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크홈님께서 단돈 5000원(택배비 포함) 에 보내주신 대단한 cpu 팬티엄(고성능의 대명사)G3220과 보드셋을 받았습니다.
서비스로 고성능 선풍기까지 주시다니 감사하기 이를데가 없군요. 보드는 17*19cm 규격이라 쓸모가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인텔의 혐오스러운 상술을 볼 수 있습니다. 하스웰부터 i3라인 이하에 구리심이 빠졌었죠.
놀랍게도 집구석 어딘가에 쿨러는 망가져서 내다버리고 남겨둔 구리심 방열판이 있었습니다.. 근데 인텔 구리심 쿨러는 말이 구리심이지 구리가 반절도 안 차있고 그나마도 얇은 컵처럼 성형되어있습니다. 구리심이 아니라 구리컵이에요.
여기서 인텔의 저열하고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만행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위는 2세대 쿨러고 밑은 775소켓 쿨러입니다. 점점 야금야금 줄어드는 꼴을 보세요. 10세대 검정 쿨러나 12세대 최신 쿨러는 안 까봐서 모르겠지만 안봐도 비디오일 것 같습니다.
여튼 고성능 선풍기에서 초고성능 선풍기로 업그레이드 완료.
엄청난 색상조합의 사이버펑크 ECS 바이오스가 환영해줍니다. alc662가 오래돼서 그런지 사운드 드라이버를 수동으로 설치해줘야 했지만 모든 기능이 다 완벽히 작동합니다. 이 보드는 이제 제껍니다. 제 마음대로 팔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하스웰 cpu가 필요했던 건 이 보드 때문입니다.
분리수거장에서 득템했는데 핀이 대여섯 개가 구부러져 있더군요. 커터칼로 살살 피다가 마지막 핀을 부러트려 버렸습니다.
이런 구형 보드를 돈 주고 소켓을 갈기도 그렇고 집에서 DIY 교체하기엔 능력이 없고 그냥 버리기엔 또 아까운 정도의 보드인데(저는 메인컴에도 Z보드를 써본적이 없어서 버리기엔 눈물이 납니다) cpu도 없고 해서 그냥 처박아 뒀었는데... 하스웰 cpu가 생긴 김에 뭐라도 해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핀이 하나 부러졌다고 해서 무조건 절망에 빠져서 보드를 내다버리고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소켓의 절반쯤은 접지나 전원이나 예비 핀이거든요.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1150 소켓 데이터시트를 찾아봤습니다.
122페이지쯤에 핀맵이 있었습니다.
부러진 핀 위치를 찾느라 눈알이 빠질 뻔했지만 AK21이라는걸 알아냈습니다. 이 핀이 VSS(접지)나 RSVD(예약) 핀이면 아무 이상 없고, VCC(+전원)핀이여도 몇개 없어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겁니다.
허걱
납땜도구 추천해주세요...
이렇게 SM_DRAMPWROK가 뭔진 잘 모르겠지만 DRAM, PWR, OK란 단어가 있으니 메모리가 작동을 하지 않을 확률이 95%쯤 될거라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8년 지난 보드를 돈주고 수리맡기기도 그렇고 골치를 썩히고 있던 차에 검은동네에서 7년 전의 선구자가 쓰신 완전 신박한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https://coolenjoy.net/bbs/36/4502?device=pc
타 커뮤니티 링크를 걸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유용했던 글이니까 걸어두겠습니다. 문제될 시 수정하겠습니다.
보자마자 무릎을 탁 치게 되더군요. 바로 빵끈을 가져왔습니다.
"넣을게"
잘 넣었습니다. 진짜 빵끈 두께가 소켓 핀홀 크기랑 딱 맞더라고요.
결국 해냈습니다!
3, 4번 다 정상작동하고 MEMTEST 돌려봐도 정상이더라고요.
한번 cpu를 눌러서 넣으면 철사가 단단히 고정돼서 분리후 다시 장착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여러분 보드 핀이 부러지면 빵끈을 넣으십시오.
안 그래도 컴퓨터 애호가들의 오랜 친구였지만 이런 것까지 할 수 있다니 정말 아낌없는 나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 메인보드는 죽지도 못하고 생을 이어가게 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