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4 유출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한편으로는 픽셀3a와 3a XL 시리즈라는 꽤나 가성비가 좋아 보이는 제품이 출시되는 와 중에!
왠 픽셀3를 가져왔습니다.
그도 그럴게, 제가 쓰던 아이폰 6s가 갑자기 돌연사 해 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대체폰으로는 베가아이언2가 있습니다.
스냅드래곤 801에 마시멜로 커롬이 올라가 있는데 VoLTE도 안되고 장기적으로 쓰기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서
결국 핸드폰을 하나 사게 되었죠.
정작 폰이 집으로 오고나니 아이폰이 부활했다는 후문이 있다는게 문제지만요. 흠.
그렇다고 반품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썼어요 ㅎㅎ
그렇게 2개월인가 정도 썼는데, 그동안 느낀점이라던가 이런점들을 좀 적어 보려고 해요.
사실 이미 출시된지 꽤 된 제품이라서 리뷰글 적는게 의미가 있는건가 싶었는데, 한국어 리뷰가 몇게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작성해 봅니다.
외형부터 좀 볼까요. 외형은 되게 유리유리합니다. 앞면도 이렇게 유리고
뒷면도 유리입니다. 프레임은 좀 다른 재질인거 같긴 한데 잘은 모르겠네요. 아무튼 유리가 참 많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뒷면은 원래 유광 유리로만 되어 있는데 일부분만 저렇게 회색 무광 코팅을 해둔 느낌입니다. 그래서 촉감이 굉장히 특이합니다. 당연히 유광부분이랑 무광부분이랑 촉감이 다르고 뭣보다 유리가 되게 보들보들(?)해요. 아이폰8이나 갤럭시 S8에 있는 그 후면유리랑은 촉감이 확실히 다릅니다.
크기비교하면 요런느낌. 폭은 아이폰6s와 거의 같고, 길이만 픽셀3가 길어진 모습입니다. 아마 요즘 유행하는 18:9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느라 그런 것이겠지만. 사진에는 없지만 S8이랑 거의 완전 동일한 사이즈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전반적인 인상이 폰이 생각보다 크네? 입니다. 6s보다 사실 폭도 똑같고 길이만 좀 늘어난건데 6s때랑 다르게 인상이 확 달라보이더라구요.
더불어 무게도 가벼운 편입니다. 148g인데 전에 쓰던것도 143g이고 요즘은 200g도 우습게 넘나들다 보니까,
가볍고 한손에 들어오는 적절한 하드웨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외관을 살펴본 후에는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이 바로 이 화면입니다. LG 제조 OLED 패널로써 5.5인치 FHD+라는 해상도를 지니고 있는 이 화면은 생각보다 훌륭합니다. 한지현상 이슈도 없구요, 화면 색감도 양호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제 친구는 만져보곤 약간 붉다고 평하긴 합니다.
물론 그런 사람들을 위해 미약하게나마 색상 조정 메뉴가 있습니다. RGB 따로따로 설정 그런건 없지만 그래도 자연스럽게 부스트 색상 자동 조절 옵션 3개는 있습니다. 색상 자동 조절 모드는 애플의 투르톤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만 저는 색을 잘 맞춰주는건지 모르겠네요.
이 화면은 요즘 핸드폰들과 비슷하게 기존 16:9 비율에서 탈피했습니다. 그리고 여타 핸드폰들과 마찬가지로 레터박스 있는 채로 16:9로 볼 지 아니면 좀 잘리더라도 꽉 찬 화면으로 볼지 결정할 수 있죠. 모든 앱에서 적용됩니다.
그러나 이 화면이 어이없게 작동할 때가 있는데 저렇게 몇몇 앱에서는 16:9가 강제되고 그마저도 한쪽으로 쏠려서 나옵니다. 이건 픽셀의 문제라기보다 앱 제작사의 문제니까 이러한 비율의 액정을 달고있는 모든 폰들에서 문제가 되겠지만.
1080p+ 해상도는 충분합니다. 어디선가 글씨 읽기가 불편하다는 소리도 있었습니다만 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대신 야외 시안성은 매우매우 나쁩니다. 지금이 여름이고 직사광선이 쬐니까 화면이 되게 어두침침하더라구요.
