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케이스는 비싸다... 그렇게 생각하던 때가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이유도 충분히 많고요. 속칭 어항 케이스, 좀 더 고상하게 말해서 파노라믹 디자인을 채용한 케이스는 전면과 좌측 패널에 강화 유리를 사용하고요. 이 두 면을 연결하는 프레임을 빼서 개방감을 확보합니다. 이 말인즉 보통의 철제 패널이나 메시 패널보다 비싼 강화 유리를 2판 넣어야 하고, 한 쪽 기둥이 빠지니까 내구성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그러니 일반 케이스보다 비싸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고요. 실제로 현재 국내 케이스 시장에 나와 있는 어항 케이스는 다들 가격대가 꽤 나가는 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앞에서 '그렇게 생각하던 때'라고 과거형을 쓴 이유는 어항 케이스는 비싸다는 선입견을 깬 제품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앱코 U30 마린입니다.
앱코 U30 마린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저렴한 가격입니다. 블랙 버전은 3만 원 중반에 판매되고 있는데요. 이 정도면 '저렴한 어항 케이스'가 아니라 '그냥 저렴한 케이스'라고 해도 될 가격이죠. 그렇다고 해서 전면과 측면에 강화 유리를 붙여둔 것까진 좋은데 측면 팬은 하나도 안 달아두고 빈약한 하단 흡기로만 연명하며 찜통을 만드는 그런 꽉 막힌 어항 케이스가 아니라요. 우측 패널에 2개의 120mm 구경 팬을 달아두고 전면 하단에도 메시 패널로 흡기구를 확보했으며, 케이스 상단에는 360mm 크기의 수냉 라디에이터까지 장착할 수 있는 등 쿨링에도 신경을 썻습니다. 거기에 ATX 메인보드와 ATX 폼펙터 파워를 완벽하게 지원하고, 400mm 길이의 대형 그래픽카드를 든든하게 지탱하는 그래픽카드 지지대까지 있어 확장성 역시 뛰어납니다.
제품명 | 앱코 U30 마린 |
케이스 종류 | 미들 타워. 파노라믹 디자인 |
재질 |
상단: 마그네틱 먼지 필터 우측: 메탈, 마그네틱 먼지 필터 전면/좌측: 강화 유리 |
프레임 | 0.8T 메탈 |
전체 크기 | 212x420x485mm |
무게 | 5.6kg |
드라이브 베이 |
3.5인치 최대 2개, 2.5인치 최대 1개(2개 확장 가능) |
확장 슬롯 | 7개(수직 방향 장착 가능) |
메인보드 폼펙터 | E-ATX(팬 탈착 시 장착 가능)/ATX/mATX/미니 ITX |
파워 폼펙터 | ATX |
파워 장착 공간 | 최대 415mm, 하단 쿨링 팬 장착 시 240mm |
확장 카드 공간 | 길이 400mm |
CPU 쿨러 높이 | 165mm |
기본 장착 쿨링팬 |
측면: 120mm 역방향 회전 FRGB IDE 4핀 서브 팬 x2 후면: 140mm FRGB IDE 4핀 팬 x1 |
최대 쿨링팬 구성 |
상단: 120mm x3/140mm x2 측면 120mm x2 후면 120mm x1 파워 커버: 그래픽카드 지지대 미설치 시 120mm x3, 설치 시 x1 |
수냉 라디에이터 | 상단 360mm, 후면 120mm까지 |
추가 기능 |
풀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어항형 케이스 디자인) LED On/Off 스위치 볼 캐치 강화유리 패널 그래픽카드 지지대 전면/상단/하단 먼지 필터 |
상단 포트 구성 |
USB 3.2 Gen1 타입 A x1 USB 2.0 x2 파워 버튼 x1 리셋 버튼 x1 LED On/Off 버튼 x1 3.5mm 오디오 x1 3.5mm 마이크 x1 전원 LED 하드디스크 LED |
색상 | 블랙, 화이트 |
참고 링크 | 블랙: https://prod.danawa.com/info/?pcode=53783243 화이트: https://prod.danawa.com/info/?pcode=53783246 |
가격 | 블랙: 36,900원 화이트: 44,000원 (2024년 8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
파노라믹 디자인의 어항 케이스
파노라믹 디자인의 어항 케이스가 되려면 최소한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전면과 좌측 패널에 강화유리를 써야 하고요. 그 두 패널 사이에 프레임이나 기둥이 없어야 합니다. 그렇게 전면과 좌측 강화유리 패널이 막힌 부분 없이 이어져,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면 파노라믹 디자인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 방식은 디자인은 뛰어나도 전면과 좌측 패널에 쿨링팬을 장착할 수 없고 통풍구를 뚫지 못하기에 상대적으로 쿨링 성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그래서 좋은 어항 케이스는 전면과 좌측 패널에 강화유리 패널을 장착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부족한 쿨링 성능을 확보할 방법을 함께 사용합니다.
