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부품 벤치마크나 테스트라는 말은 거창하지만 그 일은 그리 대단하지 않습니다. 우선 혁신적이면서도 창의적이거나 아니면 남들 다 하는 뻔한(우리는 이것을 '효율적인'이라고 부릅니다) 테스트할 방법을 찾아낸 후, 테스트할 부품을 장착하고 테스트할 프로그램을 실행합니다. 이렇게 끝난다면 정말 간단하지만, 이걸로 끝나지 않아도 아주 복잡하진 않습니다. 그저 귀찮을 뿐이죠. 정상이라고 부를만한 결과나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어디가 문제인지 찾기 위해 재설치를 하거나 포맷을 해 보고, 다른 부품으로 바꿔가는 노가다를 계속해서 반복해야 합니다. 언제까지요? 당연히 결론이 날 때까지 해야죠.
당연히 불편하고 귀찮으며 번거로운 과정입니다. 이 부정적인 감정을 최소화하려면 보다 효율적인 장비가 필요합니다. 그 종류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케이스에선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를 비롯한 핵심 부품들이 그대로 드러난 속칭 '테스트베드' 케이스가 등장합니다. 부품을 충격과 먼지에서 보호한다는 컴퓨터 케이스 본연의 역할과는 동떨어져 있으며 튜닝 케이스처럼 예쁜 것도 아니지만, 주요 부품을 빠르게 교체하고 작동 중 이상은 없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나 평범한 게이머라면 저런 걸 왜 쓰냐며 쳐다보지도 않겠지만, 벤치마크와 테스트를 업으로 삼은 환경에서는 꼭 필요한 제품이지요.
바로 이게 문제입니다. 저는 일 때문에 이런 케이스가 필요하지만, 이건 전혀 대중적인 제품이 아닙니다. 그래서 테스트베드 케이스를 취급하는 회사들이나 제품들은 거의 멸종하다시피 했고, 그나마 얼마 남아있지 않은 몇몇 제품들의 가격도 절대로 친절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든 싸구려 제품의 고향땅인 중국에서 해외 구매를 해 봤지만 그것도 썩 저렴하진 않더군요. 우선 바다 건너 한국땅까지 와야 하니 배송료가 만만찮게 들고요. 그렇게 힘들게 사서 100% 만족스러운 제품이였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만약 중국 제품이 싸고 좋았다면 '대륙의 실수'라는 이름이 붙으며 소문이 나고 가격이 뛰었겠죠.
표준이랄 것도 없다. 중국 ATX 테스트베드 케이스 https://gigglehd.com/gg/5646006 65,000원+배송료
표준을 무시한다. 중국 ATX 케이스 https://gigglehd.com/gg/5326098 32,000원+배송료
그래서 마음에 쏙 들지도 않는 물건에 배송료까지 붙이느니, 그 돈이면 그냥 한국에서 사는 게 낫겠다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처음에 테스트베드 케이스를 접했을 때는 CPU, 그래픽카드, 메인보드를 교체하기 쉬운 제품이면 된다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조건이 하나 더 늘었네요. 360mm 라디에이터의 일체형 수랭 쿨러가 달려야 합니다. 인텔 로켓레이크에서 CPU 발열이 부쩍 늘어나 공랭 쿨러로는 감당하기가 힘들어졌을 뿐더러, 일체형 수랭 쿨러의 가격이 저렴해지고 성능은 괜찮다보니 이제 테스트 시스템의 기본 조건이 됐거든요. 지금 쓰는 중국산 테스트베드 대신 새 케이스를 사려는 이유도 수랭 쿨러를 달기 위해서입니다.
