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가 고장난다는것은 참 짜증나는 일입니다. 키보드도 수많은 키들 중 하나라도 입력에 문제가 생기면 애로사항이 꽃피는데, 하물며 키보다 누르는 빈도가 훨씬 높은 마우스가 고장난다는것은 컴퓨터를 제대로 못쓴다는 뜻과 비슷하죠.
마우스 고장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가장 자주 볼 수 있는것은 스위치의 고장인듯 합니다. 특히나 로지텍의 고질적인 더블클릭 증상은 유명하죠. 한번클릭했는데 두번 클릭이 되거나, 이로인해 드래그가 안되고 풀리기 일수입니다.
때문에 이 고장이 찾아오면 같은행동을 인내심을 가지고 여러번 하거나, 개중에서도 잘 되는 스윗 스팟(?)을 조심히 눌러주거나, 혹은 때려서 해결하는 경우도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됩니다.
그렇다고 이걸 공식 AS에 맡기자니 로지텍의 AS는 오래걸릴뿐더러 응대가 좋지도 않고 영 마뜩찮죠. 물론 여기에 더해 무상기간이 지났기때문에 남은건 사설수리뿐인데, 택배로 보내면 택배비가 아깝고 이 더운날에 용산을 가기도 좀 그렇죠.
아무튼 그래서 고쳐보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좌측에 있는 G302입니다. 우측에 있는것은 G303인데, 둘다 똑같이 생겼습니다. G303이 G302의 하우징에 G900의 센서를 박은 변태적인 놈이라 그렇죠. 그래서 그런지 둘다 똑같은 더블클릭 증상이 생겼었습니다. G303은 수리하면서 사진을 안남겼기 때문에 G302로 남겼네요.
마우스를 분해하기 위해선 하단나사 3개를 풀어야 하는데, 이 나사들이 서퍼 아래쪽에 숨어있기때문에 서퍼를 우선적으로 제거해줘야 합니다. 위 사진에 표시된 틈이 있어서 쉽게 제거가 가능하죠. 이런 디테일을 보면 그래도 로지텍이 마우스 장인은 맞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나사를 풀고 상단 하우징을 들어주면 간단히 분리가 됩니다. 여태껏 한번도 분리를 안해서 틈쪽에 먼지가 많이 꼈네요.
마우스 주요부위인 좌클릭과 우클릭 스위치는 옴론 차이나를 썼고, 나머지 측면버튼과 DPI조절버튼은 카일 스위치를 썼습니다. G303은 5개의 스위치를 모두 옴론 차이나를 썼으니 약간의 차이가 있네요. 측면버튼은 상단하우징으로 고정되는것이라 그냥 손으로 당겨빼면 슥 빠집니다.
PCB와 하단하우징 분해는 은색 3개의 나사를 풀어주면 됩니다. 위쪽에 보이는 흰색 USB 슬롯은 교체가능하게 설계가 되어있어서 이베이쪽에 보면 마우스용 USB선만 판매하는경우도 있더군요. 확실히 재사용성은 좋아보입니다.
옴론 스위치는 양끝쪽이 걸쇠로 고정되어있어서 저곳을 공략하면 스위치 박스를 열 수 있습니다. 반면 카일스위치는 그런 걸쇠 없이 마감이 되어있어서 저건 어떻게 열어야할지 감이 안잡히네요. 고장나는일이 없길 바랍니다...
좌우에 있는 요 틈새에 가느다란 일자 드라이버 혹은 금속핀을 넣어 바깥쪽으로 밀어주면 쉽게 분리가 됩니다.
스위치는 이렇게 하부하우징 + 금속판 + 상부하우징 + 버튼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더블클릭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저 금속판때문입니다. 확대를 해서 보시면 빨간원 안쪽에서 금속이 굽어있는쪽이 탄성을 이용한 재회복성을 담당하고, 우측에 약간 튀어나온부분이 클릭을 했을 때 아래쪽으로 닿아 스위치처럼 작동하게 됩니다. 실제로 손가락으로 앞쪽 위를 눌러보면 클릭음이 들립니다.
이때 굽어있는쪽에 탄성이 죽거나 닿는부분에 이물질이 끼게되면, 혹은 둘 다 해당할 때 더블클릭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해결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1. 에어스프레이로 불어서 스위치쪽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하고나서 테스트를 해보고 안되면 두번째 방법을 씁니다.
2. 금속판의 위쪽을 분리해서 굽어있는 스프링을 좀더 펴줍니다. 탄성회복이 제대로 안되면 스위치가 미묘하게 닿았다 떨어졌다를 반복해서 더블클릭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펴주면 해결이 됩니다만 다시 결합하는게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되도록 안건드는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수리시간의 대부분을 잡아먹더군요.
보통 마우스 수리점을 가면 아예 스위치를 교체해버리는데 이유는 스위치의 가격이 얼마 안하기도 하고, 2번에서 시간이 많이걸리는 점 + 어느정도가 최적점인지 감을 잡기가 힘든 점 때문에 아예 교체하는편이 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수 있어서일 것입니다.
하지만 집에 인두기도 없고 스위치도 없는데 당장 고칠 필요가 있다면 1번까지만이라도 시도해보는게 좋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