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에요. 수냉 한번 할려면요. 집에 고무통 하나 들여놓고 정자 감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냉각수 가득 부어 방 안을 달콤한 냄새로 가득 채우고요. 대구 성서공단에서 라디에이터 주문해다가 세워놓고 그랬어요. 워터블럭이요? CPU나 범용 제품이 있지 그래픽카드 하나 쿨링하자면 철공소에서 주문제작했다고요. 하지만 오해는 마세요. 나 때는 그랬다는 거고요. 내가 그랬다는 건 아니에요. 돈이 어딨나요. 그게 다 얼마고, 그걸 들여둘 공간이 어디에 있나요. 그래서 실천에 옮기진 못했고요. 돈 많고 여유 있는 부르주아지들이 그렇게 셋팅해서 올리면 사진이나 보고 리플이나 다는 게 고작이었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세상 참 좋아진 거에요. 케이스 안에 쏙쏙 들어가는 커스텀 쿨러 세트가 얼마나 흔한가요. 스트리머의 방송 시스템부터 게임쇼의 관상용 PC까지 온갖 장소에 다 들어가잖아요. 그렇게 익스트림한 쿨러까지 필요 없다면 더더욱 편하죠. 일체형 수냉 쿨러가 정말 흔하잖아요. 싸구려 공냉 쿨러는 씹어먹을 성능에, 라디에이터부터 워터블럭까지 단단히 밀봉됐으니 관리도 쉽고, 그냥 설치할 공간만 확보하면 되는걸요. 무엇보다 싸요. 이게 가장 중요해요. 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잖아요. 정말 싸요. 이 가격인데 수냉 안 사면 손해볼것처럼 싸요. 도대체 뭐냐고요? BYKSKI B-FRD 360 RBW를 말하는 거에요.
제품명 |
BYKSKI B-FRD 360 RBW |
소켓 호환 |
인텔 LGA 2066/2011/1366/1151/1150/1155/1156/775 AMD AM4/AM3+/AM3/AM2+/AM2/FM2+/FM2/FM1 |
라디에이터 크기 | 394x119x27mm |
라디에이터 재질 | 알루미늄 |
튜브 재질 | 슬리브 튜브 |
튜브 길이 | 480mm |
워터블럭 크기 | 78x83x38mm |
워터블럭 플레이트 재질 | 구리 |
펌프 전류 | 0.3A |
펌프 베어링 | 세라믹 |
펌프 수명 | 7만 시간 |
펌프 소음 | 최고 15dBa |
펌프 연결 커넥터 | 3핀 |
쿨링팬 크기 | 120x120x25mm |
쿨링팬 수 | 3개 |
쿨링팬 회전 속도 | 400~1500rpm |
쿨링팬 풍량 | 최대 64.8CFM |
쿨링팬 풍압 | 최대 2.94mmH2O |
쿨링팬 소음 | 최대 33.6dBA |
쿨링팬 전압 | 12V DC |
쿨링팬 연결 커넥터 | 4핀 PWM |
튜닝 | 워터블럭/쿨링팬 ARGB LED |
참고 | http://prod.danawa.com/info/?pcode=8702396 |
가격 | 82,700원(2019년 9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
3열 수냉이 이 가격이에요
사람들은 급 나누기를 참 좋아해요. 수냉 쿨러도 예외는 아니에요. 마치 신라시대의 골품 제도를 보는 것 같아요. 복잡하고 오묘한 커스텀 수냉 말고, 나름 규격화된 일체형에서도 급을 따져요. 오히려 규격이 정해졌으니 급 따지기가 더 편하겠죠. 쿨링팬 하나만 붙이는 1열 라디는 수냉 취급도 안 하는 무서운 사람들이 있고, 팬 2개를 붙인 2열 라디는 되야 수냉이라고 인정해 주더군요. 3개는 정말 커요. 작은 케이스에는 들어가지도 않지요. 하지만 2열보다는 성능이 더 좋아요. 좋을 수밖에 없어요. 열을 분산하는 라디에이터의 면적이 더 크잖아요. 이건 물리학과 열역학 차원의 이야기라고요. 비록 공부는 안 했지만요.
