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크에는 테스트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테스트는 절대 평가와 상대 평가로 나뉩니다. 대학생분들 진정하세요. 지금 생각하시는 그걸 이야기 하는게 아닙니다. 특정 제품 하나의 테스트만 넣는다면 절대 평가가 되겠고요. 그것과 비교할 제품을 함께 테스트한다면 상대 평가가 되겠죠. 원하는 성능에 도달하는지, 가격에 비해 성능에 어떤지 알고 싶다면 절대 평가로도 충분하나, 시장에 판매중인 수많은 제품 중 무엇을 골라야 조금이라도 이득인지를 가늠하고 싶다면 상대 평가가 꼭 필요합니다. 또 상대 평가는 상대적으로 분량이 더 늘어나고 내용이 깊어 보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비교군으로 삼은 쪽은 싫어겠지만요.
데이터 저장용이나 스크래치 디스크로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벤치마크의 비교군으로 쓰기 위해서 삼성 980 프로 M.2 NVME SSD를 샀습니다. NVMe M.2 SSD는 많지만 이것만큼 상대 평가의 비교군으로 삼기에 좋은 제품도 없습니다. 우선 삼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고요. SSD 업계에서 삼성 SSD의 평가 역시 괜찮은 편입니다. 성능 역시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요. 무엇보다 삼성 SSD 쪽에서 돈을 받을 일이 아마도 없을테니 이걸 비교군으로 삼아서 실컷 물고 뜯어도 거리낄 일이 없습니다. 생각해보니 SSD 뿐만 아니라 메모리, 모니터, 노트북, 스마트폰까지 삼성의 모든 제품들이 다 만만한 비교군이 되겠군요.
PCIe 4.0 NVMe SSD도 이제 2세대가 나오면서 성능이 한번 더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이제 벤치마크 비교용으로 하나 사야겠다 싶어서 삼성 SSD 980 프로 M.2 NVMe를 샀는데 배송을 안해주네요. https://gigglehd.com/gg/9064922 하지만 댓글을 보니 아마존은 더 싸다는군요. 512GB가 배송료 포함 148달러. 한화 16만 3천원. 국내에선 현금 최저가가 18만원이지요. 심지어 언제 보내줄지 기약이 없는 국내 정발과는 다르게 이건 주문 일주일만에 왔습니다. A/S가 문제긴 한데 시리얼이 국내에 등록이 됐다면 국내에서도 A/S가 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건 그냥 없다고 치고, SSD는 잘 고장나지 않으니 그냥 저질러 봤습니다.
스펙 테이블은 그냥 이걸로 씁니다. 만들기 귀찮아요. SSD는 용량이 많을수록 성능이 높아지는 편인데, 그것도 128GB나 256GB가 나올 때나 심하지 512GB쯤 되면 그 차이가 아주 크진 않습니다. 삼성 980 프로 역시 마찬가지지요. 데이터 저장용이 아니라 오직 벤치마크 돌리는 용도로 쓸거니 저렴한 500GB짜리로 샀습니다.
박스 정면.
박스 뒷면.
구성품. 별거 없습니다.
삼성 SSD 980 PRO M.2 NVMe. 스티커 아래에 낸드 플래시와 컨트롤러, 캐시 메모리가 있겠지만 안땔레요. 귀찮아요.
뒷면에는 제품 인증 로고 외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테스트는 MSI MEG B550 유니파이 메인보드에 라이젠 9 5900X에서 진행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PCIe 4.0 SSD의 성능을 100% 발휘할 플랫폼은 오직 AMD밖에 없지요. 로켓레이크는 CPU가 나온 후에나 이야기할 일입니다. SSD의 순수한 성능을 보기 위해서 메인보드에 딸린 M.2 방열판은 쓰지 않았습니다.
크리스탈 디스크 인포에서 확인한 제품 정보. 아무것도 안했을 때 온도는 43도입니다.
성능 벤치마크. 예전에는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 썼지만 이제는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 하나면 충분하지 않나 싶고요. SSD의 벤치마크를 정말 할 필요가 있나 생각도 듭니다. 어지간해선 공식 표기 스펙에 근접한 결과를 뽑아내니까요. 공식 스펙이 읽기 7000MB/s, 쓰기 5000MB/s인데 테스트에서는 읽기 6888MB/s, 쓰기 4928MB/s가 나오는군요.
단순 성능 테스트보다는 더트 테스트나 온도 테스트에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디스크 용량의 80%에 도달하자 평균 속도가 4150MB/s에서 670MB/s로 떨어집니다. SLC 캐시가 전체 용량의 20%를 차지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속도가 계속 500~600MB/s 대를 유지하는 건 아니고요. 대충 800~900MB/s 수준에서 오간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SATA 6Gbps SSD보다는 빠릅니다.
테스트를 진행할 동안 SSD 내부 온도는 53도까지 올라갔습니다.
방열판을 장착하지 않은 SSD 표면 온도도 비슷합니다.
AMD가 젠2 아키텍처의 라이젠 3000 시리즈 데스크탑 프로세와 500 시리즈 칩셋을 발표하면서 PCIe 4.0도 데스크탑 PC 시장에 데뷔했습니다. 그 때 나온 SSD를 1세대 PCIe 4.0 NVMe SSD라고 친다면 작년 가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PCie 4.0은 2세대 쯤 되겠군요. 1세대 제품보다 더 높은 성능, 순차 액세스 7000MB/s를 내 줍니다. 이는 삼성 980 프로 뿐만 아니라 다른 SSD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처럼 삼성이라고 해서 압도적인 성능 차이를 보여주는 시대는 이제 지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MSI처럼 난생 처음 SSD 시장에 진출하는 회사들도 검증된 컨트롤러와 펌웨어를 조합해서 7000MB/s는 찍어 줍니다. 심지어 이쪽은 순차 쓰기 성능이 980 프로보다 1000MB/s가 더 높은 6000MB/s입니다. 표기 성능만 놓고 보면 삼성의 패배네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삼성이란 이름에 어느 정도 믿음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경쟁 상대에 비해 표기 스펙이 좀 떨어지더라도 말이죠. 일상 활용에서 6000MB/s나 7000MB/s를 체감할만한 상황이 나올 일은 많지 않으니, 다른 제품에 비해 특별히 가격이 비싸다거나 구하기 어려운것만 아니라면 삼성이란 이름에 프리미엄을 두고 구입할 분들은 분명 있을 겁니다.
언젠간 한국에서도 물량 걱정 없이, 가격 걱정 없이 구입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