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서두를 VR의 역사로 잡기에는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VR은 지난 이십년간 단순히 3D 스테레오스코픽 영상 출력이란 개념을 넘어, 가상에서의 몰입형 현실 체험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경향성을 간단하게만 잡고 넘어가겠습니다. 

가상 현실에 대한 몰입이 드디어 성공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이고, 2017년 오큘러스 GO와 2019년 오큘러스 리프트 S로 이어집니다. 2019년 나온 오큘러스 퀘스트 1이 이러한 가상현실 몰입형 체험에 대해 신개념을 제시했고, 그를 더욱 저렴하게 만들어 현재 그 개념을 보급하고 있는 오큘러스 퀘스트2가 2020년 10월 나오게 되었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가 나온지 5년이자 오큘러스 퀘스트 2가 나온지 1년. VR 시장은 드디어 일반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으며, 큰 부담 없이 입문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게임들이 나왔고 평가를 받았습니다. 명작으로 분류될만한 컨텐츠들도 많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퀘스트 2는 단독으로도 사용 가능하고, PC에 연결해서 HMD로 쓸 수도 있습니다. 

 

이후 2021년 7월 21일, 퀘스트 2 출시 후 페이스북은 지금까지 오큘러스2로 인해 발생한 피부 자극을 인정하고, 안전한 사용을 위해 실리콘 덮개를 제공하면서 추후에 128GB 버전에서는 이 덮개가 포함되어 출시될 것이라고 예고하였습니다. 

 

며칠 뒤 128GB 버전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주된 개선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안면 패드의 알러지 발생을 막기 위해 실리콘 가드너 추가 포함 

- 기본 버전의 용량 증대 (64기가 -> 128기가. 64기가 단종)

 

무게도, 성능도, 어떠한 것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실리콘 커버와 용량이 추가되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64기가 저장용량이 늘었죠. 정말 큰 차이가 있을까요? 하여 64기가를 환불하고 지르게 되었습니다. 

 

불어로 된 경고문구와 KCC 인증마크와 바코드가 붙어있습니다. 

 

 

박스 한켠에는 128GB라는 표시가 선명합니다. 또한 "얼굴 패드에 사용하는 실리콘 커버"가 박스 안에 들어있다고 써 있군요. 

비닐을 제거하고 겉 포장지를 제거하면 오큘러스 로고가 새겨진 박스가 나타납니다. 

열면 헤드셋, 컨트롤러 두개, 오큘러스 로고가 새겨진 박스, 안경 사용자를 위한 추가 고정대, 실리콘 커버와 본 기기가 들어있습니다. 

 

박스 안에는 보증서와 케이블, 충전기가 들어있습니다. 오큘러스 퀘스트 2는 5V 2A까지의 충전을 받습니다. 

 

안쪽에는 스펀지 비스무리한 재질로 된 패드와 절대로 태양광을 렌즈에 쬐지 마세요. 절대로 액상 크리너를 사용하지 마세요 라는 경고문구가 있습니다. 

IPD 수치로, 동공과 동공 사이 거리를 이야기합니다. 이 수치를 사람에 맞춰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리콘 커버는 이렇게 안면 크기에 맞추어 헤드셋 안면 부위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뜯어서 이렇게 착용시키면 됩니다. 하지만 착용시 땀이 매우 많이 나게 됩니다. 

컨트롤러의 배터리 고정 비닐을 제거하는 사진입니다. 컨트롤러는 1개의 AA 배터리를 사용합니다.

 

기기를 꺼내서 몇가지 서드 파티 악세서리를 같이 붙여놨습니다. 너클 그립 홀더, TPU 헤드홀더, 안면패드(서드 파티). 이 이상의 악세서리를 산다고 해도 더 좋은 경험을 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애초에 완성도가 매우 높은 기기이므로, 이 정도 이외에 악세서리는 보통 사용하지 않습니다. 

 

자세한 기능(Air link, 화질 등)은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어짜피 다른 곳에 설명이 많이 나와있고요. 애초에 오큘러스 사이트에서 설명해주니까요. 사용에 대한 평가만 따로 적도록 하겠습니다. 

 

오큘러스에서 해본 게임들 사용자 경험

 

- Township Tale : PC에서 무료고, 오큘러스에서 하여면 만천원을 내야 하는 게임입니다. 마을을 운영하고, 적을 없애고,  포션을 만들고 무기를 만들고 하는 게임이에요. 꼭 땀이 차서 못합니다. 하다보면 몇시간이고 후딱 지나갑니다.

다만 역시 퀘스트 버전이 약간 그래픽이 아쉽습니다. 좀 더 데일리하게 하기는 좋습니다. 

 

 

- Eleven Table Tennis : 제가 요즈음 팔이 아픈 최고의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거만 세시간은 거뜬히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배터리가 없어서 두시간밖에 못하지만요. 이걸 하고 나면 탁구채 그립을 사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PC와 그래픽이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 비트 세이버, 하프라이프 알릭스, 제로칼리버, 파블로브, H3, 아리조나 선샤인 등 매우 좋은 게임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튜브 VR이나 넷플릭스 같이 가상 영상 경험을 추가해주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스카이박스 VR같은 본래 갖고 있던 VR 영상을 재생해주는 어플리케이션 또한 있습니다. 뭔가 설명 보다는 역시 겪어보는 편이 좋을 것 같네요. 지금만큼 입문하기 좋은 때가 없을 것 같습니다.