위에서 분명 싸다고 그랬죠. 하지만 1열 라디짜리가 싸봤자 뭐 얼마나 매력이 있겠어요. BYKSKI B-FRD 360 RBW는 3열 라디에이터인데도 값이 싸기에 이 난리가 난 거에요. 2열도 아니고 3열이 이 가격이에요. 물론 비싼 3열 라디 쿨러보다는 떨어지는 부분이 있겠죠. 이 세상에 날로 먹는 게 어디 있나요. 하지만 3열 라디인만큼 2열 라디보다는 물리학과 열역학적으로 성능에서 더 유리할 것처럼 보이지 않나요? 무슨무슨 학이라고 자꾸 쓰니까 야스오도 아닌데 사이언스처럼 보이지만, 하여간 3열 라디에요. 그래서 라디에이터도 크고, 팬도 3개고, 박스도 넓어요. 2열 라디하고 비교하면 살짝 빈정 상할지도 몰라요.
박스 전면. 딱 봐도 RGB LED네요. 정확히 말하면 3핀의 ARGB LED에요.
뒷면에는 제품의 상세 스펙이 있지만 저걸 다 읽는 분들은 없지요?
쿨러 형태에 맞춰 만든 포장재. 이런 걸 볼 때마다 친환경적인 것처럼 보여요. 진짜 친환경적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일체형 수냉 쿨러란 무엇이냐! 그것은 워터블럭과 라디에이터가 하나로 이어져 있는 수냉 쿨러인 거에요.
3열 라디란 무엇이냐! 그것은 120mm 팬 3개가 나란히 달리는 크기의 라디에이터인 거에요.
라디에이터 두께나 쿨링팬 두께나 그게 그거에요. 두께는 다른 라디에이터랑 다를 게 없네요. 차별화하겠다고 늘렸다간 케이스에 안 들어간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겠지요.
공기와의 접촉 면적을 넓히기 위해 알루미늄 핀들을 곱게 배치했어요. 저처럼 자주 장/탈착하다보면 좀 휘기도 하는데 일반 사용자들이야 그럴 일은 없겠죠.
측면의 BYKSKI 로고.
라디에이터 끝 부분에 연결된 수냉 호스. 분리할 생각은 마세요.
벌집무늬 배경과 BYKSKI 로고가 들어간 워터블럭.
옆에서. 구조는 단순하군요.
보호 비닐을 부착한 워터블럭.
워터블럭의 크기. 아담하네요.
높이도 낮아요. CPU 소켓 주변을 포위한 전원부, 메모리 슬롯, 그래픽카드와의 간섭을 줄이기 위해 수냉 쿨러를 쓰는 경우도 있지요.
워터블럭에 연결된 케이블. 펌프용 4핀 단자에는 3핀이 연결됐고, LED용 4핀 단자는 ARGB라 3핀만 들어가는 오묘한 배치에요. 하지만 펌프에 4핀씩이나 필요 없고, ARGB야 그게 표준인데 뭐 어쩌라구요(?)
똑같이 생긴 쿨링팬 3개. 연결된 케이블이 많아서 정리하긴 살짝 귀찮네요. 그렇다고 팬 수를 줄이긴 더 싫어요.
BYKSKI의 쿨링팬. 디자인은 평범하네요.
팬 스펙을 앞에 써두고 뒤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전혀 특별할 게 없는 크기에요. 120x120x25mm.
4핀 팬 전원 단자와 3핀 ARGB LED 단자에요. 팬 단자는 케이블을 보강 처리했는데 LED는 그냥 선이네요.
다들 쿨링팬 3개 꽂을 메인보드는 있잖아요? 그 3개 단자가 메인보드 곳곳에 흩어져 라디에이터까지 안 닿을 뿐이죠. 그래서 확장 케이블을 줘요. 3개 팬을 한번에 컨트롤해도 성능이나 소음 조절은 충분하니까요.
길어진 케이블과 함께 선정리의 수심이 깊어지네요.
