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Meta Quest Pro: 현존하는 가장 진화한 최신 Meta VR 헤드셋 | Meta 스토어 | Meta 스토어
메타 퀘스트 프로입니다.
프로세서 | 퀄컴 스냅드래곤 XR2+ Gen 1 |
디스플레이 | Dual 1800x1920 90Hz Mini-LED |
메모리 | 256GB |
RAM | 12GB |
운영체제 | 안드로이드 10 |
무게 | 722g |
배터리 | 5000mAh |
가격 | ₩1,449,850 |
(구)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면서까지 메타버스에 올인을 천명한 후 발매한 첫 HMD 제품입니다.
HMD가 메타버스의 관문이 되어줄지에 대해서는 무척 회의적이지만, 어쨋든 메타버스에 관심은 있기에 "플래그쉽 제품인데 뭔가 가능성은 보여주지 않을까?" 싶어 정가도 인하됐겠다 한번 구입해 봤습니다.
VR에 관심이 있으시면 이 제품에 대해서 화질이 어떻느니, 시야각이 어떻느니 같은 "게이밍 기기로서 어떠한가"에 대한 후기들을 많이 보셨을텐데요, 그래서 이 글에서는 게임 외적인 면에서 잡다한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설치
먼저 충전 스테이션을 설치해야 합니다. VR 제품들을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상시 놓을 장소 찾기부터가 스트레스입니다. 잘 생각해두지 않으면 본체와 컨트롤러 2개가 방에 굴러다니게 됩니다. 메타 퀘스트 프로의 충전 스테이션는 컨트롤러 2개를 붙여서 가운데에 놓는 식이라 그마나 자리를 최대한 덜 먹게 도와줍니다.
메타 공홈에서 주문하면 한국 220V용 전원 어댑터(NOT EU 플러그) 를 주니 이 부분은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단 길쭉한 모양이라 멀티탭에 끼우기 머리아픕니다. (저 모양 법으로 금지해야 함)
착용감
뒷통수가 받혀주고, 이마에 무게가 집중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오래 쓰고 있으면 이마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많은 후기들이 '무게 배분을 잘 해서 괜찮아요~' 라고 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군대에서 썼던 방탄모처럼 처음 쓸 때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오래 쓰고 있으면 천천히 피로감이 쌓이게 됩니다. (이마빡에 집중적으로)
다른 HMD와 달리 착용 편의를 위해서 눈 주변에 차폐물이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VR을 장시간 사용하면 눈에 습기가 차서 괴로운데 메타 퀘스트 프로는 그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다고 사용중에 크게 거슬리지도 않아요.
패스스루
해상도가 낮고 노이즈가 있어서 모니터나 인쇄물의 글자를 인식하기가 어려운 수준입니다. 그리고 이게 스샷으로는 표현이 잘 안 되는데, 화면에 끊임 없는 왜곡이 발생합니다. (모니터 상단을 보면 왜곡이 있는데, 이런게 화면 전반에 지속적으로 발생합니다) 그래서 오래 보고 있으면 어지럽지요. 메타 퀘스트 프로로 본격적인 AR은 무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소프트웨어
참고로 메타 퀘스트 원격 데스크탑도 지금은 베타라 그런지 모니터 하나밖에 못 띄웁니다. 이걸 어따 써 먹어....
뭐 당연하다만 브라우저도 띄울 수 있습니다. VR 안에서 브라우저를 써야 하는 상황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쓸 수 있습니다. 주소를 입력하려고 하면 키보드가 뜨는데 당연히 컨트롤러로 조준해서 버튼 하나 하나씩 눌러가면서 타이핑해야 합니다. 뭘 기대했습니까 휴먼. 난이도 면에서 독수리 타법과 비교가 되지 않는 꼬챙이 타법을 연마하십시오.
스팀VR을 통해 게임을 하려면 메타 퀘스트 UI -> 에어링크 UI -> 스팀VR UI 로 이어지는 총 3가지의 UX에 적응해야 합니다. 레이어가 다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쳐도, 곱씹어 보면 이게 최선인가 싶은 생각을 버릴 수가 없지요. 또 에어링크(가운데)에서는 컨트롤러가 기본값으로 손 모양으로 표시되는 기괴한 UI 철학을 보여줍니다.
요약하면 소프트웨어적인 면에서 메타 퀘스트2에 비해서 프로가 딱히 나은 점이 없습니다. 가격이 3배인데
기타 대환장 버그들
- 사용 중인데 종종 지 멋대로 슬립을 해버립니다. 아예 깨어나지도 않아서 무척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이마빡 어딘가에 있는 센서가 머리카락 때문에 오작동을 해서 그런다고 합니다. 앞 머리카락을 쓸어주면 깨어납니다.
- 가끔 컨트롤러가 무슨 짓을 해도 인식이 안 되는 증상이 있습니다. 그것도 둘 중 한개만 그럽니다. 껐다 다시 켜면 됩니다.
- 에어 링크를 사용하면 렌즈 오른쪽에 왜곡이 생기는 황당한 증상이 있습니다. AMD 그래픽카드와 네트워크 문제가 만나서 생기는 문제라고 추측들을 하더군요.
- 처음 부팅하면 스킵 불가능의 강제 튜토리얼을 시작하는데, 시스템 업데이트도 강제로 시작되면서 컨트롤 불가 상태에 빠집니다. 하하
소감
메타는 많은 노력을 하는 듯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과제와 관련한 성과가 눈물날 정도로 적습니다. 예를 들어 여전히 대부분의 UI는 마치 PC나 스마트폰에서 볼법한 창(window) 중심의 조작법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머리에 무거운 HMD를 뒤집어 쓰는 댓가로 시야를 360도 무한의 공간으로 가져왔는데도 말이죠. 조그만한 버튼을 컨트롤러로 힘겹게 조준해서 누르는 행위는 결코 편하지 않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PC나 스마트폰으로 하면 훨씬 편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왜 굳이 VR 안에서 이렇게 힘들게 해야 합니까?
가상공간에 띄운 기글 페이지를 보고 뿜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