앞서 말한대로 국내에서 테스트 베드라고 부를만한 케이스는 많지 않습니다. 다나와는 테스트베드를 오픈형 케이스로 분류하는데, 알루미늄 프레임에 강화유리 패널을 붙여두고 빈 틈이 상당히 많은 튜닝 케이스와 프로파일 몇 개가 전부인 채굴 케이스가 대부분을 차지하지요. 그 극과 극 사이에서 정말 테스트베드라 부를만한 케이스를 찾다보면 투렉스의 제품이 은근히 많이 나옵니다. 좀 구형이라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한국에서 판매하는 테스트 베드 케이스 치고는 가격도 비싼 편은 아닙니다. 아크릴을 직접 가공해 케이스를 만드는 곳이라 그런가, 테스트베드같은 틈새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던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투렉스의 테스트베드 케이스는 가장 저렴한 것이 25,470원의 DOMA-F1 입니다. 하지만 수랭 쿨러를 지원하지 않아서 제외하고요. 일체형 수랭 쿨러가 달리는 ATX 케이스 중 가장 저렴한 건 DOMA F1 BOOSTER고 34,580원입니다. 하지만 결국 산 건 52,600원 짜리 투렉스 DOMA A5 WATERCOOLER였는데요. 기본적인 디자인은 DOMA F1 BOOSTER와 비슷하지만 재질이 알루미늄이라 더 튼튼해 보였고, 철제 손잡이가 달려 있어 운반이 쉬울 것 같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직접 써 보니 이것도 100% 완벽한 물건은 절대로 아니지만, 그래도 마찬가지로 부족한 물건을 중국에서 직구해 오는 것보다 속은 편합니다.
제품명 | 투렉스 DOMA A5 WATERCOOLER |
메인보드 | 풀 사이즈 ATX/M-ATX/미니 ITX |
파워 | ATX, 길이 무제한 |
그래픽카드 | 두께/길이 무제한 |
CPU 쿨러 | 공랭 쿨러 두께/높이 무제한, 수랭 쿨러 길이/높이도 무제한 |
스토리지 |
기본: 3.5인치 1개, 2.5인치 2개 추가 브라켓: 3.5인치 3개나 2.5인치 6개 |
확장 슬롯 | 7개. 지지대는 1개만 제공 |
기능 | 파워 버튼, 리셋 버튼, 전원 LED, 디스크 액세스 LED |
크기 | 458x284x37mm |
참고 | http://prod.danawa.com/info/?pcode=13518143 |
가격 | 52,600원(2021년 6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
구입 전에 검색을 좀 해 보니, 이 케이스는 그래픽카드를 지탱하는 철제 막대를 1개밖에 안 줍니다. 요새 하이엔드 그래픽카드가 사실상 트리플 슬롯임을 감안하면 막대 2개는 써야죠. 다행이도 투렉스 공식 사이트에서 납득할만한 가격에 판매는 하는데, 거기에선 네이버 ID로 로그인을 붙여놓고 사이트 관리를 안해서 그런가 정작 로그인이 안 되더라고요. 결국엔 회원 가입을 했습니다.
도마 A5의 박스입니다. 케이스 구조상 박스가 커야 할 이유가 전혀 없지요.
액세서리 박스와 뽁뽁이 봉투가 나옵니다.
뽁뽁이 봉투 안에는 케이스의 본체나 다름없는 알루미늄 패널이 들어 있습니다.
설명서의 경우 친절하게 써놓긴 했는데, 도대체 뭐부터 만들라는 건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 설명서 하나로 베이직 모델과 워터쿨러 모델을 다 조립해야 하거든요? 사실 워터쿨러 모델이라고 해봤자 베이직 모델에 구성품을 더 넣어준 것일 뿐이고요. 그런데 워터쿨러 모델에서는 쓸모 없는 부품들이 많이 남아서 더더욱 헷갈립니다.
크기는 대충 458x284mm 쯤 되겠죠?
회원 가입이라는 난관을 뚫고 구입한 추가 구성품들입니다. 전원 버튼만 쓸 일이 있어서 모듈을 사고, 그래픽카드를 지탱할 막대도 2개를 더 샀습니다. 이래서 지지대가 총 3개가 됐는데.. 나중에 쓰겠지만 별 의미가 없네요. 괜히 기본 구성품에 하나만 넣어주는 게 아니었습니다.
