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실수로 미니미니한 키보드를 구매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실수로 구매한 김에 리뷰를 썼고, 생각보다 좋아서 갖고 다니면서 쓰고 있었는데. 이게 풀 알미늄이다 보니까 휘더라고요.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이걸 들고 다니라고 만든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갖고 다니면서 쓸 수 있고, 기존에 쓰던 키보드의 배열적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키보드를 또다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해봤습니다. 구매 조건은 1. 오른쪽 Shift 키의 위치가 이상하지 않을 것 2. 무선일 것 3. 들고다니기 쉬울 것. 4. (되도록이면) 저소음일 것 이었으나. 4번 조건을 제외하고 다른 것을 만족하는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네. AJAZZ AKL 680입니다. 알리에서 16달러 정도에 구매했습니다
제품명 | AJAZZ AKL680 |
키 배열 | 68키 (65%) |
키 스위치 | HUANO Low-Profile Blue (리뷰 제품) HUANO Low-Profile Brown |
사이즈 | 가로 342mm, 세로 116mm, 두께 24mm |
키캡 재질 | ABS |
키 높이 | DSA 프로파일 |
무게 | 약 450g |
롤오버 | 19Key 롤오버 |
인터페이스 | Bluetooth 5.1 / 2.4Ghz Wirelsss (동글 포함) |
LED | 인디케이터 LED만 있음. LED 백라이트나 장식용 LED 없음 |
전원 | 2 x AAA 배터리 |
지원 OS | Windows, MacOS |
링크 | https://ajazzstore.com/collections/all/products/ajazz-akl680?variant=42861056491573 |
가격 | 약 $16 (광군제 할인가) |
알리답게 험한 배송을 뚫고 왔습니다.
박스 뒷면은 S/N과 약간의 정보가 나열되어 있습니다.
..... 제 기준에서 키보드 본품이 남아있음에도 박스를 버릴 최초 제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5년 전에 QSENN에서 6천원 주고 산 키보드도 박스가 남아있는 제 기준을 아시는 분께서는 굉장히 놀랄 거라고 생각됩니다만. 사진상 보기보다 박스가 파손이 심하고 겉보기 보다도 더 상당히 노후화되어있습니다.
내부는 매우 단촐합니다. 키보드가 딱하고 저를 반겨주네요.
키보드, 설명서, 키캡 리무버가 구성품입니다. 16달러짜리 치고는 상당히 구성품이 호화롭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설명서는 중국어(간체), 인도네시아어, 영어 로 되어있습니다.
뭐. 보통 이러한 중국계 블루투스 키보드를 구매하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그런 조작방법을 갖고 있습니다. 설명서를 잘 볼 일은 없겠네요.
디멘션 체크를 마저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로 길이는 재지 않겠습니다.
세로 길이는 스펙대로입니다.
키보드의 두꺼운쪽 높이도 스펙대로 입니다.
키보드의 얇은 쪽 길이는 17mm입니다.
무게는 434g입니다. 스펙보다 가볍습니다만. AAA 건전지 두개가 빠져 있습니다.
후면에는 이제는 거의 표준이 된 2단 스탠드와 2개의 AAA 배터리가 들어가는 곳이 있습니다. 덮개를 열고 AAA 건전지 두개를 넣습니다.
2단 스탠드는 언제 봐도 좋습니다. 예전에는 비싸도 보통 없었던 것 같은데요.
이렇게 AAA 건전지 두개를 넣어주면 됩니다.
AAA 건전지 두개를 넣으면 460g이 됩니다.
XDA보다도 키캡이 얇습니다. DSA입니다.
충전할 일이 없으므로 USB-C 자리로 추정되는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대신 2.4Ghz / BT 셀렉터와 Mac/Windows 셀렉터, 그리고 2.4Ghz 동글 보관자리가 있습니다.