앱코 U30 마린은 우선 우측 패널에 2개의 120mm 구경 팬을 탑재했습니다. 보통의 케이스라면 전면 팬과 통풍구에서 수행해야 할 흡기를 우측 패널에 달린 쿨링팬에 맡긴 것이죠. 그냥 팬만 달아둔 것으로 그친 게 아니라요. 우측 패널에는 쿨링팬 자리에 맞춰서 확실하게 통풍구를 뚫어두고, 120mm 구경의 쿨링팬으로 성능을 확보했으며, 그냥 팬이 아니라 일반 팬과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팬을 달아서 케이스 밖의 공기를 안으로 가져옵니다. 또 케이스 전면의 대부분을 강화유리 패널이 차지하지만, 하단 파워 공간에는 메쉬 패널을 장착해서 케이스 전면부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외부 공기가 유입되도록 고안했습니다.
디자인 완성도를 높여주는 설계는 또 있습니다. 전면과 좌측 패널에는 깔끔한 강화 유리와 하단 커버만 남겨두기 위해, USB 포트와 조작 버튼은 케이스 상단 우측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여기에는 시스템 조작에 꼭 필요한 LED와 버튼 외에도 고속 전송이 가능한 USB 3.2 타입 A를 비롯한 3개의 USB 포트와 2개의 3.5mm 오디오 포트가 있습니다. 또 기본 탑재된 쿨링팬의 LED를 켜고 끄는 버튼을 넣어 편의성을 높였고요. 좌측 강화유리 패널은 볼 캐치 방식으로 조립합니다. 유리 위에 구멍을 뚫지 않아 조립 중에 파손될 위험을 줄여주며, 장착과 탈착이 모두 자유롭습니다. 우측 패널은 일반적인 손나사로 고정합니다.
제품 박스
스티로폼과 보호 비닐을 사용한 포장
전면과 측면 강화 유리에 부착된 보호 비닐
앱코 U30 마린 케이스
크기 212x420x485mm의 미들타워 ATX 케이스입니다. ATX 메인보드가 들어간다는 걸 감안하면 크기는 특별히 크거나 작진 않고 지극히 평범합니다.
강화유리 패널이 방착된 케이스 전면
전면 하단에는 메쉬 그릴이 있어, 공기 흐름을 돕습니다. 전면이 완전히 막힌 것보다는 작게나마 흡입구가 있는 쪽이 쿨링에는 도움이 되겠지요.
좌측의 강화유리 패널
강화유리 패널이 케이스 좌측을 완전히 덮는 것이 아니라, 하단 커버가 밖으로 드러나는 형태입니다. 강화유리 패널과 하단 커버 중앙에는 앱코 로고가 있습니다.
우측 패널은 철판을 사용했습니다.
앞쪽에는 2개의 120mm 구경 팬을 장착하고, 거기에 맞춰 통풍구를 뚫어 외부 공기를 안으로 불어 넣습니다.
케이스 윗부분에는 자석 부착식 먼지 필터와 버튼, 포트, LED가 있습니다.
기본적인 전원 버튼과 리셋 버튼, 전원 LED와 디스크 액세스 LED, 2개의 USB 2.0 포트와 3.5mm 마이크/스피커 포트 외에도 USB 3.2 Gen1 포트와 LED On/Off 버튼이 있습니다.
상단 먼지 필터는 테두리에 자석이 있어, 붙이고 떼기가 쉽습니다.
뒷면입니다.
120mm 팬 1개가 기본 장착됐습니다.
7개의 확장 슬롯이 있습니다.
케이스 아래에 ATX 파워를 장착합니다. 안쪽에는 액세서리 박스도 보이네요.
바닥 부분입니다.
앞/뒤에 2개의 먼지 필터가 끼워져 있습니다.