손잡이와 받침대, 그리고 보호 필름을 붙여둔 아크릴 패널.
투명 아크릴들. 제품 사진 찍기 가장 짜증나는 게 투명색, 그 다음으로 짜증나는 게 흰색이죠!
나사와 그래픽카드 지지대, 전원 버튼 모듈 등이 나옵니다. 나사는 종류별로 따로 담아놓긴 했는데, 정작 그 봉투에 넣어둔 나사의 이름이 뭔지를 안 써뒀습니다. 그래서 비슷비슷하게 생긴 나사를 보면서 도대체 뭘 어디에 쓰는건지 추리하는 귀찮음이 있습니다. 나사 봉투에 따로 담아주긴 해도, 거기에 부품 이름 스티커를 붙이는 친절함까지는 없네요.
설명서를 보면 나사마다 이름은 다 붙여놨습니다. 그런데 봉투에 이름을 써두지 않았네요. 그럼 어떤 나사가 몇 개 있는지라도 써줬으면 갯수를 새가면서 확인했을 텐데 그것도 아닙니다. 컴퓨터 처음 조립하는 분들이 이 케이스를 쓸 일은 없겠지만, 어떤 게 메인보드용 나사고 하드디스크 나사인지 감이 없는 분들에게는 추천 못하겠네요.
저 문구에 대한 소감은 생략하겠습니다.
아크릴이 찍히거나 깨진 곳이 있지만 귀찮으니 넘어갑시다.
보호 비닐을 싹 벗겨줍니다. 간혹 전자제품을 사서 보호 비닐을 안 떼고 쓰는 사람을 보면 그 때마다 숨이 턱턱 막혀오더라고요.
가장 얇은 아크릴 패널은 3mm.
두꺼운 패널은 한 5mm 쯤 될까요? 두께 잴 때마다 영점 맞추기가 너무 귀찮습니다. 저기서 더 조였다가 아크릴이 쪼개지기라도 하면 안될까봐 대충 잽니다.
알루미늄 패널의 두께도 3mm라고 해 줍시다.
이제 받침대부터 조립해 봅시다. 저 아크릴 패널을 왜 붙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회사의 정체성이 아크릴이라서 그러려니 합니다.
아크릴에 나사를 조여봤는데 그 느낌이 철제 케이스를 조립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군요.
이제 손잡이를 붙여봅시다. 테스트베드 케이스를 들고 옳길 일이 은근히 많아서, 손잡이가 달려있다는 점은 아주 큰 가산점 중 하나였는데요.
드라이버가 참 삐뚤게 들어가는군요. 손잡이부터 달고 그 다음에 받침대를 붙였어야 했나 봅니다. 이래서 설명서에 조립 순서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전원과 LED 모듈을 꽂아봅시다. 버튼 2개, 빨간색과 녹색 LED 1개씩으로 구성된 모범적인 구성입니다.
빨간색과 녹색 LED야 그 용도를 설명할 건 없고, 어느 버튼이 파워고 어느 버튼이 리셋인지는 안 나와 있는데요. 그냥 내키는 대로 꽂아서 쓰라고 이렇게 만들었나 봅니다. 여기에선 투렉스 로고에 맞춰서 아래에 꽂았지만, 나중에는 귀찮아져서 위로 꽂아서 쓰고 있습니다. 또 그렇게 써도 된다고 하고요.
나사의 품질은 나쁘지 않습니다. 위에서 말한대로 이게 무슨 나사인지 스티커만 붙여줬으면.. 일반 케이스에 쓰는 흔한 나사하고는 생긴 게 약간씩 다르더라고요. 메인보드나 하드디스크 조립용 나사야 같겠지만, 다른 애들은 좀 다르게 생겼습니다.
메인보드 패널에 메인보드 지지대를 끼워줍니다. 구멍 아래에서 나사를 끼우고, 거기에 스탠드오프를 조여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조립하는 건 딱 질색인데 말이죠. 왜 흔한 나사 달린 스탠드오프를 쓰지 않는 걸까요?