다들 ARGB LED 단자 달린 메인보드는 있잖아요? -라고 말하는 과도한 일반화는 옳지 않아요. ARGB LED의 발광 효과를 직접 선택하는 컨트롤러 겸 전원 케이블이에요.
버튼 설명은 마치 암호 같은데 고민하지 말고 그냥 누르다 보면 뭐가 뭔지 알 수 있어요.
조립에 필요한 것들이에요. 특히 설명서는 꼭 읽어보세요. 무턱대고 시도했다가 혼돈에 빠지지 말고요.
물론 저같은 사람은 이런 물건을 많이 만져봤기에 설명서를 보진 않아요. 그래놓고 꼭 맘대로 안되서 나중에는 설명서를 뒤적거리죠.
조립욘 나사, 가이드, 써멀 그리스, 기타 등등이에요.
티 내지 않고 열심히 일해요
솔직히 말하면 위의 스펙 테이블을 처음부터 쓰기 귀찮아서 예전에 썼던 리뷰에서 복붙했어요. ID-COOLING AURAFLOW X 360 https://gigglehd.com/gg/4880554 이지요. 쓰리알에서 유통하는 3열라디 수냉 쿨러라는 점은 같지만, 스펙을 보면 두 제품의 방향성이 달라요. ID-COOLING AURAFLOW X 360 쪽이 표기 스펙은 더 높고, 소음은 BYKSKI B-FRD 360 RBW가 더 낮아요. 이쪽이 저소음을 지향하는 수냉 쿨러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이에요. 그리고 가격도 싸요. 아주 큰 돈은 아니고, 지금 보니 국밥 한 그릇 정도 차이나네요. 그런데 국밥이라 써놓고 보니 갑자기 엄청 크게 차이나는 것처럼 보이네요.
전에 테스트했던 쿨러와 조건이 완전히 다르니까 그때 데이터를 가져올 순 없고, 의뢰를 받은 게 아니라 제가 궁금해서 샀으니까 테스트는 간단히 했어요. 매우 뻔하고도 심심한 결과가 나오네요. 아무리 싸다고 해도 수냉은 수냉이고, 3열 라디는 3열 라디에요. 온도와 소음 모두 낮아요. 별로 티를 안내서 그렇지 실제로는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크고 넓고 아름다운 라디에이터 덕분에 팬과 펌프에서 비명 소리가 들릴만큼 혹사시키지 않아도 온도는 충분히 낮아요. 존재감은 시끄러운 소리가 아니라 ARGB LED로 채워요. 메인보드의 3핀 단자에 연결하면 아주 성실하게 빛나는 ARGB LED의 튜닝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쿨링팬을 라디에이터에 장착하는 과정은 너무나도 간단하기에 굳이 사진을 많이 쓸 필요가 없겠죠? 케이스에 따라서 라디에이터와 팬 사이에 케이스를 끼워 넣는 경우도 있으니 장착 방법은 각양각색이겠죠.
인텔부터 볼까요. 백플레이트에요. 솔직히 말해서 고급스럽진 않은데 아주 실용적인 부품이에요.
인텔 775, 115x, 1366가 이 플레이트 하나로 해결되요. 써놓고 보니 인텔의 쿨러 호환성이 쪼끔 괴씸하군요. 볼 때마다 못마땅이 새삼스럽게 솟아나요.
워터블럭을 고정할 부품을 꽂아줘야 해요.
조립에는 2개의 나사를 써요.
조립 전에는 이 비닐을 꼭 떼어내야 하는데, 이 중요한 사실을 잊고 사는 이들이 종종 발견되지요.
백플레이트를 메인보드 뒷면에 끼워주세요.
CPU 위에 써멀을 발라주세요. 저 빨간 도장은 비정품 벌크 CPU의 흔적이에요. 써멀 몇 번 바르고 지우다보면 사라질줄 알았는데 진짜 안 없어지네요. 저게 뭘로 만든건가 몹시 궁금해요.
이것도 백플레이트처럼 원하는 위치로 나사를 옮겨줘야 해요. 요즘 세상엔 그냥 115x 하나로 해결되겠지만요.
