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는 내가 어떻게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컴퓨터를 살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코로나19가 한풀 꺾이기 시작하면서 그래픽카드의 새 세대가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AMD의 RADEON 6000시리즈와 nVidia의 RTX 3000 시리즈가 그것이죠. 한때는 그러한 그래픽카드가 다른 나라에서 파는 가격보다 많이 비싸게 들어와서 욕을 먹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그 가격 이야기를 하면 주식이 몇달간 튀김만두였냐는 소리를 듣기 마련이죠.
카메라, 오디오, 낚시 의 3대 집안 기둥뽑아먹는 취미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가격이었던 시절은 지나갔어도 아직 PC 게이밍을 한다는 것은 많이 망설여지는 가격대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이런 상황을 이용해서 구매 후 더 높은 가격에 중고시장에 팔아넘기려는 사람이 많아지기도 하여 더더욱 신품 구매는 어려워졌습니다. 그리고 구매한다고 함부로 바꿀 수도 없을 정도로 그래픽카드 가격 변동이 아직도 심하니 말이죠.
이번주 초에 저는 굳은 결심을 했습니다. 이렇게 살 바에야 3080Ti를 사고야 말겠다. 이미 출시한지 오래 되었고 가격은 감소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이번주 초에는 원자재 관련 뉴스가 계속 떴습니다. 이러다가 30 시리즈와는 연이 없을 것 같기도 했고, 갑작스럽게 10시리즈를 뺏기게 되기도 했고요. 이런 시점에 출시가 대비 상승률이 적고, 구할 수 있는 사양 중에서 제일 좋은 사양의 제품이라면 적어도 이 제품으로 실망하지는 않겠지요. 그런 이유로 3080Ti를 구매했습니다.
구매하고 나니 갑자기 휘리릭 하고 뭔가를 던져주고 갔습니다.
참 이쁘군요. FE 구매하겠다고 설친 지난날의 제가 부끄럽습니다. 뭐. 어쩔 수 없지요. 못살 것이었습니다. 열번이고 스무번이고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는 돌아보지 말랬다고. FE가 이쁘긴 한데 살 수가 없으니까요.
박스 밑에는 이엠텍 공식 쇼핑몰을 마음껏 이용해 주세요! 와 교환 신청서가 들어있습니다.
뒷면에 쓰여있는 내용이야 뭐 뻔한 내용입니다만. 쓰여있으니 찍었습니다.
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브라켓과 설치 가이드, 완충재와 그래픽카드가 전부입니다. 저가형 모델이니까 뭐 추가적으로 손잡이 같은건 안챙겨주겠다만은 그래도 원가 기준 1300불(TAX Incl) 가까이 하는 놈인데... 싶었습니다.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브라켓이 뭔가 했는데,
이겁니다.
서포트 브라켓이라고, 큰 카드에 의해 보드가 휘는 것을 막아준다고 합니다. 저 브라켓을 지원하는 컴퓨터 케이스에 장착해야 합니다.
저는 이거보다 큰 케이스를 쓰면서도 한번도 우그러진적이 없기 때문에 장착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그래픽카드는 영롱하고 단순합니다. 어찌 보면 2슬롯에 8핀 2개이니까 오히려 메리트가 있는 제품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완중재를 딸깍 소리나게 열면 비닐에 쌓인 그래픽카드가 드러납니다.
요즈음 그래픽카드를 사면 맨 먼저 해야 하는 작업이 있습니다. 바로 골드핑거 찍기입니다.
골드핑거 상태가 영... 큰 기스가 몇개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만.
생산된지 대충 36일정도 되었군요. 대충 배타고 오고 그런거 보면 그냥 테스트를 과격하게 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이엠텍이 잘 해주겠죠 뭐.
이제 이 구성을 버리고,
유저벤치마크 기준 1만 4천 퍼센트. 약 140배 정도 성능이 높은 그래픽카드를 장착하겠습니다.
잘 연결을 해줍니다. 보면 285mm 정도에 110mm 정도에 2.2슬롯 두께인걸 확인 가능합니다. 사실상 레퍼런스 카드죠.
사양상 변화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CPU가 이전과 그대로이기 때문이죠. 사실 그대로인 이유는 이전과 비교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베가를 쓰던 저와의 대결이라던가.
그 이전의 저와의 대결 말이죠. 네. 그나저나 1070도 정말 오래 썼네요. 17년이라니.
파스 그래픽 점수는 42K.
과거의 편린들입니다. CPU 오버 설정, 램 오버 설정은 똑같습니다. 바이오스만 다르죠.
타스 그래픽 점수는 18.4K입니다. 3080Ti치고는 낮은데 뭐 상관 없습니다. 발열이 엄청 착하거든요. 소비전력도 300와트 대입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뭐 그렇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그래픽이 세배 정도 올랐네요.
그리고 저는 여기서 제 시스템이 구성된지 만으로 4년이 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다시 인텔로 넘어가야겠네요.
그리고 글카 바꾸고 깜빡하고 DDU를 안돌려서...
블루스크린 마무리로 끝났습니다.
각자 쓰는 환경마다 요구되는 사양이 다르고, 저는 그 중에서도 매우 특이한 편입니다. 4K 120hz TV와 1440p 100Hz 21:9 모니터와 1080p60hz 모니터가 연결되죠. 간혹 레이싱휠을, 간혹 플라이트 스틱을, 간혹 그림을, 간혹 또 게임패드를, 간혹 VR을 연결합니다. 무척이나 버라이어티한 생활습관과 어떻게든 수많은 기기가 연결되고 그것을 매끄럽게 해 줘야 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저는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투자 금액 대비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게 말이죠.
3090과 한 끗 차이.. 도 아니죠. 18광땡과 38광땡 정도 차이밖에 안나는 현존 최강의 그래픽카드니까요. 그리고 DDR4는 아직 현역이니까요. 아직 느리지 않은 컴퓨터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업그레이드를 했습니다. 심지어는 그 덕택에 몇년은 더 버틸 수 있을 것이고, 나중에 CPU를 업그레이드 하더라도 그래픽은 계속 유지할 수 있겠죠.
.....게임을 실제로 틀 때까지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배틀필드 2042. 50프레임대가 나오더라고요. 이게 무슨일인가 해서 그래프를 봤더니 GPU가 2% 정도 놀고 있더군요. 퍼센티지로 볼 때는 병목은 아닙니다. GPU 사양을 다 끌어내는데는 문제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5년 전 CPU라는 점을 생각하면 확실히 병목에 가깝습니다. 거의 Q6600을 1080Ti와 같이 쓰는 느낌인 것이죠.
(출처: https://www.tomshardware.com/reviews/cpu-hierarchy,4312.html)
그리고 전 5600X에 3090 물린게 초당 156프레임이 나올때 같은 사양에서 1800X가 초당 99프레임이 나온다는 자료를 보았습니다. 99퍼센타일에서는 초당 109프레임 vs 초당 72프레임이고요.
게다가 제가 저기 쓰인 테스트 사양과 매우 흡사한 사양으로 현재 사용 중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렇단 이야기는.
이제는 슬슬 바꿀때가 되었습니다. DDR5는 역시 나오자마자 사야죠. DDR4랑은 이제 빠빠이해야겠습니다.
어디서 B550 보드를 구하긴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동생에게 넘겨준게 많이 아쉽네요.
17년부터 고생한 1070-1700 친구를 슬슬 놔줘야겠습니다.
라이젠 1세대가 벌써 그만큼 구세대 CPU로 되었다는거네요
참 세월 빠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