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수냉은 터진 수냉과 터질 수냉으로 나뉜다는 극단적인 수냉 쿨러 혐오론자들이 모습을 감춘지도 꽤 됐습니다. 분위기가 그렇게 바뀐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우선 수냉 쿨러의 대세가 비싸고, 관리하기 불편하고, 진짜 터질지도 모르는 위험을 안고 살아야 했던 커스텀 수냉에서 벗어나, 완벽하게 밀봉된 수냉 시스템을 장착하면 끝나는 일체형 수냉으로 넘어왔고요. 라디에이터를 장착할 공간만 확보한다면 케이스 호환성이 하이엔드 공냉 쿨러보다 훨씬 덜 까다롭고요. 성능 역시 하이엔드 공냉 쿨러와 비교해도 우위를 차지하고요. 무엇보다 가격이 많이 저렴해져서 같은 돈으로 굳이 공냉 쿨러를 고를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배경 지식을 다 알고 있었어도 앱코 P360 포세이돈 ARGB의 가격은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6만 4천원. 이제는 멸종한 것이나 다름 없는 1열 수냉도 아니고요. 소형 케이스에나 집어 넣을 2열 수냉도 아니고요. 버젓이 120mm 구경 팬 3개가 탑재된 3열 수냉 쿨러인데도 저 가격이 나옵니다. 어지간한 고급형 공냉 쿨러와 비슷한 가격이지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쿨링팬이 라디에이터에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나오고 라디에이터 팬 전원과 ARGB LED 케이블을 하나로 통일해 장착과 선 정리가 편리하고요. ARGB LED를 팬과 워터블럭에 넣었지만 심플 단순 간단 깔끔 그 자체의 디자인이라 호불호가 갈릴 것도 없습니다. 앞에서 터진 수냉과 터질 수냉이라며 극단적으로 수냉 쿨러를 불신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지만, 앱코 P360 포세이돈 ARGB이 제공하는 5년 간의 무상 보증 기간은 안정성에서도 충분히 자신이 있다고 말해주는 듯 합니다.
제품명 |
앱코 P360 포세이돈 ARGB |
소켓 호환 |
인텔: LGA 1851/1700/115x/1200 AMD: AM5/AM4 |
라디에이터 크기 | 394x120x27mm |
라디에이터 재질 | 알루미늄 |
튜브 구조 | 직조 슬리빙 |
튜브 길이 | 400mm |
워터블럭 크기 | 84.5x70x47.2mm |
워터블럭 조명 | ARGB LED |
워터블럭 구조 | 구리 베이스 |
펌프 디자인 | 듀얼 챔버 320W TDP |
펌프 전류 | 4.2W 12V 0.35A |
펌프 속도 | 3000rpm |
펌프 소음 | 15dBA |
펌프 연결 커넥터 | 3핀 PWM |
라디에이터 쿨링팬 | 하이드로 베어링 팬 |
라디에이터 쿨링팬 크기 | 120x120x25.4mm |
라디에이터 쿨링팬 수 | 3개. 라디에이터에 사전 설치 |
라디에이터 쿨링팬 회전 속도 | 600-1800rpm |
라디에이터 쿨링팬 풍량 | 최대 81.5CFM |
라디에이터 쿨링팬 풍압 | 최대 2.3mmH2O |
라디에이터 쿨링팬 소음 | 최대 36dBA |
라디에이터 쿨링팬 전력 | 12V 1A 12W |
라디에이터 쿨링팬 연결 커넥터 | 4핀 PWM 3핀 ARGB LED |
색상 |
블랙, 화이트 |
참고 | 블랙: https://prod.danawa.com/info/?pcode=71010143 화이트: https://prod.danawa.com/info/?pcode=71010200 |
가격 | 블랙: 64,000원 화이트: 70,000원 (2024년 11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
지저분한 케이블과 정신 사나운 LED는 없다
옷을 잘 입을 자신이 없다면 소화하기 어려운 힙템 같은거 쳐다보지 말고, 무난한 기본템만 잘 소화해도 중간 이상은 간다고들 하지요. 앱코 P360 포세이돈 ARGB의 디자인이 딱 그렇습니다. ARGB LED? 당연히 들어갑니다. 하지만 프레임까지 번쩍거리는 요란한 LED가 아니라 반투명 날개에서만 LED가 빛나고요. 워터블럭은 눈에 거슬릴 정도로 지나친 장식 없이 단순하고 깔끔한 원형 커버 안에 ARGB LED를 넣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조합의 시스템이던 튀지 않고 잘 적응할 수 있지요. 여기에 3개의 120mm 팬은 케이블을 한 가닥으로 합쳐서 라디에이터 중앙에서 나오도록 고안했습니다. 그래서 팬마다 지저분하게 케이블이 늘어지지도 않고, 많은 케이블을 연결하기 위해 확장 케이블이나 컨트롤러까지 동원할 필요도 없습니다. 메인보드에 ARGB LED 두 개, 팬 전원 하나, 펌프 전원 하나만 연결하면 되니까 케이블의 노출을 최소화한 깔끔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박스 전면
박스 뒷면
내부 박스
포장 구성
쿨링팬이 탑재된 라디에이터, 조립용 나사와 브라켓, 보증서와 사용 설명서.