핸드폰을 구동하는 스냅드래곤 845와 램 4기가, UFS 스토리지 등은 성능이 충분합니다. 애초에 저는 게임을 거의 안 하고 대부분 트위터나 텔레그램, 카카오톡과 같은 소통이나 인터넷 서핑과 같은 일을 많이 하는데 사실 이를 위해 스냅드래곤 845는 과분하긴 하죠. 덕분에 모든 행동들이 후술할 최적화와 결합되어 최상의 사용감을 선사합니다. 굉장히 부드럽고 잘 작동되고 무엇보다 핸드폰 부팅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친구들이 심심하면 몰래 핸드폰을 꺼두는데 금방금방 켜지니까 마음이 편하네요.
그와는 별개로 플래그쉽 기종에 램 4기가는 대단히 불안합니다. 지금이야 빠릿빠릿하게 쓴다지만 전 솔직히 이거 나중에 램 모자르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이게 정가가 얼마짜린데 램 4기가는 좀 아니지 싶긴 한데...
픽셀에는 좋은게 하나 있죠. 바로 카메라입니다. 전화가 되는 카메라라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죠.
이게 일반적으로 찍은 사진들입니다. 저는 비이-싼 핸드폰이나 카메라로 찍어본적이 없고, 사실 저는 사진이 잘 찍혀도 잘 찍히는건지 잘 몰라요. 그러나 대충 셔터 눌러대도 결과물이 흔들림 없이 깨끗하게 확실히 잘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되게 감탄을 많이 했습니다.
픽셀은 주광도 주광이지만 렌즈 하나로 구현하는 아웃포커싱이라던가, Night Shift와 같은 야간에서도 밝게 찍히는 기능, Super Res Zoom이라고 줌을 많이 땡겨도 깨끗하게 나오는 기능 등이 특유의 소프트웨어 지원의 힘을 받고 제공되고 있죠.
덕분에 맨 뒷자리에서도 줌을 많이 땡겨서 찍더라도 글자들이 잘 읽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구요.
나이트 쉬프트 킨게 위쪽이고 원본이 아래쪽인데 나이트 쉬프트가 굉장히 야간에서도 밝게 찍히게 해준다는 것을 보여주며
애매한 날씨, 어두운 환경에서도 뭘 하든 잘 찍히는 모습을 확인하며 구글의 소프트웨어 처리능력은 정말로 무섭구나를 실감할 수 있겠습니다.
동영상 녹화는 그냥 평범해요. 소리도 그냥 무난무난하게 들어가고...
그 외 핸드폰의 기본 중 기본인 통신쪽을 살펴 보자면 통화품질도 우수하고 전화기로서의 기능은 다 합니다. 대신 VoLTE 패치하는게 조금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요즘은 꽤 간략화된 편입니다만 국내 정발 기기를 산다면 아예 이런 짓거리를 할 필요가 없죠.
벤치마크에서는 와이파이와 LTE 모두 우수한 품질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것을 구동하는 하드웨어와 더불어 소프트웨어도 있습니다. 구글의 기기답게 순정에 가까운 UI, 안드로이드 9가 올라가 있고 보장된 빠른 업데이트 등을 기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써 최적화도 장난아닙니다. 모든게 빠릿빠릿하게 동작하고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저는 삼성의 One UI 같은 제조사 커스텀 UI보다 AOSP 순정에 최대한 가까운 UI를 선호합니다. 왜나하면 제 첫 스마트 기기인 넥서스7을 시작으로 OnePlus 3T와 같은 순정 OS 내지는 그에 준하는 롬이 깔려있는 제품만 썼거든요. 그래서 이게 더 편했고, 그래서 픽셀3를 선택했습니다. 앞에 쓰던 기기들은 모두 최적화가 훌륭하기로 유명한 제품들이었고 픽셀3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완전 순정은 아니고 몇 가지 재미있는 기능이 들어가 있는데요. Active Edge와 같이 모서리를 쥐면 구글 어시스턴트 등이 실행되는 기능이라던가, 핸드폰을 바닥에 두면 알림을 다 꺼버리는 기능이라던가.
그리고 앞 사진에서도 보셨겠지만
AOD 역시 들어가 있습니다. 재밌게도 저 AOD는 센서가 가려지면 AOD가 꺼집니다. 나름대로 배터리 아끼기 위한 전략인가...
하지만 저런 거 말고 가장 재미있는 기능을 뽑으라면 Now Playing 기능입니다. 이 기능은 Shazam 같은 게 항상 켜져있는 기능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기능을 켜두고 노래가 나오면 저렇게 음악을 알려줍니다. AOD에서도 뜨고, 잠금화면에서도 뜨고, 알림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저렇게 올라온지 얼마 안된 노래도 잘 찾아주구요. 한국노래도 잘 됩니다. 다만 제목이 무조건 영어로 뜬다는 점.