앞쪽에는 120mm 팬이나 3.5인치 하드디스크를 장착합니다.
파워 쪽 통풍구입니다.
케이스 받침대입니다.
좌측 강화유리 패널입니다. 사진 우측 하단의 손잡이를 잡고 바깥쪽으로 당기면 분리됩니다.
아래쪽 돌기를 먼저 끼우고.
이 금속 핀을 프레임에 꽂아서 고정합니다.
강화유리 패널의 두께는 3mm입니다.
우측 패널입니다.
케이스 우측 팬에 맞춰서 부착된 먼지 필터.
큰 손잡이가 있습니다. 우측 패널의 고정은 2개의 손나사를 사용합니다.
패널의 두께는 0.6mm입니다.
내부 프레임의 두께도 0.6mm입니다.
액세서리 박스에는 한글 설명서, 조립용 나사, 선정리용 케이블 타이, 그래픽카드 지지대가 있습니다.
큰 보드도, 긴 카드도, 360mm 수냉도 전부 다
평범한 ATX 폼펙터의 미들타워 케이스지만 작정하고 수납력은 꽤 괜찮은 편입니다. 우선 미니 ITX부터 마이크로 ATX, ATX 폼펙터의 메인보드를 아무런 제한 없이 넣을 수 있고요. 측면 팬을 떼어낸다면 E-ATX 메인보드까지도 욕심낼 수 있습니다. 각각의 폼펙터 모서리를 따라 선정리 홀이 있으니 조립하기도 쉽습니다. 확장 슬롯은 ATX 폼펙터에 맞춰서 당연히 7개가 달려 있습니다. 그 중 1개만 재사용 가능한 슬롯 커버가 있으나, 그래픽카드의 위치는 정해져 있으니 크게 아쉽진 않고요. 무엇보다 400mm의 긴 확장 카드도 너끈히 소화해내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긴 카드는 필연적으로 무거울 수밖에 없는데 거기에 대한 대비도 충분합니다. 기본 제공하는 그래픽카드 지지대를 사용하면 그래픽카드와 슬롯 장착 부위의 부담은 한결 줄어듭니다.
CPU 쿨러는 높이 165mm까지 들어가니 평범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진짜는 수냉 라디에이터에 있습니다. 기본 탑재된 팬을 제거하지 않아도 케이스 상단에 360mm 길이의 라디에이터나 3개의 120mm 팬을 넣을 수 있거든요. 또 케이스 하단에도 최대 3개의 120mm 팬을 나눠서 장착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 상단과 하단에는 모두 부착과 탈착이 편리한 먼지 필터가 있어, 케이스 내부로 유입되는 먼지를 막고 청소하기도 쉽습니다. 하단 커버 안에는 2개의 3.5인치 드라이브나 1개의 2.5인치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2.5인치 드라이브의 수가 적다는 느낌은 있으나, 브라켓을 따로 사면 메인보드 트레이 뒤에 2개의 2.5인치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고요. 2.5인치 SSD는 무게가 가벼우니 선정리 공간에 대충 붙여놔도 큰 지장은 없습니다.
파워는 ATX 폼펙터를 지원합니다. 하단 커버 내부에는 415mm의 공간이 있으며 가장 앞에 120mm 쿨링팬을 장착하면 파워와 케이블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240mm로 줄어듭니다. 하지만 초대형 파워가 아닌 이상 그걸로도 충분합니다. 여기에선 150mm 길이의 모듈러 파워를 조립하고 그 앞에 하드디스크도 달았는데 파워에 선을 연결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우측 패널의 팬 2개와 뒷면의 팬 1개는 IDE 커넥터를 통해 하나로 연결됩니다. 커넥터에 붙어있는 설명대로 하얀색 파워 커넥터 뒷면에 4핀 IDE 케이블을 꽂으면 전원이 공급되고, 케이스 상단의 버튼을 사용해서 LED를 켜거나 끌 수 있습니다.
케이스 내부입니다.
미니 ITX, 마이크로 ATX, ATX 폼펙터 메인보드를 장착할 수 있으며, 우측 쿨링팬을 떼어내면 E-ATX 폼펙터 메인보드도 장착 가능합니다.
2개의 120mm 쿨링팬은 RGB LED가 달려 있고, 일반 쿨링팬과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기에 케이스 외부의 바람을 안으로 불어 넣어 줍니다.