여기까지 하면 케이스 자체의 조립은 끝났습니다. 이제 부품들을 올려야겠죠.
이 케이스는 메인보드 패널 아래에 스토리지를 넣습니다. 따라서 메인보드를 달기 전에 SSD부터 조립해 봅시다. 3.5인치 하드디스크는 테스트 시스템에 쓸 일이 없으니 제외합니다.
그런데 당황스러운 대목이 나오는군요. 케이스 하부 공간을 활용해 수납하세요. 그걸로 끝입니다. 그냥 케이스 아래에 두라는 거지 따로 고정하는 게 없습니다. 테스트베드 케이스를 옮길 일이 많아서 일부러 손잡이 달린 걸 샀는데, 케이스를 옮길 때마다 케이블에 연결된 SSD 덩어리들이 덜렁덜렁거리게 생겼습니다.
다행이도 도마 A5의 워터쿨러 버전은 수냉 쿨러 앞에다가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그럼 드라이브만 케이스 아래에서 따로 놀 일은 없겠죠. 그러니 조립해둔 SSD를 다시 분리합시다. 아크릴 패널에 나사 자국이 남네요. 이건 철제 케이스도 마찬가지니 어쩔 수 없겠지만요.
그러니 스토리지는 넘어가고 파워를 조립해 봅시다. 아크릴이라는 재료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지요. 저 긴 쇠기둥을 아크릴로 만든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봐도 답이 안 나옵니다. 이런 부분에선 타협을 해야죠.
하여간 파워 쪽 부품을 조립했습니다.
하뉴나가 주신 에너맥스 파워를 케이스에 장착했습니다.
파워 자체의 고정은 특별할 게 없습니다. 파워 앞에 부착하는 아크릴 패널을 메인보드 패널에 끼워서 고정하는데, 썩 미더운 방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움직이진 않습니다. 어차피 조립된 상태로 케이스를 집어 던질 것도 아니니 이 정도면 되겠죠.
파워 위에 아크릴 패널을 더 연결하는데, 저건 수랭 쿨러와 드라이브 장착을 위한 바탕입니다. 저건 대놓고 움직이도록 만든거라 좀 마음에 안 듭니다.
이제 메인보드와 수랭 쿨러를 장착해 봅시다.
메인보드: MSI MAG Z590 토피도 https://gigglehd.com/gg/10140137
수랭 쿨러: MSI MAG 코어리퀴드 360R https://gigglehd.com/gg/9937496
메인보드 끝에 버튼과 LED 핀헤더를 연결해 줍시다. 저 케이블이 저기서 더 움직일 일은 없을테니 케이블 타이로 묶어줍니다.
수랭 쿨러를 달아봅시다. 120mm 팬 3열 라디에이터까지 장착할 수 있다고 써놨지만, 고정 장치가 360mm 라디에이터의 끝에서 끝까지 닿진 않습니다. 그냥 움직이지만 않도록 만든 것 같네요. 저걸 파워 위의 아크릴 패널에 꽂아주면 됩니다.
2.5인치 SSD를 다시 조립합니다. 사진에선 티가 잘 나지 않는데, 아까 썼던 패널보다는 훨씬 큰 겁니다. 이걸 라디에이터 앞에다가 끼워줍니다.
수랭 쿨러와 드라이브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케이스 손잡이를 잡고 정신없이 흔들어줘도 저게 떨어지진 않습니다.
다만 문제가 있네요. SATA 케이블의 길이가 애매합니다. 저렇게 연결은 되지만, 덜 지저분해 보이도록 정리는 안 됩니다. 조립을 잘 못한건가 싶어서 공식 사진을 보니 거기에서도 하드디스크를 달아두기만 했지 케이블은 안 연결했네요. 그냥 케이블을 대보기만 하고 조립이 되는거려니 하고 넘어갔나 봅니다.