 

64GB 사용시와 비교하여 128GB

- 모기장 현상이 약간 심함. 어지러움이 있음.  : 패널별 뽑기 차이라고 합니다만, 특유의 모기장 현상(픽셀과 픽셀 사이 검은 줄이 보이는 현상)이 제가 써본 64GB 대비 약간 심한 편입니다. 뽑기를 잘 하면 없다고 하니 운이 좋기를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 게임을 더 많이 넣을 수 있고, 가격은 똑같음 : 가장 중요한게 용량은 상승하면서 가격은 오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용량 자체가 그렇게 상관이 있지는 않습니다. 오큘러스용 스탠드얼론 게임들이 용량이 큰게 아니거든요. 대략 한 5개 게임 설치가 가능하던게 11개 정도 설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 과거부터 유명한 게임들을 보면 Beat Saber(643MB), Pistol Whip(1.8GB), Echo VR(650MB), Rec Room(1.7GB), 및 SUPERHOT(1.96GB)는 저장 공간의 작은 부분만 차지합니다. 반면에 요즘 출시된 게임들을 보면 Star Wars : Tales From the Galaxy's Edge(5.69GB), Walking Dead: Saints & Sinners (11.9GB), Myst(9GB) 입니다. 이는 DLC나 사용자 지정 컨텐츠를 얼마나 받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평균적으로는 128GB 모델에 30여개의 게임을 편안하게 넣을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매우 대부분의 사용자의 경우 한 번에 30개 이상의 활성 게임을 헤드셋에 보관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 외의 점은 64기가와 똑같으며, 저는 64기가가 더 저렴하다면 64기가를 사고 싶습니다. 그렇게 다르지 않네요. 

 

오큘러스 퀘스트 자체의 장점 

- 컴퓨터에 연결 가능한 최고 가성비의 HMD임 : 6축 센서도 달려있고, UI도 사용하기 편하고, 스피커도 달려있죠. 머리에 장착하는 디스플레이만으로서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합니다. 심지어 무선 연결도 되고, 키보드 인식도 할 수 있어요. 

- 용량이 작아도 상관이 없음 : 위에도 썼지만 오큘러스용 스탠드얼론 컨텐츠들의 용량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화질이 좋은 게임을 하겠다! 한다면 컴퓨터에 연결해서 하거든요 애초에. 오큘러스의 모바일AP 사양 때문에 컨텐츠 용량이 줄어든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되었습니다. 

 

오큘러스 퀘스트 자체의 단점 

- 땀이 많이 나고,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음. : 서드 파티 악세사리 중 개선 가능한 악세서리가 몇개 있습니다만 별로 좋지 않습니다. 

- 배터리가 부족함 : 2시간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한 게임들이 많습니다. 유선으로도 게임이 가능하긴 합니다만 역시 제한되죠. 

- 기본으로 제공되는 고정밴드가 잘 고정되지 않음. :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 보면 어느새 눈과 초점이 맞지 않습니다. 벗겨져서요. 

- 용량 확장이 불가능함 : 위에 128기가로도 가능하다고 써놓기는 했지만 스위치처럼 MicroSD를 통한 용량 확장이 지원되지 않는 점은 약간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컨텐츠(영상, 영화)등을 저장하겠다면 부족하니까요. 

 

총평 : 최고의 가성비, 최고의 기기

 

가격대비 최선의 선택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냈고, 그 제품을 개선함으로서 더욱 앞으로 나섰습니다. 추후 출시될 퀘스트2 프로나 퀘스트2 플러스가 기대되긴 하지만 그것이 출시될 이후에도, 애초에 당분간 입문기, 보급기로서 최상 최고의 스펙을 갖고 있습니다. PC가 좋지 않더라도 오큘러스 퀘스트만으로 게임이 가능하고, 그래픽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추후 PC를 구매하던가 더 좋은 사양의 오큘러스가 나왔을때 넘어가면 되니까요. 현 세태에 맞는 최고의 VR 입문기기이자 최고의 VR 보급기기이며, 최고의 VR 체험기기일것 같습니다. 

 

 최신게임에 대한 입문이 그래픽카드 품귀 및 부품 품귀로 인하여 어려워진 요즘에 살 수 있는 최고의 플랫폼 디바이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플스5나 엑스박스와는 다르게 말이죠. 영향력과 장단점은 닌텐도 스위치와 매우 흡사합니다. 다만 이쪽의 경우에는 VR HMD로서도 최고의 가성비를 지닌 제품이기 때문에 닌텐도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습니다. 또한 애초에 시장이 겹치지도 않고요. 다만 가격은 $299로 똑같군요. PC에서 할 수 없는 게임을 할 수 있고, 운동도 가능하며, 새로운 컨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한번쯤 접해볼 VR이라면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부터 당분간은 최고의 기기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