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 값이 참 저렴해졌습니다. 거기에 커지기까지 했지요. 물리적인 크기가 아니라 용량이요. 여전히 하드디스크만큼 크진 않지만, SSD는 하드디스크의 용량을 따라잡을 수 있어도 하드디스크는 SSD의 빠른 속도를 절대로 흉내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SSD 가격은 바닥을 이미 바닥을 찍었고, 더 내려올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SSD 가격이 2~3분기에 안정세나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https://gigglehd.com/gg/5068994 바꿔 말하면 바로 지금이 SSD를 사야 할 적기인 셈입니다.
그리고 기왕 SSD를 산다면 고성능 M.2 SSD를 노릴 수밖에 없습니다. M.2 규격의 SSD는 워낙 작고, 메인보드 위에 장착하는 방식이라 따로 공간을 차지하지도 않습니다. 덕분에 튜닝과 케이스 선정리에 유리하지요. 또 고속 PCIe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NVMe 1.3 규격이라 성능도 SATA 규격의 SSD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러다보니 최근에는 512GB 이상의 대용량 M.2 SSD 딱 하나만 시스템에 달아두고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수한 성능과 넉넉한 용량을 가장 간단하게 구현하는 방법이니까요.
이처럼 SSD가 보급되기 딱 좋은 여건이 마련되면서, SSD를 취급하는 회사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특별할 게 없는 제품들이죠. 레퍼런스 디자인의 기판, 남들 다 쓰는 그 낸드 플래시 메모리, 어디서 봤던 컨트롤러까지. 이런 제품들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적당하고 만만한 선택은 충분히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최고의 성능, 우수한 성능, 다른 제품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이런 제품에서 기대할 순 없습니다. 그건 웨스턴디지털 같은 회사의 몫이니까요.
웨스턴디지털은 SSD의 원조, 낸드 플래시의 본가라고도 할 수 있는 샌디스크를 한 식구로 맞아들여, 컨트롤러부터 펌웨어와 낸드 플래시 메모리까지 SSD의 핵심 구성 요소를 전부 직접 개발하는 역량을 갖춰, 더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뽑아내는 회사입니다. SSD를 만드는 회사는 많지만 이렇게 모든 것을 다루는 회사는 몇 없지요. 여기에선 웨스턴디지털의 다양한 SSD 라인업 중에서도, 높은 성능과 넓은 용량을 갖춘 하이엔드 모델인 'WD Black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을 보겠습니다.
제품명 | WD Black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 1TB |
인터페이스 | PCIe 3.0 x4, NVMe 1.3 |
연결 단자 | M.2 2280 |
크기 | 80x24.2x8.1mm |
무게 | 33.2g |
용량 | 1TB |
컨트롤러 | 웨스턴디지털 자체 설계 |
낸드 플래시 | 샌디스크 64단 3D TLC |
순차 읽기 | 3470MB/s |
순차 쓰기 | 3000MB/s |
4K 랜덤 읽기 | 515K |
4K 랜덤 쓰기 | 560K |
DRAM 캐시 | 있음 |
내구성 | 600TBW |
A/S | 5년 |
소비 전력 |
아이들 2.5mW 최고 9.24W |
특징 | 방열판 장착, WD 대시보드 |
참고 | http://prod.danawa.com/info/?pcode=7891657 |
가격 | 308,850원(2019년 6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
검은색 방열판을 두른 블랙 SSD
M.2 2280은 정형화된 규격입니다. M.2 중 가장 흔한 크기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M.2 2280의 SSD마다 크기가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WD Black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처럼 방열판을 장착한 M.2 SSD가 있어서입니다. NVMe 인터페이스의 SSD는 SATA가 감히 넘볼수도 없는 높은 속도를 내지만, 높은 성능에 비례해 발열도 적지 않습니다. 방열판 정도는 달아 줘야 높은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겠지요.
웨스턴디지털은 쿨러 전문 회사인 EKWB가 디자인한 방열판을 WD Black SN750 NVMe SSD에 달아, 지난 5월에 한국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WD Black SN750이라는 모델은 3월에 먼저 나왔지만, 거기에 방열판을 추가한 모델은 나름 신제품인 셈입니다. 이 방열판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래에서 따로 확인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방열판은 높쳐선 안 될 특징이 하나 있는데 아주 예쁩니다. 그래픽카드에 가려지는 M.2 슬롯이 아니라, 눈에 잘 띄는 곳에 장착하면 튜닝 포인트로서의 효과도 제법 괜찮을 겁니다.