설명서는 당연히 한글이고요.
플랫폼에 맞춘 브라켓과 나사, ARGB LED의 SATA 전원 젠더 겸 컨트롤러, 써멀 그리스와 주걱, 선정리용 클립을 줍니다.
브라켓 위엔 플랫폼과 방향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저것만 보고 필요한 곳에 맞춰 끼우면 됩니다.
워터블럭입니다. 새하얀 ARGB LED 커버가 있고요.
워터블럭의 크기는 84.5x70.47.2mm
그 어떤 공냉 쿨러보다도 작은 크기를 자랑합니다. 그만큼 조립하기가 쉽지요.
워터블럭의 호스 연결 부위는 거의 360도가 돌아갑니다. 그래서 조립과 배치가 모두 편합니다.
베이스는 당연히 구리.
워터블럭에 연결된 ARGB LED와 전원 케이블은 클립을 사용해 호스와 함께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러면 케이블이 지저분하게 돌아다니지 않지요.
라디에이터입니다. 120mm 쿨링팬 3개를 기본 장착해서 출고합니다. 그러니까 팬을 일일이 조립할 필요가 없습니다.
라디에이터의 크기는 394x120x27mm입니다.
라디에이터 두께 27mm, 팬 두께 25.4mm를 더해야 합니다. 이건 평범한 수냉 쿨러 수준의 두께고요.
쿨링팬 왼쪽에 커버가 붙어 있습니다. 저것 때문에 케이스 조립에 간섭이 생길 일은 없습니다.
모범적인 구성의 라디에이터 핀 배치.
쿨링팬 케이블은 저 한 가닥으로 통일되어 장착과 선정리가 편합니다.
팬 전원 1개, ARGB LED 1개만 연결하면 됩니다. 여기서 나온 단자에 펌프의 ARGB LED를 연결하면 깔맞춤도 간단하게 끝납니다.
이제 쿨링팬 장착 노가다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무리 광활한 케이스여도 ATX 폼펙터의 기본적인 구조는 그대로고요. 그 비좁은 공간 안에 하이엔드 듀얼 타워에 듀얼 팬이 달린 CPU 쿨러를 넣고 어거지로 쑤셔넣고 있으면 입에선 욕이 나오고, 방열판에 긁힌 손가락에서는 피도 나기 마련입니다. 거기에 비하면 앱코 P360 포세이돈 ARGB 같은 일체형 수냉 쿨러는 조립이 훨씬 쉬운 편이죠. 워터블럭이 차지하는 공간이 압도적으로 작다보니 메인보드에 장착이 편하고요. 인텔 플랫폼은 백플레이트 끼우고 워터블럭 장착, AMD 플랫폼은 기본 가이드 제거하고 워터블럭 장착하면 끝나니 과정도 복잡하지 않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라디에이터에 3개의 쿨링팬을 일일이 달기가 귀찮다고 했겠으나 앱코 P360 포세이돈 ARGB은 3개의 쿨링팬이 라디에이터에 조립된 채로 출고되기에 라디에이터를 케이스에 조립하기만 하면 끝납니다. 여기에 앞에서 소개한대로 케이블도 한 가닥만 연결하면 되니 조립이 더욱 간편하지요.