USB C로 유선연결하는 것이 없는 부분이 안타까움입니다. 물론 무선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고. 어짜피 배터리가 따로 없으니 USB C 유선연결이 큰 의미를 가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쓰던 Redragon Elise Pro K624P와 비교해봅시다. 더 무겁고, 더 크고, $25 정도에 구매했으나 환율 차이로 인해 원화 가격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무게적으로는 AKL680이 더 가볍게 느껴지는데. 이는 Elise Pro가 알루미늄이라 밀도가 높아서 그렇습니다.
키감의 경우 같은 청축임에도 소리는 AKL680이 훨씬 더 큽니다. 이 역시 알미늄 재질인 Elise Pro는 울림이 적어 클릭 소리만 나기 때문입니다. 통울림이 있는 AKL680 - 특히 청축은 통울림이 심하여 민원응대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약간 부적합할 정도로 큽니다.
전반적인 타건감의 경우 클릭임에도 구분감이 별로 없어 Elise Pro가 훨씬 더 나은 재미를 선사해줍니다. 특히 그냥 청축이라는 느낌만 드는 AKL680에 비해 Elise Pro는 나만의 특별한 장난감이라는 느낌을 선사해줍니다. 키 소리의 중후함 측면에서는 AKL680이 당연히 낮은 음이 많으나, 오히려 음이 가벼워 더더욱 통울림이 적어지는 Elise Pro가 더 낫습니다.
결국 이건 축 문제인데. HUANO의 범용 로우프로파일 청축 보다는 Redragon 회사의 커스텀 주문이 들어간 청축이 당연히 더 낫겠죠. 커스텀발주인데. 근데.. 그래도 이건 꽤 안타까운 지점입니다. HUANO Gift 축을 써본 경험상 HUANO가 스위치를 못 만드는 회사도 아닌데 정말 아쉽네요.
사용성에 대해서는 장시간 타이핑에서만 AKL680의 승리입니다. 이는 다른 이유가 아니라 오른쪽 Shift 키가 이상한 위치에 있지 않아 사용할때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스타일의 초기 키보드의 모습이 Elise Pro라면, 후기의 모습이 AKL680이겠습니다. 이전에는 Shift 키보다 위쪽 화살표 키가 왼쪽에 있던 것이 유행이었지만, 이제는 Shift 키가 더 왼쪽에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외의. 작업성, 게임성... 모두 Elise Pro의 승리입니다. 전용 소프트웨어도 없고. 유선 연결도 지원 안하고. BT 연결 포트가 하나 적고. 가장 중요한건 청축임에도 답답함이 느껴지는 점에서 있겠습니다.
총평
그래도 싸니까. 멤브레인 미니키보드보단 나으니까. 하지만 이 윗급을 써본 입장에서 쓰면 쓸 수록 아쉬워지네.
키보드에 조화라는 것이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그 조화가 맞는 키보드의 경우 정말 좋은 키보드고요. 싸던 비싸든 조화롭게 타이핑된다면 글 쓰는데 있어서, 작업하는 데에 있어서 최고의 키보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비싼 키보드라고 좋은 것이 아니고 무조건 싼 키보드라고 나쁜 것은 아니고요.
AKL680은 가격 대비 성능이 매우 우수한 키보드입니다. 예산이 2만원대에에서 더 올라갈 수 없다면 이만한 키보드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 사무용의 경우 갈축을 추천)
하지만 더 좋은, 더 조화로운 만듦새를 비슷한 가격대에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약간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일이 어딨겠습니까. 어떤 일은 아쉽고 어떤 일은 후회되지요. 가격적인 요인 덕분에, 적어도 이 키보드를 구매한 것을 후회할 일은 어느 누구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후회될 사람이라면 애초에 구매를 하지도 않았을 거고요. 하지만 후회가 아니라 아쉬움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조금 더 잘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하지만 배부른 소리라는 걸 알고. 더 잘 만들면 가격이 10배로 뛰는걸 알기에. 저는 이 제품을 추천할 수 밖에 없는 것이겠습니다.
키캡을 보는 탑뷰에선 싸구려 티가 안 나는데, 무선 스위치 쪽은 좀 저렴해 보이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