방열판 측면을 고정한 나사를 풀어내고 조심스레 열면 SSD 본체가 나옵니다. 열전도 테이프로 방열판과 칩을 붙인 구조니 굳이 열어봐서 좋을 건 없어 보입니다. 여기서 본 걸로 만족하세요. 웨스턴디지털이 인수한 샌디스크 로고가 박힌 낸드 플래시 메모리와 컨트롤러 칩이 나오고, 그 안에서 돌아가는 펌웨어 역시 웨스턴디지털이 직접 개발했습니다. 캐시 메모리만 빼고 전부 웨스턴디지털의 제품이라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박스 전면
박스 뒷면
박스 개봉
SSD 본체와 설명서
WD Black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의 전면. 빗살무늬 방열판이 장착됐습니다. 방열판 제조사인 EKWB의 로고도옆에 있군요.
뒷면에는 제품의 상세 정보가 있습니다.
크기 80x24.2mm
높이 8.1mm. 메인보드나 확장 카드와의 간섭을 피하려면 M.2 SSD 방열판의 높이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끝 부분의 나사 고정 부위.
메인보드의 M.2 슬롯에 꽂고 나사로 고정합니다.
확장 슬롯 위로 크게 올라오지 않도록 방열판의 높이를 억제해 호환성을 확보했습니다.
그래픽카드와 간섭을 봅시다.
충분하군요.
더 큰 그래픽카드를 꺼내왔습니다.
이 쪽도 문제 없습니다.
방열판 측면의 나사를 풀면 분리됩니다.
SSD 정면. 낸드 플래시 메모리, SSD 컨트롤러, 캐시 메모리가 보입니다.
뒷면엔 아무것도 없군요.
2개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샌디스크 로고가 선명합니다.
가운데엔 샌디스크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컨트롤러가 있습니다.
컨트롤러 옆에는 마이크론의 DDR4 1GB 캐시 메모리가 장착됐습니다.
게이밍 모드, 최고 3400MB/s의 성능
웨스턴디지털은 SN750에 방열판 장착 모델과 2TB 용량을 추가하면서 WD 대시보드 프로그램도 함께 선보였습니다. WD 대시모드에선 SSD의 사용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초기화나 전체 복제처럼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며, 게이밍드를 켜거나 끌 수 있습니다. WD Black SN750의 성능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높지만, 게이밍모드는 그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컴퓨터의 스토리지는 사용햐지 않을 때 저전력 모드로 전환해 전력 사용량을 낮추고, 사용할 때 다시 활성 상태로 돌아옵니다. SSD의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저전력 모드에서 돌아오는 사이에 생기는 딜레이는 피하지 못합니다. 게이밍모드를 켜면 저전력 모드를 아예 비활성화해 요청이 오면 바로바로 반응하도록 설정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 로딩을 한 번 하고 끝나는 게임에선 별 차이가 없겠지만, 거대한 맵을 수시로 불러오는 게임이라면 반응 속도에 적지 않은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이름도 게이밍모드지요. 물론 저전력 모드를 끈 만큼 전체 전력 사용량은 늘어나겠지만, M.2 SSD의 전력 사용량 자체가 크지 않으니 큰 부담 없이 켜 둬도 됩니다.
기본 성능은 매우 정직합니다. 스크롤을 위로 올려서 스펙 테이블을 보세요. 그게 성능입니다. 아래 벤치마크는 그 스펙을 다시 확인하는 역할만 할 뿐입니다. 성능은 단연 최고입니다. 2018년 5월에 나온 WD Black 3D NVMe SSD보다 한층 더 높은 성능을 냅니다. 웨스턴디지털의 최상위 제품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으며, 현재 출시된 NVMe M.2 SSD 중에서도 손꼽히는 성능을 지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몇 초의 로딩이 지겹게 느껴지는 중증 조급증 환자라면 WD Black SN750 NVMe SSD에 투자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내구성도 우수합니다. 테스트에 사용한 1TB 모델의 경우 600TBW의 내구성을 제공합니다. SSD 용량의 600배에 달하는 600TB의 데이터를 견뎌낼 수 있다는 소리지요. 용량이 두 배가 된 2TB 모델은 내구성도 두 배인 1200TBW로 늘어납니다.
테스트 환경은 코어 i5-8500, 커세어 DDR4-3000Mhz 8GB x2, MSI 지포스 GTX 1070 게이밍 Z D5 8GB 트윈프로져6 그래픽카드, 와사비망고 UHD320 Real4k HDMI 2.0 옵티컬 재은이 모니터, EVGA 1000W 파워, 윈도우 10입니다.
테스트할 때마다 조금씩 값이 바뀌기에 5번 이상 반복 실행해 평균값을 내었고, 최상위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 테스트 사이에 5분씩 간격을 두고 진행했습니다.
비교용 SSD는 다음과 같습니다. 새로 나온 대용량 모델일수록 성능이 좋은 건 당연하니 WD Black SN750의 성능이 가장 뛰어날 수밖에 없겠지요. 다만 비교를 위해 다른 제품을 함께 테스트했습니다.