AMD AM4/AM5는 기본 장착된 가이드를 제거하고 AMD용 나사 기둥을 조립합니다. 육각 나사 좌/우의 기둥 모양이 다르게 생겼는데요. 끼워서 고정이 안되고 헛돈다 싶으면 빼서 돌려 다시 끼우면 됩니다.
AMD 브라켓을 워터블럭에 끼우고 돌려줍니다.
손나사를 돌려서 고정합니다.
인텔은 백플레이트를 메인보드 뒷면에 끼우고요.
인텔용 브라켓을 끼우고요.
써멀 바르고 꽂아주고
손나사로 고정하면 끝입니다.
그리고 케이블 연결.
앱 코
팬 날개와 워터블럭 커버의 ARGB LED
메인보드 설정 프로그램이나 동봉된 컨트롤러를 조작해서 다양한 효과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3열 수냉은 써야 CPU가 제 성능을 낸다니까요?
성능 테스트엔 여전히 압도적인 발열을 자랑하는 인텔 코어 i9-13900K를 사용했습니다. MSI 메인보드에선 CPU 전력 제한을 번들 쿨러인 253W, 타워형 공냉 쿨러인 288W, 그리고 수냉 쿨러에 맞춘 4096W의 세 가지로 설정할 수 있는데요. 253W로 설정했을 때는 쿨러 밑에 깔린 게 플래그쉽 프로세서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낮은 온도를 기록했고요. 4096W으로 설정하니 온도는 다소 높았지만 클럭 역시 가장 높게까지 올라갔습니다. 발열이 많은 인텔의 하이엔드 프로세서에서 높은 클럭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역시 360mm 라디에이터의 수냉 쿨러 정도는 달아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소음의 경우 100%에서는 30cm 거리에서 측정한 값이 51.5dB까지 올라갔으나 스트레스 FPU 같은 극단적인 환경을 마주할 일은 거의 없고, 또 대부분의 시스템은 케이스 안에 넣고 쓴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하는 소음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테스트 환경입니다.
코어 i9-13900K
MSI MAG Z790 토마호크 WIFI
DDR5-6000 32GB 듀얼채널
내장 그래픽
NVMe M.2 SSD
윈도우 11 24H2
실온 18도
메인보드 바이오스에서 전력 제한을 253W, 288W, 4096W로 바꿔가며 테스트했습니다.
아이들 시 CPU 온도
아이들 시 소음(dB)
아이들 시 팬 속도(rpm)
시네벤치 2024의 점수
시네벤치 2024의 클럭 변화
시네벤치 2024의 CPU 온도
시네벤치 2024의 소음
시네벤치 2024의 팬 rpm
아이다64의 FPU 테스트 클럭
아이다 64의 스트레스 FPU 테스트는 MSI 센터의 쿨링 위저드에서 팬 속도를 바꿔가며 테스트했습니다.
아이다64의 FPU 테스트. 4096W에서 CPU 온도
아이다64의 FPU 테스트. 288W에서 CPU 온도
아이다64의 FPU 테스트. 253W에서 CPU 온도
라디에이터 팬 속도(rpm)
라디에이터 팬 소음(dB)
4096W에서의 온도 변화. 전력 설정을 최대한으로 풀었음에도 온도 변화가 크지 않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앱코 P360 포세이돈 ARGB
괜찮은 성능, 깔끔한 디자인, 우수한 조립 편의성, 그리고 저렴한 가격을 갖춘 360mm 라디에이터의 일체형 수냉 쿨러입니다. 검은색과 하얀색의 두 가지 버전과 간결한 디자인의 워터블럭으로 어떤 시스템에던 잘 어울리고요. 라디에이터 팬이 기본 장착되고 케이블을 하나로 통일했기에 조립이 간편하고 선정리 또한 쉽습니다. 360mm 일체형 수냉 쿨러 최저가이자 비싼 공냉 쿨러와 비교해도 될 6만 4천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지만 성능과 소음 모두 준수한 결과를 보여 줍니다. 수냉 쿨러를 쓰면 알레르기라도 돋는 체질이 아닌 이상, 현 시점에서 이것 대신 비싼 공냉 쿨러를 굳이 장착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