케이스 상단에는 최대 360mm 크기의 수냉 라디에이터나 120mm 구경 팬 3개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 뒷면에도 120mm 구경의 RGB LED 팬이 있습니다. 이쪽은 정방향으로 회전해 케이스 내부의 공기를 밖으로 배출합니다.
ATX 폼펙터에 맞춰 7개의 확장 슬롯이 있습니다. 1개의 슬롯 커버는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하단 커버 아래에 파워와 스토리지를 장착합니다.
그래픽카드 지지대를 연결하는 받침대입니다. 그래픽카드의 길이에 맞춰서 위치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하단 커버 위에는 육각형 통풍구가 있어 공기 흐름을 돕습니다.
이제 반대편을 봅시다.
상단 패널의는 포트, 버튼, LED가 연결된 기판입니다.
우측 패널의 통풍구를 통해 외부 공기를 안으로 불어 넣어주는 2개의 쿨링팬입니다.
CPU 쿨러 장착을 위한 홀과 선정리용 구멍입니다.
메인보드 트레이 뒷면에는 2개의 2.5인치 SSD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장착용 브라켓을 따로 사면 여기에 고정할 수 있으나, SSD가 워낙 가벼운 부품이니 케이블 타이로 간단히 묶기만 해도 고정에는 문제가 없을 듯 합니다.
하단 커버 아래에 2개의 3.5인치 드라이브와 1개의 2.5인치 드라이브, ATX 파워를 장착합니다.
기본 탑재된 쿨링팬 3개의 전원과 LED가 함께 연결된 IDE 커넥터입니다.
파워의 4핀 몰렉스 IDE 커넥터를 오른쪽 하얀색 커넥터 끝에 연결하면 됩니다.
USB 3.2 Gen1 포트, USB 2.0 포트, 오디오, 전원/리셋 버튼, 전원/하드디스크 액세스 LED 커넥터입니다.
조립이 끝난 앱코 U30 마린 케이스입니다.
상단에 360mm 수냉 라디에이터를 장착했습니다.
165mm 높이의 CPU 쿨러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메인보드 모서리를 따라 뚫린 선정리 홀을 사용하면 깔끔하게 조립할 수 있습니다.
지지대가 있으니 무거운 그래픽카드가 휘는 걸 막아줍니다.
400mm의 확장 카드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카드의 길이에 맞춰서 지지대의 위치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반대편을 봅시다.
상단 선정리 홀을 사용해 전원 케이블과 수냉 쿨러의 케이블을 깔끔하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쿨링팬이 달린 케이스 전면의 선정리 공간.
메인보드 트레이 뒷면의 선정리 공간. 두꺼운 ATX 24핀 케이블도 간단하게 집어 넣을 수 있습니다.
하단 전면에는 120mm 쿨링팬이나 3.5인치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3.5인치/2.5인치 겸용 멀티 브라켓입니다. 한쪽에는 2.5인치 드라이브를.
다른 쪽에는 3.5인치 하드디스크를 고정합니다.
그리고 케이스 바닥에 고정합니다.
ATX 파워를 위한 공간입니다. 길이 150mm 짜리 파워라면 멀티 브라켓에 드라이브를 장착해도 간섭이 생기지 않습니다.
전원을 켠 앱코 U30 마린 시스템입니다.
3개의 기본 탑재된 쿨링팬과 상단 360mm 라디에이터.
앱코 U30 마린
전면과 좌측에 강화유리 패널을 장착하고, 그 두 패널 사이에서 기둥을 제거해 넓은 개방감을 확보한 파노라믹 디자인, 속칭 어항 케이스입니다. 우측 패널에는 2개의 120mm 팬을 장착하고 뒷면에는 1개의 120mm 팬이 기본 탑재됩니다. 케이스 상단에는 360mm 라디에이터를 조립할 수 있고, 상/하단 모두에 먼지 필터를 넣어 쿨링 성능을 확보하고 관리하기도 쉽습니다. 케이스 내부에는 ATX 폼펙터 메인모드와 파워를 넣을 수 있고, 최대 400mm 길이의 그래픽카드와 이를 지탱할 지지대도 제공합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4만 원이 채 되지 않으니 매우 저렴한 편이죠. 디자인, 쿨링, 확장성, 가격까지 좋은 케이스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으니 현재 다나와 케이스 카테고리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한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