크루셜 MX500 1TB SSD: 저렴한 가격이 특징인 2.5인치 SATA SSD입니다.
삼성 970 EVO 512GB: WD Black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의 경쟁 상대인 고성능 SSD입니다.
인텔 600p 256GB: NVMe M.2 SSD면 다 좋은 성능을 낼 거라고 오해하실 분들이 있을 듯 하여 목록에 넣었습니다.
벤치마크 프로그램. WD Black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의 성능이 어떤지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겠군요. 숫자가 다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그럼 벤치마크 말고 실제 활용에서의 성능은 어떨까요?
게임, 포토샵, 파일 복사 성능입니다. 여기서도 WD Black SN750은 시종일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인텔 600p 같은 경우 NVMe SSD가 맞나 의심스러운 성능이 나왔습니다. SATA SSD보다도 뒤쳐지는군요. 지금 NVMe SSD를 사용 중이니 이걸로 충분하다고 안심하지 마시고, 반드시 WD Black SN750 처럼 높은 성능을 내는 SSD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WD Black SN750은 12GB를 경계로 쓰기 속도가 2700MB/s에서 1500MB/s 선으로 떨어집니다. 한 번에 12GB 이상의 데이터를 다룰 일은 많지 않겠죠.
삼성 970 EVO는 성능 하락시 시작되는 용량은 WD Black SN750보다 크지만, 하락 전에 2500MB/s가 살짝 안 되고, 하락 후에는 500MB/s 선에서 놀고 있습니다. 그러니 WD Black SN750의 승리.
인텔 600p는 기본적인 성능 자체가 워낙 낮으니 말을 맙시다. 초기에 나온 NVMe SSD를 쓰는 분들은 최신 NVMe SSD로 가도 업그레이드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마이크론 MX500. 쓰기 그래프가 정직하게 널을 뛰는군요. 그래프 이전에 기본적인 속도부터가 다른 제품에 비교할 수준이 아니긴 합니다만.
장시간 동작도 문제 없는 지구력
고성능 M.2 SSD는 발열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열심히 일한 만큼 열도 많이 내지요. 온도가 지나치게 높게 올라가면 SSD를 구성하는 칩이 손상될 수 있으니, 일부러 성능이 어느 정도 떨어지도록 제한해 SSD를 보호합니다. CPU의 써멀 스로틀링과 같지요. 이 성능 하락은 피할 수 없지만 그 하락 폭을 줄일 순 있습니다. 가장 부담이 없고 또 효과적인 방법이 방열판이지요. 메인보드 제조사들도 비싼 제품에 방열판을 넣는 분위기인데, 아무래도 SSD에 딱 붙여서 만든 전용 제품이 더 믿음이 가는 게 사실입니다. WD Black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의 주요 특징도 방열판이니 거기에 맞춘 테스트를 따로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놀랍습니다. 쓰로틀링 후 성능 하락폭이 400~500MB/s에 불과합니다. SATA SSD 하나 수준의 성능이 떨어졌는데 이게 뭐가 대단하냐고 물으실 분이 분명 있겠죠. 하지만 방열판이 안 달린 다른 NVMe SSD의 경우 성능이 반토막이 났습니다. 숫자로 쓰면 무려 1200MB/s. WD Black SN750보다 하락폭이 3배 큰 셈입니다. WD Black SN750은 성능 하락폭이 적을 뿐더러 온도 유지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한 시간 동안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를 연속 실행해봤지만 끝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했거든요. WD Black SN750은 발열을 최소화하도록 기본적인 설계를 하고, 거기에 방열판을 넣어 더욱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SSD도 모니터링 프로그램에 표시된 온도는 60도를 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WD Black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의 최고 작동 온도는 70도입니다.
WD Black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은 성능 하락 폭이 적을 뿐더러, 성능이 떨어진 후에도 다른 NVMe SSD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유지합니다.
WD Black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의 열화상 카메라 이미지. 아이들 시 50도, 풀로드 시 56도까지 올라갑니다. 1시간 동안 돌린 결과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안정적으로 온도를 유지한다고 보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삼성 970 EVO. 80도를 넘는 온도를 보고 있으니 쓰기 성능이 반토막나는 것도 이해가 되는군요.
인텔 600p. 온도가 그렇게 높진 않습니다. 다만 이쪽은 성능도 썩 높지 않은 편.
WD Black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
수많은 게임과 데이터를 저장할 넓은 용량과, 저장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높은 성능을 갖춘 구성에, WD 대시보드로 언제든 높은 성능을 내도록 최적화를 더하고, 긴 시간 오래 사용해도 문제 없도록 방열판까지 장착한 NVMe SSD입니다. 고성능 데스크탑 PC에 많은 스토리지를 달 필요는 없습니다. WD Black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 하나면 충분합니다.
비교사이트에 여러 모델이랑 같이 있으면 제일 먼저 눈에 띌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