메인보드의 SATA 포트 위치는 저기서 바뀔 게 없으니 메인보드 문제는 아니고요. 메인보드 하단에 달린 SATA 포트에 연결하겠다면 더 긴 케이블을 써야, 아니 그냥 이 케이스는 더 긴 SATA 케이블을 쓰세요. 그래야 메인보드 패널 아래로 보내서 정리하기가 쉽거든요.
메인보드 패널의 구멍을 사용해 SATA 케이블과 버튼/LED 케이블을 정리했습니다.
남는 케이블을 메인보드 패널 아래로 넣어서 정리하려고 애를 써봤지만 한계가 있네요.
손잡이에 6핀 보조전원 케이블을 묶었습니다. 걸리적거리지만 않으면 되니까요.
어쩔 수 없이 위에서 대충 묶어 줍시다. 이게 모듈러 파워라서 쓰는 것만 연결해둔 것데도 저렇습니다. 테스트 씩이나 돌릴만한 시스템이라면 연결해둔 케이블도 많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픽카드를 지탱할 기둥을 꽂아줍시다. 이 기둥에도 문제가 있는 게, 그래픽카드의 브라켓이 정확히 저 브라켓 위에 닿습니다. 따라서 그래픽카드를 케이스에 고정하려면 나사로 그래픽카드를 조여줘야 합니다. 기존에 쓰던 중국산 테스트베드 케이스는 지지대 기둥의 끝 부분이 그래픽카드 나사 구멍을 뚫고 나가니 그것만으로도 고정이 되더라고요. 테스트 중에는 그래픽카드를 교체할 일이 은근히 많은데, 그 때마다 나사를 조이고 풀라니 여간 귀찮은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나사는 흔해빠진 게 아니라 전용 규격이더라고요.
조립이 끝났습니다. 이제 한바퀴 둘러보면서 아쉬운 걸 이야기해 봅시다.
다른 방향에서.
옆에서.
파워 쪽.
수랭 쿨러가 삐뚤어진 것처럼 보이는데 맞습니다. 저게 정확히 고정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아크릴 패널에 라디에이터를 조립하고, 그 패널을 다른 아크릴 패널에 꽂아서 고정했으니까요.
이 드라이브 베이도 아쉽습니다. 저게 꽉 고정된 게 아니라 저걸 잡으면 흔들리거든요. 패널들을 대충 끼워서 나사 하나로 고정해서 그렇습니다. 무심코 저걸 잡고 위로 들었다가는 아크릴 패널이 부러질 겁니다. 그 선에서 끝나면 오히려 다행이겠군요.
360mm 라디에이터를 지원하긴 하지만 그걸 권장하진 못하겠습니다. 왼쪽으로 많이 튀어나오거든요. 저기서 라디에이터를 오른쪽으로 더 옮겨 달았다간 그래픽카드 위를 가려버리니, 그래픽카드를 교체하기가 귀찮아집니다.
어떻게 달아도 라디에이터가 메인보드 위를 가리면서 메인보드를 고정하기가 조금 귀찮아집니다. 메인보드를 자주 교체할 환경이라면 이 시스템에서 수랭 쿨러를 쓰는 게 효율적이진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CPU 보조전원 연결하기가 정말 귀찮습니다.
수냉이 아니라면 좀 더 편해지겠지요. 하지만 거기서도 문제는 있는데 메인보드 바로 위에 ATX 파워가 있으니 공간이 넉넉하진 않거든요. 이상적인 테스트베드 케이스라면 파워가 패널 아래로 가는 것인데 아쉽네요.
이 케이스에는 RGB LED 기능이 전혀 없지만, 그래도 마지막은 LED 켜둔걸로 마무리합시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감을 적다보니 단점 위주로 쓸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확실한 장점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은 국내 테스트베드 케이스 시장에서, 그나마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제품이라는 거지요. 새롭고 신기한 제품의 호기심이 많다면 해외에서 직구해서 써도 되고, 돈이 많다면 비싼 걸 거리낌없이 쓸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닌 헝그리한 환경에서는 이런 케이스가 한국에서 판매된다는 걸 감사하게 여길 수밖에 없네요.