백플레이트 나사에 맞춰서 고정하면 끝나요.
인텔 조립이 끝났어요. 하지만 여기에 쓸려고 산 쿨러가 아니니까 바로 떼어낼래요.
이제 AMD 차례에요. AMD는 인텔과 좀 다르게 생긴 고정 장치를 워터블럭에 끼워요.
워터블럭 조립이 끝났어요. 조립이라고 해봤자 별 거 없지만요.
AMD의 AM4 소켓 메인보드에요. 우선 기본 쿨러 지지대를 빼고 백플레이트만 남기세요. 저 지지대를 쓰던가 아니면 아예 빼던가 둘 중 하나로 통일했으면 좋겠어요.
써멀을 발라줘요.
엄청난 급전개처럼 보이지만 워터블럭을 얹어서 조립하면 끝나요.
라디에이터는 알아서 달고 케이블도 알아서 연결하세요. 이건 메인보드나 케이스마다 다르니까요.
LED가 빛나고 있어요. 그냥 LED가 아니라 RGB, 그것도 주소 지정형 ARGB LED에요.
평범한 RGB LED는 모든 LED의 색이 동시에 변하겠지만, ARGB LED는 다른 색으로 변하는 효과를 낼 수 있어요.
동영상으로 찍으면 간단할텐데 굳이 연사를 찍어 움짤을 만드는 수고스러운 방법을 택했어요.
전원 케이블에 달린 간단한 컨트롤러 말고, 메인보드의 ARGB LED 단자에 연결해 메인보드 프로그램에서 설정하는 방법도 있어요.
이렇게 보니 메모리가 ARGB가 아닌 그냥 RGB라서 거슬리는군요. 새 램을 살 좋은 핑계가 생겼어요.
이제 테스트를 해 볼까요.
AMD 라이젠 7 3700X https://gigglehd.com/gg/5201526
MSI MEG X570 갓라이크 메인보드 https://gigglehd.com/gg/5201838
MSI 지포스 RTX 2070 SUPER 벤투스 OC D6 8GB https://gigglehd.com/gg/5488575
와사비망고 UHD320 Real4k HDMI 2.0 옵티컬 재은이 모니터 https://gigglehd.com/gg/3236938
중국 ATX 테스트베드 케이스 https://gigglehd.com/gg/5646006
DDR4-2133 8GB x2 메모리, 윈도우 10 1903, 1000W 파워
메인보드의 수냉 펌프 전용 단자에 연결하니 2300rpm 쯤 나오네요.
테스트는 팬 속도를 조절해가며 OCCT에서 부하를 줘서 진행했어요. 귀찮으니까 길게는 못하고 대충 1시간씩만 돌렸어요.
대충 이런 결과가 나왔어요. 대충 비슷한 환경에서 AMD의 번들 쿨러인 레이스 맥스는 아이들 시 58.4도, 풀로드 시 78.5도가 나왔었어요. https://gigglehd.com/gg/5356415 성능을 한줄 요약하자면 3열라디 수냉 쿨러 만세에요.
라디에이터와 워터블럭의 표면 온도는 딱히 볼게 없네요.
20cm 거리에서 펌프 소음은 43.9dBA에요.
20cm 거리에서 100%로 회전하는 팬 소음은 45dBA에요. 조용하단 소리죠.
BYKSKI B-FRD 360 RBW
지금 국내에 팔리는 3열 라디 수냉만 30개가 넘어요. 똑같은 3열 라디의 수냉으로 분류되도, 그 특징은 제각각이겠죠. 이보다 2배, 3배 더 비싼 제품도 수두룩하고, 분명 더 좋은 성능이나 개성 있는 디자인을 지닌 제품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가격만큼 2배, 3배까지 성능 차이가 나진 않겠죠. 전체적인 품질이나 디자인의 평가 기준은 개개인의 우선 순위나 취향에 따라서 달라질테고요. 어쨌건 결론은 이거에요. 3열 라디 수냉이 8만원 대인데, 싸다는 생각 안 드세요?
누수정책도 괜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