또한 기록 보기로 언제든지 이 기능이 찾아둔 곡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꽤 정확하고 쓸만합니다.
저런 기능들과 모든 것을 구동하는 것은 배터리인데요. 짧게는 4시간 좀 길게쓰면 5시간을 가는데 생각 외로 체감상 좀 빨리 닳는 느낌입니다. 아이폰 6s 쓸때보다는 확실히 오래가는 느낌이지만 OnePlus 3T 같은 전 핸드폰이 막 6시간 찍고 그랬던거어 비해서는 그닥.
충전은 빠릅니다. 9V 2A 18W의 USB PD 2.0 규격으로 그 어떠한 퀵차지 등의 기술과도 호환되지 않고 PD랑만 호환됩니다. 덕분의 맥북 충전기로 고속충전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PD되는 보조배터리가 있어야 고속충전이 외부에서 가능합니다...
대신 애플과는 다르게 고속충전 지원 충전기를 제대로 넣어 주니까 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 그 외
1. 셀카는 제가 셀카 찍을 일이 없어서... 전면에 듀얼 셀피가 달려있음에도 불구 확인을 제대로 못 했습니다. 요번에 사람 만날 일 있어서 같이 셀카를 찍었는데 잘 나오긴 하는거 같더라구요. 물론 구글 순정앱은 보정 그런거 없음.
2. 베젤을 희생해 가면서 얻은 스테레오 스피커는 소리가 풍성합니다. 음질도 꽤 좋습니다. LG의 붐박스마냥 핸드폰 전체가 좀 울리는 감이 없잖아 있는데 LG만큼은 아닙니다.
3. 진동모터가 기분이 되게 좋습니다. 역시 S8이나 아이폰의 탭틱엔진이랑은 또 다른느낌이에요. 원래 저는 진동 피드백을 혐오해서 못 꺼서 안달인데 픽셀3 쓰면서는 유일하게 켜고 썼습니다.
4. 픽셀은 하드웨적으로는 마감이 불량하기로 유명하고 소프트웨어적으로는 버그가 넘처나기로 유명한데요. 양품을 뽑아서 그런지 전 문제가 없었네요. 다만 60프레임 녹화가 안 되는 ( https://gigglehd.com/gg/bbs/4950704 ) 어처구니없는 사항은 하나 있네요.
5. 지문인식 잘됩니다. 후면에 있는게 약간 불편하긴 한데 전에 6s 쓰면서 지문인식 할때마다 던저버리고 싶던거 생각하면 정말 삶의 질이 나아진 기분입니다.
6. 이어폰잭이 없습니다. 저는 사정상 무선을 못 씁니다. 그래서 유선 쓰는데... 젠더 끼고 쓰는게 생각보다 불편하진 않네요. 그렇다고 편하지도 않습니다. 3a에 다시 돌려 둘 꺼면서 도대체 더 비싼 기기에 이걸 빼는건 뭐하는 짓거린가 하고 5번에서 올라갔던 삶의 질이 나아지다가 꺾이는 기분이에요.
- 총평
정가가 $799입니다. 우리나라에 들여오려면 부가세 등도 내야하니까 거의 100만원을 찍습니다. 게다가 배대지도 가려서 주문하기도 어렵습니다.
저는 $599에 샀지만 그래도 가격에 비해서는 아리송합니다. 크게 모난 점 없이 잘 뽑았긴 했지만 S10과 같은 최신 폰이랑, 아니 픽셀3가 출시됬을 즈음에 경쟁하던 S9나 이런 기종이랑도 비교해도 굳이 가격도 비슷한 픽셀을 선택해야 할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일단 구입하면 만족할겁니다. VoLTE 패치의 귀찮음은 있을 수 있겠죠. 비싼 돈 주고 관리해 가면서 써야 한다니. A/S도 걸리적거릴겁니다. 하지만 기기 자체는 굉장히 잘 뽑았다고 생각합니다. 플래그쉽답게 크게 모난 점 없이 어느정도 균형있게 만든 핸드폰입니다. 버그도 생각보다 없고, 카메라도 잘나오고, 기본적으로 쓰면서 크게 불편하거나 그런 점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일단 사면 만족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돈을 주고 굳이 이걸 사야 할 이유는 잘 모르겠을 뿐입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리뷰 감사합니다.
ps. 컴퓨터실이 너무 익숙해서 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