍 경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